[PDI 워킹페이퍼 NO.16] 정당과 정치 이념이 정서적 양극화에 미치는 영향: 실험 설문 연구

권구선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비교정치 석사수료)

 

초록: 한국의 유권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정서적 양극화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증가하면서, 정서적 양극화에 대한 국내 연구가 늘어나고 있지만, 정서적 양극화를 초래하는 외부적 요인에 대한 연구는 아직 많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본 연구는 가상의 두 후보자 간의 이념적 양극화 정도와 두 후보자의 소속 정당 정보 제공 여부를 처치물로 하여 두 후보자에 대한 감정 온도의 차이를 측정하는 실험 설문을 통해서, 유권자 수준에서의 정서적 양극화를 초래하는 정당의 영향과 정치 엘리트 수준에서의 이념적 양극화의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당파적 지지자들에게 있어서 정당은 그 자체로 정서적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효과를 초래한 반면, 정치 엘리트 수준에서의 이념적 양극화는 정서적 양극화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오히려 당파적 지지자들은 자신들의 이념적 성향에 따라 상이한 수준의 정서적 양극화를 경험하였다.

 

I. 서론

최근 들어 한국 사회 곳곳에서 자신과 정치적 입장이 다른 사람들에게 혐오와 조롱의 표현을 쏟아내는 모습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유권자들에게서 나타나고 있는 당파적 양극화 현상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모습은 대화와 타협을 더욱 어렵게 만듦으로써 민주주의의 올바른 작동을 방해한다는 점에서,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 관측되고 있는 당파적 양극화 현상의 실체를 파악하고 그 원인을 밝히는 것은 현실적으로나 규범적으로나 중요한 문제이다.

한국의 정치 엘리트들에게서 이념적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에서 제시되어왔고, 정치 엘리트들 사이에서 이념적 양극화가 확대되고 있다는 데에는 학자들이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다(가상준 2016; 강원택 2012; 이내영ㆍ이호준 2015). 하지만, 유권자 수준에서 이념적 양극화가 발생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상반된 의견이 존재한다(김성연 2015; 이내영 2011; 정동준 2018). 한국의 유권자들에게서 이념적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논쟁이 있는 반면, 지지하는 정당에 더욱 호감을 갖고, 지지하지 않는 정당에 더욱 반감을 갖는 정서적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증거는 최근의 여러 연구에서 제시되고 있다(길정아ㆍ하상응 2019; 장승진ㆍ서정규 2019; 장승진ㆍ장한일 2020; Lee 2015). 하지만, 많은 연구가 정서적 양극화를 발견하고 있을 뿐, 그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정서적 양극화의 원인을 분석하고 있는 대부분의 연구는 유권자의 이념, 쟁점 선호, 정치 지식, 정당 일체감과 같은 유권자 개인의 특성에 집중하고 있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유권자들의 정서적 양극화를 초래하는 외부적 요인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정서적 양극화를 초래하는 주된 요인으로는 당파성과 정치 이념이 제시되어 왔다. 한쪽에서는 사회적 정체성 이론을 바탕으로, 사회적 정체성으로서의 당파성이 정서적 양극화를 초래하는 주된 요인이라고 주장한다(Iyengar et al. 2012; Mason 2018; Mason and Wronski 2018). 그런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정치 이념이 정서적 양극화를 초래하는 주된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후자의 경우, 유권자 개인의 이념을 강조하는 학자들이 있는 반면(Bougher 2017; Webster and Abramowitz 2017), 정치 엘리트들의 이념적 양극화가 유권자들의 정서적 양극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존재한다(Lelkes 2021; Rogowski and Sutherland 2016). 이렇듯, 미국의 정치학계에서는 정서적 양극화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가 다차원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상술했듯이, 한국의 유권자들에게서 나타나고 있는 정서적 양극화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다차원적인 연구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정당 일체감, 정치 이념, 정치 지식과 같은 유권자 개인의 특성을 고려하는 한편, 외부적 요인으로서의 정당과 정치 엘리트들의 이념적 양극화가 유권자들의 정서적 양극화에 끼치는 영향에 주목하고자 한다. 또한, 정서적 양극화의 바탕을 이루는 감정(affection)과 평가(evaluation)는 그 자체로 양극화 인식의 결과이자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정당과 정치 엘리트들의 이념적 양극화 각각이 유권자들의 정서적 양극화에 끼치는 영향 각각을 분리하여 분석하기 위해서, 실험 설문을 통해 연구를 진행하였다.

본 연구가 갖는 함의점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정서적 양극화를 초래하는 원인으로 유권자 개인의 특성과 구분되는 외부적 요인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을 제공할 수 있다. 최근의 여러 연구에서 정서적 양극화가 투표 선택과 같은 정치적 효과는 물론, 일상에서의 편향적 관계 형성과 같은 비정치적 효과를 드러내고 있음을 고려하면(길정아 2019; 김기동ㆍ이재묵 2021; 장승진ㆍ장한일 2020), 정서적 양극화의 기초를 밝히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정당 간의, 그리고 정치 엘리트들 간의 이념적 양극화가 계속해서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가상준 2016; 이내영 2011; 이내영ㆍ이호준. 2015), 이러한 정치 엘리트 수준에서의 이념적 양극화가 유권자 수준에서 갖는 효과를 밝혀낼 수 있다.

 

II. 정서적 양극화와 그 원인

많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당파적 양극화가 관측되기 시작한 이래로, 당파적 양극화에 대한 초기의 연구는 대부분 정책 이슈에 따른 양극화에 집중하였다. 하지만, 일련의 학자들이 이러한 양극화는 당파적 양극화의 한 양상일 뿐이며, 미국의 대중들에게서 지지하는 정당에 더욱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지지하지 않는 정당에 더욱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정서적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주장한 이후(Iyengar et al. 2012), 미국을 중심으로 정서적 양극화의 실체와 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많은 시도가 이루어져 왔다. 그 결과 미국의 유권자들에게 이념적 양극화는 발생하지 않았을 수 있어도, 정서적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데에는 대부분의 학자들이 동의한다(Iyengar et al. 2019; Webster and Abramowitz 2017). 또한, 이러한 정서적 양극화는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으며(Iyengar and Krupenkin 2018), 미국 뿐만 아니라 여러 민주주의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음이 관측되었다(Wagner 2021; Westwood et al. 2018).

정서적 양극화의 원인을 규명하고자 하는 연구에는 크게 두 흐름이 존재한다. 일부 학자들은 사회적 정체성 이론을 바탕으로, 사회적 정체성으로서의 당파성이 정서적 양극화를 초래하는 주된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사회적 정체성 이론에 따르면, 개인은 자존감을 고양시키려는 욕구를 갖고 있고, 개인이 집단과 자신을 동일시하게 되면, 그 집단의 지위를 보호하고 증진시키기 위해 외집단으로부터 자신의 집단을 긍정적으로 구별하게 된다 (Billig and Tajfel 1973; Tajfel 1981; Tajfel and Turner 1979). 앞의 학자들은 사회적 정체성 이론을 바탕으로, 유권자들에게 당파성이 하나의 사회적 정체성으로 자리 잡으면서, 당파적 지지자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더욱 호감을 느끼게 되고, 반대 정당에 더욱 반감을 느끼게 되면서 정서적 양극화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Huddy et al. 2015; Iyengar et al. 2012).

다른 한편으로, 당파성이 정서적 양극화를 초래한다는 데에는 동의하면서도, 몇몇 학자들은 정서적 양극화가 정치 이념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한다. 정치 이념이 정서적 양극화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연구는 두 가지 분석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유권자 수준에서의 이념에 집중하는 학자들은 정당 지지자들의 당파적 배열(partisan sorting)이 정서적 양극화의 주된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당파적 배열은 쟁점 선호와 당파성 간의 상관관계가 높아지는 것으로, 진보 성향의 유권자 중에서 진보 정당에 당파성을 갖는 비율이 높아지고, 보수 성향의 유권자 중에서 보수 정당에 당파성을 갖는 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유권자들에게서 나타나는 당파적 배열과 그 정도의 확대는 여러 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다(Abramowitz 2010; Bafumi and Shapiro 2009; Levendusky 2009). 따라서, 정당의 이념과 일치하는 이념을 가진 사람일수록 지지하는 정당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지지하지 않는 정당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게 된다는 것이다(Bougher 2017; Webster and Abramowitz 2017). 한편, 정치 엘리트 수준에서의 이념에 주목하는 학자들은 정치 엘리트들의 이념적 양극화가 유권자들의 정서적 양극화를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Rogowski and Sutherland(2016)는 정치인들 간에 이념적 양극화가 심할수록 유권자들이 자신과 이념적 거리가 가까운 정치인에게 더욱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자신과 이념적 거리가 먼 정치인에게 더욱 부정적인 감정을 느낌을 밝혔다. 이에 더해, Lelkes(2021)는 유권자들이 정치인에게 느끼는 감정에 있어서 정치인의 소속 정당보다 이념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함을 보였다.

이 외에도 미국의 유권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정서적 양극화를 초래하는 요인을 밝히고자 하는 연구가 관찰 연구와 실험 연구를 통해서 다방면으로 이루어졌고, 당파적 언론, 미디어 접근성, 부정적 정치 캠페인, 동종적인 사회적 네트워크 등이 그 원인으로 제시되었다(Gimpel and Hui 2015; Lelkes et al. 2017; Levendusky 2013; Levendusky and Malhotra 2016).

최근 들어 한국의 유권자들에게서도 정서적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밝히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다(길정아ㆍ하상응 2019; 김기동ㆍ이재묵 2021; 장승진ㆍ서정규 2019; 장승진ㆍ장한일 2020; 정동준 2018; Lee 2015). 하지만, 이러한 정서적 양극화의 원인을 분석한 연구는 많지 않다. 장승진ㆍ서정규(2019)는 2016년 국회의원 선거 당시 실시된 설문조사 자료를 사용하여, 정당 일체감과 이념의 강도, 그리고 쟁점 선호의 일관성과 강도가 높은 사람에게서 지지 정당과 반대 정당에 대한 호감도 차이가 크게 나타남을, Lee(2015)는 2012년 대통령 선거 당시 실시된 설문조사 자료를 사용하여 정당 일체감이 높은 사람에게서, 그리고 부정적 선거 캠페인에 노출되었을 때, 지지 정당과 반대 정당, 그리고 지지 후보와 반대 후보에게 느끼는 감정의 차이가 크게 나타남을, 그리고 김기동ㆍ이재묵(2021)은 2020년 실시된 설문조사 자료를 통해 당파적 정체성과 정치 이념, 그리고 쟁점 선호 강도가 높아질수록 정서적 양극화가 증가함을 밝혔다. 앞의 세 연구는 공통적으로 정서적 양극화를 초래하는 유권자 개인의 성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편, 길정아ㆍ하상응(2019)은 2014년에 실시된 설문조사 자료를 사용하여 우리나라의 유권자들에게서 여야 간 갈등이 심하다고 인식할수록 반대 정당에 대한 호감도가 낮아지는 당파적 책임 귀속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발견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어떠한 유형의 갈등에 따른 것인지 밝히지 못한다는 점, 그리고 여야 간 갈등에 대한 인식 자체가 정당에 대한 감정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보완이 필요하다. 이렇듯, 한국의 유권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정서적 양극화를 대상으로 하는 모든 연구는 기존에 이루어진 설문조사라는 관찰 자료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상술하였듯이 한국에서도 당파성이 정서적 양극화를 초래하는 주된 요인임은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다. 하지만, 외부적 요인으로서의 정당이 정서적 양극화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 그리고 정치 엘리트 수준에서의 이념적 양극화가 유권자 수준에서의 정서적 양극화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이루어진 바 없다. 또한, 당파성과 정서적 양극화는 기본적으로 정당을 대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그리고 정치 엘리트들의 이념적 양극화 인식은 그 자체로 유권자들의 당파성과 정당에 대한 호감도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본 연구는 실험 연구가 필요한 지점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실험 설문을 통해서 정당, 그리고 정치 엘리트 수준에서의 이념적 양극화라는 외부적 요인이 유권자 수준에서의 정서적 양극화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하고자 한다.

당파적 지지자들에게서 지지 정당과 반대 정당에 대한 정서적 양극화가 나타난다는 기존 논의를 바탕으로 첫 번째 가설을 상정하였다.

 

가설 1: 정당 정보는 당파적 지지자들의 정서적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다.

 

다음으로, 유권자에게 있어서 정당 혹은 정치인의 정치 이념은, 당선되었을 때 펼칠 정책을 의미하고, 이는 자신의 삶과 전반적인 행복에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자신과 이념적으로 거리가 가까운 정당 혹은 정치인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자신과 이념적으로 거리가 먼 정당 혹은 정치인은 부정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Rogowski and Sutherland 2016; Webster and Abramowitz 2017). 따라서, 정치 엘리트들 간의 이념적 양극화가 심화되었을 때, 유권자는 자신과 이념적으로 가까울수록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자신과 이념적으로 멀수록 부정적으로 평가하게 됨으로써, 유권자의 정서적 양극화 또한 심화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예측을 바탕으로 두 번째 가설을 상정하였다.

 

가설 2: 정치 엘리트들의 이념적 양극화 심화는 당파적 지지자들의 정서적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다.

 

III. 연구 설계

앞의 두 가설을 검증하기 위하여 본 연구에서는 실험 설문을 진행하였다. 본 연구의 실험 설계는 정치 엘리트 수준의 이념적 양극화가 유권자 수준의 이념적 양극화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한 Rogowski and Sutherland(2016)을 바탕으로 하되, 이를 독립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정치 엘리트들의 정치 이념과 소속 정당을 모두 포함한 실험 설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Lelkes(2021)의 실험 설계를 참고하였다. 본 연구의 실험 설문은 온라인 패널 조사 업체인 마크로밀 엠브레인에 의뢰하여 2021년 9월 29일부터 이틀간에 걸쳐서 만 18세 이상의 성인 1724명을 대상으로 시행되었다.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들은 먼저 성별, 연령, 거주 지역과 같은 인구통계학적 특성에 대한 질문과 정치 효능감1,정치 만족감2, 이념 성향3, 쟁점 선호4, 정당 일체감5 등을 묻는 질문에 답한 이후에, 다섯 집단 중 하나에 무작위로 배정되었다. 각 집단의 처치물은 가상의 두 후보자에 대한 상이한 정보를 제공한다. 첫 번째 집단(N=347)은 두 후보자의 소속 정당 정보만을 제공한 처치물에 노출되었다. 두 번째 집단(N=350)은 두 후보자 간의 약한 수준의 이념적 양극화를 나타내고 있는 처치물에 노출되었다. 세 번째 집단(N=341)은 두 후보자 간의 약한 수준의 이념적 양극화를 나타내고 있는 동시에, 두 후보자의 소속 정당 정보를 제공하는 처치물에 노출되었다. 네 번째 집단(N=339)은 두 후보자 간의 강한 수준의 이념적 양극화를 나타내고 있는 처치물에 노출되었다. 다섯 번째 집단(N=347)은 두 후보자 간의 강한 수준의 이념적 양극화를 나타내고 있는 동시에, 두 후보자의 소속 정당 정보를 제공하는 처치물에 노출되었다. 후보자의 소속 정당 정보는 21대 국회 대부분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으로 제공되었다. 처치물은 간단한 정보 제공을 통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구성되었으며, 응답자들이 처치물의 내용을 충분히 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최소 10초가 지나야 다음 질문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설정하였다. <그림 1>은 각 집단의 응답자들에게 제공된 다섯 개의 처치물을 나타내고 있다.

<그림 1>: 실험 처치물

 

무작위 배정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표 1>은 각 집단에 배정된 응답자들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의 평균값을 나타낸 것이다. 비교 결과, 모든 인구통계학적 특성에 있어서 집단 간의 유의미한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응답자들은 각각의 처치물에 노출된 다음에, 후보자 A와 후보자 B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0-100점의 101점 척도로 구성된 감정온도계를 통해 응답하였다.6 두 후보자에게 느끼는 감정의 차이로 응답자들의 정서적 양극화를 측정하였으며, 이 차이가 본 연구의 주요 종속 변수이다. 응답자들이 추가적으로 정치 지식7을 묻는 문항과, 소득 수준, 재산 수준, 교육 수준 등에 대한 문항에 답한 이후 설문은 종료되었다.

변수 조작화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정치 세련도는 정치 지식을 묻는 5개의 문항 중 정답을 응답한 개수, 이념 강도는 0(진보)-10(보수) 중 5(중도)와의 차이의 절댓값으로 측정하였다. 쟁점 선호 강도는 10개의 문항에 대해 0(전적으로 반대)-10(전적으로 찬성) 중 5(중도)와 비교하여 –5부터 –1(진보적 입장)의 값과, 1부터 5(보수적 입장)의 값을 부여한 이후 모든 응답의 평균값을 계산하여 그 절댓값으로 측정하였다. 정당 일체감 강도는 처음 “귀하는 가깝게 느끼는 특정 정당이 있으십니까?”에 없다고 응답한 이후 “그렇더라도 조금이라도 가깝게 느끼는 정당이 있다면 어디입니까?”에 특정 정당을 응답하였다면 1의 값을, 처음 질문에 있다고 응답한 이후 “그 정당에 대해서 얼마나 가깝게 느끼십니까?”에 “그리 가깝게 느끼지는 않는다”, “어느 정도 가깝게 느낀다”, “매우 가깝게 느낀다”의 응답에 대해 차례대로 2, 3, 4의 값을 부여하였다. 정치 효능감은 세 문항에 대한 응답을 높은 수치가 높은 정치 효능감을 의미하도록 재배열한 이후 이 수치의 평균값으로 측정하였다. 연령을 제외한 모든 독립변수는 0에서 1의 값을 갖도록 재코딩하였다. <표 2>는 모든 독립변수의 기술통계를 나타낸 것이다.

<표 1>: 실험집단별 인구통계학적 특성

주: 소득 수준과 재산 수준은 총 8점 척도, 교육 수준은 총 6점 척도로 측정되었으며, 통계 분석을 위해 0-1의 값으로 재코딩한 값이다.

<표 2>: 독립변수 기술통계

 

IV. 분석 결과

정서적 양극화란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 혹은 후보자와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정당 혹은 후보자에 대한 호감의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분석은 무당파 혹은 중도층을 제외한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였으며, 응답자들을 두 샘플로 나누어 각각 진행하였다. 첫 번째 샘플은 정당 일체감을 갖고 있는 응답자들로 구성하였고, 두 번째 샘플은 특정 정치 이념을 갖고 있는 응답자들로 구성하였다. 이는 앞의 선행 연구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정당 일체감을 갖고 있는 경우 정서적 양극화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며, 진보 혹은 보수의 이념 성향을 갖고 있는 경우 당파적 배열에 따라 정서적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유권자들에게서 당파적 배열이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은 기존 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다(이성우 2011; 정동준 2018). 첫 번째 샘플에서는 정당 일체감에 대한 문항 중 “그렇더라도 조금이라도 가깝게 느끼는 정당이 있다면 어디입니까?” 문항에 “정말로 없다”고 응답한 경우와 정당 일체감을 느끼는 정당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아닌 경우 제외하였다.8 두 번째 샘플에서는 정치 이념을 0(진보)-11(보수) 중에서 5(중도)로 응답한 경우와, “모른다”와 “들어본 적 없다”로 응답한 경우를 제외하였다.9

<그림 2>와 <표 3>은 두 샘플에서, 각 집단에 배정된 응답자들의 두 후보자에 대한 감정 온도 수치를 나타낸 것이다. 상술하였듯, 높은 수치일수록 더 호감을 느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림 2>와 <표 3>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기본적으로 더불어민주당에 정당 일체감을 갖고 있거나 진보적 이념 성향의 응답자들은 처치물 노출과 무관하게, 진보적 이념 성향을 갖고 있거나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후보자 A에게, 보수적 이념 성향을 갖고 있거나 국민의힘 소속의 후보자 B보다 더 큰 호감을 느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국민의힘에 정당 일체감을 갖고 있거나 보수적 이념 성향의 응답자들은 처치물 노출과 무관하게, 보수적 이념 성향을 갖고 있거나 국민의힘 소속의 후보자 B에게, 진보적 이념 성향을 갖고 있거나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후보자 A보다 더 큰 호감을 느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의 유권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정서적 양극화의 원인에 대한 기존 연구와 일치한다.

[더불어민주당에 정당 일체감을 느낀다고 응답한 응답자]

[국민의힘에 정당 일체감을 느낀다고 응답한 응답자]

[진보적 이념 성향을 갖고 있다고 응답한 응답자]

[보수적 이념 성향을 갖고 있다고 응답한 응답자]

<그림 2>: 샘플, 집단 별 두 후보자에 대한 감정 온도

주: 평균값과 95%의 신뢰 수준을 나타낸 것이다.

 

 

<표 3>: 응답자 분류, 처치 집단별 각 후보자에 대한 감정 온도의 평균값과 그 차이

 

다음으로, 정치 엘리트들의 이념적 양극화와 정당 정보의 처치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처치물에 대한 회귀 분석을 진행하였다. 회귀 분석은 두 가지 방법으로 진행하였다. 첫 번째 회귀 분석은 정당 정보와 이념적 양극화 정도 각각의 효과를 분석하기 위하여 각각을 변수화하여 진행하였고, 두 번째 회귀 분석은 처치물의 처치 효과를 분석하기 위하여 각 처치물을 변수화하여 진행하였다.

첫 번째 회귀 분석은 정치 엘리트들의 이념적 양극화 정도를 분리하여 독립변수로 사용하기 위해, 해당 정보를 포함하고 있지 않은 집단 1을 제외하고, 집단 2, 3, 4, 5를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먼저 정치 엘리트들의 이념적 양극화와 정당 정보 각각의 효과를 분석하기 위하여, 두 변수를 0과 1의 더미 변수로 조작화하였다. “후보자의 정당 정보 제공”은 집단 2와 집단 4를 0으로, 집단 3과 집단 5를 1으로, 그리고 “후보자 간의 이념적 양극화”는 집단 2와 집단 3을 0으로, 집단 4와 집단 5를 1으로 코딩하였다. <표 4>와 <표 5>는 앞의 두 변수와, 두 변수의 교호작용 변수, 기존 연구에서 정서적 양극화의 원인이라고 제시된 변수들, 그리고 인구통계학적 변수들을 포함한 회귀 분석을 진행한 결과표이다. <표 4>는 정당 일체감을 느낀다고 응답한 응답자들인 첫 번째 샘플에 대한 회귀 분석 결과이고, <표 5>는 진보 혹은 보수의 정치 이념을 갖고 있다고 응답한 응답자들인 두 번째 샘플에 대한 회귀 분석 결과이다.

종속 변수는 지지 정당의 후보자 혹은 이념적으로 가까운 후보자에 대한 감정 온도 수치에서 반대 정당의 후보자 혹은 이념적으로 거리가 먼 후보자에 대한 감정 온도 수치를 뺀 값이다. 첫 번째 샘플에서 종속 변수는, 더불어민주당에 정당 일체감을 느낀다고 응답한 응답자의 경우 후보자 A에 대한 감정 온도에서 후보자 B에 대한 감정 온도를 뺀 수치이며, 국민의힘에 정당 일체감을 느낀다고 응답한 응답자의 경우 후보자 B에 대한 감정 온도에서 후보자 A에 대한 감정 온도를 뺀 수치이다. 같은 방식으로, 두 번째 샘플에서 종속 변수는, 자신이 진보적이라고 응답한 응답자의 경우 후보자 A에 대한 감정 온도에서 후보자 B에 대한 감정 온도를 뺀 수치이고, 자신이 보수적이라고 응답한 응답자의 경우 후보자 B에 대한 감정 온도에서 후보자 A에 대한 감정 온도를 뺀 수치이다. 첫 번째 샘플(N=882)에서 종속 변수의 평균값은 18.82, 표준편차는 30.69이고, 두 번째 샘플(N=942)에서 종속 변수의 평균값은 14.31, 표준편차는 32.58이다.

<표 4>: 정당 일체감을 느낀다고 응답한 응답자들에 대한 회귀 분석 결과

 

<표 5>: 정치 이념을 갖고 있다고 응답한 응답자들에 대한 회귀 분석 결과

 

<표 4>와 <표 5>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후보자의 소속 정당 정보는 응답자들의 정서적 양극화에 있어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서 양(+)의 방향으로 영향을 끼쳤다. 정서적 양극화는 지지 정당에 대한 호감이 증가하는 긍정적 당파성의 효과와 반대 정당에 대한 반감이 증가하는 부정적 당파성의 효과 모두에 의해 나타난다. 따라서 정당 정보가 긍정적 당파성과 부정적 당파성 각각에 끼치는 영향을 추가적으로 살펴보았다. 정당 일체감을 갖고 있다고 응답한 응답자들의 경우, 정당 정보는 긍정적 당파성과 부정적 당파성 모두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진보 혹은 보수의 이념 성향을 갖고 있다고 응답한 응답자들의 경우, 정당 정보는 긍정적 당파성보다는 부정적 당파성에 더욱 크게 영향을 끼쳤다. 반면, 후보자 간의 이념적 양극화 정도는 응답자들의 정서적 양극화에 있어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의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이는 가설 1에는 부합하지만, 가설 2와는 부합하지 않는 결과이다. 또한, 기존 연구의 결과와 유사하게, 정치 세련도와 이념 강도, 그리고 쟁점 선호 강도는 정서적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나타냈다.

다음으로, 각 처치물의 처치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서, 두 후보자에 대한 감정 온도의 차이를 각 처치물을 더미 변수로 한 독립변수에 대하여 두 번째 회귀 분석을 진행하였다. 두 번째 회귀 분석의 결과는 가시성을 높이기 위해 그래프로 나타내었다. <그림 3>은 각 샘플에서, 두 후보자 간의 약한 이념적 양극화 정보만을 포함한 처치물에 노출된 집단 2를 기본값으로 했을 때 집단 1, 3, 4, 5의 처치 효과를 나타낸 것이다. 같은 방식으로, <그림 4>는 각 샘플에서, 두 후보자 간의 강한 이념적 양극화 정보만을 포함한 처치물에 노출된 집단 4를 기본값으로 했을 때 집단 1, 2, 3, 5의 처치 효과를 나타낸 것이다. 두 샘플 모두에서, 정당 정보를 포함하고 있지 않은 집단 2, 4의 응답자들에 비해, 정당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집단 1, 3, 5의 응답자들이 더욱 정서적 양극화를 경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두 후보자의 이념 정보를 전혀 포함하고 있지 않은 집단 1의 응답자들에게서 정서적 양극화의 정도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표 4>와 <표 5>, 그리고 <그림 3>과 <그림 4>의 결과는 정당 일체감을 갖고 있는 응답자와 진보 혹은 보수의 이념 성향을 갖고 있는 응답자 모두에게 있어서, 후보자의 정당은 정서적 양극화를 초래하는 반면, 후보자 간의 이념적 양극화 심화는 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못함을 분명히 나타낸다.

 

[정당 일체감을 느낀다고 응답한 응답자들에 대한 처치 효과]

[정치 이념을 갖고 있다고 응답한 응답자들에 대한 처치 효과]

<그림 3>: 집단 2 대비, 집단 1, 3, 4, 5의 처치 효과

주: 모든 통제 변수를 포함한 회귀 분석의 결과 중에서 처치물의 효과만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며, 회귀 계수와 95% 신뢰 수준을 표시하였다.

[정당 일체감을 느낀다고 응답한 응답자들에 대한 처치 효과]

[정치 이념을 갖고 있다고 응답한 응답자들에 대한 처치 효과]

<그림 4>: 집단 4 대비, 집단 1, 2, 3, 5의 처치 효과

주: 모든 통제 변수를 포함한 회귀 분석의 결과 중에서 처치물의 효과만 그래프로 나타낸 것이며, 회귀 계수와 95% 신뢰 수준을 표시하였다.

 

V. 결론

본 연구는 실험 설문을 통해서 정당 정보와 정치 엘리트 수준에서의 이념적 양극화가 당파적 지지자들의 정서적 양극화에 있어서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는 당파적 지지자들이 정치 엘리트들 간의 이념적 양극화보다는 정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함을 보여준다. 당파적 지지자들은 그러한 지지가 정당 일체감 때문인지 혹은 자신의 이념 성향 때문인지를 막론하고, 후보자가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자일 경우 더욱 호감을 느꼈으며,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정당의 후보자일 경우 더욱 반감을 느꼈다. 반면, 후보자의 이념이 얼마나 극단성을 띠고 있는지는 후보자에게 느끼는 감정에 있어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즉, 더불어민주당에 정당 일체감을 느끼거나 진보적인 이념 성향을 갖고 있는 유권자들은 후보자의 이념적 극단성과 상관없이 후보자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일 경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후보자가 국민의힘 소속일 경우 부정적으로 평가하였다. 반면, 국민의힘에 정당 일체감을 느끼거나 보수적인 이념 성향을 갖고 있는 유권자들은 후보자의 이념적 극단성과 상관없이 후보자가 국민의힘 소속일 경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후보자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일 경우 부정적으로 평가하였다. 이러한 본 연구의 결과는 미국의 당파적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존의 연구 결과와는 상반된 결과를 나타낸다. 정치 엘리트 수준에서의 이념적 양극화는 미국의 유권자들에게서는 정서적 양극화를 심화시켰지만, 한국의 유권자들에게서는 별다른 효과를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본 연구가 갖는 함의점은 다음과 같다. 한국의 유권자들에게 있어서 정서적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것은 정당의 이념이 아닌 정당 그 자체라는 것이다. 기존의 연구들은 한국의 유권자들이 당파성에 근거해 정서적 양극화를 경험함을 밝혔지만, 이것이 정당 때문인지, 혹은 정당이 갖는 이념이나 이에 따른 정책 때문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했다. 정당과 정치 엘리트들의 이념적 양극화가 갖는 부정적인 효과도 적지 않지만, 이러한 정치적 양극화는 유권자들의 정치 관심도와 정치 참여에 긍정적인 효과를 갖기도 한다(Abramowitz and Saunders 2008; Fiorina and Abrams 2008). 하지만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당파적 지지자들은 정당과 정치인들의 이념 혹은 정책보다는 정당 정보만으로도 정치인들을 평가하게 될 수 있고, 이는 정치적 영역에서 정치에 대한 논의가 점점 그 자리를 잃어갈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점을 갖는다. 첫 번째로, 본 연구는 유권자들이 정서적 양극화를 경험함에 있어서 영향을 받게 되는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지 못한다. 유권자들은 정당 혹은 정치인을 평가함에 있어서 당파적 언론 매체와 사회적 관계 등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Druckman et al. 2018. Levendusky and Malhotra 2016). 그렇다면, 본 연구에서처럼 유권자들이 정당 혹은 정치인의 정치 이념을 받아들이게 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다. 다음으로, 본 연구는 유권자 개인의 성향에 따라서 정치인들의 이념 성향을 서로 다르게 받아들이게 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유권자들이 각각의 정책 선호 혹은 기대 효용에 기초하여 서로 다른 기준으로 정치인들을 평가할 수 있음을 고려하면, 본 연구의 처치물에서 나타나듯이 일차원적으로 정치인들의 이념 성향을 해석하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정치 엘리트들의 이념적 양극화에 따른 유권자들의 정서적 양극화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현실의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한 연구가 더 이루어졌을 때, 정서적 양극화의 원인에 대한 더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1. 정치 효능감에 대한 문항은 총 3개의 문항에 대한 공감 정도를 5점 척도로 응답하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각 문항은 다음과 같다. “나 같은(나 정도의) 사람은 정부가 하는 일에 어떤 영향을 주기 어렵다.” “정치인이나 공직자들은 나 같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는다.” “나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정치적 문제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2. 정치 만족감에 대한 문항은 “귀하는 우리나라의 민주정치에 대해 전반적으로 어느 정도 만족하십니까?” 문항에 대해 5점 척도로 응답하도록 구성되었다.
  3. 이념 성향을 묻는 문항은 0(진보)-11(보수) 중에서 자신의 이념 성향을 체크하도록 구성되었다.
  4. 쟁점 선호는 정치, 경제, 사회 영역에 대한 총 10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설문은 한미동맹관계 강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지속, 국가보안법 폐지, 인도적 대북지원 재개, 집회 및 시위의 자유 보장,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지원 확대, 경쟁력 강화 위주의 교육, 고소득자 세금 인상, 복지 확대, 기업 규제 완화에 대한 의견을 0(전적으로 반대)-11(전적으로 찬성) 중에서 체크하도록 진행되었다.
  5. 정당일체감에 대한 문항은 응답자가 먼저 “귀하는 가깝게 느끼는 특정 정당이 있으십니까?” 문항에 답한 이후, 있다고 응답한 경우에는 “가장 가깝다고 느끼는 그 정당은 어디입니까?”, “그 정당에 대해서 얼마나 가깝게 느끼십니까?” 문항에 차례로 답하고, 없다고 응답한 경우에는 “그렇더라도 조금이라도 가깝게 느끼는 정당이 있다면 어디입니까?” 문항에 답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6. 설문에 사용된 문항은 다음과 같다. “귀하가 후보자 A/B에게 느끼는 감정을 0도에서 100도 사이로 표시해주십시오. 0도는 매우 차갑고 부정적인 감정을, 100도는 매우 따뜻하고 긍정적인 감정을 의미합니다. 50도는 부정적이지도 긍정적이지도 않은 감정을 의미합니다.
  7. 정치 지식을 묻는 문항은 설문 당시 원내 다수 정당, 국무총리, 법무부 장관과, 원내 교섭 단체를 구성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국회의원의 수, 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에 대한 총 5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었다.
  8. 처치물에서 후보자들의 정당 정보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으로 제공되었기 때문에, 정의당, 국민의당, 기타 정당에 정당 일체감을 느낀다고 응답한 경우 제외하였다. 총 1724명 중 전혀 정당 일체감을 느끼는 정당이 없다고 응답한 응답자 수는 451명, 정의당에 정당 일체감을 느낀다고 응답한 응답자 수는 90명, 국민의당에 정당 일체감을 느낀다고 응답한 응답자 수는 44명, 기타 정당에 정당 일체감을 느낀다고 응답한 응답자 수는 50명이었고, 이 635명을 제외한 1089명으로 첫 번째 샘플을 구성하였다. 1089명 중 더불어민주당에 정당 일체감을 느낀다고 응답한 응답자 수는 674명, 국민의힘에 정당 일체감을 느낀다고 응답한 응답자 수는 415명이었다.
  9. 총 1724명 중 중도로 응답한 응답자 수는 496명, “모른다”고 응답한 응답자 수는 55명, “들어본 적 없다”고 응답한 응답자 수는 2명이었고, 이 553명을 제외한 1171명으로 두 번째 샘플을 구성하였다. 1171명 중 자신이 진보적이라고 응답한 응답자 수는 563명, 자신이 보수적이라고 응답한 응답자 수는 608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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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I 워킹페이퍼 NO.15] Buying Influence? Rotating Leadership in ASEAN and Allocation of Chinese Foreign Aid

임태균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 박사과정,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석사 졸업), 김성은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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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ntroduction

Southeast Asia is one of the most contested regions in the world, particularly given the intensifying strategic competition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China. In response to President Obama’s “pivot” policy toward Asia, Beijing has strived to expand its presence in the region via diverse channels including diplomatic, cultural, economic and security instruments. The ten member states of the 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 (ASEAN) have long pursued a “hedging” strategy to juggle their relationships with the world’s two major powers. Yet recently, many observers of the region have noticed signs of a shift toward China. One area where China’s influence is particularly evident is the economic sphere, as China is now by far the largest trade and investment partner of countries in the region (Shambaugh, 2018).

China’s expanding economic footprint in ASEAN can also be seen in the rapid growth of its development finance in the region. Among the various tools available China can use to promote its interests in the region, provision of development finance plays a crucial role. A growing amount of China’s development finance has flowed to the region, serving the country’s foreign policy objectives there. China’s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 to ASEAN increased from 225 million USD in 2000 to 1.2 billion USD in 2013. Similarly, China’s other official flows (OOF), which are also government-funded but more commercially oriented, increased from 319 million USD in 2000 to 6.8 billion USD in 2013 after reaching a peak of 7.1 billion USD in 2012. However, the increase in Chinese development finance has not been evenly distributed across ASEAN member countries over time.

What determines China’s allocation of development assistance to Southeast Asian countries? Who receives more aid or other forms of state financing from China? China’s foreign aid is often considered “rogue aid” in that it is dictated by selfish interests alone, rather than recipient countries’ level of need (Naim, 2007). While Dreher and Fuchs (2015) find the concern over “rogue aid” to be exaggerated, their empirical analysis also finds evidence that political motives are important drivers of China’s aid allocation. Recipient countries are rewarded for not recognizing Taiwan and for voting in line with China at the United Nations General Assembly (UNGA). Dreher et al. (2018) distinguish ODA from other official flows (OOF) and find that the allocation of Chinese ODA is largely guided by foreign policy considerations, while economic interests better account for other forms of less concessional flows.

In this paper, we further explore how China strategically allocates its development assistance in Southeast Asia. While previous studies of Chinese aid have mostly focused on Africa (e.g., Naim, 2007; Dreher and Fuchs, 2015; Dreher et al., 2018; Guillon and Mathonnat, 2020), China’s strategy for aid allocation may vary significantly across different regions. Yet, it remains under-explored how China uses its foreign aid to pursue its strategic interests in Southeast Asia. On the one hand, Lum (2009) suggests that China’s foreign aid activities in Southeast Asia serve its long-term diplomatic and strategic objectives, while its aid to Africa and Latin America may relate more to economic interests. On the other hand, a more recent analysis by Oh (2019) suggests that foreign policy determinants are not strongly related to Chinese aid in Asia, but do play a significant role in China’s allocation of ODA in Africa. We contribute to this line of inquiry. While previous studies have focused on recognition of Taiwan or voting alignment with China at the UNGA as a proxy for China’s strategic interests (e.g., Dreher et al., 2018; Oh, 2019), it is necessary to consider region-specific contexts. China’s strategic interests in different regions cannot be measured in a uniform way because China pursues different strategic objectives in different regions.

To understand the strategic motivation for China’s provision of development finance in Southeast Asia, we examine how China rewards the country that assumes the chairship of ASEAN. ASEAN has played a major role in promoting regional economic integration among its member states with the aim of building a prosperous community for Southeast Asian nations (Al-Fadhat, 2019). The ASEAN Chair possesses agenda-setting power both externally and internally, hosting ASEAN meetings and representing the organization in its external relations with 16 developed countries, including major donors to the region.This agenda-setting power enables the ASEAN Chair to set priorities among a wide range of issues in the region. If China or any other donor countries intend to project their political influence in the region, targeting the ASEAN Chair as they strategically allocate foreign aid to the region could be an effective strategy.

We estimate the effects of ASEAN chairship on the extent of China’s foreign aid, leveraging the annual rotation in the ASEAN leadership position among member countries. Our analysis addresses the identification problem posed by the possibility that the regional organization’s leadership position is endogenously determined. If a country that is more influential or strategically important to China assumes the ASEAN chairship, identifying the independent effects of ASEAN chairship on the amount of China’s foreign aid poses a challenge. The association between the chairship and Chinese foreign aid may reflect the effects of the chairing country’s influence or its strategic importance rather than its chairship of ASEAN. Because the annual rotation in ASEAN’s chair position is alphabetical, uncorrelated with other determinants of aid allocation, it provides a unique opportunity to identify the causal effects of the regional organization’s leadership on countries’ receipt of foreign aid.

Our analysis of Chinese aid allocation patterns between 2000 and 2013 finds that China allocates more foreign aid to an ASEAN member country when that country assumes the leadership position in ASEAN. When we disaggregate the results by type of aid, into ODA and OOF, we find that the effects are mostly driven by the allocation of Chinese ODA. Taking the leadership position at ASEAN appears to be significantly associated with an increase in ODA flows from China, a finding that remains robust to different model specifications. In contrast, the allocation of OOF has much weaker effects that are not statistically significant. This is in line with the finding of Dreher et al. (2018) that China’s foreign policy interests guide its allocation of ODA, while its commercial interests play a more prominent role in its allocation of OOF. Our findings suggest that China uses development finance, especially ODA, as a strategic instrument to buy influence within the ASEAN by allocating more development finance to the ASEAN Chair, a position endowed with important agenda-setting power within the regional organization.

Our findings contribute to the broader understanding of how China uses foreign aid in Southeast Asia. Despite the region’s significance, given the strategic competition for influence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China, previous studies on China’s foreign aid allocation have mostly focused on the African continent (Naim, 2007; Dreher and Fuchs, 2015; Dreher et al., 2018; Guillon and Mathonnat, 2020). Our research highlights the importance of considering region-specific contexts to understand how China allocates its foreign aid to recipient countries in different regions.

Furthermore, our findings underscore how a donor country can target a regional organization to increase its political influence in the region as a whole. The literature on the strategic allocation of aid has focused primarily on the context of bilateral relations between donor and recipient countries (Alesina and Dollar, 2000; Lai, 2003; Fleck and Kilby, 2010; Boutton and Carter, 2014). However, as developing countries are organized around regional organizations, donor countries may shift their allocation of aid to expand their influence on these organizations. Our research demonstrates that donors can exert indirect influence on member countries of regional organizations by strategically allocating more aid to recipient countries with more influence within the regional organizations. In a world with institutional regionalism, targeting such an organization can be an effective strategy that serves donors’ interests.

Below, we review the relevant literature on strategic allocation of foreign aid. We then provide historical context for Chinese foreign policy toward Southeast Asia, followed by a discussion of the theoretical expectations for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ASEAN chairship and China’s aid allocation. The subsequent sections present our data, empirical strategy, and empirical results. The concluding section discusses the broader implications of our findings for understanding the aid allocation strategies of emerging donors and their effects on developing countries.

 

2. Strategic Allocation of Foreign Aid

A long line of research suggests that states strategically allocate foreign aid to advance their foreign policy goals. Morgenthau (1962: 309), for instance, states, “a policy of foreign aid is no different from diplomatic or military policy or propaganda. They are all weapons in the political armory of the nation.’’ This framework suggests how states can use foreign aid to serve their interests abroad “which cannot be secured by military means and for the support of which the traditional methods of diplomacy are only in part appropriate” (Morgenthau, 1962: 301). This view suggests that foreign aid can serve the strategic interests of donor countries, in a manner distinct from other military and political instruments.

Donors can pursue their strategic interests by allocating more aid to their allies. The strategic use of foreign aid has attracted scholarly attention since the Cold War. Studies focusing on the United States demonstrate that its foreign aid allocation during that period was largely guided by strategic competition with the Soviet Union (e.g., McKinlay and Little, 1977; Lebovic, 1988). In the post-Cold War period, such research has continued. For instance, Lai (2003) demonstrated that the United States provides more foreign aid to states that are more important to its national security (e.g., Latin American nations or states that bordered a rogue state). Following the September 11th attack, US foreign aid allocation was largely shaped by its strategic interests in countering international terrorism (Fleck and Kilby, 2010; Boutton and Carter, 2014).

More broadly, the seminal work by Alesina and Dollar (2000) expanded the empirical scope of the literature by exploring how major donor countries consider various strategic and political factors when allocating bilateral foreign aid to recipient countries. Examining the relative significance of various determinants of foreign aid, Alesina and Dollar (2000: 34) find that “the direction of foreign aid is dictated as much by political and strategic considerations, as by the economic needs and policy performance of the recipients.’’ They find that a past colonial relationship and political alliances, measured in terms of similarity in voting patterns at the UNGA, are the major predictors of aid allocation. In a similar vein, Kuziemko and Werker (2006) has examined the effects of UN Security Council membership on foreign aid receipt. By leveraging the fact that ten out of fifteen seats are held by rotating members for two-year terms, they find that recipient countries serving on the Security Council receive considerably more foreign aid from the United States as well as the UN.

Recently, with the emergence of new donors, studies have begun to explore the determinants of aid allocation by donors who are not members of the OECD’s 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For instance, Dreher, Nunnenkamp, and Thiele (2011) examine how aid allocation by new donors differs from the aid allocation of longtime donor countries. They find that new donors care less about recipient need, and provide more aid to countries with corruption than longtime donors do. The findings of Fuchs and Vadlamannati (2013) suggest that when distributing aid, India prioritizes both commercial and political benefits. On the whole, these studies suggest that emerging donors, like traditional donors, consider strategic self-interest when allocating foreign aid to recipient countries.

A large body of literature has examined China’s role as an emerging major donor to developing countries. On the one hand, there are critical perspectives on Chinese foreign aid, which is often viewed as “rogue aid” (e.g., Naim, 2007). Skeptics allege that Chinese foreign aid is almost entirely guided by self-interest, based on China’s commercial interests and the geopolitical benefits of its aid allocation. On the other hand, Dreher and Fuchs (2015) demonstrate that China considers political factors when allocating aid, but the influence of such factors is not stronger than it is for Western donors. These competing perspectives on the determinants of Chinese foreign aid allocation call for further empirical research to develop a comprehensive understanding of how and to what extent Chinese foreign aid is guided by the country’s strategic and political interests.

The advent of AidData, which tracks development finance projects by China and other major donor countries, has enriched the discussion of the determinants and the effects of Chinese foreign aid (Dreher et al., 2017). For instance, Broich (2017) find that political regimes do not significantly affect Chinese aid allocation decisions, contrary to the widespread criticism that Chinese foreign aid supports authoritarian regimes. The study by Dreher et al. (2018) underscores the importance of distinguishing the different sources of Chinese capital flows to developing countries, showing that Chinese foreign policy considerations shape the allocation of Chinese ODA considerably, while less concessional financial flows are more driven by economic interests. Other studies have further disentangled the logic of China’s foreign aid allocation by examining the allocation patterns across different industry sectors and sub-regions (e.g., Dreher et al., 2019; Guillon and Mathonnat, 2020).

The extant literature provides valuable insights into the allocation of Chinese foreign aid, but China’s aid allocation in regions other than Africa remains underexplored. Although African countries are the major recipients of Chinese foreign aid, the findings from these countries may not be applicable to other regions. Moreover, a common pitfall of the literature is the implicit assumption that China’s strategic or political interests can be captured in a uniform way regardless of regional context. While a country’s recognition of Taiwan or its UNGA voting similarity with China can be an important indicator of its strategic importance or its political relations with China, there are other important region- or country-specific variations that are not captured by these indicators. Our study contributes to the literature by articulating the logic of China’s strategic allocation of aid to Southeast Asia.

 

3. Chinese Foreign Policy Toward Southeast Asia

The current form of Sino-ASEAN relations date to the 1997-99 Asian Financial Crisis, when Chinese relations with Southeast Asian countries were significantly strengthened (Ba, 2003). The crisis shattered the cohesion of ASEAN, revealing the limits of the institution’s ability to address the financial hardships in the region (Narine, 2008). While ASEAN countries were deeply disappointed by the harsh conditions imposed by the International Monetary Fund (IMF) and the limited role of US leadership in overcoming the financial crisis, China provided vital support to ASEAN members (Ba, 2003). China’s policies toward the region, including its $1 billion in assistance to Thailand and its decision not to devalue the Yuan, helped alleviate the financial crisis, consolidating China’s leadership position in the region (Shambaugh, 2005).

The period from the Asian Financial crisis in 1997 to China’s entry into the WTO in 2001 was a “critical juncture” in China’s policies toward Southeast Asia (Chin and Stubbs, 2011: 281). Strengthening its cooperation and integration with regional organizations became a key strategy of China’s foreign policy toward the region. China’s perception of the regional organizations “evolved from suspicion, to uncertainty, to supportiveness’’ (Shambaugh, 2005: 69). In the early 2000s, China and ASEAN began to hold regular dialogues at the summit and ministerial levels. The ASEAN-China Export Group was established in 2000, and served as the ground for a free trade agreement (Chin and Stubbs, 2011). China has further engaged with the region on various fronts, and “China’s support has been critically important for ASEAN’s efforts to maintain a prominent role in the regional institutional framework” (Narine, 2008: 424).

In its recent engagement with the region, China has used diplomatic, cultural, economic, and security instruments (Shambaugh, 2018: 87). Among the multiple channels China has used to expand its influence in the region, allocation of foreign aid also fits within the larger framework of foreign policy. While China’s decision to allocate foreign aid to Southeast Asian countries may be influenced by multiple factors, we argue that China has a strategic incentive to allocate more foreign aid to the country that assumes the role of Chair at ASEAN. As the ASEAN Chair enjoys agenda-setting power within the institution, China can attempt to buy influence within the region by strategically providing more aid to the country serving as Chair.

While ASEAN has adopted decision-making by consensus, famously characterized as the ’ASEAN Way/ a coordination process is needed to reach agreements among member states with conflicting interests. Since each member state essentially has veto power as they work toward consensus, the role of the Chair, setting the agenda and guiding discussions, is critical to reaching an agreement. Indeed, the ASEAN Chair enjoys relatively strong agenda-setting power compared to the leaders of other organizations. Because the chairship rotates among a small number of members, each member state can expect to take on the role in the near future, thus they allow this strong agenda-setting power (Suzuki, 2020).

Examples of how countries assuming the chairship have led agendas within the organization abound. For example, Thailand suggested the founding of the ASEAN-Japan Cybersecurity Capacity Building Centre located in Thailand through the ASEAN Political and Security Community (ASEAN, 2019). Under the chairship of the Lao PDR in 2016, the ASEAN Summit declared plans to launch the Lao-Thailand-Malaysia-Singapore (LTMS) Power Integration Project (ASEAN Chairman Statement, 2016). Moreover, the ASEAN summit accepted the agenda proposed by the Philippines, the ASEAN Chair in 2007, to strengthen relationships with the Shanghai Cooperation Organization (ASEAN Chairman Statement, 2007). These cases illustrate the significant power of the ASEAN Chair driving the regional agenda.

One recent case that directly illustrates the agenda-setting power of the ASEAN Chair is ASEAN’s position on territorial disputes in the South China Sea, a subject over which ASEAN member states are divided. While Brunei, Malaysia, the Philippines and Vietnam have territorial disputes with China, other member states such as Cambodia, the Lao PDR, Myanmar and Thailand have no such territorial disputes and prioritize maintaining economic relations with China. When Indonesia chaired ASEAN’s Foreign Ministers’ Meeting (AMM) in 2011, the country insisted that territorial disputes should be addressed bilaterally and used its agenda-setting power to deliberately exclude the Philippines’ proposal to resolve the disputes at ASEAN. In 2012, as territorial disputes with China continued in the South China Sea, the Philippines and Vietnam sought ASEAN support for their position. While most member states generally supported the proposals by the Philippines and Vietnam to express concern about China’s actions through the AMM joint communique, Cambodia, which served as Chair at the time and received substantial amounts of development aid from China, declined to do so (Suzuki, 2020). Following this decision, some observers began to characterize Cambodia as a Chinese “client state/ and China announced over $500 million in new loans and grants to Cambodia, noting “the part played by Cambodia as the chair of ASEAN to maintain good cooperation between China and ASEAN”2(Ciorciari, 2015).

Drawing on the history of China’s strategic interactions with the ASEAN Chair, we expect that China distributes more foreign aid to the country that assumes the role of Chair. As the ASEAN Chair is empowered to set the agenda for the regional organization, the Chair’s position on relations with China can be a key determinant of the overall direction of ASEAN-China cooperation. Thus, China is better able to realize its foreign policy goals vis-a-vis ASEAN if it provides more foreign aid to the ASEAN Chair.

 

4. Data and Empirical Strategy

To test whether China allocates more foreign aid to an ASEAN member state when that state assumes leadership of ASEAN, we assemble annual time-series data capturing China’s development finance to ASEAN member countries between 2000 and 2013.
The dependent variable is the logged amount of China’s official financial flows to ASEAN member countries. We also disaggregate the financial flows into two types, ODA-like flows and OOF. Figure 1 presents the distribution of China’s ODA-like flows to ASEAN member countries between 2000 and 2013. The data are drawn from AidData (Dreher et al., 2017). Development finance projects are classified as ODA-like projects when they meet three conditions: 1) they consist of official financing, 2) the donor’s intent is development, and 3) they are concessional in character, with a grant element of at least 25%. Cambodia has been the largest recipient of Chinese foreign aid, followed by the Philippines, while Malaysia and Thailand have received the least foreign aid from China. As Singapore and Brunei are developed countries, they are not recipients of ODA and thus are excluded from our analysis.

The independent variable is the rotating chairship within ASEAN, which takes a value of 1 if a country is ASEAN Chair, and 0 otherwise. ASEAN has maintained rotating lead- The independent variable is the rotating chairship within ASEAN, which takes a value of 1 if a country is ASEAN Chair, and 0 otherwise. ASEAN has maintained rotating leadership since its foundation, as stipulated in Article 31 of the ASEAN Charter. Since the current 10 member states joined the organization, the leadership role has been shared relatively equally among them. The leadership has rotated based on the alphabetical order of member countries’ English names, with very few exceptions.3 Since the variation in the chairship is uncorrelated with other political and economic determinants of ODA, we can exploit this exogenous variation to test the causal effects of assuming the chairship position on inflows of Chinese ODA. We expect the chairship to be positively correlated with China’s ODA-like flows, which are guided more by its foreign policy interests relative to OOF.

We add a wide range of covariates that may influence China’s foreign aid allocation.  We first consider member countries’ level of economic need by controlling for the logged values of GDP per capita and the mortality rate for those under 5 (World Bank., 2021). If ODA-like projects are intended to promote development in recipient countries, China would allocate foreign aid to countries in greater need of development assistance.

To control for other self-interested political factors China may consider when allocating foreign aid, we consider member countries’ non-permanent UN Security Council (UNSC) status and their voting behavior in the UNGA.4 Studies have noted that recipient countries with non-permanent UNSC status receive more aid from Western donors aiming to expand their influence in the decision-making process at the UN (Vreeland and Dreher, 2014; Kuziemko and Werker, 2006; Reynolds and Winters, 2016). China could punish these countries for aligning with Western donors by curtailing the amount of Chinese foreign aid they receive (Dreher et al., 2018). We also consider recipient coun- tries’ political alignment with China based on the recipient countries’ voting behavior in the UNGA and the extent of their alignment with the US (Bailey, Strezhnev, and Voeten, 2017). We expect that countries with greater voting similarity with China (the US) receive more (less) foreign aid from China.

We add several variables to measure China’s economic interests with regard to recipient countries. We first consider China’s trade relationships with recipient countries, measured as the logged value of Chinese trade with each recipient.5 Foreign aid could function as part of an economic strategy to strengthen China’s trading relationship with recipient countries, with China giving more aid to recipient countries that trade with it in larger volumes. The logged population size captures the potential market size of recipient countries. Foreign aid can raise positive awareness of the donor, which could citizens in recipient countries to purchase more of the donor’s goods in the future. China could target larger countries from which it could expect to boost sales of its products. Natural resource rent captures China’s intention to gain greater access to countries with more natural resources.6

We include a variable on control of corruption to examine how the quality of governance in recipient countries affects China’s aid allocation. The data come from the Worldwide Governance Indicators (Kaufmann and Kraay, 2021). With this indicator, we can test whether China indeed provides ‘rogue aid’ by supporting countries with more corrupt regimes (Dreher and Fuchs, 2015; Naim, 2007).

Lastly, we consider whether ODA commitments from DAC donors impact the allocation of Chinese aid based on OECD (2021) data. Previous studies have noted that China competes with traditional donors in its expansion of influence through foreign aid policies (Sarma and Pais, 2008; de Mesquita and Smith, 2016; Fuchs, Nunnenkamp, and Ohler, 2015). Following the approach by Dreher et al. (2018), we control for potential competition among donors using the residuals of an ordinary least squares regression of logged ODA from all DAC donors on all right-hand side variables .

With these variables, we estimate the following model:


Yit is the logged amount of Chinese official financial flows to recipient country i in year t. We are interested in j6i, the coefficient on Chair, which would be positive and statistically significant if China financially rewards the country that assumes the position of ASEAN Chair. The model includes X, a set of control variables for country i in year t. Our model also includes A, a vector of country fixed effects, in order to control for country-specific factors related to China’s foreign aid allocation. Since we are interested in how assuming the chairship position changes the amount of foreign aid member countries receive from China, we employ fixed effects models.The model also includes 7, a vector of year fixed effects, to account for temporal trends in Chinese aid allocation over time.

 

5. Results

Table 1 presents the results. Model 1 depicts the total amount of financial flows, aggregating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 and other official flows (OOF). Models 2 and 3 disaggregate the official financial flows into ODA and OOF, respectively. ODA is more concessional in nature, as it is designed to promote development in recipient countries, while OOF is more commercially oriented.
The results suggest that assuming the ASEAN chairship is positively associated with official financial flows received from China (Model 1), but the results are largely driven by China’s allocation of ODA (Model 2). The effects of the ASEAN chairship on receipt of OOF are weaker and statistically indistinguishable from 0 at the conventional level of significance (Model 3).

Our findings show that foreign policy considerations have a meaningful effect on China’s allocation of foreign aid to Southeast Asian countries. In particular, the results are consistent with our expectation that China has a strategic incentive to increase ODA to the country that assumes the ASEAN leadership position. Given the substantial agenda-setting power of the ASEAN Chair, China can expect more policy concessions from the region if it provides more ODA to the country serving as ASEAN Chair. Yet the effects on OOF flows are much weaker, which is in line with previous findings by Dreher et al. (2018) that ODA flows are more subject to the political considerations of the Chinese government, while OOF flows are more commercially oriented.
We also find that serving as a non-permanent member of the UNSC is negatively associated with receiving Chinese foreign aid. The findings are in line with earlier findings that analyzed aid to countries in Africa, which show that China punishes countries for serving in the UNSC, as this aligns such countries more closely with Western donor countries (Dreher et al., 2018). However, neither political alignment with China nor with the US, measured using UNGA voting patterns, are statistically significant in explaining China’s aid allocation to Southeast Asian countries. The results suggest that UNGA voting patterns may not adequately capture recipient countries’ strategic alignment with or their importance to China.
Turning to other control variables, we find that Chinese development finance to Southeast Asian countries does not necessarily go to the countries with the greatest economic or development need. The coefficient on Mortality under 5 is negatively associated with the amount of all official flows and with ODA amounts from China, indicating that countries in greater need receive less development assistance from China, all else being equal. Also, the coefficient on GDP per capita (log) is negative, although this finding is not statistically significant at the conventional level. We also find that China does not necessarily provide more assistance to countries that are affected by disasters. The results on the whole suggest that recipient countries’ level of need does not account for much of China’s foreign aid allocation.
We also find some suggestive evidence that Chinese aid tends to go to countries with better governance, as indicated by the positive coefficient on Control of corruption. The findings are contrary to those from the analysis of recipient countries in Africa. The results suggest that when allocating foreign aid, China may consider different factors depending on regional contexts.

6. Conclusion

As strategic competition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China has intensified, China has strived to expand its regional leadership in Southeast Asia. Among the various diplomatic and economic tools in its toolkit, development finance to Southeast Asian countries has been a major economic instrument China has used to project its influence in the region.

In this research note, we have examined China’s strategic use of foreign aid to support the country serving as ASEAN Chair. Our analysis of China’s foreign aid allocation to ASEAN member countries demonstrates that China increases its ODA-like flows to the country that assumes leadership of ASEAN, while such a pattern is not observed for OOF. Our results suggest that in its strategic use of foreign aid, China not only considers its bilateral relations with recipient countries, but also its relations with the region as a whole. Providing more support to the ASEAN Chair is an effective strategy because the Chair has a substantial influence on the overall direction of ASEAN’s relations with China.

This research note makes an important contribution to the literature on foreign aid in two ways. First, we demonstrate the importance of considering the regional context in unravelling the strategic allocation of foreign aid. While previous studies have examined how donors consider their strategic interests, focusing on a few measures that apply equally to different regions, such as voting similarity, our findings highlight the importance of considering regional contexts to better understand the motivations of donors’ allocation of aid. For instance, countries’ recognition of Taiwan, one of the most profound determinants of China’s aid allocation, does not influence aid allocation within Southeast Asia, since no ASEAN countries have recognized Taiwan. Instead, our findings suggest that the aid allocation strategy for each region has its own unique logic. Our results suggest that greater attention be paid to the political factors tied to regional dynamics.

Second, our approach helps identify the causal effects of assuming leadership of a regional organization on foreign aid receipt. While previous studies have examined the effects of assuming various positions at international organizations (e.g., Vreeland and Dreher, 2014; Kuziemko and Werker, 2006; Reynolds and Winters, 2016), our study is one of the first to examine whether a country’s role in a regional organization can also influence donors’ aid allocation decisions. While our empirical findings pertain to ASEAN, we expect that a similar pattern can be observed in other regional organizations, such as the African Union. As regional organizations can play a central role in shaping a region’s relations with countries outside of it, future work should broaden the scope of this analysis by examining how donors allocate aid to different member states within regional organizations.

 

  1. See https://asean.org/asean/external-relations (Accessed on March 3, 2021).
  2. “China gives Cambodia aid and thanks for ASEAN help,” Reuters, September 4, 2012.
  3. One recent departure from this norm was Indonesia’s swapping of the Chairship with Brunei in 2012, which was unanimously accepted by the other ASEAN member states. This is the only case of departure during the examined period.
  4. None of the ASEAN countries have recognized Taiwan, which has been a profound political factor in China’s allocation of aid. As there is no variation in this factor across ASEAN member countries, we do not consider it in our analysis.
  5. Data was drawn from the United Nations Comtrade database accessed on July 24 2021.
  6. The data on population size and natural resource rent are drawn from the World Development Indicators (https: / /data, worldbank.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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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I 워킹페이퍼 NO.14] The Triffin Dilemma, Exorbitant Privileges, and US Monetary Power Beyond International Reserve Currency

임규택 (고려대학교, 평화와 민주주의 연구소 선임연구원)

 

Abstract

This paper suggests that the widespread embrace of the US dollar as a key reserve currency does not adequately represent the global role of the US dollar. The paper critiques the Triffin Dilemma by revealing an inadequate relationship between the US dollar and US external deficits. The economic literature has misled us into a narrow characterization of the US dollar as a reserve currency primarily due to inattention to the US dollar’s external role as money of account. The real issue of the Triffin Dilemma is neither persistent US deficits nor the reserve role of the US dollar, but the US dollar’s exorbitant privilege outside the United States. This paper develops two key arguments to contribute to the study of international monetary power. First, the dynamic process of creating various forms of dollar debt outside of the United States has institutionalized the US dollar’s infrastructural power as money of account. Second, the US monetary power is structurally consolidated by the same process of financial globalization.

 

Introduction

The 2008 financial crisis, although not directly caused by the present global monetary system, stimulated a vigorous discussion among policymakers and economists on the problem of the monetary system. Generally, the present monetary system is viewed as fundamentally “unbalanced” and excessively dependent on the reserve role of the US dollar. Governor of the People’s Bank of China invoked Triffin Dilemma to point out a contradiction that, on the one hand, the US dollar cannot hold its value as a reserve currency, on the other, it is acting as a global currency, providing international liquidity to the world (Zhou 2009). He indicates that the US dollar’s international dominance is an inherent flaw of the post-Bretton Woods monetary system. Many scholars have argued that excessive dependence on the US dollar for financing world trade and reserves creates an unstable monetary system, and therefore the present system needs to develop into a multicurrency system that would be “better suited to a multipolar world economy” (Subacchi 2010: 667; Stiglitz 2010; Ly 2012).

The post-Bretton Woods system operating on the US dollar’s centrality does not appear inherently problematic and flawed. Dooley et al. (2004, 2009) argued that the post-Bretton Woods monetary system continues to be operational despite global imbalances because the economic rise of the East Asian region from the late 1990s re-established the Bretton Woods II regime wherein East Asian countries accumulated US dollar assets, and that they are “willing” to accumulate dollar assets as a secure way of managing exchange rates and domestic financial markets (2004: 307). Simply put, as long as they are willing to underwrite US deficits, Bretton Woods II is sustainable and has been reinforced by the recent financial crisis (Dooley et al 2009).

Despite the economic debate on the post-Bretton Wood monetary system, a fundamental feature of the present system is that the US dollar reserve role is shared. The US dollar’s current role as a key reserve currency is widely accepted in the economic literature and scholarship of International Political Economy (IPE). The US dollar certainly appears to be a characteristic of a reserve currency in the form of US dollar assets accumulated in foreign countries. The US dollar reserve role assumes that the US economy runs current account deficits to provide international liquidity to the world economy. Yet, the US borrows money from abroad to finance current account deficits (Bernanke 2005; Cohen 2006; Li 2008; Eichengreen 2011; Prasad 2014). The Triffin Dilemma is often reflected in the Chinese Renminbi (RMB) literature, according to which China should run current account deficits to make RMB internationalization successful (Yu 2012; Prasad 2014).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reserve status of a national currency and a “real” economic feature of the issuing country – its current account deficits – is believed to be firmly established.

However, the Triffin Dilemma mistakenly assumed that US deficits produced only within the US economy can provide dollar reserves in the sphere of international trade. The world demand for dollar reserves is not entirely determined by the process of “real” economic activities such as in international trade (Altman 1961). The dynamic development of the Eurodollar market contributed to the increasing demand for dollar reserves in European countries during the 1960s (Strange 1976). Foreign actors (official and private) have produced dollar-denominated debts seen as US deficits outside of the United States, but they have not directly affected US current account deficits (Gavin 2004; Bordo & McCauley 2017). As shown in the next section, the original version of the Triffin Dilemma has more to do with the overall US balance of payment deficits than with US current account deficits. The Triffin Dilemma is essentially based on the US dollar’s importance as an international medium of exchange. Gold and US dollars are used as the medium of exchange in the sphere of international trade.

The Triffin Dilemma does not help us grapple with the US dollar’s role outside the United States. As will be shown in Section 3, the neglect of the US dollar’s external role has led economists to develop a distorted understanding of the exorbitant privileges of the US dollar. Without a conceptual understanding of the external operation of the US dollar, the persistent US current account deficits have been primarily viewed as a consequence of the US dollar’s reserve role. The foreign holdings of US dollars are highlighted in the Triffin Dilemma. The real issue of the Triffin Dilemma is neither deteriorating US balance of payments deficits nor the US dollar’s reserve role in a “real” world economic expansion, but the increasing role of the US dollar in the process of integrating global money and financial markets. This understanding requires an analytical reengagement in how persistent US balance of payments deficits is related to the US dollar’s external role in the process of financial globalization.

The aforementioned economic debate on the present monetary system reinforces the general perception about the US dollar as an international reserve currency. It brings back the Triffin Dilemma to our analysis. The economic debate does not guide us to a better understanding of the contemporary role of the US dollar in global finance, in particular. Therefore, different questions should be raised to reveal the US dollar’s global role beyond reserve status. For instance, contrary to the Bretton Woods II regime, why are East Asian countries forced rather than willing to accumulate dollar assets in the first place? What is the US dollar’s infrastructural role that enables the United States to maintain persistent US deficits? How do we understand the US dollar’s exorbitant privileges beyond international reserve currency? Does the United States really “borrow” from abroad to finance US deficits?

The economic debate on the Triffin Dilemma must be revisited to understand what led to an inadequate relationship between the US dollar and US deficits and answer the above questions. Revealing the limitations of the dollar’s economic analysis is crucial to reconsider the US dollar’s role beyond a reserve currency in a conceptual and empirical sense. That is, the primary feature of the US dollar’s reserve status is insufficient to understand its global role. This paper attempts to contribute to the study of international monetary power in the IPE literature, building on a critique of the Triffin Dilemma. While the economic literature does not help us to grapple fully with the role of the US dollar in global finance, the IPE literature has mainly discussed the concept of international monetary power within inter-state terms (Andrew 1994; Henning 2006; Kirshner 1995, 2006; Cohen 1998, 2006; Kirshner & Helleiner 2014).

Moreover, the IPE literature has not fully succeeded in incorporating financial globalization into the study of international monetary power. Braun et al. (2020: 4) recently pointed out that IPE literature of financial globalization has not appreciated the institutionalized processes of international money. This paper attempts to reveal the institutionalization of the US dollar in global finance.

An overarching argument developed in this paper is that the US dollar’s exorbitant privileges should be reconsidered with respect to the US dollar’s external role as money of account. This paper presents two sets of arguments to substantiate this overall argument. First, the contemporary pattern of financial globalization institutionalizes the infrastructural role of the US dollar as the money of account. In particular, foreign actors (official and private) have actively used the US dollar as money of account to create various forms of debt in the offshore market. Thus, the US dollar’s contemporary role needs to be adequately understood regarding the creation of offshore debts and offshore dollars beyond “real” world economic processes. Second, the dynamic process of issuing dollar-denominated foreign debts has extended the role of the US Federal Reserve as a world monetary authority, which has played an essential role in the making of global financial markets.

To develop these arguments and contribute to the IPE literature, sections 2 and 3 provide foundational reasons for limitations of the economic analysis on the US dollar. These two sections help develop arguments in sections 4 and 5. Section 2 aims to highlight an inadequate relationship between the US dollar and the US (external) deficits, as it explores the Triffin Dilemma debate. Section 3 further provides the inadequacy of the economic analysis of the US dollar’s exorbitant privileges. Section 4 focuses on the linkages between the process of financial globalization and the institutionalization of the US dollar. Section 5 is closely intertwined with this financial and monetary dynamic process; it characterizes US monetary power in four ways that distinguish this paper from the existing IPE literature on the role of the United States in global financial market. The final section summarizes the main arguments and provides brief implications.

 

THE TRIFFIN DILEMMA DEBATE AND LIMITATIONS

By exploring the Triffin Dilemma economic debate, this section shows that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US dollar and the US (external) deficits is not adequately understood. The Triffin Dilemma debate is largely grounded on the shared, narrow conceptualization of the US dollar as the international medium of exchange. While the narrow understanding of the US dollar led Robert Triffin to mischaracterize deteriorating US deficits as dangerous, others did not pay due attention to the US dollar’s external role as money of account, which produces external dollar claims misconstrued as US deficits. Therefore, persistent US deficits are assumed to be primarily produced by the US dollar’s reserve role in “real” economic processes such as world trade – the current account version of the Triffin Dilemma.

The Triffin Dilemma debate reveals different understandings of US deficits, the US dollar, and the Bretton Woods system. Robert Triffin viewed deteriorating US deficits as dangerous to the US dollar and the Bretton Woods system. Triffin (1960) stressed that there were two primary forms of international liquidity under the Bretton Woods system: gold and US dollars. Gold production was insufficient, while US dollars were supplied through US balance of payments deficits (1960: ix). In his view, the present Bretton Woods system did not provide a sufficient level of international liquidity required for financing an expanding world trade (ibid: 40, 47). Triffin saw this as dangerous as the liquidity gap, which was increasingly filled in by foreign accumulation of US dollars, deepening the US balance of payments deficits. As a result, the Bretton Woods system created the famous double Triffin Dilemma: 1) if the US economy continued to provide US dollars for expanding world trade, the supply of dollars would force the overall US balance of payments to deteriorate, undermining confidence in the US dollar; and 2) if the United States attempted to eliminate overall US balance of payments deficits by refusing to provide US dollars, the rest of the world would face a lack of international liquidity, eventually turning the world economy deflationary, as experienced in the 1930s (Triffin 1960: 9, 67).

Other economists held different views on the US deficits, the US dollar, and the Bretton Woods system. Jacques Rueff (1972) regarded growing US deficits as an exorbitant privilege of the US economy. In his view, US deficits were not real deficits that the US should pay back to foreign holders, but a double monetary phenomenon of the US dollar’s reserve role. US dollars paid to foreign creditors in the form of monetary reserves (private and official) kept returning to the United States. Thus, the US government did not have to settle its balance of payments deficits with other countries (1972: 23).

Similarly, Charles Kindleberger (1965) understood US balance of payments deficits as an outcome of the banking role of the US economy borrowing short and lending long. He noted that the US balance of payments deficits was confused by “a mistaken definition of balance-of-payments disequilibrium” (1965: 3). This misunderstanding of the national balance of payment disequilibrium came from “confusion between capital markets for transferring ‘real’ assets and money markets for accommodating national liquidity preferences” (ibid: 4). In other words, US balance of payments deficits cannot be understood as an outcome of “real” economic processes in which US dollars are directly exchanged for goods. US deficits cannot be adequately understood from the conception of the national balance of payments, which conceptualizes deficit as disequilibrium (Despres et al. 1996). Rather, US deficits represent a provision of the US economy’s banking role with a large and open capital market that European countries lacked (1996: 210). US deficits were compatible with international disequilibrium.

Furthermore, Oscar Altman (1961) argued that the US balance of payments deficits seen as dangerous and therefore to be eliminated misled Triffin to exaggerate the danger of the Bretton Woods system (162–163). Altman found it even more troubling that an adequate level of international reserves was required to finance the growth of world trade. This belief was not valid because the demand for reserves was the result of various factors, such as banks’ exchange holdings (Altman 1961), banks’ arbitrage of interest rates (Schenk 1998), and the 1958 currency convertibility (IMF 1959). During the 1960s, the offshore money market’s rapid expansion forced countries to accumulate US dollar reserves (Strange 1976). Altman stressed that Triffin’s view on reserves’ requirement was “essentially a mechanistic one based on a rough relationship of reserves to imports” (1961:164). There is no reason to believe that expanding world trade would dictate the world demand for dollar reserves.

Less discussed, however, is the limited constructive engagement on the role of the US dollar beyond its reserve currency, whose production remains only within the US economy. Indeed, the Triffin Dilemma is essentially rooted in the key feature of the US dollar as a safe international medium of exchange in “real” world economic processes. Expanding world trade requires an international medium of exchange – gold and US dollars – to finance international trade transactions across borders. It thus becomes clear why Triffin feared the Bretton Woods system was reaching a dangerous point if foreign holdings of US dollars exceeded US gold stock in the mid-1960s. Viewing this quantitative gap as a precarious point indicates that the US dollar was understood as a neutral veil in commodities’ exchange ratios.

Kindleberger’s focus on the US economy’s banking role does not allow us to conceptualize the US dollar’s external role outside the United States. The emphasis on US-based banks as liquidity providers does not have room for foreign actors abroad in producing dollar claims. Altman (1963) indicated that foreign accumulation of dollar reserves is relatively independent of international trade expansion. Still, he does not go beyond the conceptualization of the US dollar outside the United States. Rueff correctly understands US deficits as exorbitant privileges but essentially shares the US dollar reserve role with Triffin. As Kindleberger (1965) and Despres et al. (1996) recognized, US deficits cannot be adequately understood by the economic concepts of the national balance of payments. More specifically, growing US deficits cannot be understood only by the reserve role of the US dollar as a safe international medium of exchange and store of value. The reserve status of the US dollar prevents us from viewing how the US dollar’s external role operates to produce external dollar claims often misinterpreted as “US deficits” outside the United States. That is, dollar claims produced outside the United States cannot be distinguished from domestic dollar claims on US banks. They may look like US debts but are not necessarily dollar claims on the United States (Mayer 1980: 68; Gavin 2002:128). During the Bretton Woods era, deteriorating US deficits can be seen as a sign of the US dollar’s increasing role in integrating money and capital markets of the world economy.

Persistent US deficits, deeply rooted in the narrow conceptualization of the US dollar as reserve status, established the popular version of the Triffin Dilemma – US current account deficits. The US dollar reserve role in “real” world economic processes subsequently turned the original version of the Triffin Dilemma into the current account version. As discussed above, the original version of the Triffin Dilemma has more to do with the overall US balance of payments deficits and less to do with US current account deficits. Triffin worried that the competitiveness of the real US economy, the exporting sector, would be undermined by the foreign accumulation of dollars, limiting the US autonomous monetary policies during the 1950s. Witnessing gold outflows in 1958, when US interest rates fell below those available in Europe, Triffin thought that foreign accumulation of dollars undermined US autonomous economic policies, such as low-interest rates (1960: 9).

The relationship between foreign accumulation of dollars and its constraint on US autonomous monetary policy, in Triffin’s view, is a partial feature of the US economy whose money was fixed to the price of gold per ounce at 35 dollars under the Bretton Woods system. Specifically, the European economy’s recovery was primarily a result of the successful operation of the European Payments Union (EPU), which enabled EPU members to overcome bilateral trade and payments relationships from the late 1940s until 1958 (Eichengreen 1993). The EPU’s operation did not depend on significant dollar accumulation but on the US dollar’s abstract role as money of account for settling claims and debts of EPU members (Kaplan & Schleiminger 1989: 92; Amato & Fantacci 2012). Empirically, US current account deficits appeared to be systematic only after the early 1980s (Cohen 2011; Bordo & McCauley 2017). Since then, the persistent US current account deficits confirm the current account version of the Triffin Dilemma. However, in the post-Bretton Woods era, US monetary policies have been more autonomous than any other surplus countries (Cohen 2016). The argument that foreign holdings of US dollars would impose limitations on US monetary policies’ autonomy in the post-Bretton Woods era is far less convincing. Instead, the famous Fleming-Mundell model, which indicates the incompatibility of three economic policies at a time, does not apply to the United States in the post-Bretton Woods era (Winecoff 2014).

Furthermore, the current account version of the Triffin Dilemma, stemming from the deterministic relationship between the demand for dollar reserves and world trade, ignores the dynamic process of offshore dollar creation during the Bretton Woods system. An active process of creating credit and debt relations denominated in the US dollar in the Eurodollar market in the 1960s (Higonnet 1985; Schenk 1998; Burn 1999). From 1955, banks in London began to attract dollar deposits through interest rate arbitrage (Schenk 1998). For the Eurodollar market to be further developed, this initial monetary accumulation needed monetary dynamics such as the 1958 currency convertibility and European central banks’ active involvement. The 1958 currency convertibility encouraged private actors to sell foreign earnings to foreign exchange markets for better rates or deposit them in the Eurodollar market (IMF 1959:125). In these favorable conditions, private banks alone increased dramatic dollar holdings, about $1.4 billion outside the United States in 1959 (IMF 1960: 5). As the increase in private holdings of foreign exchange could stimulate massive shifts in their distribution, with far-reaching effects on the execution of monetary management policies at various central banks (BIS 1959: 60), the 1958 monetary event meant that central banks became actively involved in the Eurodollar market. From the early 1960s, European central banks began to place dollars with banks operating in the Eurodollar market (Altman 1963: 57; BIS 1964: 132). European states and European banks began to issue various debts denominated in the US dollar as money of account outside the United States (Swoboda 1968). With their active involvement in the Eurodollar market, European central banks helped to secure the practice of Eurodollar businesses (Braun et al. 2020: 15).

 

THE REAL ISSUE OF THE TRIFFIN DILEMMA

Distorted exorbitant privileges

The real issue of the Triffin Dilemma is, therefore, neither deteriorating US balance of payments deficits nor the US dollar’s reserve role in a real-world economic expansion. It is the US dollar’s increasing role as money of account in the process of integrating global money and financial markets that is the crux of the Triffin Dilemma. More specifically, it requires us to see how persistent US deficits are related to the US dollar’s external role in the process of financial globalization. This crucial question will be answered in sections 4 and 5.

Here again, the US dollar’s economic analysis has led to a distorted understanding of the currency’s exorbitant privilege as modest economic benefits. The economic literature has not advanced our understanding of the US dollar’s contemporary role in global finance. The typical economic calculus of the benefits and the costs of international currency suggests negligible benefits accruing to the issuing country (Dobbs et al. 2009; Bergsten 2009; Hai & Yao 2010; Krugman 2013 McCauley 2015; Bernanke 2016). The domestic version of national seigniorage, the difference between the value of money and its production costs (Cohen 1971: 495), is extended to the international level. The status of international currency offers economic benefits to the issuing state and domestic actors.

There are two primary forms of economic benefits: foreign holdings of national currencies as interest-free loans to the issuing country and foreign holdings of financial assets as low capital costs for domestic actors. Paul Krugman (2013) noted that international seigniorage of the US dollar provides insignificant economic benefits to the US economy. Richard Dobbs et al. (2009: 8) showed that in a “normal” year, the revenue from the dollar’s reserve status, interest-free loans to non-residents holding US notes and coins is estimated at $10 billion. The lower capital costs for US domestic actors, due to foreign actors’ large purchases of US Treasury securities, are estimated at $90 billion (2009: 8). However, these financial benefits are offset by capital inflows that elevate the dollar’s value, causing a net financial cost of $30–60 billion in 2008 (ibid: 8–9). Robert McCauley focused on the US dollar’s economic benefits. He concluded that the US dollar’s exorbitant privileges are not unique but an exaggeration (2005: 11). More seriously, Fred Bergsten argued that US dollar dominance is increasingly costly to the US economy and no longer in favor of its national interests. The US capital inflows create financial risks such as the 2008 financial crisis. The US dollar’s reserve role enables other countries to manipulate their exchange rates to undermine US exports’ competitiveness (2009: 23–24). Thus, US dollar dominance no longer confers an exorbitant privilege on the United States.

Benjamin Cohen criticized the economic analysis of the benefits and costs of the US dollar. The empirical calculus of the benefits and costs of the dollar suffers from a limited range of data. It narrowly focuses on the cost of exchange-rate appreciation or transaction costs (2011: 25). He noted that the economic literature completely ignores the US dollar’s exorbitant privilege, which often translates into international monetary power in geopolitics. The IPE scholars have been interested in this aspect (Strange 1976, Kirshner 1995, Andrew 1994; Henning 2006; Cohen 2006). Cohen also argued that the economic analysis of the US dollar’s role for decades had distorted our understanding of its contemporary role (2011). Nonetheless, Cohen agreed that the US dollar’s economic benefits and costs are “rather less obvious” (2011: 4). He suggested that the economic benefit of running an international currency is negligible; it imposes significant financial burdens (16–20).

The US dollar and the absence of money of account

The widespread embrace of the US dollar’s contemporary role as a reserve currency prevents us from analyzing its significant role in today’s global money and financial markets. The economic literature overlooks the significance of the US dollar’s role outside the country as money of account to produce various forms of dollar debt since the inception of the Eurodollar market in the late 1950s. It is well known that the expansion of the Eurodollar market has contributed to the rapid development of global finance (Burn 1999, 2006; Frieden 1987; Helleiner 1994; Schenk 1998). The offshore money market amplified the process of globalizing the US dollar during the Bretton Woods system (He & McCauley 2010). However, the offshore dollar has been largely conceptualized as forms of the dollar, such as “stateless” dollars or private dollars (Frieden 1987; Burn 1996; Schenk 1998); that is, the US dollar has been seen as a medium of exchange rather than money of account.

Swoboda (1968) recognized the significance of abstract dollar denomination practiced by European banks operating in the Eurodollar market. He emphasized that European banks issued dollar liabilities to “bid away part of the gains from dollar denomination that previously accrued exclusively to American banks” (ibid: 14, emphasis added). He regarded the European practice as “[dollar] denomination rents.” This important recognition of the US dollar as an abstract monetary denomination by foreign banks is lost in the economic literature. It does not attract adequate attention in IPE scholarship either. Rather, the US dollar’s significant role offshore is misplaced onto the US domestic market from which only US domestic actors can benefit (Cohen 2011: 15; Eichengreen 2011). The economic analysis has reduced the US dollar’s external role into its forms, such as US currencies within the US economy.

In a fundamental sense, what constitutes a large proportion of today’s foreign exchange reserves is not US currencies such as US notes and coins, but US dollar assets such as US Treasury Securities denominated in the US dollar as money of account. In a traditional sense, the economic literature does not have adequate room for conceptualizing money as “money of account.” It restricts money’s role to the so-called “unit of account” to price goods and services rather than measure credit and debt relations (Ingham 2004). There is no consensus in the precise meaning of unit of account in the economic literature (see Chinn & Frankel 2005 vs. Ito 2011). More specifically, the economic literature recognizes the role of the monetary denomination as a “unit of account” when issuing various forms of financial assets in the first place. But then, as they place those financial assets in a functional category as a store of value (e.g., Cohen 1998; Schenk 2012), the significance of money of account, which allows the value of the financial assets to be constructed, is lost in most economic analyses. Economists significantly recognize the noticeable feature of financial assets rather than money’s abstract role, which denominates those financial assets. A few economists have recently begun to recognize the significance of money as a unit of account in the analysis of RMB internationalization in “invoicing” trade transactions (Yu 2012) or denominating financial assets in global financial markets (Park 2010).

However, it is not obvious that forms of money such as national currencies are themselves “units of account” because the economic concept of a unit of account is believed to originate from the commodity theory of money (Schumpeter 1954; Ingham 2004). Money as money of account has historically developed independently from the evolution of monetary forms such as gold and paper (Ingham 1996; Wray 1998). Money as money of account acts as a means of constructing price lists and debt contracts (Keynes 1930: 3). Therefore, the meaning of money as money of account can be seen as broader than the economic concept of a unit of account in a way that money of account denominates not only forms of money such as currencies and bank credit money but also financial assets such as Treasury Securities and corporate bonds (Ingham 2004).The monetary denomination of financial assets should be categorically recognized as money of account rather than a store of value. The significance of the US dollar as money of account should be reconsidered with respect to the offshore market where various forms of dollar debt are produced.

 

THE INSTITUTIONALIZATION OF THE US DOLLAR

The offshore market has institutionalized the infrastructural role of the US dollar as money of account in financial globalization. The expansion of the Eurodollar market in the post-Bretton Woods era has been based on more transactions between foreign depositors and foreign borrowers outside of the United States than those between US depositors and non-US borrowers (Borio & Disyatat 2011; Shin 2011), except for the period between 2000 and 2007 (He & McCauley 2012). Foreign actors have played an important role in the expansion of offshore transactions across borders. For instance, “only $2.3 trillion out of $8.6 trillion in dollar claims on non-banks outside of the United States were held in the US” in 2013 (McCauley et al. 2015a: 5). The expansion of external dollar claims indicates the embedded practice of using the US dollar as money of account by non-US actors abroad. In the post-2008 financial crisis, a number of scholars have stressed the importance of offshore money creation (Avdijev et al. 2015; Mehrling 2016; Murau 2018).

Foreign actors have actively practiced the US dollar as money of account to issue various forms of debt. Outside of the United States, supranational agencies, such as the World Bank, Asian Development Bank, and the Inter-American Development Bank, have often issued financial debts denominated in the US dollar (Bordo & McCauley 2017: 26). The Asian Development Bank (ADB) has recently issued a large number of global bonds denominated in the US dollar as money of account, which was cleared through the Federal Reserve Banks and listed on the Luxembourg Stock Exchange (ADB 2020). ADB has consistently practiced the US dollar in the global bond market since 1994. The global government bond market expanded from $14 trillion in 1993 to about $19 trillion in 2000. While advanced countries dominated the global market by issuing sovereign bonds denominated in their own money, developing countries in Latin America have increasingly issued sovereign debts denominated in the US dollar (Claessens et al. 2002: 8–10). Since the recent financial crisis, a surge of new sovereign dollar debt issuance in global bond markets has occurred. Many countries across the world – Ghana, Pakistan, Sri Lanka, Zambia, Ethiopia, and Angola – issued sovereign debts in the US dollar between 2014 and 2015 (McCauley 2015b: 34). Emerging economies, such as Turkey and the Philippines in particular, have issued dollar-denominated sovereign debts since 2009 (ibid: 36). From 2017, Chinese state agencies like the finance ministry began to issue dollar-denominated sovereign debts offshore in London (Ding et al. 2019: 358). In 2019, the Korean government issued dollar-denominated sovereign debt of $1.6 billion.

Non-government actors such as corporations and banks in the developing world have also practiced the US dollar to issue offshore bonds. The Asia-Pacific bond market is characterized by a monetary denomination distinction between onshore issuance entirely in domestic money and offshore issuance mostly in foreign money. Firms from Australia, Hong Kong, New Zealand, the Philippines, and Singapore often used the US dollar for issuing offshore bonds between 1994 and 2008 (Black & Munro 2009: 100). In particular, firms in China, India, Brazil, Russia, and South Africa used offshore subsidiaries to issue dollar bonds outside their domestic markets (McCauley 2015b: 36). Chinese state-owned enterprises significantly contributed to the growing offshore corporate bond market in the post-financial crisis from nearly zero in the mid-2000s to $500 billion by 2016. In short, sovereign and private actors in the developing world have actively issued various dollar debts outside their domestic markets.

The process of creating foreign debts (official and private) entails three intertwined monetary dynamics, which empower the US dollar as world money. First, it expands the infrastructural role of the US dollar as money of account practiced in issuing debts. Foreign dollar debts issued outside of the United States are often exchangeable for US domestic dollar debts such as US Treasury Securities and certificates of deposit produced within the United States (Christelow 1966: 228; Mendershon 1980: 182) because they both share the dollar denomination. The production of offshore and onshore dollar debts institutionalizes the infrastructural power of the dollar across borders. Second, financing of dollar-denominated debt contracts requires lenders to provide forms of the US dollar such as US currencies. Similarly, borrowers need to repay debts with US dollars. Thus, the ongoing process of settling dollar debt contracts reinforces lenders and borrowers to seek US dollars. Typically, the payment of offshore dollar loans and dollar bonds are made in US dollars (Mendelsohn 1980; Avdjiev et al. 2015: 15). Consequently, the initial issuance of foreign dollar debts increases the US dollar’s role as world means of payment. The institutional practice of the US dollar has become closely linked to the inherent monetary dynamics of financial globalization (Amato & Fantacci 2012).

The infrastructural role of the US dollar as money of account facilitates cross-border transactions. Within a currency block, the use of a dominant currency reduces transaction costs (Cohen 1998: 72; Helleiner 2005: 7). In contemporary global money and financial markets, the US dollar as money of account has reduced transaction costs. For example, Chinese importers and exporters use the US dollar to denominate the value of goods and services for cross-border transactions. They can subsequently use Chinese currencies to settle cross-border transactions to reduce transaction costs (Yu 2012: 16). Korean corporations and banks have actively used the US dollar to denominate the value of goods and services for cross-border transactions to reduce exchange and currency risks (Eichengreen 2011: 168). The European Union members like France and Germany used the dollar to denominate about 30 percent of exports in 2008 (Fields & Vernengo 2013: 750). Park (2010) argued that the denomination of financial assets rather than trade invoicing requires extensive use of international money. In other words, the role of money as money of account becomes more important in contemporary financial markets. Avdjiev et al. characterized the dominance of the US dollar as “the global unit of account in debt contracts” (2015: 15). The institutionalized practice of the US dollar as money of account across borders allows the US dollar to facilitate cross-border transactions.

Foreign actors, however, become more dependent on US dollars as means of payment as they continue to issue their debts in the US dollar. Ironically, US dollars and US treasuries become more valuable for foreign banks and foreign states during financial crises. Indeed, the foreign recognition of US Treasury Securities as “risk”-free assets can be traced back to the end of the Bretton Woods era in the early 1970s (Garbade 2007; Sarai 2008). The Volcker Shock in the early 1980s pulled an enormous amount of foreign capital into the US Treasury and mortgage debt markets (Greider 1987: 561–563; Krippner 2011: 101; Schwartz 2014: 70). The 1997–98 Asian financial crisis led East Asian countries like South Korea to accumulate US treasuries dramatically to secure domestic financial markets (Duncan 2005: 106; Stiglitz 2010: 161). In the 2008 financial crisis, during which the value of US mortgage bonds fell, financial actors were forced to “bid aggressively for dollars to repay their dollar debts, pushing the dollar’s value in the process” (Avdjiev et al. 2015: 4, emphasis added). The “survival” of those banks and relevant actors that purchased or issued dollar securities becomes largely dependent on their access to Federal Reserve money, which is the most transferable of all dollars. But as will be discussed below, the access to Federal Reserve money depends on how the Federal Reserve accepts financial assets as collateral. Regardless of the narrow discussion of the economic benefits and costs of US currencies, the institutionalization of the US dollar as money of account enforces foreign actors to seek US dollars and US treasuries as safe assets.

 

US MONETARY POWER

Thus, despite the growing volume of international private capital flows, the dynamic process of creating dollar assets/debts and dollars offshore has necessarily extended the US Federal Reserve’s role as a world monetary authority. The new monetary power of the United States is linked to the monetary dynamics of financial globalization. It, therefore, needs to be understood beyond the sphere of geopolitics or inter-state relations popular in the IPE literature. The monetary power of the United States can be characterized in several ways. First, the US Federal Reserve as a world monetary authority has emerged since the early 1980s. Second, the United States does not face liquidity problems originating from the mismatch of banks’ liabilities and assets in terms of money of account. Therefore, it does not face default risk on sovereign debt. Third, the “burden” of running the US dollar as world money is often “shared” with other surplus countries. Finally, the United States plays a vital role in the development of global financial markets.

The US Federal Reserve emerged as a world monetary authority in the early 1980s when the original version of the Triffin Dilemma shifted to its current account version. The Volcker Shock turned the US economy into systemic current account deficits. It was precisely at this moment the unprecedented rise of the US Federal Reserve as a world monetary authority disciplined banks through the US money market and the Eurodollar market (Greider 1987; Kyuteg 2019). Volcker argued that the shift to monetary targeting was ‘the nature of uncertainty it created’ (FOMC 1980: 22). As Kirshner (1995) noted, hegemonic states could disrupt international money and financial markets. The monetary targeting of the US central bank provided little ground for the interest rate calculation of international banks during the Shock. It, therefore, forced banks to pay close attention to their monetary policymaking. The US monetary authority began to expand the provision of collateral and open privileged access to central bank money for any US-based foreign banks and financial institutions (Timberlake 1985; Guttentag & Herring 1993). The process of so-called financial deregulation from the 1980s effectively increased the power of US monetary authority over the valuation of dollar loans and dollar debts across borders. While the US economy fell into deep current account deficits, the United States could sell US debts effectively, meaning that other countries like Japan were forced to accumulate safe dollar assets such as US treasuries (Duncan 2005). US current account deficits known as the Triffin Dilemma have been a sign of the extended role of the US monetary power over global money and financial markets despite the relative decline of the US share in world trade. Similarly, reflecting on the recent financial crisis, an enormous amount of foreign capital flowed into US financial markets seeking safe financial assets such as US treasuries (Prasad 2014; Hager 2017).

Second, the United States can prevent a systemic crisis stemming from individual banks’ liquidity problems. The extraordinary power of the US dollar enables the United States and US domestic actors to issue their debts in the US dollar and draw foreign actors (official and private) into issuing their debts in the same dollar. Individual US banks can face a liquidity problem stemming from the maturity imbalance between assets and liabilities (Eichengreen 1996). Still, the US state does not face the same liquidity problem for two plausible reasons.

Firstly, unlike foreign banks, US banks are not likely to face double mismatches of assets and liabilities (maturity and money denomination). In contrast, East Asian banks faced double mismatches in the 1998 Asian crisis (Eichengreen et al. 2003). European banks faced the same double mismatches in the 2008 financial crisis (McGuire & von Peter 2009). US banks face only the maturity problem of assets and liabilities. Secondly, US banks experiencing the maturity problem are more likely to be supported by the US Federal Reserve. The US monetary authority can prevent the transformation of individual banks’ liquidity problems into a systemic financial crisis. Given this implicit support and no need to borrow abroad or issue debt in foreign money, US banks and financial institutions are exorbitantly privileged. The foreign states are not free of the liquidity problem stemming from the dollar exposure of their banks operating in global money markets. They should be concerned with their banks’ international operations (Advjiev et al. 2015; McCauley et al. 2015c).

Third, the “burden” of running the US dollar as world money has often been “shared” with other major economic powers in inter-state terms. Most economic literature points out that the economic benefits from the international currency status of the US dollar can be offset by its management costs, such as currency appreciation and even macroeconomic inflexibility (Bergsten 2009; Dobbs et al. 2009: 10; McCauley 2015). These economic ideas are based on the Fleming-Mundell thesis in a broad sense. However, the universal economic claim does not apply to the central position of the US in global money and financial markets (Winecoff 2014; Schwartz 2019). The Fleming-Mundell thesis is inadequately equipped to understand the monetary power of the United States.

Rather, the persistent US current account deficits provide the US government a solid justification to blame other surplus countries for manipulating exchange rates. Considering global imbalances as problematic and requiring adjustment toward “international equilibrium,” which is deeply rooted in money’s role as a medium of exchange in a “real” world economy, the US can easily translate that into politics of exchange rates. In 1985, the US forced Japan and Germany to appreciate the external values of their respective currencies – the Japanese yen and the German Deutschmark (Funabashi 1988). Henning (2006) argued that the US government effectively used the exchange-rate weapon to compel surplus countries like Germany and Japan until the creation of the euro and regional monetary corporations. Nonetheless, the exchange rate politicization continues to be “an instrument of economic influence” for the USA (Henning 2006: 138; Kirshner 2006). In 2005, Ben Bernanke, chairman of the Federal Reserve, argued that developing countries with trade surpluses in East Asia created a “global saving glut” that stimulated excessive lending in the United States (Bernanke 2005). Following this line of argument, in 2009, the US Treasury secretary explicitly targeted China’s manipulation of the exchange rate (Dooley et al. 2009: 3). As persistent US current account deficits enable the US government to pressure trade surplus economies, it can be claimed that the financial burden of managing the US dollar has been “shared.”

Finally, the US Federal Reserve’s role goes beyond an international lender of last resort. On governing the 2007–2009 financial crisis, the US monetary authority implemented unprecedented monetary policies while maintaining almost zero rates between 2008 and 2015 (Bernanke 2013; Bowman et al. 2013; Langley 2015). Existent IPE scholarship pays particular attention to the unprecedented extension of dollar swaps between the US Federal Reserve and other foreign monetary authorities (McDowell 2012; Chey 2012; Broz 2015; Helleiner 2016; Sahasrabudhe 2019). The US Federal Reserve’s role is extended to include foreign central banks, which lend dollars to domestic banks.

The international role of the Federal Reserve as lender of last resort does not reveal its active role in the making of global financial markets. The extension of dollar swaps needs to be understood in a context where the Federal Reserve acted as a market maker to prevent the collapse of global money markets originating from securities markets. After the collapse of Bear Stearns and Lehman Brothers, particularly in September 2008, short-term money markets such as the US Treasury repo market and onshore/offshore money markets froze up. Banks and financial institutions faced a “global shortage” of US dollars (McGuire & von Peter 2009). In particular, banks lacking access to the Federal Reserve were squeezed to bid for US dollars and drove LIBOR rates to unprecedented levels (Mehrling 2011: 121). To manage the internal and external liquidity problems, the Federal Reserve accepted a wide range of collateral.

The Federal Reserve created various liquidity programs and extended dollar swaps with foreign central banks. Immediately following the collapse of Bear Stearns in March 2008, the US monetary authority created the Primary Dealer Credit Facility (PDCF), which provided dollar liquidity directly to primary dealers in the US Treasury debt market. The US authority lent Treasury Securities against illiquid financial assets not accepted in the repo market (Mehrling 2011: 120) to help further. After the collapse of Lehman Brothers in September 2008, the Federal Reserve created the Commercial Paper Funding Facility (CPFF), which provided dollars directly to commercial paper issuers such as nonbank financial institutions. In establishing transactions between the Fed and nonbank financial institutions, the Federal Reserve used primary dealers as agents between itself and commercial paper issuers. Specifically, it aimed to restore the price of asset-backed commercial paper by purchasing illiquid asset-backed commercial paper directly from eligible issuers (Adrian et al. 2010: 6). Opening a discount window to commercial paper issuers was further extended to include US corporations and foreign banks that issued dollar-denominated assets (ibid).

More significantly, in March 2009, the Federal Reserve opened the Term Asset-Backed Securities Loan Facility (TALF), designed to provide dollar liquidity to eligible borrowers with highly rated asset-backed securities linked to small businesses and mortgages (Ashcraft 2012: 36). The Federal Reserve charged the securities at a higher rate than LIBOR and then enabled some of the eligible securities to be transacted in the financial market (Mehrling 2011: 134). In reality, the Federal Reserve’s acceptance of them as collateral at a high price merely affected dealers’ behavior, not banks. Therefore, the market price for the trading of securities was re-established. During the financial crisis, the Federal Reserve accumulated “more than $1 trillion of such securities” (ibid: 134). It moved “the wholesale money market onto its own balance sheet stepping in as a dealer of last resort” (ibid: 125).

To manage the external liquidity problem, the Federal Reserve extended dollar swaps with foreign central banks, including four emerging economies, Brazil, Mexico, South Korea, and Singapore. The selectivity of dollar swaps was meant to restore the pattern of financial globalization, which was deeply rooted in creating cross-border dollar debt. Sahasrabudhe noted that the dollar swap was “a systematic logic underlying the Fed’s choices in favor of economies that shared its policy preference for greater financial openness” (2019: 462). The four emerging economies shared a high level of financial openness as “an implicit condition to receive a Fed swap” (ibid: 467). But due to the high level of financial openness, the four emerging countries, in addition to European and Japanese countries, became more vulnerable to the dollar exposure of their banks operating internationally or foreign banks operating in those countries. While European and Japanese banks faced severe dollar funding shortages due to their active purchase of dollar-denominated assets such as mortgage-backed securities since 2000 (McGuire & von Peter 2009), emerging economies like Korea faced the instability of the domestic financial markets because foreign banks operating in Korea actively borrowed dollar-denominated assets abroad prior to the 2008 crisis. For instance, foreign banks in Korea made a large contribution to the cause of Korea’s overall short-term foreign dollar debt (Jeong 2009; Aizenman 2009). The Korean government restored the stability of the Korean won and the Korean financial market only after the announcement of dollar swaps with the United States (Park 2019), which was repeated in March 2020. Many Asian countries without access to Federal Reserve money depleted a considerable amount of foreign exchange reserves (Aizenman 2009).

Contemporary US monetary power is inherently linked to the monetary dynamics of financial globalization well beyond inter-state relations. Certainly, the United States has promoted financial liberalization to serve “US geopolitical interests” (Kirshner 2006: 16). But more importantly, the promotion of financial liberalization has contributed to the monetary capacity of the United States in a systemic way that produces dollar-denominated debts across borders. “Dollar-denominated assets of banks outside of the United States peaked at $10 trillion before the crisis, an amount equal to the total assets of the US commercial banking sector” (Shin 2012). When the US Federal Reserve operated domestic liquidity programs known as the Term Auction Facility (TAF) and the CPFF during the 2008–2009 crisis, foreign banks tapped more than half of these dollar sources through their branches in the United States. Broz (2015: 327) noted that “15 of the 30 largest borrowers at the discount window were branches or agencies of foreign banks.” Consequently, the United States is empowered in a systemic way that maintains US treasuries as “risk”-free assets. The financial crisis has led many countries to accumulate US dollar assets further to protect themselves against financial vulnerability (Aizenman et al. 2011).

 

CONCLUSION

This paper argues that the US dollar’s exorbitant privileges should be reconsidered with respect to the external role of the US dollar as a money of account. It shows that the Triffin Dilemma debate does not pay due attention to the US dollar’s increasing role as money of account in integrating global money and financial markets. The Triffin Dilemma is indeed grounded on the primacy of the US dollar as a safe international currency used in world trade. Therefore, Robert Triffin was misled in his understanding of US deficits as dangerous to the US dollar and the US economy. Others hold different views on US deficits but did not constructively engage in the US dollar’s external role, which produced external dollar claims seen as US deficits. The US dollar’s privilege is not adequately understood in the economic literature primarily due to a lack of conceptual understanding of money as money of account.

This paper developed two subsets of argument to characterize the US dollar’s global role beyond its reserve status. First, the contemporary pattern of financial globalization has institutionalized the infrastructural role of the US dollar as money of account in the offshore market. Foreign states and private actors have actively used the dollar as money of account to issue various forms of debt offshore. These dynamic processes of creating dollar debts make foreign actors dependent on US dollars as means of payment. The second argument is that the inherent monetary process of financial globalization has necessarily extended the US Federal Reserve’s role as a world monetary authority. The US monetary authority has played a major role in the development and growth of global financial markets, underpinned by dollar-denominated debts. Therefore, contemporary US monetary power can be better understood well beyond inter-state relations.

The post-Bretton Woods monetary system is not Bretton Woods II, which primarily focuses on the narrow relationship between surplus East Asian countries and US current account deficits in the sphere of international trade. This relationship is an updated version of the Triffin Dilemma during the Bretton Woods period. The US dollar is narrowly defined as a safe medium of exchange in world trade. As discussed in section 2, it is somewhat problematic to assume that an expanding world trade determines the demand for dollar accumulation. The US dollar reserve role explains the supply and demand of monetary relations without revealing much about the US dollar’s external role as money of account in global money and financial markets. According to the Bretton Woods II thesis, the sustainability of the post-Bretton Woods system depends on countries’ willingness to purchase US official debts. Rather, the dynamic process of dollar debt creation offshore increases the world demand for US Treasury Securities as safe assets in financial globalization. Specifically, the process of dollar debt creation in global finance enforces surplus East Asian countries to accumulate dollar assets to manage exchange rates and domestic financial markets. Thus, Bretton Woods II ignores the significance of the US dollar as money of account in global financial markets.

Contrary to the conventional IR/IPE monetary power, which was as a comparable property within inter-state relations, Susan Strange noted that hegemonic power was better qualified as the financial capacity to provide international liquidity and act as an international lender of last resort than dominance in world trade (1987: 563). Financial power rather than trade dominance is a superior characteristic of a hegemonic state. Fields and Vernengo argued that the US as a monetary hegemon provides “a default risk-free asset to facilitate global accumulation” (2013: 747). To complement Strange’s ideas on US monetary power, the infrastructural power of the US dollar as money of account, shared between US actors and foreign actors, not only enables the United States to greatly influence the valuation of dollar debts in global financial markets but also enforces other states to accumulate dollar assets such as US treasuries. In this way, the United States is a “structurally advantaged hegemon” (Stoke 2018: 141). Therefore, unlike other states and private banks, the United States does not face a dollar liquidity problem and, therefore, no default risk on sovereign debt.

What does US monetary power mean to countries like China holding a large number of US treasuries? China’s holding of US treasuries is often seen as a direct threat to the US dollar’s reserve role if China were to dump them on global markets (Arrighi 2005; Cohen 2008: 462). They underestimate the capacity of the US Federal Reserve to influence the valuation of US dollars and dollar assets/debts. The US monetary authority can directly purchase as many US treasuries as dumped by the Chinese state, which is likely to risk Chinese financial markets. In other words, China’s extensive holdings of US treasuries can be seen as a “dollar trap” (Prasad 2014).

Furthermore, as the case of Korea in 2008 and 2020 demonstrates, the considerable accumulation of dollar reserves does not guarantee the stability of the Korean won and its financial markets. Unlike the sphere of world trade, China’s integration into global money and financial markets does not guarantee the secured process of RMB internationalization. In global money and financial markets, underpinned by the US dollar’s dominance, there is “no level playing field” for banks and financial institutions from the developing world (Park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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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I 워킹페이퍼 NO.13] 중국 회색지대 전략의 향후 전망과 정책적 함의

김태중 (고려대학교, 평화와 민주주의 연구소 선임연구원)

 

1. 서론

1.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급격한 경제성장과 탈냉전 이후 군 현대화 그리고 2010년 전후하여 중국이 보여준 단호한 대외정책은 주변국뿐만 아니라 미국의 우려를 초래하였다. 따라서 이런 상황을 바라보면서 국제정치 학계에서는 세력전이 이론, 안보딜레마, 중국 위협론을 언급하면서, 기존 미국 중심의 질서에 대한 중국의 도전을 예측하기도 하고, 앨리슨의 “투키디데스의 덫”1과 같이 중국의 부상에 대한 지배국 미국의 대응을 예측하면서 미·중 관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탈냉전 이후 미국 중심의 일극 체제에 대해서 불만을 가진 중국과 이란 그리고 러시아는 미국 중심의 질서에 편승하지도, 그렇다고 세력균형 이론의 주장과 같이 노골적으로 미국에 대한 견제정책을 추구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회색지대 전략’2을 통해서 미국과의 권력의 격차를 줄이고, 미국의 신뢰성을 약화하려고 하고 있다.

그중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은 경제적/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미국의 영향력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회색지대 전략’을 추구하였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시기 중국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대중국 정책 역시 관여에서 견제로 변화했다. 그리고 이런 미국의 정책 변화는 향후 중국의 ‘회색지대 전략’의 성패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이다.

게다가 미국의 대중국 견제정책과 중국의 대응은 양국 간 패권전쟁으로도3 발전할 수도 있고, 제한전으로 해소될 수도 있으며, 소련과 같이 중도에 추락할 수도 있지만, 어떤 결과도 그 여파는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연구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2. 기존연구

최근 회색지대 전략에 관한 많은 연구가 수행되었다. 우선 정구연은 “미·중 세력 전이와 미국 해양전략의 변화: 회색지대 갈등을 중심으로”에서4 회색지대 분쟁이 가져온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세력전이 현황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 해양전략의 변화과정을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다. 즉 경제성장을 기반으로 지속되고 있는 중국의 군사력 강화와 미·중 간 안보딜레마로 인해서 다양한 형태의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전면전이라는 임계점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의 회색지대 갈등은 좀 더 빈번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리고 이런 중국에 대한 최근 제시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5 과연 서태평양 지역의 세력전이에 효과적인 대응일 것인가의 여부는 미국의 국방예산과 서태평양 역내 미국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들과의 관계에 달려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정삼만은6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과정에서 사용한 회색지대 전략을 중국이 남중국 해에서 사용하고 있는데, 이런 회색지대 전략의 성격을 분석하면서, 그 전략이 한국에 적용될 수도 있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왜냐하면 흑해의 크림반도에서 노골적인 군사적 침략은 없었지만, 러시아의 땅이 되었고, 남중국해의 여러 섬이나 암초들이 정규 군사작전 없이 사실상의 중국 소유로 기정사실로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군사적 침략을 통해서만이 확보 가능한 전략적 목표들이 전시도 평시도 아닌 어중간한 시기에 적 또는 상대의 수중에 떨어지고 있다. 즉, 전시와 평시 사이의 회색지대(gray zone)에서 소위 ‘회색지대 전략’이라고 부르는 공세적 전략을 통해 이런 목표들이 달성되고 있다는 것이 그의 평가이다.

그리고 그는 만약 중국이 해상 민병을 이용해 회색지대 전략을 구사해서 이어도에 대한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고, 일본이 민간 극우파 등을 이용한 회색지대 전략을 구사해서, 독도에 대한 도발을 감행할 수도 있어서 이런 회색지대 전략의 대상에서 한국도 예외가 아니라고 한다. 따라서 그는 사전 대응 전략을 수립해서 상대의 도발을 단념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음으로 마이클 그린(Michael Green) 등이 쓴 최신 저작은7 지난 10여 년 동안 중국이 미국과 주변 국가들과 해양 분쟁에서 점차 단호한 태도를 보이면서 긴장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책결정자들이 이런 중국의 강압적 행동을 억지하거나, 회색지대 전략을 명확히 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게다가 그들은 자국의 이익을 지키고, 중국을 국제질서에 통합시키고, 현존하는 동맹을 유지하는 등에 있어서 미국의 능력에 의문을 야기하고 있다고 평가하였다. 그래서 그린은 회색지대의 정의, 원인, 특징, 회 색지대 전략의 대응책으로서 억지8 등을 언급하고, 현재에도 진행 중인 사례들을 통해서 미국과 역내 지도자들에게 교훈과 정책적 권고를 제시하고 있다. 다만 이 글은 미국의 관점에서 연구되었기 때문에, 동북·동남아시아 개별 국가들의 입장과 대응 전략에 관한 연구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기존 연구들에서 주제로 삼고 있는 회색지대 전략이 역사상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탈냉전 미국 일극 체제의 제약 속에서 미국의 질서에 불만을 품는 국가들이 사용할 수 있는 대안이기에 최근에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연구들은 회색지대 전략의 정의, 특징, 그리고 상호 간의 대응 전략을 보여주고 있을 뿐, 그 전략의 효과에 관한 연구가 부족하다. 특히 트럼프 이후, 미국의 변화된 중국 인식과 그로 인해서 변화된 대중국 정책에 관한 연구도 미진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리케(Arthur Lykke)의 전략 모델을 통해서 국가들이 서로 주고받는 전략 간의 역동성과 그 전략의 성패를 가늠함으로써 중국의 회색지대 전략의 성취 가능성이 작아질 것을 주장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한국이 실제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를 해보고자 한다.

3. 연구방법

전략이란9 원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용병술이었으나, 현재는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러다가 보니 전략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논란의 여지가 많다. 그래서 미국의 테일러(Maxwell, D. Tayler) 장군은 군사전략에 반드시 포함되어 야 할 내용으로 목표, 수단, 방법을 들고 있다. 그리고 이런 개념은 미 육군 전쟁대학에서 사용되는 리케의 전략 모델에10 잘 나타나 있다. 여기서 리케는 전략을 “국가들이 목적을 추구하면서, 다른 국가들과 협력·경쟁하면서, 개별 국가의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권력의 도구들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이 글의 대전략 연구에서도 목적, 방법 그리고 수단을 포함하는 시각을 사용하고자 한다.

기존 미국의 질서에 불만을 가진 국가들의 대전략은 생존이 우선이지만, 전략적으로 자국의 생존 가능성과 안전을 위해서 다양한 전략을 추구한다. 그래서 이 국가들이 회색지대 전략을 추구하는 이유는 첫째, 현상에 대한 불만을 품고 있기에, 조금이라도 자국에 유리한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서이다. 비록 초강대국 미국에 노골적으로 적대하거나, 견제하기에는 자국의 힘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런데도 상대적 권력의 격차를 줄이고자 하는 것이다.

둘째, 전면전을 추구하지 않는다. 이처럼 변화를 추구하는 상황에서도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임계점 밑에서만 행동하는 것은 상대와 비교해서 군사적으로 열세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회색지대 전략을 추구하는 국가들에 최종적인 목적은 자국의 권력 및 영향력의 확대와 상대국가의 약화이다. 그리고 그때 사용되는 수단은 군사·비군사적 자원이고, 방법은 강압·설득이다. 따라서 회색지대 전략의 성패는 전면전이 발생하지 않으면서도, 이전 시점보다 상대적 권력이 증대되어야 하는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그래서 본 연구에서 중국의 회색지대 전략을 추구하는 사례들에서 중국과 상대 국가인 미국의 이익의 우선순위를 구분하고, 대전략 아래에서 각기 사용 가능한 권력자원과 방법을 비교함으로써 중국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회색지대 전략의 성패를 각기 가늠하면서, 회색지대 전략의 성공을 위한 조건들을 찾아보고자 한다.

첫째, 미국과 중국의 국가이익의 우선순위(핵심 이익, 중요이익)를 구분하고자 한다. 이는 미국과 중국의 관심 정도를 확인할 수 있으며, 전쟁을 불사할지를 결정해주기 때문이다. 보통 약소국이나 개도국과 같은 국가들은 국가이익의 우선순위를 명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강대국은 백서를 통해서 국가의 대전략과 국가이익의 우선순위를 명시하고 있다. 모든 국가들에게 생존과 영토는 가장 핵심적인 이익이지만, 생존의 문제가 시급하지 않은 해양 세력에게는 무역을 통한 경제이익과 이를 위해 필요한 해로와 시장이 핵심 이익이다. 따라서 군사력 사용 여부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의 핵심 이익과 중요이익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미국의 중국에 대한 인식 전환을 연구하고자 한다. 탈냉전 이후 클린턴 정부부터 오바마 정부까지 미국은 신자유주의 국제주의 시각에서, 중국을 세계 경제로 유인하면, 중국 국민의 소득이 높아지고, 정치의식이 발달하면서 민주화될 수 있다고 상정하고, 관여(engagement) 정책을 추구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를 계기로 그런 미국의 기대가 잘못된 것을 인식하고, 정책 전환을 추구하게 되었다는 것을 논해보고자 한다.

셋째, 미국이 서반구에서 지역 패권을 장악한 이래, 제국 독일, 나치독일, 제국 일본, 그리고 소련으로부터 도전받았다. 그리고 이에 대해서 미국이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연구함으로써 향후 미국이 중국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넷째, 탈냉전 이후 미국은 처음으로 도전받았을 뿐 아니라, 국내적으로 가장 안 좋은 상황에 직면해있다는 것이다. 우선 경제적으로 침체해있고, 군사적으로 오바마 정부 방위비 감축으로 군사적 대비가 부족하고, 최근 대선으로 인해서 사회적으로 양극화되어있다. 따라서 압도적인 권력을 가진 시기와 다른 대응책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본 연구를 통해서, 미·중 간 대전략은 양립할 수 없어서, 미국은 이전과 달리 관여를 포기하고, 견제정책을 추구할 것이다. 비록 미국의 경제적 침체, 사회적·정치적 분열로 인해서 적극적인 견제정책은 취하기 어려울 것이지만 기존 동맹 네트워크, 파트너 국가들의 지원을 통해서 견제정책을 추구할 것이다.

반면 중국의 회색지대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대적 권력이 향상되고, 전쟁이 발발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미국의 견제정책으로 전환으로 인해서, 아무리 적은 상대적 권력 에 대해서도 미국은 민감하게 반응해서 상대적 이득을 얻기 힘들 것이고, 전쟁도 감내하려는 미국의 군 태세로 인해서 전쟁 발발의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향후 중국의 회색지대 전략은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을 주장하고자 한다.

 

2. 중국의 대전략과 회색지대 전략

  1. 중국의 대전략

국가이익은 여러 가지 수준(사활적 이익, 매우 중요한 이익, 그리고 중요한 이익)으로 나누어진다. 하지만 사활적 이익과 보다 중요한 이익이 다른 이익들과 다른 것은 국가의 존재와 그 기본이 되는 이익이기에 협상의 여지가 없고, 따라서 전쟁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11 이런 핵심적 국가이익들을 규정하고, 추구하는 것이 국가의 대전략이고, 중국의 경우 <표-1>과 같이 시기별로 다른 방법과 수단을 갖고 있다.

<표-1> 중국의 대전략들12

2004년 이후 국가 부흥 대전략 아래에서, 중국은 미국과 다른 강대국들과의 선린우호 관계 유지할 뿐 아니라, 중국의 주변국들과 개발도상국들과의 유대를 강화하는 재균형 외교전략을 표명하고 있다. 국내적 경제발전과 국제적으로 지속적인 성장과 번영을 추구하는 재균형 정책이다.13

2009년 미·중 전략·경제 회담에서 다이빙궈 외무성 차관은 “중국의 핵심 이익을 첫째, 기본체제와 국가체제 둘째, 국가 주권과 영토적 순수성 셋째,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중국 의 경제와 사회의 발전”이라고 언급하였고, 시진핑은 2014년 중국의 “국가 주권, 안보와 발전이익”이라고 언급하였다.

두 언급에서 공통적인 중국의 핵심 이익은 첫째는 중국의 기본적 정치체제는 중국공산당의 중국 지배이고, 안보는 점증하는 사회불안, 심각한 자연재해, 공공보건 사건을 포함 해서 그들의 지위를 위협하는 잠재적 국내 위협을 말한다. 게다가 중국의 지도자들에게는 자신들의 통제를 위협하는 외세 활동도 포함한다. 두 번째 핵심 이익은 국가적 주권, 영토적 순수성, 그리고 국가 통일성에 대한 것이다. 따라서 대만의 독립, 티베트 독립이 국가 통일과 안보를 위협해서 중국의 핵심 이익에 위협이라고 한다. 세 번째는 중국 경제성장을 지속하게 하는 경제적 천연자원, 시장, 해로, 그리고 국가발전을 유지하기 위한 핵심적인 다른 자원들을 말한다.14

 

2. 회색지대 전략

중국은 인접 지역에서 패권국의 군사력 사용 정당성을 약화하는 전술을 통해 패권국 의 대외적 억지 역량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도(credibility)를 낮추고자, 군사적 공격을 감행하기보다는 회색지대 전술(grey-zone tactics)을 통해 미·중 간의 세력균형을 자국에 유리하게 변화시키고자 한다.15 그리고 회색지대 갈등의 가장 중요한 특징인 전략적 점진주의 (strategic gradualism)는 세 개의 요소(살라미 전술(salami-slicing)과 기정사실화 전술(fait accompli), 대리전(proxy warfare))를 포함하며, 이를 통해 단기간에 승리를 거두기보다는 장기간의 작전 수행을 통해 승리를 거두고자 한다.16

남중국해에서 이 전략을 통해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남중국해의 ‘내해화’이다. 따라서 2000년대 들어서면서 중국은 세 가지 요건들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첫째 가능한 전면전을 피하는 것이다. 물리적인 충돌을 일으킬 수는 있지만, 기존의 유리한 상황을 이용해 평시는 아니지만, 전쟁이라고도 볼 수 없는 모호한 상황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요건은 2009년 미국의 군함 임페커블(Impeccable)와의 충돌, 2012년 필리핀과의 스카버러 암초 대치 상황 그리고 2014년 베트남과의 석유 시추 강행으로 인한 충돌이 발생했을 때 중국의 주된 전략으로 사용되었다.

둘째, 지역 내 가장 전략적인 요충지를 통제하는 것이다. 만약 먼저 확보하지 못 할 때도 가능한 이러한 위치를 상대방이 인지하지 못하는 방법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이 요건은 2012년 중국이 현재 점유한 난사군도와 스카버러 암초 중 7개를 차지했을 때 가장 분명히 드러났다.

셋째, 선점한 위치를 강력한 통제 및 지배가 이뤄지는 장소인 동시에 견고한 군수 허브 그리고 세력을 과시하는 효과적인 기반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 남중국해에서 중국은 해상민병대를 동원하여 중국의 우위와 지배권을 수립하려는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17

동중국해에서는 주로 일본과의 영토분쟁이 중국 회색지대 노력의 중요 핵심이다. 중 국은 일본의 남서 열도 특히 센카쿠·조어도에서 바다와 하늘에서 회색지대 도전을 하였다. 2012년 9월 일본이 센카쿠를 국유화하면서, 중국은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도서들에서 현상을 변경하고자 군사, 준 군사, 외교적·정치적 행위를 채택해왔다.18

당시 대부분의 일본 관료들은 가까운 미래에 중국이 힘으로 그 섬을 장악하려는 행동이 초래할 정치적·군사적 비용을 중국이 우려할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그래서 일본은 현상 유지를 위해서 해경과 해상자위대와 강한 미·일동맹을 강조하였다.

비록 센카쿠 열도에 대한 중·일간의 마찰은 1971년 이래 지속되어왔지만, 2010년까지 그 문제는 주목받지 않았다. 하지만 2010년 9월 중국의 어선이 의도적으로 일본 해안 경비대 함정과 부딪쳤고, 그 대응으로 일본 해안 경비대는 함장을 체포·감금하였다. 이에 중 국은 경제·외교적으로 보복을 하였다. 더욱이 중국 국영 배들이 센카쿠 인근을 침범하였다. 게다가 2012년 9월 도쿄가 섬을 구매하면서 관계는 더욱 악화하였다. 이 행동으로 도서 주변 해역·공역에서 중국의 활동이 급격히 증가하였다.19

이때 중국의 회색지대 도전들은 중국 해안 경비정과 군함의 배치에 한정되지 않고, 중국 어부들과 해상민병대들이 중국의 관할권을 침범하였다. 2016년 8월 약 나흘 동안 200~300척의 중국 어선들이 센카쿠 주변 해역에 몰려왔다. 28척의 해양 경비정이 일본의 영해에 들어왔고, 52척이 주변 지역에 들어왔다. 그리고 중국의 항공기도 동중국해에서 정기적인 순찰로 일본의 하늘에 도전하기 시작하였다.20

 

III. 미국의 대전략과 트럼프의 정책 전환

  1. 미국의 국가이익

대전략(Grand Strategy)은 국가가 지향해야 할 목표와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들을 어떻게 가장 좋은 방법으로 사용할 것인가를 포함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전략은 외교정책과 마찬가지로 한 국가가 외교 문제를 수립하는 데 있어 중요한 선택의 문제를 다루지만, 대전략은 국가의 목표를 현실화시키기 위해서 정치·군사·경제·이념적 수단 등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다룬다는 점에서 다르다.21

<표-2> 미국의 국가이익의 순위22

대전략을 구상하는데 가장 근본적인 과제는 그 나라의 국가이익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단 국가이익을 명확히 해야 한다. 그래야 그 국가이익을 달성하기 위한 외교전략 과 군사전략 그리고 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원의 형태와 양에 대한 기본방향이 제시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고 의사결정자의 시간 및 관심, 자원의 제한으로 국내 다양한 이익 간의 상충과 이를 다루기 위해서도 이익의 우선순위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미국은 일반적으로 <표-2>와 같이 하나의 사활적 이익과 2개의 매우 중요한 이익 그리고 3개의 중요한 이익을 제시한다.

첫 번째 기준에 따르면 사활적 이익(vital interest)은 이루지 못할 경우, 그로 인해 엄청난 비용과 대가가 수반되는 필수적 이익이다. 그래서 물리적 안정과 정치적 주권 보장을 의미하는 국가안보는 국가의 사활적 이익을 의미한다.23

두 번째 매우 중요한 이익은 이루어질 경우, 국가에 막대한 이익을 주지만, 그렇지 못 하면 파국적이지는 않을지라도 막대한 비용이 수반된다. 대표적으로 유라시아 세력 간 대규모 전쟁 발생할 때는 미국에 심대한 경제적 손실을 가져다줄 것이다. 다음으로 페르시아만 원유에 대한 접근이 불가하거나, 부당하게 유가가 치솟게 되면 미국의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므로, 이 지역 원유의 안정적 확보는 매우 중요한 이익이라는 가치를 지니게 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국 내 셰일가스 생산으로 인해서 중동에 대한 중요성이 약화하고 있다.

세 번째 중요한 이익이라는 것은 국가의 경제적 복지를 증진하는 것이고, 때에 따라서는 안전까지도 포함한다. 이는 일반적으로는 경제적 이익에 더욱 적합하도록 국제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이바지한다. 그러나 중요한 이익의 잠재적 가치나 상실은 그다지 막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예를 들면 국제 개방경제는 미국의 번영을 증진하는 반면, 만약 국제 경제가 심각한 정도로 폐쇄적 길을 걷지 않는다면 이러한 폐쇄는 미국의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미국의 소비는 해외가 아닌 국내 생산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민주주의 확산은 국제사회를 더욱 평화롭게 만들 것임은 분명하나 제3세계에서의 민주주의와 인권 보호의 실패는 미국의 안전이나 번영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후변화는 미국에 비용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특히 최근 기상이변으로 인해서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24

미국은 전 세계에 대해서 계속해서 영향력을 유지하고자 하고, 그래서 점증하는 경제적·외교적 그리고 인도주의적 이익과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후반까지, 유럽이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생산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미국의 전략이 유럽 중심이었듯이, 이번 세기에는 세계적 권력과 부의 배분이 아시아에 집중해 있어서 미국의 전략도 아시아의 부상이라는 현실을 반영하여 아시아에 집중할 것이다. 따라서 그 중심지역을 다른 국가가 지배하지 못 하게 할 것이다.25

 

2. 미국의 대중국 인식전환

소련의 쇠퇴와 냉전이 종식하면서, 미국 부시 대통령(George H. W. Bush)은 자유주 의 가치들과 민주주의 통치 그리고 자유시장에 기반한 것을 “신세계”라고 하였다. 이후 1996년 클린턴 대통령은 NSS에서 정치적 안정, 평화로운 갈등 해결, 그리고 세계 인류를 위한 위험과 희망에 대한 예측을 증진할 관여(engagement)와 민주적 확대(enlargement) 정책을 분명히 하였다. 그로 인해 세계는 중국 시장과 싼 제품에 접근할 수 있고, 수억의 중국 국민은 경제적으로 번영할 기회를 받아, 중국의 민주화를 증진할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래서 이런 자유주의 국제주의(liberal internationalism) 시각 하에 2001년 중국이 WTO 가입하도록 결정하였다.26

이런 자유주의 국제주의는 세계적으로 상호의존과 다자주의를 증진하게 시켰지만, 이 모든 것은 미국의 군사적 우위에 기반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그런 미국의 군사적 우위는 모든 영역에서 도전받고 있다. 특히 중국이 미국의 능력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권력 투사 할 미국의 능력을 약화하기 위한 이른바 반접근/접근거부(A2/AD)체제를 개발해왔다.27

왜냐하면 중국공산당은 서방에 통합되거나 서방의 규칙대로 행동할 의도가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시장을 개방하기보다는 통제하기로 하였고, 인위적으로 환율을 낮추고, 국영 기업에 부당한 지원을 하고, 타국 기업에 규제 장벽을 세웠다.28 중국이 절대로 민주화되지 않고, 미국 주도 국제질서를 대신하고자 한다는 것을 미국이 인식하면서 이런 기대가 환상 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은 노골적으로 암초들을 군사기지화하고 영유권 갈등을 겪을 뿐 아니라, 해양 세력인 미국에게 중요한 해로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을 방해하였다. 중국의 미국에 대한 도전은 오바마 정부에서부터 있었으나, 눈에 띄지는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에서부터 미국은 대중국 인식을 전환하면서, 중국과의 강대국 경쟁을 인정하였다.29

트럼프는 중국이 미국의 가치와 이익에 점차 적대적으로 대응한다고 보고, 온건한 세계화와 평화로운 자유주의 국제주의 시각이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하여, 전통적 방식으로 상호주의 원칙을 적용해왔다. 무역과 통상에서 이런 상호주의를 통해서 중국이 미국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시장 개방을 할 의도가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기술 탈취와 지적재산권 에 대한 중국의 부당한 관행에 대해 경고를 하게 되었다.30

몇 년 전까지도 미국 관료들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대우를 잘 받고 있어서, 미·중 간 갈등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시장 왜곡 관행과 미국 회사와 노동자들에 불공정한 관행을 제재하기 위해서 관세를 부과하려는 트럼프 정책을 지지 하고 있다.

외교영역에서도 미국 권력에 가장 위협을 받는 지역이 유럽과 아시아이며, 따라서 미국 외교정책의 핵심 목적은 이 지역들에서 지역 세력균형이 미국에 유리하도록 유지하는 것으로 전환하였다. 따라서 2가지 조처했는데, 첫째, 트럼프 정부는 강력한 경쟁자에 대해서 연합의 도움으로 견제(external balancing)하려고 노력하였다. 둘째, 최근까지 무시했던 하지만 중국이 기반을 가진 여러 지역에서 관여와 원조를 통해서 경제적·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31

게다가 트럼프는 미국 국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미국 군사력의 쇠퇴를 되돌리기 위해서 2017년 이래 거의 20% 방위비 증가를 해왔다.32 그리고 NSS(National Security Strategy, 2017), NDS(National Defense Strategy, 2018) 그리고 이후 다른 전략들에서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경쟁적이라고 분명히 하고, 경쟁국에 대한 우위를 유지하려고 하였다. 따라서 매티스(James Attis) 장관과 맥마스터(Herbert Raymond McMaster) 국가 안보 보좌관은 강대국 경쟁이 미국 국가안보의 주요 관심사라고 하였다.33

 

IV. 미국의 대중국 정책

  1. 미국에 도전했던 국가들

19세기 미국이 서반구에서 지역 패권을 수립한 이후, 미국의 대전략이 추구하는 국가 이익과 양립 불가능했던 국가들이 있다. <그림-1>과 같이 제국 독일, 나치 독일, 제국 일본, 소련이 있다. 보통 미국의 GDP의 40% 정도에서 대결하였는데, 우선 제국 독일 (1890-1914)과 나치 독일(1933-1941)은 유럽 지배를 추구하였고, 제국 일본(1937-1941) 은 아시아에서 대동아공영권을 추구하면서, 다른 지역에서 패권을 방지하고자 하는 미국의 국가이익과 양립 불가능했다.34

제국 독일, 나치 독일은 유럽의 지배를 추구하였기 때문에, 미국의 국가이익과 양립할 수 없었다. 비록 영국을 포함한 유럽국가들이 견제하고자 했지만, 세력균형을 이루지 못 했다. 따라서 미국이 역외 균형자(offshore balancer)로 참전하여, 독일의 유럽 지배를 방지하였다.

<그림-1> 미국의 패권국 유지와 투키디데스 함정

반면, 제국주의 일본은 아·태 지역에서 대동아공영권을 추구하면서, 당시 미국이 추구 하던 문호개방(open door)정책과 대립하게 되었다. 다른 강대국들은 유럽전쟁에 정신이 없었고, 중국을 포함한 지역 국가들은 일본을 견제할 힘이 없었다. 따라서 미국이 제국 일본 이 아시아지역을 세력권으로 수립하고자 하는 것을 견제하게 된 것이다. 당시 미국은 많은 자원과 산업기반을 갖고 전쟁을 할 수 있었지만, 일본의 심각한 천연자원의 해외 의존은 전쟁 수행에 큰 약점이었다.35 따라서 미국은 경제제재를 통해서 압박하였지만, 일본은 이에 굴하지 않고 선제공격으로 태평양전쟁을 하였다.

소련은 전통적인 대륙 세력으로 방대한 영토와 인구를 가지고, 전 세계를 공산화하려는 팽창주의 정책을 추구하였다. 이에 대해서 케넌(George F. Kennan)은 소련(러시아)은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와 러시아 역사와 전통의 결합으로 팽창주의를 추구한다고 평가하였다. 반면 미국의 국가이익은 전 세계로 팽창하려는 이런 소련의 정책과 양립 불가능했기 때문에 견제정책을 추구하였다. 따라서 냉전기 미국은 동맹국들과 함께 전 세계적 소련의 팽창을 견제하였다.36

최근 중국은 대만 문제에 대해서 미국이 개입하는 것에 대해서 중국의 내정 문제이고, 중요한 국가이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이미 미국의 매우 중요한 이익들인 아·태지역에서 패권을 추구하고 있고, 해양 세력에게 중요한 해로(Slocs)에 자유로운 접근을 저해하고 있을 뿐 아니라, 달러라는 기축통화를 대체하고자 하는 등 미국의 국가이익 을 침해하고 있다. 따라서 미·중 관계는 아직 사활적 이익인 국가 생존의 문제를 건드리고 있지는 않지만, 매우 중요한 이익들을 서로 침해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미국은 전쟁을 도외시하지 않는 견제정책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2. 미국의 상황과 대응

미국 국방부가 2018년 발표한 NDS(National Defense Strategy)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은 테러리즘이 아니라 강대국 경쟁이 국방부의 우선순위라고 언급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경쟁자였던 소련과 달리, 중국은 경제적 성장을 기반으로 강대국으로 부상하였고, 경제적 상호의존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연계되어있기 때문에, 봉쇄정책을 통해서 소련을 견제했던 것과 달리, 간단히 경제적 단절을 감행하기 어려워서,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군사력이 분산된 미국과 달리, 중국은 자국을 중심으로 군사력이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미국뿐 아닌 동맹국들의 군사력도 요구되고 있어서 이전과 달리 미국은 동맹 네트워크를 통해서 아·태 지역 세력균형을 미국에 우호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37

미국의 민주·공화 지도자들은 부상한 중국과 수정주의 러시아를 주요 경쟁자로 하는 강대국 경쟁의 시기로 들어갔다는 것을 동의한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미국의 부채의 규모는 GDP를 넘고, 아프간·이라크 전쟁과 2008년 재정위기, 그리고 코로나로 인한 셧다운으로 국력의 한계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게다가 트럼프와 바이든의 대통령 선거를 거치면서 심화된 미국 국내 사회 양극화와 코로나로 인한 실업으로 인한 내부 불만은 대외정책에 집중하기 힘들게 하고 있다.38

따라서 바이든 정부는 미국과 세계질서를 위해 다루어야 할 핵심 이슈(COVID-19, 중국에 집중한 대외정책, 국제무역)를 가지고 있는데, 우선 미국 국내 정치를 안정화하기 위 해서, 바이든 정부는 코비드를 극복하고, 경제를 부흥시키고, 분열된 사회통합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다.39

베트남 전쟁, 시민권, 베이비 붐 세대로 인한 변화로 국내적으로 분열되었던 1968년 미국에는 국내문제와 힘을 구축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닉슨(Richard Nixon)의 대응은 방어적 현실주의(Defensive Realist) 전략이었다. 소련과 중국의 부상하는 긴장을 인식하면 서 닉슨은 중국에 접근하면서, 소련과는 데당트를 추구하면서 강대국 경쟁을 관리하였다.40  따라서 유라시아 두 주요 국가들이 협력하게 하지 못하도록 과거 닉슨이 중국에 갔듯이 바이든도 러시아와 협력하면서 강대국 경쟁을 관리하면서 국내문제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41

단기적으로 국내경제를 부흥하기 위해서도 이른 시일 안에 코비드를 극복해야 할 것 이다. 그러는 동시에 경제부흥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특히 중국이 아·태 지역에서 영향력을 증가시킨 방법이 무역이기 때문에, 미국도 중국과 경쟁하고, 아시아 국가들과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서 무역을 증진하는 한편, 중국과의 제한적인 디커플링을 시도할 것이다.42

중장기적으로 중국의 국력을 약화하기 위해서는, 완전한 단절은 아니더라도 제한적인 무역규제를 통해서 경제성장에 제한을 가하려고 할 것이고, 첨단기술(반도체, 5G, AI 등)의 기술 탈취에 대해서는 서방 선진국들과의 협력(Clean Network program)을 통해서 방지하고자 할 것이다.43

안보 측면에서 미국은 중국의 반접근/접근거부(A2/AD) 능력 구축으로 인해 서태평양에 작전상 미국의 권력 투사에 위험하거나, 비용이 많이 드는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따라서 서태평양에서 안정적인 군사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 해·공군에 의해서 작전지역을 지배 하려는 공해전투(Air-Sea Battle) 개념을 제시하였다.44 하지만 그런 개념을 작전으로 수행 하기에 적합한 대비가 되어있지 않다.

바이든의 국방부 장관으로 거론되었던 미셸 플러노이(Michèle Flournoy)는 중국이 미국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군비 강화를 주장하고, 최근 포린 어페어즈에서 72 시간 이내에 중국해에서 중국의 군함과 잠수함 그리고 상선들 모두를 침몰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까지 주장하였다.45 이는 미국이 매우 중요한 이익이 도전받는 상황, 즉 전쟁을 회피 하지 않는 상황에서 아·태 지역에서 전쟁할 수밖에 없다면, 해전이라는 제한전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기존의 해·공군의 플랫폼들은 중국의 A2/AD 능력으로 인해서 작전술에 제한적이다. 따라서 작전 수행에 적합한 플랫폼들 (고스트 함대, 작전반경이 큰 전투기 등)의 준비에 큰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렇게 미국에는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 속에서 그나마 다행인 것은, 중국이 2019년 코비드 기원과 초기 미흡한 조치뿐 아니라, 중국의 홍콩, 신장에서의 행동에 대한 반응으로 <표-3>과 같이 중국에 대한 세계여론이 급락한 것이다.46 게다가 중국과 달리, 냉전기 구축한 동맹 네트워크가 있으며, 많은 파트너 국가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표-3> 중국에 대한 증가하는 부정적인 평가47

 

V. 결론

경제성장과 이에 기반한 군사력 강화를 통해 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에 대해서 불만을 품고 있었다. 그래서 전통적인 대륙 세력인 중국은 인근지역에서는 회색지대 전략으로 영유권 확대를 추구하고, 그보다 먼 지역에는 일대일로를 통해서 영향권을 확보하여 미국과의 상대적 권력을 줄이고자 하였다.

이는 미국이 탈냉전 이후 자유주의적 국제주의 시각으로 중국을 세계 경제로 유인하여, 세계는 중국의 값싼 제품을 사용하고, 수억의 중국 국민이 경제적으로 번영하게 되면, 중국도 민주화될 것이라고 가정하여, 관여 정책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2010년 전후 중국의 회색지대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중국의 강압 외교, 주변국들과의 영토·영유권 분쟁, 탐욕적인 시장침탈, 첨단기술과 저작권에 대한 침해 등은 여러 나라로부터 반발을 초래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과 다른 시각으로 중국에 대응하면서, 공화당뿐 아니라 민주당 의원들도 중국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제 미국은 자유주의적 국제주의 시각에서 벗어나, 중국이 세계 경제에 포함되지도, 민주화되지도 않을 것이며, 오히려 더 중앙집권화되고, 권위주의화를 추구할 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패권을 추구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이처럼 과거 미국에 도전했던 국가들은 각 지역에서 패권을 추구하고자 하였고, 그것은 미국이 추구하는 국가이익과 상충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미국은 견제정책으로 대응하였고, 대부분 전쟁으로 귀결되었다.

하지만 현재 미국은 경제침체, 사회적 분열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서 적극적으로 중국 에 대한 견제를 추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바이든 정부가 닉슨의 방어적 현실주의 전략을 사용한다면, 외교적으로 중·러간의 관계를 소원하게 하면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그리고 단기적으로 국내적 경기 부양에 집중하고, 중국과의 제한적 디커플링을 추구할 것이다. 장기적으로 첨단기술 탈취 방지를 위한 조직을 구축하고자 할 것이 다. 그리고 군사적으로는 중국의 A2/AD 전략을 극복할 플랫폼과 전략을 개발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게다가 현재 미국이 국력이 약화되어 있고, 냉전 이후 처음으로 강력한 상대를 직면 하였지만, 중국과 달리 전세계적인 동맹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으며, 중국의 코로나에 대한 대처 미흡을 포함해서, 홍콩과 신장에서의 탄압 활동으로 인해서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의 증가는 미국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중국의 회색지대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쟁이 발발하지 않으면서, 상대적 권력을 얻어야 한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대전략이 양립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은 이전 관여정책을 포기하고, 견제정책으로 전환하였다. 따라서 미국은 중국에 대한 조금의 상대적 권력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기 때문에, 이전과 같이 중국은 상대적 권력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중국이 상대적 권력을 얻는 과정에 미국의 중요한 국가이익을 침해하기 때문에, 이제 미국은 군사력 사용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향후 중국의 회색지대 전략은 이전과 같은 성공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 아직 미완의 초고이니 인용 자제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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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위의 책, p. 37.
  14. 위의 책, pp.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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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Antulio J. Echevarria, “Operating in the Gray Zone: An Alternative Paradigm for US Military Strategy”, (Army War College-Strategic Studies Institute Carlisle  United  States, 2016); Mazarr, 앞의 책,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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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위의 책, pp. 93-94.
  20. 위의 책, pp. 94-96.
  21. Art, 앞의 책, pp. 1-2.
  22. 위의 책, p. 46.
  23. 위의 책, p. 45.
  24. 위의 책, pp. 45-47.
  25. Richard Ellings, Aaron L. Friedberg, Power and Purpose (Seattle; Washington, D.C.: The National Bureau of Asian Research, 2001), p.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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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 위의 책, pp. 38-40.
  28. 위의 책, p. 36.
  29. Elbridge A. Colby, A. Wess Mitchell, “The Age of Great-Power Competition: How the Trump Administration Refashioned American Strategy,” Foreign Affairs, Vol. 99,   1, (2020), p. 118.
  30. Schadlow, 앞의 글, 41.
  31. Colby, Mitchell, 앞의 글, 122-124.
  32. Schadlow, 앞의 글, 42.
  33. Colby, Mitchell, 앞의 글, 121.
  34. John J. Mearsheimer, The Tragedy of Great Power Politics (New York: W.W. Norton, 2001), p. 212; Jacob Heilbrunn,”What Is the Purpose of American Foreign Policy?,” The National Interest, (December 2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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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 Mearsheimer, 앞의 책,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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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9. Yoichi Funabashi,”Three Challenges  Biden  Must  Confront,”  The  National  Interest, (December 22, 2020).
  40. George Beebe,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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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I 워킹페이퍼 NO.12] 정의의 관점에서 본 전쟁과 평화: 롤즈의 정의로운 전쟁과 시민성의 의무

인지훈 (고려대학교, 평화와 민주주의 연구소 연구원)

 

* 이 페이퍼는 지암워크숍 #5에서 발표되었습니다.

 

1. 서론

정의로운 전쟁에 대한 롤즈의 발상은 A Theory of Justice (1971; TJ)에서부터, “The Law of Peoples(1993)”, “Fifty Years after Hiroshima(1995)”를 거쳐, Law of Peoples (1999;LP)에 이르기까지 서서히 발전되었다. 비록 단계마다 중요한 차이를 보이지만 정의로운 전쟁에 대한 원칙이 국제정의의 필수적인 부분이라는 생각은 일관된 형태로 지속된다. 더 나아가 롤즈에게 국제정의는 정의론의 전체적 구조의 한 축으로 기능한다. 즉, 롤즈의 정의론은 적용 범위에 따라 사회제도들과 연합체에 적용되는 ‘특정 영역의(local) 정의’, ‘사회 기본구조(basic structure)의 정의’, ‘지구적(global) 정의’로 나뉜다.¹ 서로 다른 영역에는 각기 다른 고유한 원칙들이 적용될 수 있지만 이들이 상호 분리된 체 독립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가족, 직장, 학교, 교회와 같은 작은 규모의 결사체들(associations)의 일원인 동시에 특정한 경계를 지닌 사회의 ‘자유롭고 평등’하다고 간주되는 구성원이고, 그러한 사회의 대외적 표현인 ‘만민(people)’²에 속해 있다. 이 세 영역은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좋음’에 대한 근거를 제공하기도, 그 한계를 부여하기도 한다.³ 한 마디로, 세 영역은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국제질서의 안정성과 국가 간 전쟁의 도덕적 특징에 대한 롤즈의 견해를 해석하는 일은 국제정의, 더 나아가 그의 사상체계 전반에 대한 고려 속에서 진행될 필요가 있다.

본 논문은 위와 같은 점에 특히 유의하면서 다음을 주장하고자 한다. 첫째, 정의로운 전쟁에 대한 롤즈의 견해는 TJ, PL의 내부로부터(within) 연속성을 지닌 체 발전된 것이다. 둘째, 롤즈는 정의로운 전쟁에 대한 이론적 전통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계승하고 있다. 셋째, 정의로운 전쟁 이론4의 세 가지 구성요소 – jus ad bellum, jus in bello, jus post bellum – 는 롤즈의 사상체계 내에서 충분히 개념적으로 구분되지만, 전쟁의 목적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상호 불가분의 관계를 지닌다. 이와 같은 의도 속에서 우선 정전론의 지적 전통을 간략하게 살펴보고, jus ad bellum, jus in bello, jus post bellum의 이론적 구조에 따라 롤즈의 만민법을 분석하도록 한다.

 

2. 정전론의 지적 전통

정의로운 전쟁에 대한 롤즈의 초기 발상은 사회 정의의 일부로서, 양심적 병역거부의 조건을 논하는 과정에서 처음 등장한다(TJ §58). 롤즈에 따르면, 전쟁의 이유가 정의롭지 못하거나 전쟁 중에 도덕 법칙이 반복적으로 위반될 때 시민들은 전쟁 참여를 거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참여를 거부해야 하는 의무를 지니게 된다(TJ 334-335). 여기서 확인되는 사실은, 롤즈가 ‘전쟁 개시를 위한 정당한 이유(jus ad bellum)’와 ‘전쟁 중 준수되어야 하는 법칙(jus in bello)’5의 두 기둥에 의해 뒷받침되는 오래된 정전론의 전통을 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이러한 사상사적 전통을 간단히 개괄하도록 한다.

역사적으로 정치철학에서 ‘전쟁의 도덕성(morality of war)’에 대한 발상은, 한편으로는 전쟁의 문제에서 도덕의 여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정치적 현실주의와, 다른 한편으로는 전쟁의 본질적인 악을 허용하는 도덕론이란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평화주의 사이의 비좁은 길을 걸어왔다. 국제관계에 대한 전자의 관점은 투키디데스의 멜로스 대화를 통해 인상적으로 제시되어 오랜 기간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정의에 대한 그럴싸한 말 보다는 … 실현가능하고 필연적(feasible and necessary) 것에 대해 이야기 하자. 인간의 영역에서 정의에 대한 판단이란 이를 강제할 정도의 동등한 힘을 가진 이들 사이에서만 의미가 있다. 강자가 권력에 의해 용인되는 것을 실행하고 약자가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다 (Thucydides vol. 5, para. 89).”6 이와 대조적으로 후자는 초기기독교의 강한 평화주의에 의해 대변되었다. 고대 로마의 초기 기독교는 산상수훈에서 제시된 예수의 평화 메시지7를 충실하게 따랐다. 이 시기 신학자들은 신앙인이 칼을 드는 순간 교회로부터 거부당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이러한 관점은 이후 퀘이커교를 비롯한 기독교 개별 교파들을 통해 현대까지도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김병곤 2019, 27).8

지금과 같은 정전론의 체계는 역설적이게도 고대로마가 기독교를 국교화한 뒤부터 본격적으로 발전하였다 특히 중세 . 기독교 세계는 전쟁의 불가피성을 기존의 교리에 포함시켜 전쟁법(jus ad bellum)과 전시법(jus in bello)을 두 축으로 ‘기독교적 정전론(Christian Just War Theory)’을 전개시켰다. 대표적으로 아우구스티누스는 ‘적대적인 상대의 악행(wrongdoing)으로 말미암아 현자는 어쩔 수 없이 전쟁을 수행할 수밖에 없다(1887, Bk 19, ch. 7)’고 주장함으로써 기독교인들이 전쟁에 참여하는데서 오는 종교적 딜레마를 해소하고자 했다. 전쟁은 여전히 유감스러운 악에 해당하지만, 때로는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이 되었다(Moellendorf 2014,
379). 전쟁에 대한 기독교적 정당화는 이후 아퀴나스에 의해 좀 더 정교하게 발전하게 된다. 그에 따르면, 정당한 전쟁은 세 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만 한다. 첫째, 전쟁은 최고의 정치적 권위(sovereign political authority)에 의해 수행되어야만 한다. 개인의 사사로운 복수심이나 욕심에 의한 전쟁은 정당화될 수 없다. 둘째, 전쟁은 정당한 이유(just cause)가 존재할 때에만 허용된다. 아우구스티누스와 마찬가지로 이때의 이유는 상대방이 저지른 악행과 관련된다. 셋째, 전쟁의 의도는 올바른 것이어야만 한다. 즉, 전쟁은 선을 증진시키거나 적어도 악을 피하고자 하는 목적을 지녀야 한다(Thomas Aquinas 1920, [1265-1274]).

이후 Grotius와 Pufendorf와 같은 저술가들은 근대적 자연법에 기초하여 전쟁의 정당한 이유와 수단을 논함으로써 정전론에 대한 논의는 세속적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Grotius에 따르면, 정당한 전쟁은 정당한 원인과 더불어 비례성(proportionality), 성공 가능성, 공적인 전쟁선포, 합법적 권위, 최후의 수단(last resort)의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한다. 그러나 곧 이은 근대 국가의 등장과 주권(sovereignty)에 대한 법적 승인으로 말미암아 정전론은 잠시 무대 뒤로 밀려나게 된다.

Walzer(2004)에 의하면 이 모든 상황은 미국이 베트남전과 이라크전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 극적으로 변하게 된다. 정전론은 한편으로 부당한 전쟁에 대한 비판적 기능과, 다른 한편으로 정당한 전쟁에 대한 옹호라는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하면서 학계 뿐만 아니라 정치가들과 군인들의 주된 언어가 되었다. 그리하여 현대 윤리학과 법학의 영역에서 정전론은 ‘정당한 명분’, ‘최후의 수단’, ‘합법적(legitimate) 권위’, ‘비례성’, ‘올바른 의도’, ‘성공 가능성’, ‘전쟁목적의 제한’ 등의 다양한 세부적 기준들을 둘러싼 폭넓은 논쟁으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이종원 2008).

정리하자면, 정의로운 전쟁에 대한 여러 이론적 입장들은 일부 전쟁에 대한 도덕적 정당화를 시도하는 동시에 전쟁의 목적과 수단을 제한하려는 이중의 목적을 지닌다는 공통점을 보여준다(Ramsey 1961). 이에 대해 Walzer(2004)는 다음과 같이 인상적으로 서술한다.

정전론은 옹호와 비판을 동시에 견지할 것을 요구한다. … [정의로운 전쟁이라는 표현의] 형용사와 명사 사이에는 심원하고도 영구적인 긴장이 존재한다. … 정전론은 어느 특정한 전쟁에 대한 변론이 아니며, 동시에 전쟁 그 자체를 부인하는 주장도 아니다. 이는 계속적인 사찰과 내재적인 비판을 가능케 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22).

롤즈는 이상과 같은 정전론의 지적전통을 정확하게 계승하고 있다. 다만 그의 독창성은 전쟁의 도덕성에 대한 그의 설명이 정의론의 전체적인 구조와 긴밀하게 연결된다는 점이다.

 

3. 원초적 입장과 만민법

롤즈는 국내 사회에서 ‘정의의 두 원칙’을 도출할 때 사용했던 원초적 입장(original position)을 국경 밖의 사회에 확장시킨다. 이제 고립된(closed) 사회를 전제했던 TJ에서와는 달리 각각의 사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상호 영향을 주고 받는다. 부족한 자원에 대한 상이한 요구들은 때로는 심각한 갈등으로, 심지어 전쟁으로 이어지기도 할 것이다. 롤즈의 정의로운 전쟁에 대한 기준은 원초적 입장을 한번 더 사용하는 방식으로 도출된다. 내부적으로 각자 (합당한 정도로) 정의로운 사회 기본구조를 지닌 만민들의 대표들은 무지의 장막(the veil of ignorance[TJ §24; JF §6) 속에서 서로간의 요구와 갈등을 조정할 근본적인 원칙들을 선택하게 된다. 이때 당사자들은 자신의 사회발전 수준, 자원보유량, 지정학적 위치, 상대적 국력의 크기에 대해 알지 못하며, 오로지 합리적 선택이 가능할 정도의 일반적 지식만을 지니고 있다고 가정된다. 그럼으로써, 당사자들은 자신의 특수한 처지가 줄 수도 있는 “위협의 이점(threat advantage[JF 16])”9을 합의의 절차 속에서 활용할 수 없게 된다. 무지의 장막으로 인해 계약 당사자들은 그 누구도 자신의 실제 상황에 유리한 판단을 할 수 없기 때문에(TJ 11), 이를 통해 합의된 원칙들은 모든 만민들에게 공정한 것으로 간주될 것이다.10

이처럼 LP에서의 원초적 입장은 국내 사회의 경우와 동일한 목적과 원리를 지니고 있지만 ‘자유적 만민의 대외정책’을 규명하려는 LP의 동기로 인해 국내의 경우보다 다소 복잡한 구조11를 보여준다. LP의 두 번째 원초적 입장은 두 단계로 진행된다. 일단 첫 번째 단계에서 자유적 만민들의 대표들이 무지의 장막 속에서 만민법의 원칙들을 선택한다. 그리고 두 번째 단계에서 적정수준의 만민들이 동일한 원칙들의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롤즈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자유적(그리고 적정수준의) 만민들은 다음과 같은 만민법의 여덟 가지 원칙들(LP 37)에 합의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첫째, 만민들은 자유롭고 독립적인 존재다. 다른 만민들은 이들의 자유와 독립성을 존중해야 한다.
둘째, 만민은 조약과 약속을 준수해야 한다.
셋째, 만민은 평등하며 자신들을 구속하는 약정에 대한 당사자다.
넷째, 만민은 불간섭의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
다섯째, 만민은 자기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자기방어 외의 이유로 전쟁을 일으킬 권리는 없다.
여섯째, 만민들은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
일곱째, 만민은 전쟁 수행에 있어 특별히 규정된 제약 사항들을 준수하여야 한다.
여덟째, 만민은 정의롭거나 적정 수준의 정치체제와 사회체제의 유지를 저해하는 불리한 조건하에 사는 다른 만민을 원조할 의무가 있다.12

그런데 만민법을 위한 원초적 입장은 방법론적 순서상 국내 사회의 원칙들이 정해진 이후에 진행되기 때문에 위와 같은 원칙들의 조합은 다소 의문스러운 점을 안고 있다. 자유롭고 평등한 만민들이 상호 불간섭의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는 점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자유적(혹은 적정 수준의) 만민들로 구성된 국제사회에서 영토 확장이나 정치적, 경제적 이익에 따른 침략 전쟁은 개념상 존재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오로지 자신의 정의로운 내부 사회구조를 유지하려는 동기만을 지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기방어를 위한 전쟁이 정당하다’는 다섯번째 원칙과 전쟁 수단의 제약을 언급한 일곱 번째 원칙은 비록 앞선 네 가지 원칙들과 충돌하지는 않을지라도 불필요하게 느껴진다. 이것은 여섯 번째 인권 존중의 원칙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롤즈는 인권이란 자유적 만민들의 국내 사회에서 보장되는 권리들의 부분집합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최소주의적 인권의 목록은 별도의 만민법에 의한 제약이 없더라도 만민들의 사회의 구성원들 스스로 국내의 사회적 정의관에 따라 충분히 보장하고 있을 것이다.

불필요해 보이는 것을 넘어 임의적으로 선별한 것처럼 보이는 만민법의 여덟 원칙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LP에서 ‘비이상적(nonideal)’ 이론이 담당하고 있는 역할에 주목해야만 한다. 이상적 이론만을 고려하자면, 자유적 만민들과 적정 수준의 만민들 모두 상호 간에 전쟁을 도발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는 얼마든지 합당한 만민법의 원칙들을 준수하지 않는 국가가 존재할 수 있다. 만민법의 최종적인 형태는 이러한 비이상적 상황에 대한 대응을 포함하게 된다. 만민법에 포함되어 있는 정전론의 요소들을 jus ad bellum과 jus in bello로 나누어 분석하고, jus post bellum에 담겨진 실천적 함의를 덧붙임으로써 롤즈의 구상을 구체화할 수 있을 것이다.

 

4. Jus ad Bellum

롤즈의 만민법은 크게 ‘이상적(ideal) 이론’과 ‘비이상적(nonideal) 이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상적 이론은 자유적 만민들과 적정 수준의 만민들이 안정된 만민들의 사회 속에서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조건들을 제시하고 있다. 앞서 설명한 두 단계의 원초적 입장은 그러한 조건들을 도출하기 위한 이론적 장치이다. 하지만 “중대한 부정의와 광범위한 사회악이라는 극도의 비이상적 조건 때문에(LP 89)” 발생하는 문제들 때문에 롤즈는 LP에 ‘비이상적 이론’을 추가하게 된다. 현실 속에서 어떤 정체들은 합당한 만민법에 대한 준수를 거부할 것이다.13 이들은 합리적인 이익의 증진이 전쟁 수행의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여긴다. 롤즈는 이러한 정체들을 “무법 국가(outlaw states)”로 부른다. 뿐만 아니라 다음과 같은 경우도 특정 정체는 무법 국가로 분류될 것이다.

어떤 국가들은 질서 정연하지 않으며 인권을 침해한다. 그러나 주변국들에 대해 공격적이지 않으며 침략할 계획을 품지도 않는다. 이들은 불리한 여건 때문에 고통을 겪지는 않지만, 단지 그 국가 내에 특정 소수파의 인권을 침해하는 국가 정책이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그 국가들은 합당하게 정의로우며 적정 수준의 만민의 사회에서 권리로 인정된 것을 침해하기 때문에 무법 국가로 간주된다(LP 90n1).

정리하자면, 1) 정당하지 않은 이유로 전쟁을 벌이거나, 2) 자신의 국경 내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를 자행하는 ‘무법국가’는 외교적, 경제적, 군사적 제재의 대상이 될 것 이다. 그렇다면 전쟁의 정당한 이유는 무엇인가? 롤즈에게 전쟁의 권리는 합리적(rational) 이익이 아니라 합당한(reasonable) 이익에 기초한다. 이때 합리적인 것이란 일차적으로 행위자가 자신의 고유한 목적과 이익을 추구하는데 필요한 판단과 숙고의 능력을 의미한다. 즉, 자신의 목적과 이익들에 우선성을 부여하고 목적에 가장 효율적인 수단을 채택하거나, 다른 사항이 같다면 보다 가능성이 높은 대안을 선택하는 행위자의 특징을 일컫는다. 이와는 달리 합당한 것은 공정한 협동의 조건으로서 원칙과 기준을 제시하고 이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채택된 조건들을 기꺼이 준수하려는 도덕적 덕목을 의미한다(PL Lect. Ⅱ. §1). 만민들의 대표들은 무지의 장막으로 말미암아 ‘다른 만민들이 똑같이 받아들인다는 것을 전제로, 각 만민들이 합당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을 제안하게 된다. 롤즈의 추론에 따르면, 만민 상호간에 합의할 수 있는 합당한 제안은 전쟁의 권리를 ‘자기 방어를 위한 전쟁’에 제한할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보도록 하자.

일단 침략을 받은 만민과 그 동맹(LP 91n2)은 자연스럽게 외부의 적에 대항하여 전쟁을 수행할 정당한 권리를 지닐 것이다. 이때 자유적 만민과 적정 수준의 만민은 자기 방어의 권리를 해석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 자유적 만민은 “자신의 영토를 수호하고, 시민들의 안보(security)와 안전(safety)14을 확보하고, 자신의 자유로운 정치제도와 시민사회의 기본적 자유와 자유로운 문화를 보전(LP 29)”하기 위해 전쟁을 수행한다. 하지만 그 외의 다른 이유, 즉 경제적 부나 천연 자원의 확보, 권력과 영토 확장 등의 이유는 정당한 전쟁의 이유가 되지 못 한다. 만민의 특징에 대한 일반적 서술에 따르면 그들은 그러한 동기 자체를 지니지 않는다. 만민의 근본적인 이익에 대한 고차원적인 관심은 한편으로 자신의 사회 제도들을 방어할 수 있는 권리의 근거가 되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이익과 무관한 이유로 전쟁을 해
서는 안 되는 의무의 근거가 된다(인지훈 2021a, 205).

적정 수준의 만민 또한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전쟁할 권리가 있다. 롤즈에 따르면, 그들의 사회 제도들은 비록 자유적이지 않더라도 수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인정된다. 적정 수준의 만민은 사회 내 구성원들의 권리와 의무를 법에 규정된 바에 따라 자신의 협의 위계체계 속에 표현한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합당한 만민법을 수용하고 준수한다(LP 92). 따라서 그들은 만민들의 사회 내에 규정된 의무와 권리의 담지자로서 자기 방어를 위한 경우라면 정당한 전쟁의 권리를 지닌다.15

이와 같은 자기방어 외에도 인권 보호를 위한 군사적 개입은 전쟁에 대한 정당한 이유가 된다 이때 롤즈에게 . 인권은 “특별한 종류의 긴급한 권리들(a special class of urgent rights[LP 79]”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여기에는 ‘노예와 농노 신분에서 벗어날 자유, 양심의 자유, 집단 학살과 인종 청소로부터의 보호’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권리들을 침해하는 무법국가는 비난 받아야 하며, 중대한 경우에는 강제적 제재와 심지어 내정간섭을 받을 수도 있다(LP 81).” 따라서 자신 혹은 동맹의 방어를 위한 전쟁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심각한 인권침해에 대응하기 위한 전쟁은 정당화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많은 비판가들은 롤즈의 인권 개념이 지나치게 협소하다16고 비판하였다. 그들에 따르면, 롤즈의 추론에 비춰보더라도 원초적 입장에 참여하는 자유적 만민들은 만민법의 원칙에 더 많은 자유주의적 권리들을 포함시키려 할 것이다. 롤즈의 인권 목록은 국제법과 규범에 의해 일반적으로 인정되어 온 것보다도 협소하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하지만 이러한 견해는 원초적 입장을 합리적 모델과 유사한 것으로 이해했기 때문에 발생한 오해라고 할 수 있다. 원초적 입장의 방법론적 목적은 계약의 당사자들이 서로의 정치사회적 관계를 어떻게 이해하고자 하는지를 반영하는데 있다. 이 때문에 롤즈는 원초적 입장이 ‘대표의 장치(a device of representation[JF 17])’17라는 점을 거듭해서 강조한다. 따라서 만민들의 대표가 참여하는 국제적 원초적 입장은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들이 아니라 자유롭고 평등한 만민들’의 관계를 조형(model)하려는 롤즈의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만민들의 대표는 합리성에 기초하여 특정 합의에 도달하지만, 이때의 합리성은 만민들의 상호성에 기초한 합당성의 제약에 놓이게 된다. 앞서 언급한 대로 만약 자유적이지는 않지만 관용할 수 있는 만민들이 존재할 수 있다는 롤즈의 가정에 동의한다면, 인권의 목록은 지나치게 자유주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권리들을 배제할 것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또 다른 비판가들(Teson 1998, Buchanan 2004)은 롤즈의 인권 개념에 민주주의에 대한 권리가 포함되지 않은 점에 불만을 제기했다. 이들에 따르면, 적법한(legitimate) 정부를 가진 국가들만이 불간섭의 권리를 지닌다. 현대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적법성에 대한 필요충분조건이기 때문에, 민주적 정치체제를 수립하기 위한 군사 행위는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주장은 “민주 평화”에 대한 가설에 의해 뒷받침된다. 롤즈 역시 M. Doyle과 B. Russett에 의해 제시된 경험적 근거들을 인용하면서 “입헌적으로 안정된 자유적 국가들이 상호 간에 전쟁을 해야 할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평화에 대한 칸트의 주장을 다음과 같이 수용한다.

칸트의 가설인 평화적 연합(foedus pacificum)이 충족되는지는, 일군의 입헌정체들이 지닌 조건들이 입헌민주정체를 지탱해 주는 요인들을 갖춘 그러한 체제들의 이상에 도달한 정도에 달려 있다. 만약 이 가설이 옳다면 민주적 만민 간의 무력 갈등은 이러한 만민이 이런 이상에 근접하면 할수록 사라질 것이다(LP 54).

롤즈의 말대로 “민주평화”가 만민법을 지지해준다면, 모든 만민들의 정체가 민주주의를 채택하는 것이 합당하게 정의로운 만민들의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논리라면, jus ad bellum의 정당한 이유가 자기 방어와 인권 보호라는 두 가지 이유로 압축되기 때문에 “민주주의에 대한 권리(the right to democracy)”가 인권의 목록에 포함되어야만 한다.

하지만 롤즈가 인권에 자유주의적 기본권들과 민주주의에 대한 권리를 포함시키지 않은 이유는 만민법에서 인권이 담당하는 특별한 역할(LP §10.2) 때문이다. 롤즈에게 인권은 국가의 자기결정권이 지닌 자율성의 한계이자 개입의 정당한 이유가 된다.

첫째, 인권의 구현은 한 사회의 정치제도와 법질서의 적정성(decency)에 대한 필수조건이다. 둘째, 인권의 구현은, 정당화되고 강제적인 타 만민의 간섭, 가령 외교적·경제적 제재나 중대한 경우에 군사력을 통한 간섭을 배제하는 충분조건이 된다. 셋째, 인권은 만민 간의 다원주의에 대한 한계를 설정한다(LP 80).

즉, 롤즈의 인권은 국내의 정치 사회적 제도들의 적정성에 대하여 (충분하지는 않더라도) 필수적인 기준들을 제시해준다. 따라서 롤즈의 인권론이 얼마나 설득력 있는가의 문제는 ‘민주적이지는 않더라도 적정 수준의 만민이 존재할 수 있다’는 롤즈의 전제를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설령 이러한 전제를 거부하더라도 또 다른 실천적인 문제 역시 고려해야만 한다. 국제관계에서 평화와 안정이 지닌 무게감을 고려해 볼 때 만민법에 광범위한 권리의 목록을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인권의 목록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군사적 수단을 포함한 각종 제재의 폭도 그 만큼 증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18

게다가 만민법에 제시된 최소주의적 인권 개념이 포괄적인 인권 개념과 반드시 양립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롤즈는 만민법에 언급된 권리들이 “여러 인권들 중에(Among the human rights are…[LP 65])” 일부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즉, 롤즈는 사회적 안전이나 동일 노동에 대한 동일 임금과 같은 경제적 권리는 물론이거니와 민주주의에 대한 권리가 인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Brock 2014, 348-350). 그의 의도는 인권의 본질과 토대를 규명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유적 만민의 대외정책을 위한 확고한 지침을 마련하는데 있다. 만민들의 사회에서 좀 더 포괄적인 인권들은 대외정책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예를 들면 시민단체들과 학계, 언론 및 개인 등의 채널을 통해 얼마든지 다른 국가들의 정책적 변화를 촉구하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롤즈는 인권을 jus ad bellum의 맥락 속에서 다루고 있다. 이로써 만민법의 다섯 번째 원칙(만민은 자기 방어를 위한 전쟁의 권리가 있다)과 여섯 번째 원칙(만민들은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이 jus ad bellum에 대한 원칙을 기술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다. 그리고 일곱 번째 원칙(전쟁 수행에 있어 특별히 규정된 제약 사항들을 준수하여야 한다)은 jus in bello를 반영하고 있다. 만민법의 여덟 원칙들이 임의적을 선택된 것이라는 의구심은 정전론의 전통적 구조를 통한 분석을 통해 해소된다.

이러한 해석 방식은 반대 방향에서 제기되는 비판에 대한 대답도 제공해준다. 즉, 자유적 만민들과 적정 수준의 만민들이 애초에 타 만민들의 내정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동기는 무엇인가? 무법 국가가 인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간섭할 수 있는 권리는 무엇에 근거하는가? 심지어 무법 국가들이 다른 만민들에게 위험하지도, 공격적이지도 않으며 오히려 매우 약한 경우에도 정당한 개입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가(LP 93n6)? 인권의 토대를 인간성 자체에서 발견하는 인도주의적 정당화의 방식에 따르면, 보편적 인권에 대한 침해는 국제기구, 국가, 개인들 모두의 이해관계와 결부된 문제가 된다. 이 경우 인도주의적 개입은 국경과는 무관하게 자연스럽게 요청될 것이다. 하지만 만민법은 하지만 만민법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포괄적 교리가 아니라 정치적 관점에 따라 제시된 것이다.

 

5. 전쟁수행법(Jus in Bello)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을 “정치의 연장이며, 한 집단이 다른 집단에게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수용하도록 강요하는 행위”로 정의 내린다. 그에 따르면, “전쟁이란 한층 더 규모가 큰 전투에 불과하다. 전쟁 당사자 각각은 물리적인 힘을 사용해서 상대방을 물리치고, 상대방이 더 이상 저항할 수 없게 만든다. 전쟁이란 무력행위이고, 무력을 사용함에 있어 한계란 없다.”19

쌍방이 총구를 겨눈 상태에서, 혹은 발포 이후 전면전에 돌입한 상황에서조차도 이용해서는 안 되는 군사적 수단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롤즈의 맥락에서 말하자면, 군사적 고려는 왜 만민법의 제약에 놓여야만 하는가? 롤즈에 따르면 군사적 고려에 따라 특정한 조치들과 정책을 결정하거나 평가하는 것은 수단-목적 추론이나 비용-편익 분석을 중심으로 하는 공리주의와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다. TJ에서 롤즈는 제 아무리 더 많은 양의 복리를 가져오는 사회정책일지라도 자유롭고 평등하다고 간주되는 시민들의 기본권이 지닌 불가침성을 능가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원초적 입장의 논증을 포함하여 TJ의 많은 부분이 이를 뒷받침하는데 할애되었다. 마찬가지로 제 아무리 높은 군사적 효용을 가진 수단이라고 할지라도 만민법의 도덕적·정치적 이상(ideal)이 침해되는 것을 자유적(적정 수준의) 만민들은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롤즈에 따르면, 정당한 전쟁 행위의 한계는 무법 국가의 ‘지도자들과 관료들’, ‘군인들’, ‘민간인’을 구분하는데서 시작된다. 무법 국가는 정의상(by definition) 질서 정연하지 않다. 따라서, 이러한 국가의 민간인 성원들은 전쟁 준비와 개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의미 있는 참여자일 수 없다. 그리고 질서 정연한 사회와는 달리 이러한 사회는 공지성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 하므로, 민간인들은 그러한 정책적 결정 과정에 관련된 정보를 충분히 이해할 수도, 사전에 알 수도 없을 거라고 가정된다. 그러므로, 전쟁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국가 기관을 통제하는 지도자들과 관료들에게 있다(LP 94).20 마찬가지 이유에 의해 상위 계급이 아닌 대부분의 군인들 역시 전쟁에 대한 책임이 없다. 그들은 대개 징집의 대상이며 군인으로서의 덕목을 (강제로) 주입받는다.21

적대국의 민간인들과 군인들은 전쟁의 직접적인 책임으로부터 벗어나 있기 때문에 이들은 여전히 인권 보장의 대상으로 남는다 . 따라서 전쟁 계획과 전략 및 교전 행위는 만민법에 명시된 “특별한 종류의 긴급한 권리들(LP 79)”을 침해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즉, 민간인들과 군인들은 노예의 신분으로 전락하거나, 양심의 자유를 제한받거나, 학살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만민법에서 인권은 jus ad bellum과 jus in bello, 더 나아가 이후 설명할 jus post bellum에서 정확하게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22

jus in bello에서 롤즈의 설명이 독특한 점은 위와 같은 전쟁 행위를 제한하는 원칙에 중요한 예외사항을 추가했다는 점이다. 롤즈에 따르면, 경우에 따라서는 민간인들에 대한 직접 공격이 허용되는 “최고 비상 상황으로 인한 면제(Supreme Emergency Exemption)”가 존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차 대전에서 프랑스가 함락된 1940년 6월부터 1941년 모스크바 공방전과 이후 스탈린그라드 전투 사이의 기간이 이에 해당한다. 롤즈가 보기에 이 시기는 독일의 우월한 전력을 격퇴할 만한 다른 수단을 찾을 수 없었던 시기이므로 독일 도시들에 대한 폭격은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 이에 대한 롤즈의 논거는 두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나치즘은 모든 지역의 시민 생활에 대해 무수한 도덕적, 정치적 악행의 전조”라고 판단되었다. 둘째, “유럽 역사에서 입헌 민주주의의 위치가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다. 따라서 이러한 위협 앞에서는 입헌 민주주의뿐만 아니라 모든 질서 정연한 사회들이 최고 비상 상황으로 인한 면제에 호소하는 일이 정당화될 수 있다(LP §14.3).

정전론의 본질이 특정 전쟁을 정당화하는 동시에 전쟁의 이유를 제한하려는 이중적 목적을 지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최고 비상 상황의 개념은 정당화될 수 없는 호소를 부각시키는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예를 들어, 1945년 2월 드레스덴 폭격과 1945년 봄부터 이루어진 일본 폭격과 연이은 원자폭탄의 사용은 ‘최고 비상 상황의 면제’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정당화될 수 없다(LP 99-101).

롤즈가 핵무기의 사용 자체를 반대한다는 문헌적 증거는 없다. 그렇다면, 최고 비상에 해당하는 시기에 원자폭탄, 수소폭탄, 중성자탄과 생화학무기 등과 같은 대량살상무기의 사용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면 롤즈는 이러한 무기의 사용을 허용할 것인가? 이와 관련하여 Sterba(1987, 123)는 핵무기의 사용이 명백히 비도덕적임에도 불구하고, 더 큰 악을 막기 위해서라면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렇지만 jus in bello에 대한 롤즈의 기준은 이와 같은 비례의 원칙에 따른 것이 아니다. 현실적으로 개연성이 높지는 않지만 롤즈는 만민의 정의로운 사회제도의 존립 자체가 위태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오로지 그러한 경우에만 핵무기의 사용을 받아들일 것이다. ‘최고 비상’이란 상대적이 아니라 절대적인 기준에 따른 상황을 의미한다.

롤즈의 이러한 주장은 만민법의 궁극적인 목적을 바탕으로 한다. 만민법은 일차적으로 자유적 만민의 대외정책을 위한 기준과 원칙을 제공하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만민법의 목적은 “모든 사회가 결과적으로 ‘질서 정연한 만민들의 사회’의 완전한 성원이 되도록 유도(LP 93)”하는데 있다. 왜냐하면 자유적 만민들은 그러한 조건 속에서만 자신의 정의로운 사회 기본구조를 안정적으로 보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이러한 목적은 현존하는 적국과의 관계에 특별한 중요성을 부여한다. 따라서,

전쟁은, 적국 국민들에게 그들이 어떤 처우를 받게 될지 알려 주고 향후 지속적이며 우호적인 평화를 가능하게 하는 방식들로 개방적이며 공개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적국 국민의 입장에서 보복과 복수를 받을 수 있다는 공포나 공상을 반드시 없애야 한다. … 현재의 적국을 공유되고 정의로운 평화 체제에서 미래의 동료로 분명하게 여겨야만 한다(LP 101).

전쟁 수행의 방식은 전후 관계에 대한 전조가 되기(foreshadow) 때문에 jus in bello는 전쟁 이후에 적국과 어떠한 관계를 맺기를 원하는지에 따라 결정되어야만 한다.23 따라서, jus in bello와 jus post bellum은 논리적으로 긴밀하게 연계되어 사고될 수밖에 없다.

 

6. Jus post Bellum

정치 철학에서 jus post bellum은 앞선 jus ad bellum과 jus in bello에 비해 상대적으로 최근에야 주목을 받고 있지만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라고 할 수는 없다. 16세기부터 17세기 초반까지 국제법과 정전론에 지대한 관심을 가졌던 살라망카 학파(Escuela de Salamanca)의 비토리아(Francisco Vitoria)와 수아레즈(Francisco Suarez)는 정당한 전쟁의 단계를 ‘개시-수행-승리 이후’의 세 단계로 구분하였다. 이들은 전쟁의 승리를 반드시 기독교적 미덕과 겸손에 일치되는 방식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전통은 칸트에 의해 계승되어, 영구평화를 위한 법체제 확립의 근간이 될 정의로운 전쟁의 권리(혹은 법)를 유사한 삼분법에
기초하여 발전시킨 바 있다.24

현대에 들어, 법학의 경우, 국제법상 전쟁 자체가 불법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동시에 법실증주의가 대두되고, 국제정치학 분야에서 현실주의가 지배적 사조의 지위를 점하면서 정전론의 영역은 교전법규에 대한 제한된 논의로 축소되었다. 특히 현대전의 특징상 ‘전후(post-war)’의 시점이 갈수록 불분명해지는 현실은 jus post bellum이 과연 개념적으로 유용한지에 대한 의문을 지니게 만들었다. 하지만 Walzer(2006)를 비롯한 몇몇 학자들25은 비전통적인 전쟁과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jus post bellum의 필요성을 부각시킨다고 주장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전후 상황에 대한 기존 법체계의 한계26는 이러한 문제의식에 더욱 힘을 실어
주었다.27

비록 에 직접적으로 언급된 LP 적은 없지만, 정의로운 전쟁에 대한 롤즈의 설명에 비춰 봤을 때 그가 jus post bellum의 근본적인 발상을 충분히 지지하리라 판단된다. 지금까지의 추론에 따르면, 합당하지 않은 이유로 주변 국가를 침략하거나 심각할 정도로 인권을 유린하는 국가는 군사적 개입의 대상이 된다. 그리고 적절한 절차28에 의해 대상 국가의 정권이 제거된 뒤에는 얼마간의 (적어도 중앙의) 권력 공백이 발생할 것이다. 이제 정전론의 남은 과제는 어떠한 전후 체제가, 어떠한 절차를 거쳐 건설될 것인가에 답하는 일이다.29

LP는 전후 교전국이 어떠한 도덕적 의무를 지니는지에 대한 중요한 이론적 자원들을 담고 있다. 자유롭고 독립적인 존재로 간주되는 만민들의 자기결정권과 불간섭의 권리에 대한 롤즈의 강조는 비자유적 사회에 대한 관용의 필요성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전시가 아닌 상황에서도 자유적 만민들은 ‘적정 수준의’ 만민들을 정치적 제재를 통해 변화시키려고 시도해서는 안 된다(LP 122-123). 이러한 점을 종합해 보건데, jus post bello와 관련된 롤즈의 첫 번째 원칙은 “가능한 짧은 기간의 점령”이 될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일단 평화가 확실하게 재확립되면 적국 사회도 자율적인 질서 정연한 체제로 인정되어야만 한다. … 적국의 국민들은 항복 이후 노예나 농노가 되어서는 안 되며, 일정 기간이 지난 뒤라면 완전한 자유가 거부되어서도 안 된다(LP 98).

다음으로, 롤즈에게 jus post bellum은 jus in bello와 불가분의 관계를 이룬다. 전쟁 수행 시 준수해야 하는 원칙들에 대한 다음의 언급은 분명하게 ‘전쟁의 종식(ius post bellum)’에 대한 도덕적 기준을 포함하고 있다.

질서정연한 만민들은 실행 가능할 때 자신들의 행위와 선언을 통해 전쟁 기간에 자신들이 지향하는 평화의 종류와 자신들이 추구하는 관계의 종류를 사전에 드러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들은 자신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자신들이 어떤 종류의 만민인지를 공개적인 방식으로 보여준다. … 전쟁을 수행하는 방식과 전쟁을 끝내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행위들은 그 사회들의 역사적 기억 속에 계속 살아남아 미래의 전쟁을 위한 무대를 설치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LP 96).

그리고 더 나아가 이 jus post bellum과 jus in bello의 두 요소들은 jus ad bellum의 필수적 부속(addendum)이라 할 수 있다(Bass 2004, 389). 전시와 종전은 시간 상 연속된 것으로 전자의 기간이 후자에 미치는 정치적 영향은 결정적일 수밖에 없다. 이는 동시에 전쟁의 정당한 이유 – 자기방어 혹은 인권 침해의 방지 –의 지향점을 달성하는데 있어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실천적인 측면에서 볼 때,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전후 민주 정체를 세우려는 정치적 시도가 정당화 될 수 있는지의 문제이다. 이에 대한 롤즈의 생각을 유추하기 위해서 우리는 다시 한번 만민법의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목적을 고려해야만 한다. jus post bellum의 핵심은 질서정연하지 못한 국가가 만민들의 사회에서 우호적인 일원이 되도록 지원하는데 있다. 따라서 새로운 만민의 정치체제가 반드시 자유적 민주주의의 특징을 지닐 필요는 없다. 롤즈는 다만 이들이 적어도 ‘적정성(decency)’의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Walzer 역시 이와 비슷한 입장을 피력한다. 그는 이라크 전쟁에서 미국이 ‘완전히 민주적이면서 연방주의적인 이라크의 수립’을 추구했다는 점을 비판하면서 jus post bellum은 최소주의적 접근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주의 정치 이론은 전쟁 이전과 전쟁 중의 정의에 관한 논의에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작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전후 정의에 관한 설명에 있어서는 중심적인 원리들을 제공한다. 그 중심적 원리들은 자기 결정, 대중적 정당성, 시민권, 그리고 공동선의 관념을 포함한다. 우리는 패전국에 민주적으로 선택된 정부 – 혹은 적어도 국민들이 정통성을 갖는다고 인정하는 정부 – 그리고 국민의 복지를 위해 헌신하는 정부가 전쟁 이후에 수립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는 그 국가 내 소수자 집단이 박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고, 이웃 국가들이 더 이상 공격당하지 않으며, 가난한 이들이 빈곤과 기아로 고통당하지 않기를 바란다(Walzer 2004, 164).

만약 민주적 정치 구조가 지나치게 생소하여 대중들에게 손쉽게 이해되거나 포용되지 못 한다면? 전후 정치체제의 가장 주요한 전제는 작동가능하고, 안정적인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의에 대한 그 사회의 지배적인 이해방식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빈번하게 그들은 ‘공공선(common goods)’에 대한 상이한 관점을 지니고 있다. 롤즈에 따르면, 이것은 종교적이거나 도덕적인 측면에서 볼 때 ‘포괄적(comprehensive)’ 교리를 토대로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특정 종교적 삶이 가져다주는 경건함, 전통에 대한 고수, 근대적 권리가 아닌 시혜와 자비의 원리 등 각자의 역사적 경험과 문화에 기초한 ‘좋은 삶’에 대한 사회적 지향점이 존재한다.

전쟁으로 인해 붕괴된 정치·사회적 체제의 재건은 두 가지 측면에서 ‘정당한(legitimate)’ 해야만 한다. 첫째, 그 사회의 성원들이 새로운 정체를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다른 만민들이 새로운 사회가 정당한 정체를 지닌 것으로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롤즈는 이를 위해 LP에 ‘적정성(decency)’의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이와 같은 두 가지 ‘정당성(legitimacy)’의 조건은 jus post bellum를 구성하는 필수적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실천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이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평화구축활동은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며, 설령 당장의 대량학살을 인적 바리케이트 등의 방법을 통해 일시적으로 중단시킨다고
하더라도 그 사회가 장기적으로 볼 때 자유롭고 독립된 성원으로 유지되기는 어렵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적정성(decency)의 기준을 만족시키는 실현가능한 정부의 형태들 중 자유주의적 권리를 보장하는 민주체제가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민주적 체제를 강제하는 것은 실현가능하지도 정당화될 수도 없다(Bernstein 2006, 293). 롤즈의 만민법은 다만 그 사회가 적정 수준의 만민이기를, 따라서 새로운 법체계가 공동선의 정의관과 함께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해야한다고 요구할 뿐이다.

이상의 논의는 jus ad bellum과 jus in bello, 그리고 jus post bellum이 개념상 상호 구분될 수는 있지만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한편으로 현대에 들어 전쟁과 평화의 이분법적 구분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평화구축이 단순히 충돌의 종지(conflict termination)를 넘어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친 다양한 사안을 포함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정전론의 세 체계는 종종 중첩되고 상호 영향을 주고 받게 된다.

 

7. 결론 : 정의로운 전쟁과 시민성의 의무(the duty of civility)

전쟁 행위는 특정한 정치집단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고도로 조직화된 인간 집단을 동원한다는 점에서 정치적 판단의 대상이다. 정치적 자율성을 강조하는 관점에서 보자면 전쟁은 도덕이 아니라 정치적 신중함(prudence)의 영역에 속한다. 이들에게 정의로운 전쟁에 대한 주장은 기껏해야 국가이익 추구를 위한 가면에 불과하거나 스스로에게 해가 되는 군사적 모험주의의 불쏘시개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전쟁은 본질적으로 ‘죽이는(killing) 행위’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도덕의 영역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정전론은 도덕과 정치의 이와 같은 심대한 간극을 메꾸기 위한 이론적 시도라고 할 수 있다. 클라우제츠의 말대로 ‘전쟁은 정치의 연장’이다. 따라서, 역설적이게도 전쟁은 도덕적 판단의 제약에 놓이게 된다. 전쟁과 관련된 정치적 결단이 공동체 다수의 정의감the (sense of justice)에 의해 통제될 때 전쟁은 옳고 그름의 대상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롤즈는 전쟁을 포함한 대외정책 역시 다른 국내의 사회 정책들과 마찬가지로 자유주의적 정당성(legitimacy)의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유적 만민들에게 전쟁의 원칙들은 입헌적 민주주의의 일부가 된다. 롤즈는 이를 ‘시민성의 의무(the duty of civility)’를 통해 강조한다.

만민의 시민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의무가 요청된다. 첫째, 만민들의 사회에서 “공직 후보자들 뿐만 아니라 행정 수반, 입법가들은 만민법의 원칙들에 따라 행동하며 이를 준수하고, 다른 사회들과 관련된 자신의 대외정책이나 국가 업무를 추진 혹은 변경하는 이유를 다른 만민들에게 설명(LP 56)”할 수 있어야만 한다. 만민들의 대외정책은 다른 만민이 합당하게 수용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이유들, 즉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이유들에 기초해야만 한다. 따라서 정치가들은 전쟁 수행과 종결 과정에서 분명하게 전쟁의 목적을 천명해야 한다. 그것은 전후 체제에 대한 공식적 약속이 될 것이며, 전쟁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있어 핵심적인 요소가 된다. 둘째, 시민들은 “자신을 마치 행정 담당자나 입법가인 것처럼 간주하고, 어떠한 대외정책이 무슨 근거로 지지될 수 있는지 스스로 반문하는 존재(LP 56-57)”로 여겨야 한다. 따라서 자유적(혹은 적정 수준의) 사회에서 시민들은 자신의 정부가 다른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추진하는 다양한 대외정책을 오로지 정책을 입안하는 소수에게 맡겨두지 않는다. 그럼으로써 국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국제적 방면에서도 시민들은 집합체로서 정부의 권력에 대한 저자(author)가 된다.30

중요한 점은 전쟁의 원칙들이 전쟁 이전에 충분히 제시되고 알려져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 원칙들은 단순히 다른 사항들과 저울질되는 여분의 고려사항이 될 것이다. 우리는 역사 속에서 군사적 고려가 도덕적 판단을 압도하는 장면을 수도 없이 목도한 바 있다. 바로 이러한 필요로 인해 정의로운 전쟁에 대한 이론적·실천적 관심이 요구되는 것이다.

※ 아직 미완의 초고이니 인용 자제를 부탁드립니다.

 

1.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첫째, ‘가족, 교회, 학교, 직장’과 같은 단위에 적용되는 정의, 둘째, 사회의 기본 구조(사회의 주요 제도가 권리와 의무를 배분하고 사회 협동체로부터 생긴 이익의 분배를 정하는 방식)에 적용되는 정의, 셋째, 만민들 간의 합당한 관계에 대한 정의로 나뉜다(Justice as Fairness: Restatement[JF], 11).

2. 롤즈는 LP에서 전통적인 ‘주권국가’가 아니라 ‘만민(people)’을 주요 행위자로 제시한다. 왜냐하면, “합리적이고 신중한 이익에 따라 설정된 국가 목표”에 따른 전쟁을 허용하고, 자국민을 대하는데 있어 일정한 자율성을 허용하는 전통적 주권 개념은 국제 사회의 공정한 협력을 위한 원칙을 구성하려는 LP의 목적에 적절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 ‘만민’은 ① 합당하게 정의로운 입헌 민주 정부 ② 공통된 감정(common sympathies)에 의해 결속된 시민들 ③ 상대방에게 공정한 조건을 제시하는 도덕적 특징을 지니는 행위자로 묘사된다(LP 23-27). 롤즈의 ‘만민’이 지닌 존재론적 특징에 대해서는 인지훈(2021b)와 Pettit(2006) 참조.

3. 롤즈가 구성주의적 방법을 통해 ‘옳음’과 ‘좋음’을 연결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인지훈(2021c) 참조.

4. 이후부터는 이를 ‘정전론(just war theory)’이라 줄여서 부르도록 한다.

5. 이 두 가지 항목에 대한 공통된 번역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이종원(2008)은 이를 각각 ‘전쟁결정시 충분조건’과 ‘전쟁수행조건’, 선우현(2016)과 조의행(2018)은 ‘전쟁 개시의 정의’와 ‘전쟁 수행의 정의’, 김형구(2009)는 ‘전쟁 개시에 관한 법’과 ‘교전법규’로 옮기고 있다. jus는 어원상 ‘법’과 ‘권리’를 동시에 의미하며, 정당화(justification) 혹은 정당성(legitimacy)과 관련된 광의의 의미로는 ‘정의’라고 옮길 수 있다. 윤리철학과 법철학에서 서로 다른 번역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부연 설명으로는 김형구(2009)의 134쪽 각주1 참조.

6. 이 부분은 Jeremy Mynott(2013)과 Johanna Hanink(2019)의 영문 번역을 참고하여 한글로 옮겼다. Walzer(2006, 5-6)에 따르면, 이때의 ‘자연적 필연성(necessity of nature)’은 멜로스인들 뿐만 아니라 아테네의 장군들에게도 다른 선택이 불가능하도록 만든다. 즉, 능력이 있는 모든 곳에서 상대방을 정복하는 것은 강자에게 조차도 선택이 아니라 필연의 영역에 속한다.

7. 강한 평화주의에 대한 다음의 구절들을 참고하라.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컫음을 받을 것임이요.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은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라(마태복음 5장 9-10절)”, “또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으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대며…(38-39절)”, “또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43-44절).”

8. 물론 이상과 같은 평화주의에 대한 설명은 다소 지나치게 단순화된 측면이 있다. 폭력배제의 정도에 따라 ‘비폭력적(nonviolent) 평화주의’, ‘치명적(nonlethal) 평화주의’, ‘반전적(antiwar) 평화주의’로 구분하는 견해에 대해서는 Sterba(1998)의 151-154 참조.

9. 만약 이러한 것이 허용된다면 부유하고 강한 권력을 지닌 이들은 자신들에 대한 정보를 이용하여 스스로에게 유리한 협동의 조건들을 이끌어낼 것이다. 그로인해 정의의 원칙은 개개의 환경에 대한 지식에 의해 특정한 방향으로 치우치게 되고, 당사자들의 합의는 공정한 것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Freeman 2019).

10. 이러한 방식으로 무지의 장막은 “사회적, 역사적, 자연적 경향성이 축적되어 발생하는 사회 세계의 우연성이 사회의 배경 제도들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구조적으로 방지(JFPM 400)”한다.

11. 국내사회의 경우를 첫 번째 원초적 입장, 국가들(혹은 만민들)의 대표들이 참여하게 되는 경우를 두 번째 원초적 입장이라고 부를 수 있다. 원초적 입장의 전체적 구조는 다음 표와 같다.

12. LP가 출판된 직후부터 학계에는 위와 같은 롤즈의 결론을 놓고 숱한 비판과 반박들이 진행되어왔다. Beitz(2000), Pogge(2004), Caney(2006)와 같은 자유적 코스모폴리탄들(liberal cosmopolitans)은 롤즈가 차등의 원칙을 국제사회에 일관되게 적용하지 않고 원조의 의무(여덟 번째 원칙)에 머무르는 태도를 주로 문제 삼았다. 하지만 만민법에 대한 연구가 충실하게 축적됨에 따라 최근에는 국제관계에 대한 롤즈의 입장을 단순히 분배적 정의의 문제에 한정시키지 않고 좀 더 광범위한 분야에서 진지하게 다룰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대표적으로 Williams 2014, Audard 2007, Lehning 2009). 롤즈의 정전론에 대한 관심도 이러한 경향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13. 이처럼 ‘비이상적 이론’은 “특정한 시점에 우리 세계에 발생하는 특정한 조건들 ― 현 상황(status quo) ―”에 대해 검토함으로써, “이행(transition)의 문제”에 답하기 위한 것이다(LP 90).

14. 여기서 만민 자신의 안보와 안전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15. 아울러 “자애적 절대주의(benevolent absolutism)” 역시 자기방어를 위한 전쟁의 권리를 지닌다. 이 사회는 비록 모든 구성원들에게 의미 있는 정치적 역할의 기회를 부여하지는 않지만 인권을 존중한다. 따라서, 만약 대외적으로 공격적이지 않으면서, 대내적으로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라면 누구나 자기 방어를 위한 전쟁의 권리를 지닌다(LP 92).

16. 대표적으로는 Pogge(1994), Moellendorf(2002), Macleod(2006), Buchanan(2006), Ashford(2013) 참조.

17. LP에서 롤즈는 이를 “대표의 모델(a model of representation)”이라고 표현한다. 맥락에 따라 조금 다른 의미를 지니기는 하지만 ‘model’과 ‘device’를 통해 롤즈가 강조하고자 하는 요점은 동일하다. 이에 대해서는 LP §3.1과 “Justice as Fairness: Political not Metaphysical(1985)”의 400쪽 참조.

18. 게다가 만민법에 제시된 최소주의적 인권이 포괄적인 인권 개념과 반드시 양립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롤즈는 ‘생명권’, ‘자유권’, ‘재산권’, ‘형식적 평등’ 등을

19. Von Clausewitz, On War, in War, Politics and Power, 63-72. 레이첼스, 『사회윤리의 제문제』, 357쪽에서 재인용.

20. 더 나아가 롤즈는 “종종 무지에 사로잡히고 국가의 선동에 동요하고 전쟁에 대해서 충분히 알고 있었고 심지어 열광적이었다고 할지라도 민간인은 전쟁에 대한 책임이 없다(LP 95)”고 덧붙인다. 최종적으로 전쟁을 도발하는 것은 그 국가의 일반 시민들이 아니라 지도자들이기 때문이다.

21. 얼핏 보아 롤즈의 이러한 관점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보편화된 전쟁행위에 대한 도덕적 판단과 괴리가 있어 보인다. 전시 잔혹 행위들에 대한 책임은 지휘체계에 따라 경중이 다를 수 있지만, 문제시되는 직접적 수행자로서 일반 병사 역시 도덕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롭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롤즈가 이곳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적국의 군인들 역시 민간인과 마찬가지로 ‘다른 대안이 존재할 경우에는 직접적인 공격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아울러, 전시 ‘민간인 면제(immunity)’ 역시 적국의 민간인이 전쟁에 대한 도덕적 책임이 없다는 의미보다는 전쟁 결정 자체에 대한 최종적인 정치적 책임이 없다는 의미로 읽어야 한다. 왜냐하면, 설령 민간인들이 전쟁에 대해서 충분히 알고 있었고 정치인들이나 고위 군인들보다 더 열광적이었다고 하더라도 “최종적으로 전쟁을 도발하는 것은 [언제나] 그 국가의 일반 시민들이 아니라 지도자들(LP 95)”이기 때문이다. 남태평양에서 일본군과 대치한 미군의 예외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LP 95n9 참조.

22. 이러한 점은 롤즈가 최소한의 인권 개념을 사용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시 포로에게 광의의 인권 개념에 나열된 권리들을 보장해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도덕적 근거도 명확하지 않다. 전후 국가건설의 기준과 원칙에서 인권이 담당하는 역할을 고려해 봐도 마찬가지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23. “Fifty Years after Hiroshima(1995[Fifty])”, 567 참조.

24. 현대의 전후법 연구에 대한 칸트의 기여는 Orend(1999) 참조.

25. 대표적으로는 Orend(2006)과 Bass(2004) 참조.

26. 김형구(2009, 141-144)는 이러한 한계로 jus ad bellum과 jus in bello의 이분법적 구분을 언급한다. 이러한 접근법에 기초하여 관련 규정을 담고 있는 헤이그협약(1907)과 제네바협약(1949)은 현대적인 평화구축활동의 특징들을 반영하지 못한다.

27. 이와 관련하여 ‘어떤 조건에서, 어떻게 전쟁을 끝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고안된 jus ex bello의 개념도 존재한다. Moellendorf(2008)에 따르면, jus ad bellum, jus in bello, jus post bellum의 삼분 체계는 이와 같은 질문에 적절하게 답할 수 없다.

28. 예를 들면, 각종 인권협약에 근거한 UN 혹은 지역 국제기구들의 협의와 결의 절차, 사안의 경중에 따라 외교적, 경제적 제재 수단의 단계적 사용 등.

29. Pattison(2013)은 여기에 ‘누가 건설의 책임을 질 것인가’를 덧붙인다.

30. 롤즈의 정의론이 고려하는 것은 ‘개연성(probability)’이 아니라 ‘가능성(possibility)’의 영역이다. 이 때의 이론적 목적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에 비춰 봤을 때 우리가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정의이지, 실제의(actual) 현실적 조건들에 의해 일어날 것 같은(probable) 정의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에게 요구되는 것은 도덕적 ‘의무’로 불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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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I 워킹페이퍼 NO.11] 미디어에 나타난 코로나 19와 글로벌 거버넌스

이규정 (고려대학교, 평화와 민주주의 연구소 선임연구원)

 

* 이 페이퍼는 지암워크숍 #5에서 발표되었습니다.

 

Ⅰ. 起

2019년 12월 중국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 환자가 발생하면서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세계사에 등장하게 되었다. 2021년 8월 초 현재 약 20억 명의 확진자를 양산했으며, 사망자 역시 약 424만 명에  이를 정도로 인류사 초유의 대확산을 거듭하고  있다.  국제정치  차원에서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두 가지 중대한 인식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첫째, 국제 협력보다 자국의 안보 확보를 위한 자조(self-help)의 한계를 보여주었다. 국제적 차원에서 협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글로벌 거버넌스의 구축을 위한 논의는 비전통 안보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었다. 그럼에도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일부 국가들의 개별 행 동은 환경 문제나 난민 문제 등 지구적 차원의 문제 해결에 한계를 보여 주었다. 코로나 19의 확산은 전통적 안보 논리와 수단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형태의 안보 위기를 초래하였다. 2002년 사스(SARS)와 2012년 메르스(MERS)의 유행으로 공중보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협력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다만 두 경우 모두 감염 확산이 조기 차단되면서 공중보건 분야의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논의도 제한적인 수준에서 진행될 수 밖에 없다. 코로나 19의 확산은 전염병 확산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하여 국제 협력의 필요성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둘째, 세계화의 부정적 측면이 드러나게 되었다. 과학과 기술의 거듭된 발전은 지리적 경계를 허물고 국가 간 이동의 자유를 극대화시켰다. 지리의 종말은 개별적으로 분리되었던 국가들이 세계화라는 단일한 구조에 통합되는 효과를 만든 것이다. 코로나 19의 급속한 확산은 병리학적 측면에서 바이러스의 높은 전염성과 함께 사회 경제적 측면에서 세계화라는 구조적 변화가 동시에 작용한 것이다. 또한 코로나 19의 세계적 확산의 피해가 차별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그 동안 잘 드러나지 않았던 세계화의 문제가 구체적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바이러스는 인종이나 남녀노소와 같은 생물학적인 차별을 하지 않고 세계 거의 모든 국가의 사 람들에게 전염병의 엄청난 피해를 주었다. 그러나 코로나 19에 대응하는 과정은 국가의 부와 능력에 따라 상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방역 관련 행정 능력과 시민들의 협조와 같은 국가 능력에 따라 피해 정도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더욱 심각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다양한 백신이 개발되면서 코로나 19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다. 백신의 개 발은 주로 서구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백신의 보급이 제3세계 빈국에게까지 골고루 이루어지지 못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생성되고 다시 우선 백신 도입국에게 새로운 피해를 미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즉 단일한 구조의 통합과 끊임없는 상호교류를 특징으로 하는 세계화는 코로나 19와 전염병 확산의 원인이 된 것이다.

국제정치 차원에서 코로나 19의 확산은 세계화라는 거스를 수 없는 구조적 변화의 한계를 보여주었으며, 이로 인해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의 필요성이 다시금 강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세계 시민들은 자신을 둘러싼 일상의 회복에 주목할 뿐이며, 외국의 곤경에 대하여 단순한 호기심 이상의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코로나 19의 극복과 세계화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에 대한 논의는 정부 간 공식 기구를 통해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 연구는 코로나 19라는 지구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거버넌스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와 관심이 낮은 원인을 미디어를 통해 이해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논의

1.글로벌 거버넌스의 개념

글로벌 거버넌스는 다양한 차원에서 논의되던 거버넌스가 국제적 차원으로 확대된 것을 의미한다. 거버넌스는 비교적 최근 주목을 받게된 개념으로 기존의 수직적이며 일방적인 권력 관계를 수평적이고 쌍방적인 것으로 재해석하려는 시도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거버넌스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모두가 동의하는 개념적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다(Jordan, Wurzel and  Zito, 2005).  거버넌스에  대한  주목은 기존의 국가중심적 경성 통치구조에 대한 비판적 인식에서 출발하여 초국가, 국가, 시민사회, 기업, 지자체 등과 같은 다수의 통치 행위자에 의해 지배, 교환, 네트워킹, 규범으로 이루어지는 연합적이며 연성적인 통치구조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하였다. 이때 거버넌스는 공식적인 권위나 물리력에 의해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공유된 목표에 의해 정당화되며, 수직적 일방적 통치가 아닌 수평적 양방향적 협치를 지향하는 것이다.

거버넌스에 관한 관심이 세계적 차원으로 확대되는 것은 포스트 베스트팔리아 체제에 의한 ‘신중세’의 도래로 영토를 기반으로 하는 국민국가(nation state)의 약화되었기 때문이다(임혁백, 2000). 거버넌스에 대한 국제정치 차원의 논의는 ‘국가들 사이 차원’(international)이 아닌 ‘전 지구 차원’(global)에서 국가, 비정부기구, 국제기구, 기업, 시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체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또한 거버넌스 구축을 통해 해결하려는 문제가 군비 경쟁과 감축, 핵 확산, 테러리즘, 경제적 이해 득실 등과 같이 전통적 안보(traditional security) 관련 문제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환경 보호, 인간 안보, 인권, 공공 보건 등 다양하게 확대되었다. 즉 글로벌 거버넌스라는 용어는 참여 주체와 해결하려는 의제의 다양화라는 두 가지 차원에서 검토될 필요가 있다.

우선 참여 주체 차원에서 국제 체제가 당면한 다양한 문제 해결을 위한 권위가 어디에 있는가의 문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근대 국민국가가 건설된 이후 국제정치학은 국가를 주요 행위자로 가정하였다. 그러나 세계화라는 구조적 변화는 권위의 위치(location of authority)가 국가 수준(national level), 지역 수준(local level), 지구적 수준(global level)으로 다양하게 이동시키는 경향을  초래하였다 (Rosenau, 1995,  Parkash, 1999).  이에  따라  국제정치의  행위자에  대  한 논의 역시 국가에서  비국가  행위자(non-state  actor)에서  점차  초국가 행위자(transnational actor)까지 확대되었으며, 국제정치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슈에 이해를 공유하는 모든 행위자들이 글로벌 거버너스의 주체가 되었다.

둘째, 글로벌 거버넌스가 다루는 의제를 중심으로 이해한다면 사실상 세계 전역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이 대상이 된다. UN 글로벌 거버넌스 위원회는 거버넌스를 “공공 및 사적 개인들과 제도들이 공공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신들의 공통적인 문제를 관리하고, 자원을 통제하며 권력을 행사하는 이해조정적이고 협력적인 다양한 방법들의 합”으로 정의하였다(UN Commission  on  Global  Goverance,  1995).  나이트(A.  Knight)는 “사회정치적 이슈, 군사안보 문제 등 개별 국가들의 영역을 초월한 무수한 초국가적 딜레마들의 해결을  위한  지구적,  지역적,  지방적 차원의 합의를 조정하는  과정”으로  정의하였다(Knight. 1999).  글로벌 거버넌스에 대한 개념 정의를 고려할 때, 개별국가들의 해결능력을 넘어서는 세계 차원의 모든 문제가 글로벌 거버넌스의 의제가 되는 것이다.

글로벌 거버넌스에서 다루어야 할 의제가 지나치게 확대될 수밖에 없는 개념적 한계가 존재하지만, 실제로 행위자들이 다루는 문제는 특정 시점에서 시급한 해결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한정된다. 국제정치의 양상을 결정하는 구조적 요인을 고려하면, 냉전이나 탈냉전, 그리고 세계화 라는 거시적 변화과정에서 글로벌 거버넌스의 의제의 다양성과 중요성은 변화하게 될 것이다.

2. 미디어의 기능과 글로벌 거버넌스

미디어는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과정에 참여하는 행위자의 하나일 뿐만 아니라, 다른 행위자들의 판단과 선택에 1차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갖는다. 산업화와 탈 산업화 과정을 거치며 사회의 구조가 복잡하게 변화하면서 보통의 사람들이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은 철저히 미디어를 활용하게 된다. 과거에도 사람들의 직접적 대면 접촉과 경험을 통해 세계를 이해할 수 있었으나,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오늘날과 같이 국내 상황에 대한 이해만으로 발생하는 사건의 모든 것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 국가를 벗어난 다른 나라와 세계에 대한 이해는 미디어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며 효율적이다. 물론 최근 들어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이 강화되면서 전통적 미디어를 비롯한 미디어 전반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하지만¹, 여전히 미디어는 세계를 이해하는 유력한 수단이다.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과 관련된 미디어의 역할과 기능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글로벌 이슈에 대한 정보 제공 기능이다. 미디어의 가장 근본적인 역할은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뉴스를 만드는 것 이다. 뉴스(news)라는 용어 역시 중세 영어에서  새로운 것(new  things) 을 의미하는 newes, newys가 변화해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정보 제공이야말로 가장 근본적인 미디어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미디어의 정보 제공 기능은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충분한 정보를 가진 시민(informed citizen)을 육성하기 위한 역할을 하고 있다(Norris, 1996; Scammell, 2000). 국제 정치에서 시민의 역할이 직접적으로 강조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국내 정치 영역에서 개별 국가의 외교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다양한 조직과 결사체 형성을 통해 국제 여론의 형성을 형성하게 된다.

둘째, 미디어는 의제 설정 기능을 갖는다. 글로벌 이슈에 대한 미디어의 의제 설정 기능은 미디어가 보도하고 중요하게 제시하는 의제가 글로벌 공공 의제(public agenda)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국내  정치 차원에서 특히 선거와 같은 시기에 미디어가 제시하는 의제와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비슷하다는 사실이 경험적 연구로 검증되었다(McCombs & Shaw, 1972).  즉  “미디어는  사람들이  무엇을  생각해야 할 것을 말하는데 실패할지는 모르지만, 무엇에 대하여 생각해야 하는가”에 대하여는 성공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Cohen, 1963).  세계화로 인해 국내 정치와 국제 정치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상황에서 개별 국가의 미디어가 글로벌 이슈를 보도하는 것이 글로벌 거버넌스와 관련된 의제 설정에 1차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셋째, 미디어는 궁극적으로 글로벌 수준에서의 공론장(public sphere)을 형성하게 한다. 미디어의 정보 제공 기능과 의제 설정 기능은 궁극적으로 다양한 글로벌 이슈에  대한  글로벌  공론장(global  public  sphere)을 형성하는 것으로 수렴된다. 하버마스(J. Habermas)에 의해 정식화된 공론장(public sphere) 개념은 미디어의 발달에 따라 사적인 시민들 (private citizens)의 사적인 생활세계(lifeworld)가 공적인 공간과 교차 하게 되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하여 제시되었다. 공론장은 정치적 생활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공개적이며, 다양한 이슈에 대하여 공적인 토론을 제공하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³  미디어를 통해 형성된 공론장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각각의 사적인 지식과 경험, 이슈에 대한 생각과 견해를 표 명할 수 있는 자유를 공평하게 제공받음으로써,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는 상호작용의 과정을 겪게 된다. 이에 따라 애초에 개인적으로 분리된 각각의 생활세계의 제도화를 이루게 되며, 결국 시민사회 형성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Habermas, 2001). 미디어는 세계 전역에 흩어져 있는 개인들에게 공통의 문제에 대한 글로벌 수준의 공론장을 제공하여 공통의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다.

3. 연구의 방법

이상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코로나 19와 같은 전염병의 확산은 예방과 백신 개발 및 치료제 개발과 같은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연구는 국내 주요 미디어가 코로나 19와 관 련된 보도 행태와 의제 설정 방식을 현재까지의 진행 과정에 따라 명칭 논란 단계, 마스크 확보 논란 단계, 백신 확보와 접종 논란 단계로 구분 하고자 한다. 각 단계별 미디어의 보도 행태에서 글로벌 거번넌스 구축과 관련된 부분을 정리하고자 한다. 이를 통하여 코로나 19와 같은 지구적 의제에 대한 미디어의 보도 행태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Ⅲ. 코로나 19 명칭 논쟁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신종 전염병의 명칭을 어떻게 명명할 것인가의 문제는 그 자체로 상호 협력이나 책임 전가를 가르는 중대한 의제가 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1월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2019 New Coronavirus(2019-nCoV)”로 명명했는데, 새롭게 발견되는 병명과 병의 원인체에 대한 명명 원칙을 공표한 바가 있다. 새로 발견하는 것에 이름을 지어주는 명명권은 발견자의 몫이기는 하지만, 질병의 경우는 예외를 두고 있다. 즉 질병의 증상과 질병이 나타난 방식 등에 대한 정보를 우선적으로 담고, 피해야 할 용어로 지리적 위치, 사람 이름, 동물, 또는 음식의 종, 문화, 인구, 산업이나 직업 등을 제시하였다.4 이러한 원칙에 따라  코로나 19에  대한  학술적  명명  역시  초기  몇 가지 용어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WHO와 질병관리청의 권고에 따라 현재와 같이 정리된 것이다.

우리나라 미디어의 경우는 현재의 “코로나 19”라는 공식 용어로 정착되어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초기에는 “우한 폐렴”이라는 용어가 혼용되기도 하였다. 새롭게 발생한 전염병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직관적인 정보에 근거한 명명이 이루어질 수 있다. 실제로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발생한 초기 시점에서는 우리나라  미디어뿐만 아니라 뉴욕타임즈, CNN, BBC 등의 해외 유력 미디어도 ‘우한 코로나바이 이러스’(Wuhan Corona Virus)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하였다.5

 

<그림 1> ‘우한 폐렴’ 구글 트렌드(좌) . 기사 검색(우)

위의 <그림 1>은 ‘우한 폐렴’이란 용어에 대한 구글 트렌드 검색과 민언련 신문 모니터 자료의 기사 검색 내용을 보면 코로나 19 발생 초기에는 “우한 폐렴”이란 용어의 사용이 급증한 것을 알 수 있다. 2020년 2월 이후에는 WHO에서 권고한 대로 “코로나 19”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우한 폐렴”이란 용어는 일부 미디어와 집단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되었다. 특히 중국의 우한이라는 지역명을 포함한 명명법을 고수하는 세력들은 정부의 방역 정책이 중국의 눈치보기의 결 과라고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을 보였다.6

글로벌 거버넌스의 구축이라는 차원에서 코로나 19에 대한 명칭 논쟁  은 세 가지 차원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첫째, 초기의 명칭에 대한 혼란은 질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을 하지 못 하게 하였다. 정보의 부재는 질병에 대한 공포를 확대시키고 대중의 공황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애초 코로나 19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환자들이 급성 폐렴과 유사한 증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우한 폐렴”이라는 명칭이 사용되기 시작하였다(국가지정 의과학연구정보센터 2020). 그 러나 코로나 19에 대한 연구가 확대되어 충분한 정보를 획득한 이후에는 코로나 19의 대표적 증상이 발열인 것으로 밝혀졌다.7 즉 코로나 19는 폐렴과 일부 유사한 증상이 있지만, 세부적인 증상이 다르기 때문에 외부로 나타나는 증상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전염병 관리의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

둘째, “우한 폐렴”이라는 용어는 외국인에 대한 불필요한 혐오를 초래할 수 있다. WHO에서 제한하고 있는 지명을 사용한 명명법은 특히 최초 발병이 보고된 중국에 대한 무분별한 혐오를 초래할 수 있다. 코로나 19에 대한 우한 발원설은 대단히 중요한 논란거리이지만, WHO의 현지 조사에서도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추가 조사의 필요성만 제기한 상황이다.8 따라서 명확한 과학적 증거가 나오기 전에 기원에 집중하는 것보다 방역과 치료에 집중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특정 지역과 국가에 대한 포비아는 전염병에 대응하기 공동체 의식을 붕괴시키고 숨은 감염자를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방역 관리에 취약성을 나타낸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코로나 감염자와 주변 사람들에 대한 괴롭힘이 심화되고 있으며 심지어 의사와 간호사들이 세균 취급을 받는 것에 반발한 일본재해의학회의 성명이 발표되기도 하였다(서울신문 2020. 04. 13). 또한 약 70%가 코로나 19에 걸릴 경우 자신의 건강보다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더 걱정하는 것으로 조사된 ‘코로나 이지메’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한국경제 2021. 01. 10).  이로  인해 일본의 누적 확진자 수는 2021년 8월 10일 현재 1,031,296명(사망 15,280)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초기에는 코로나 19로 인해 봉쇄조치가 취해진 우한에서 입국한 중국인에 대한 공포를 조성하거나,9 국내 거주 중국 동포까지 잠재적 감염자로 취급하는 듯한 보도가 나타났다.10 이와 같이 특정 지역이나 특정 국가에 대한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비난의 확산은 국경을 초월하여 확산되는 전염병 확산에 대비하기 위한 국제 협력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셋째, 특정 지역 명칭을 포함하는 명명법은 공공 방역 체계의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 코로나 19의 가장 큰 위험성은 독감이나 폐렴에 비하여 현저하게 높은 전염성이다. 현재까지 코로나 19에 대한 개인 차원의 예방 수칙은 최소 1m 이상의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비누로 손 씻기 등 이며, 해외 유입과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은 행정부의 능력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결합되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코로나 19의 해외 유입과 확산 차단을 유증상자와 무증상자를 구분하여 진단 검사와 격리, 치 료를 위한 세부 과정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감염 환자 조기발견을 통한 확산 차단을 위해 선별진료소 운영과 진단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역학 조사 및 접촉자 격리를 통한 확산 차단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와 같이 국가 간 교류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특정 지역명을 병명에 포함하는 것은 해당 지역에 대한 격리와 차단을 요구하는 여론을 자극할 수 있다. 실제로 “우한 폐렴”이란 용어가 사용될 시기 중국 입국객을 전면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요구가 일부 미디어와 야당을 중심으로 제기되기도 하 였다. 그러나 특정 국가에 대한 교류와 소통을 전면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조치이며, 특정 지역 출신과 감염자에 대한 혐오가 확산되는 것은 진단검사에 대한 거부감을 확산시킬 수 있다. 이는 결과 적으로 진단검사를 받지 않는 숨은 확진자를 양산하며 사회 전체에 감염 확산을 초래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해외 유력 미디어까지 코로나 19 발생 초기 단계에 불필요한 명명 논쟁을 초래한 것은 국제적 차원의 감염병 확산 방지 대책의 수립을 어렵게 만들었다. 질병의 특징에 대한 과학적 이해가 아닌 사회적 정치적 이해에 근거한 대응책 수립은 코로나 19의 발원국으로 의심받는 중국에 대한 책임 전가와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발생 원인과 그에 대한 책임 추궁이 간과되어야 할 문제는 아니지만, 이미 질병의 존재와 위험성에 대하여 인지한 시점에서는 전세계적인 대유행을 차단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에 대한 논의가 우선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미 디어를 통해 확대 재생산된 “우한 폐렴” 명명 논쟁은 궁극적으로 공중 보건을 위한 국제적 협력과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Ⅳ.  마스크  확보  논란

코로나 19 발생 초기였던 2020년 1월의 주요 이슈가 병의 발생 원인과 증상, 명명 방식에 대한 논란이었다면, 다음으로 사회적 논란을 초래한 것은 2월에 들어서며 예방을 위한 필수품으로 마스크 확보 여부가 중요한 사회적 논란이 되었다.

 

<그림 2> 구글 트렌트 “마스크” 검색 결과(2020.1.1.~ 6.30.)

위의 <그림 2>의 구글 트렌드 분석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마스크에 대한 관심은 2월 초에 급증하기 시작하여 3월 중순까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코로나 19에 대한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호흡기가 주요 감염 원인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유력한 예방책으로 마스크 착용이 필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로 인해 마스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여 이른바 “마스크 대란”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정부는 2020년 2월 28일부터 공적마스크 제도를 실시하여 마스크 공급의 안정을 추구하 였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미디어의 보도 행태를 살펴보면, 크게 세 가지 특징을 보인다. 첫째, 마스크 공급 부족 문제를 부각하는 자극적 보도가 나타났다. 코로나 19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유력한 예방책 으로 평가되는 마스크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였다. 이로 인해 정부는 공적마스크 제도를 실시하여 안정적 마스크 공급을 추진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는 마스크 구매가 결코 쉬운 것은 아니었다. 정부와 국민, 의료계, 마스크 공급 업체의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상황에서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존재하였지만(의학신문 2020. 3. 17.), 대부분의 기사들은 공급 부족과  정부의 정책 실패를 비판적으로 보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빅카인즈 신문기사 검색 기능을 이용하여 2020년 1월에서 3월까지 “마스크대란”이라는 키워드 검색을 실시한 결과, 전체 62건의 기사 중 긍정적 제목은 18건, 중립 15건, 부정적 제목은 29건으로 구분되었다.11 마스크 대란을 보도하는 기사가 마스크 부족 문제를 객관적으로 전달한다는 점에서는 상황 인식에 도움이 되지만, 마스크 공급 부족을 지나치게 부각하는 것은 국민들의 구매 욕을 자극하여 수요 폭발과 공급 부족이라는 악순환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둘째, 마스크 확보를 위한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보다 정파적 차원에서 보도가 두드러졌다. 코로나 19 사태가 발생한 직후 우리나라에 서는 국회의원총선거라는 중요한 정치적 일정이 겹치게 되었다. 2020년 1월 20일 국내 확진자가 최초 발생한 이래 2월 18일에는 신천지를 중심 으로 대구경북 지역에서 1차 유행이 시작되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3월 11일에는 WHO에서 팬데믹을 선언하였다. 코로나 19는 모든 이슈를  삼키는  블랙홀이 되었으며,  총선이라는 중요한 정치 일정도 사실상 코로나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평가하는  장이 된 것이다. 이 시기 국내 확진자 수가 다른 나라에 일시적으로 증가하면서 마스크 확보 문제는 총선의 향방을 결정짓는 코로나 19 대응과 관련 이슈로 의미가 전환되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미디어는 국내 마스크 부족을 중국 수출 확대와 연관시키는 보도를 하였고, 이를 다시 정치권에서 받아 확대재생산되는 잘못된 정보의 악순환이 발생하기도 하 였다.12 단편적인 사실의 해석 상에서 제시될 수 있는 미디어의 프레임 설정은 정치적 이해관계와 얽히면서 사실을 왜곡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외국과의 갈등을 조장할 수 있는 보도 행태를 보였다.  코로나 19의 확산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발생하였다. 우리 나라는 2020년 1월 중국 우한 내 긴급 의료물품 조달의 시급성 및 특수성을 감안하여 민관협력으로 중국에 마스크 300만 장을 지원하였으며, 5월에는 코로나 19 확산 위기 극복에 기여하고 우리나라 마스크의 우수성과 K-방역모델을 해외로 널리 알리기 위해 국내 생산 마스크의 해외 지원을 확대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러한 조치는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실질적인 국제 협력의 사례를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리나라의 마스크 지원에 대한 보답으로 중국 역시 우리나라에 마스크를 지원하는 국제 협력이 진행되기도 하였다.13 그러나 일부 미디 어는 중국에 대한 마스크 제공 과정을 비판하거나,14 중국으로부터 받은 마스크가 불량이라는 오보를 내기도 하였다.15 코로나 19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한중 간의 마스크 교류를 국제적 협력의 초보적 사례로 평가할 수 있으나, 이에 대한 잘못된 사실에 근거한 비판은 국내적 차원에서 불안을 조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어렵게 조성된 국제 협력의 토대를 붕괴시키는 효과를 초래하였다.

 

Ⅴ. 백신 확보와 접종 관련 논란

코로나 19 발생과 세계적 팬데믹 상황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수단은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코로나 19의 종식을 위해 백신을 개발하여 접종을 확대하여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것을 유력한 수단으로 제시하였다. 그러나 코로나 바이러스가 변이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에 백신 접종률을 높여 코로나를 종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실정이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술 교수의 언급처럼 “이제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우리 사회에서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코로나를 특별 하지 않은 감염병으로 만들어 나가서 점차 일상으로 회복해야 한다”(의사신문 2021/05/04)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팬데믹의 종식이 불가능하더라도  백신  접종은  감염율을  낮추고, 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하여 의료 체계의 부담을 줄이고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가장 유력한 코로나 19에 대응책이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새로운 변이가 계속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의 백신 접종률 제고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림 3> 세계 백신 접종 현황(출처: Our World in Data)

위의 <그림 3>은 2021년 8월 10일 현재 세계 백신 접종 현황을 정리한 것이며, 우리나라는 접종 횟수는 2,860만 회, 접종완료 인구는 806만 명으로 접종 완료 인구 비율은 15.6%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1년 2월 26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1차 접종이 시행된 이후 현재  개발된 다양한 백신들의 접종이 진행 중이다.

백신 접종과 관련된 우리나라 미디어의 보도 행태는 두  가지 차원에서 비판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첫째, 검증되지 않은 백신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보도는 지양될 필요가 있다. 2021년 3월 4일 자유언론실천재 단과 새언론포럼이 공동주최한 ‘코로나19 백신보도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토론회에 참여한 한림대 이재갑 교수는 “코로나라는 상황 안에서 벌어지는 상황마다 다르게 접근해야 하는데, 재난 보도 습성 때문에 백신 보도에서 과학적 사실을 올바르게 전달하는 측면이 부족한 것 아닌가”라 고 비판했으며,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안정성 대 시급성의 이중잣대, 방역의 정치화, 사건기사 취재 방식, 속보 중심, 기사  쪼개기,  발표 의존  등을 제시했다. 강양구 TBS  과학전문기자는  “정부가  미리  확보하고  가장 먼저 접종하기로 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논란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몇몇 언론은 집요하고 악의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문제 있다는 보도를 쏟아냈다”고 비판했다(한국기자협회보 2021/03/05).

미디어의 백신 효능에 대한 부정적 보도는 다른 미디어를 통해 재반박되 기도 하였으나,17 이러한 미디어의 보도 행태는 국민들의 백신에 대한 공포를 조장하여 백신 접종 의사를 저하시켰으며,18 필요한 백신의 적기 도입과 접종을 어렵게 만드는 부작용을 초래하였다.

둘째, 국가별 백신 도입과 접종자 숫자에 대한 단순 경마식 보도는 백신 이기주의를 부추기는 문제를 초래하였다. 백신 접종 초기 일부 미디어는 특별한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자, 신속한 백신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외국과의 비교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현재 코로나 백신을 개발한 국가는 미국과 영국, EU, 러시아, 중국과 같은 일부 선진국이며,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나라도 12개국 정도로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백신의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일부 국가들이 자국에 공급하는 것을 우선함으로써 국제적으로 백신의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하게 된 것 이다. 국제사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코백스 퍼실리티 (COVAX Facility)를 구성하여 백신의 평등한 공급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코백스 퍼실리티에 참여하는 빈국의 상당수가 백신 부족현상을 겪고 있다(BBC 2021/06/21). 이러한 상황에서도 많은 국내 미디어가 백신 부족 문제를 지속적으로 보도하였다.

<그림 4> 빅카인즈 “백신 부족” / “백신 부작용” 기사량 변화 추이

위의 <그림 4> 빅카인즈 “백신 부족”과 “백신 부작용”에 대한 기사량 변화 추이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백신 도입이 논의되기 시작한 2020년 말부터 백신 도입과 접종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 시점까지 백신 부족을 지적하는 지속적으로 생산되고 있으며 이와 거의 비례하여 백신 부작용에 대한 보도가 나타나고 실정이다. 백신의 시급한 도입을 독려하고 부작용을 알리는 것이 미디어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지만, 공급 능력의 제한된 상황에서 경마식 독려는 외국의 백신 수급을 어렵게 하고, 취약한 국제 백신 협조 체제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단편적인 사실에 기반한 외국과의 비교도 국민들의 불안 심리를 가중할 수 있기에 신중한 보도가 필요하다.19

 

Ⅵ. 結

코로나 19는 세계화라는 국제정치체제의 구조적 변화 과정에서 맞이한 국가 간 협력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하였다. 앨리슨(G. Allison)은 테러리즘, 마약 거래, 에이즈 같은 전염병 안보의제가 지구화되는 대표적인 사례라 지적하고, 어떤 한 국가가 단독으로 안보위협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Allison 2000). 현재 코로나 19에 대한  백신이 개발되어 접종이 진행 중이지만, 백신 접종 속도 낮은 국가들에서 발생한 변이 바이러스로 확진자가 재확산되고 있다. 선진국의 기술과 자본을 투자하여 개발된 백신의 국제적 공급이 저개발국가까지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 한 결과 코로나 19 극복의 시간이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이기심에 근거하여 안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려는 경향을 보인 다는 현실주의 패러다임에 근거한 국가 행위의 결과가 역설적으로 새로운 안보 위기를 발생시키고 있는 셈이다. 현실주의 국제정치 패러다임이 당면한 코로나 19 문제 해결에 실패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 간 협력과 협치를 위한 새로운 글로벌 거버넌스의 구축이라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연구는 코로나 19에 대한 우리나라 미디어의 보도행태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에 미치는 국내적 차원의 영향력을 검 토하였다. 코로나 19와 관련된 보도는 거의 모든 미디어에서 다양하게 양산되었는데, 오히려 지나친 정보의 홍수가 수용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었으며,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생산적인 공론의 장을 제공하지 못한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과 관련된 세 가지 차원의 보도 행태를 분석의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코로나 19의 명명 과정에서 불거진 명칭 논란은 국제 규범과는 동떨어진 비생산적 논쟁을 양산하였다. 각종 질병과 전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대표적 국제기구인 WHO에서 제시한 새로운 전염병의 명명을 위한 가이드 라인을 따르지 않고 불필요한 논쟁을 초래하였다. “우한”이란 지역명을 포함한 명명은 특정 국가에 대한 포비아를 초래하고 국가 간 정보 교환과 협력을  어렵게  만드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둘째, 마스크 확보 과정에 대한 일부 보도는 코로나 19에 대한 국가 간 협력과 교류를 왜곡한 측면이 존재하였다. 백신이 개발되기 이전 마스크의 착용은 코로나 19를 예방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 되었는데,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마스크의 수요 역시 일시적으로 급증하였다. 이 과정에서 한국과 중국의 마스크 상호 지원은 국제 협력의 단초가 되었으나, 확인되지 않은 품질 논쟁은 교류 협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끝으로 백신의 도입과 접종에 대한 보도 역시 국가별 백신 접종 현황에 대한 경마식 보도와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보도가 많이 나타났다. 경마식 보도는 코로나 19 백신이 선진국 중심으로 보급되어 변이 바이러스가 재확산되는 악순환의 문제를 가중시켰으며, 백신의 부작용에 대한 검증 되지 않은 보도는 백신 접종률을 저하시키는 문제를 발생시켰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우리나라 미디어의 코로나 19와 관련된 보도는 국제 여론에 대한 호소를 통해 국제 규범을 형성할 수 있다는 고전적 자유주의 국제정치이론과는 다소 상이한 양상을 보여주었다. 우리 나라의 미디어가 자유주의 국제정치이론에서 가정하는 역할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원인에 대하여는 더욱 치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 연구는 우리나라 미디어의 코로나 19 보도 행태 형성의 원인을 분석하는 것까지 진행되지 못하였으나, 코로나 19 종식을 위한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에서 필요한 미디어의 역할에 대한 문제 의식을 제공하고자 했다.

 

※ 아직 미완의 초고이니 인용 자제를 부탁드립니다.

  1.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대부분의 미디어가 경영의 위기, 신뢰의 위기, 정당성의 위기를 겪으며, 진보와 보수의 양극화된 주창 저널리즘으로 파당적 진영 논리와 저급한 시장 논리가 미디어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는 주장이 오래 전부터 제기되었다(윤석민, 2020). 뿐만 아니라 과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만들어지는 정보의 과잉이 가짜 뉴스(fake  news)를 만들어내고  정치적 양극화  와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며 미디어 전반의 위기를 확산시키게 된다(김광기, 2020). 
  2. 미디어의 의제 설정에 대한 효과는 단순한 대상의 차원을 넘어서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라는 이슈의 성격에 대한 2차 의제 설정(second level agenda-setting) 단계에 대한 논의로 발전하여 인지적 속성(cognitive attribute)과 정서적 속성(affective attribute)으로 구분하여 주어진 의제에 대하여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게 되었다(Hester and Gibson, 2003). 또한 한 사회 내에서 특정 시점에 존재하는 다양한 이슈 중에서 미디어를 통해 보도되는 것은 현저성(salience)을 띠는 것으로 제한되며, 각각의 이슈가 어떻게 점화(priming)되고 구별짓기(framing)가 되는가라는 구별짓기 이론(framing theory)으로 발전하였다(McCombs, 2002).
  3. 하버마스의 공론장 개념이 오늘날 하나의 이념형(ideal type)이나 민주주의의 규범적 기초로 이해되는 반면, 타르드(G. Tarde)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진보가 새로운 군집방식을 가능하게 하였으며, 이로 인해 출현한 공중이 새로운 정치적 힘으로 여론을 만드는 과정을 중심으로 『여론과 군중』을 서술하였다. 타르드는 공론장이라는 표현을 명시적으로 사용하지 않았지만, 인쇄술의 발달로 같은 책, 신문, 잡지 등을 읽는 사람들의 ‘독서공동체’로 공중이 출현하였고, 이들에 의해 만들어진 여론이 국민국가의 형성 과정에 긴밀하게 맞물리면서 일종의 ‘공론장’을 매개로 하는 ‘상상적 공동체’를 형성하게 된다고 보았다(이상길, 2003).
  4. WHO는 새롭게 식별된 인간 질환에 관해 처음 보고하는 이는 누구라도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으며 (scientifically sound)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한(socially acceptable) 적절한 이름을 사용할 것을 권 고하며, 피해야 할 용어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스페인 인플루엔자처럼 지역 위치를 담은 것, 크 루츠펠트야콥병, 샤가스병처럼 사람 이름이 들어간 것, 돼지 인플루엔자, 조류 인플루엔자처럼 동물 또는 식품 이름이 들어간 것, 재향군인병처럼 특정한 문화, 직업, 산업을 언급하는 것, 괴질(unknown)이나 치명성(fatal), 유행성(epidemic)처럼 지나친 두려움을 일으키는 것 등을 사례로 제시하였다(WHO 2015).
  5. 뉴욕타임즈는 2021년 6월 20일까지도 “Wuhan Coronavirus”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했으며 (https://nytimes.com/2020/02/02/health/coronavirus-pandemic-china.html?smid=url- share), CNN은 2020년 1월 22일 리포트에서 같은 용어를 사용하기도 하였다 (https://edition.cnn.com/asia/live-news/wuhan-coronavirus-china-intl-hnk/index.html).  BBC는 한글판에서 “우한 폐렴”이라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https://www.bbc.com/korean/news-51185669).
  6. 자유한국당은 “우한폐렴 대책 TF”를 당차원에서 구성하여 신상진 의원을 위원장으로 선임하고 국회 차원의 특위 구성과 중국 전역의 입국자 제한 등의 조치를 정부에 요청하였으며, 정부의 조치가 미온적인 것은 “문재인 정권의 대중국 저자세 정책에 이유가 있다”고 주장하였다(데일리안 02.04.).
  7. 코로나 19는 발열, 기침,  인후통, 호흡 곤란, 미각 상실 등이 나타나며,  폐렴은 냄새 나는 누런 가래, 기침,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치료법에서도 코로나 19는 현재까지 치료제가 개발 중이며  대증 치료를 진행하지만, 폐렴은 항생제 투여를 통해 치료하고 있다.
  8. 2021년 3월 30일 WHO 사무총장은 코로나 19가 바이러스가 우한 연구소에 시작됐을 가능성은 작지만, 더욱 광범위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하였다(BBC 2021/ 03/ 31).  2021년 7월에는 WHO가 중국의  우한 지역과 실험실을 중심으로 2차 기원 조사 실시 방침을 밝혔으나, 중국의 반발로 재조사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9. 채널 A 공국진 기자는 2020년 1월 27일 “우한에서 6천 4명 입국. 제주 비상”이란 기사에서 우한에서 입국한 것이 확인되지 않는 중국 관광객을 화면에 보여주면서 주민들이 걱정이 앞선다는 보도를 하였다(채널 A 2020. 1. 20).~
  10. 헤럴드경제는 <대림동 차이나타운 가보니..가래침 뱉고, 마스크 미착용 ‘위생불량 심각’〉이란 기사에 서 “한국 체류 중국인들이 위생에 둔감한 현실을 반영하듯, 역 주변 차이나타운으로 들어서자 우한 폐렴을 무색하게 하는 비위생적인 행태가 즐비했다”라고 보도했다(윤호 기자, 신주희, 유동현 수습기자. 헤럴드경제 2020. 1. 29)
  11. 긍정적 제목의 기사들은 마스크 대란 속에서도 폭리를 취하지 않는 기업에 대한 보도(중앙일보 2월 28일자 기사 / 한경 2월 28일자)나 민간의 면마스크 제작 관련 기사(중도일보 3월 10일자, 대전일 보 3월 25일자) 등이었으며, 부정적 제목의 기사들은 “‘마스크대란’ 잡겠다더니 구매 ‘하늘의 별따기’”(서울경제 2020/02/24), “마스크대란인데…당국은 ”WHO, 권고 안해“”(서울경제 2020/02/24), “급조된 ‘코로나 대책들’”(매일경제 2020/02/06) 등이 있었다.
  12. 매일경제의 김연주, 안정훈 기자는 “왜 국내서 마스크 구매하기 힘든가 했더니…중국으로 다 나갔 네”라는 기사에서 대중국 마스크 수출액이 2019년 12월과 비교하여 2020년 2월 수출액이 200배 증 가했으며, 의사협회 인터뷰를 통해 “온 국민이 마스크를 제대로 구하지 못해 힘들어 하는 ‘마스크 대 란’이 일어나고 있는데, 상당량이 매일 중국으로 반출되고 있다”는 주장을 보도하였다(매일경제 2020/02/25). 이 주장은 2020년 3월 5일 미래통합당 조경태 최고위원이 대중국 마스크 수출량이 12월에 비교하여 200배나 폭증했다는 발언으로 재생산되었다. 매일경제의 단독 보도와 조경태 의원 의 발언 이후 관련 기사는 네이버 포털 검색에서 2020년 3월 10일까지 25개 기사에서 재인용되었       다. 그러나 2020년 2월 25일 파이넨셜뉴스의 김성호 기자는 대략 8,000만장이 넘는  마스크가 중국  으로 갔지만, 한국에 남은 마스크 물량이 이를 웃돌기 때문에 국내 마스크 부족을 중국 수출탓으로 돌리기 어렵다고 보았다(파이넨션뉴스 2020-02/25).
  13. 2020년 2월 27일에는 주한 중국대사관이 대구에 마스크 2만 5천 장을 지원했으며(연합뉴스 2020/02/27), 3월에는 인천시가 중국 웨이하이시에 마스크 2만개를 주고 20만개를 받았으며(연합 뉴스 2020/03/04), 부산의 한 인문학 모임에서 중국에 보낸 300장의 마스크가 국내 의료용 장갑 20만장으로 되돌아오기도 했다(연합뉴스 2020/03/09).
  14. 조선일보 윤수정, 표태진 기자는 애초 중국에 마스크 제공 과정에서 민간  구입 내용을 제외했다가  비판 여론이 제기되자 뒤늦게 “민관 협력”이라고 말을 바꿨다고 비판하였다(조선일보 2020/02/06).
  15. 머니투데이 오진영 인턴기자는 중국 웨이하이시가 인천시에 보낸 마스크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으나(머니투데이 2020/03/05), 인천시에 확인한 결과 오보임이 밝혀져 두 차례수정한  끝에  결국 삭제하였다(민주언론시민연합 온라인모니터보고서 03.08).
  16. 2021년 2월 28일 뉴스1의 박형기 기자는 “’AZ 백신 믿을 수 없다”…유럽인들 기피해 재고 엄청 쌓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유럽에서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불신이 확대된다고 보도하였으나,  인용한 기사의 후반부에는 백신의 효능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프랑스 백신 전문가의 주장이 포함되기도 하였다. 이는 의도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의 효능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려는 것이 아닌가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하였다(미디어오늘 2021/03/03).
  17. MBC “스트레이트”는 TV 조선이 연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문제를 언급하며 불안을  확대 재생한다고 비판하고, 다양한 전문가들과의 인터뷰와 사실 확인을 통해 보수 미디어가 왜곡된 백신 뉴스로 공포를 판다고 지적하였다(MBC 스트레이트 2021년 3월 21일 보도).
  18. 국제 마케팅 여론조사 기관인 IPSOS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희망률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2020년 10월 83%였던 것이 12월 75%로 두  달 사이 8%p  줄었는데, 김준일 톱뉴스  대표는 10~11월 독감 백신 보도가 쏟아지며 죽는다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다른 나라보다 백신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커졌다고 추정하였다(기자협회보 2021/03/05).
  19. 조선일보 이태동 기자는 “[특파원 리포트] 백신 확보한 日 연말 풍경”라는 기사에서 한국과 달리 일 본은 백신을 확보한 덕분에 도쿄 시민들이 다시 거리에 나와 활기를 띄고 있는데, 한국은 내년에도 이러한 모습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함을 표시하였다(조선일보 2020/12/30). 그러나 일본의 코로나 19 확진자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  2021년 1월 7일 수도권 4개  지역의 한 달간 긴급사태가 발효되었으며, 코로나 확진자들이 자리가 없어 병원이나 요양 시설에 입소하지 못 하는 의료붕괴 조짐이 나타나기도 하였다(파이낸셜뉴스 2021/01/07).  일본의 코로나 19 상황이 개선되지 못 하자 5월 24일 미국 정부는 일본에 대한 여행 경보를 가장 높은 ‘여행 금지’ 권고를 발표하였다.(연합뉴스 2121/05/25)

 

참고 자료

 

□ 영문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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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검색 자료

국가지정 의과학연구정보센터 홈페이지 https://www.medric.or.kr/Controls/Sub.aspx?d=03&s=02&s2=01&g

=TENDENCY&c=&m=VIEW&i=2322&pa=1&bl=1&kt=&kw= 뉴욕타임즈. https://www.nytimes.com/2020/02/02/health/coronavirus-pande

mic-china.html?smid=url-share BBC 한국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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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Web Site

https://www.who.int/news/item/08-05-2015-who-issues-best-pra ctices-for-naming-new-human-infectious-diseases.

[PDI 워킹페이퍼 NO.10] 세계시민성 대(對) 국가시민성 논의: ‘세계위험사회’와 국가시민성의 변용(variants)

김두진 (고려대학교, 평화와 민주주의 연구소 연구교수)

 

* 이 페이퍼는 지암워크숍 #5에서 발표되었습니다.

 

I.서론

 

오늘날 세계화로 인해 우리는 그 어느 때 보다 여러 형태의 경계가 빠르게 해체되고 재편되는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탈경계적 변화를 수반하는 세계화는 국경을 넘나드는 다양한 교차와 혼종(hybridity)을 수반하게 된다. 나아가 디지털 기술의 기반한 매체로 인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 넘는 지구적 차원의 인식의 공유가 가능케 되었다. 이런 가운데 ‘지구화’(globalization)에 따른 탈경계는 ‘글로컬리티’ (glocality, 지구지역성)를 수반하기도 한다 (이화인문과학원 2010, 10-11; 김수환 2010, 27-29).

근대 이후 시민의 정체성은 국가와의 관계를 근간으로 규정되어 왔다. 지리적·영토적 국경을 바탕으로 배타적인 주권을 행사하는 국가의 구성원으로서의 지위와 그리고 의무체계가 근대 시민성의 핵심이다 (변종헌 2006, 2). 세계화로 개별 국가의 경계를 넘어 어느 한 국가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출현하게 된다. 그 결과로 전지구적 상호 의존과 협력의 필요성에 따라 인류가 지구촌의 범주 내에서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영역의 확대가 나타난다. 지구 생태계, 인권, 전쟁, 빈곤 등의 쟁점을 해결하기 위해 특정 집단이나 지역, 개별 국가의 입장에서 벗어나 인류 전체의 관점에서 그것의 해결을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개별 국가의 특수한 이해 관계를 초월하여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함께 행동하는 시민성의 함양이 요구된다 (변종헌 2006, 6-7).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은 <세계 시민성>과 <국가 시민성>의 연계성을 새롭게 규정하게 하는 인식론적 전환의 한 계기를 가져 왔다. 팬데믹은 모든 개별 국가에 위기를 가져오는 ‘공동의 위협’이다. COVID라는 감염원에 대해 강대국들은 책임 전가, 상호 이동의 통제, 정확한 정보 공유에 대한 소극성을 보였다. 오히려 신종 감염병은 ‘비전통적’ 안보 임에도 불구하고 주요 국가들 간에 ‘공통의 이해관계’의 잇슈 이상으로 국익 관점에서 제로섬(zero-sum)의 적대적 인식으로 비화되었다. 특히 미중간에 감염병의 ‘발원지’에 관한 책임성 논쟁으로 국가주의가 세계주의를 압도하는 양상을 보이기에 이르렀다 (박재완·최기웅 2020, 87-94). 그것은 마치 비전통적 안보 위협으로 인해 미국-중국 간에 ‘투기디데스의 함정’을 연상케 하는 갈등의 양상도 나타났다 (Allison 2017). 그 까닭은 코로나 19 사태가 비전통적 안보 – 인간안보 (및 보건안보)-가 훨씬 더 치명적인 충격을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이수훈 2020, 5)

세계위험사회(world risk society)의 개념이란 초국가간에 벌어지는 위험을 포착하기 위해 울리히 벡(Ulrich Beck)이 제시한 개념이다. 본 개념은 통제불가능한 위험(uncontainable risk)의 상황 극복이 국민국가의 능력 이상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Beck 2006, 344-345). 지구화(세계화)로 인한 위험이 더 이상 국가 차원에서 관리할 범주를 넘어서고 있다. 이에 벡은 ‘세계시민적 현실정치’의 개념을 제시하며 ‘현실에서 활성화되는’ 세계시민주주의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장준호 2010, 344-345; 이왕휘 2008, 65-66; 정무권 2012).

팬데믹 이후에 국가간 경계 해체를 보였던 종전의 추세는 새로운 감염병의 ‘세계위험사회’의 출현으로 국가 간 재영토화되는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직면하는 ‘당위적 명제’는 ①국가 시민의 정체성을 유지해야 하는가, 아니면 ②세계시민의 정체성을 강조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일 것이다 (김남준·박찬구 2015, 2-5; 변종헌 2006, 2-3).

본 논문에서는 팬데믹 이후의 ‘시민성’의 양상과 그 변화를 국가성 (nationality) 대(對) 세계성(globality)의 맥락에서 논의할 것이다. 나아가 최근 팬데믹 상황을 울리히 벡(Ulrich Beck)의 ‘세계위험사회’ 의 개념의 맥락에서 국가시민성과 그 변형(variants)을 살펴 볼 것이다.

 

II.시민성의 탈경계와 글로벌 시민성(global citizenship)의 인식

 

세계 시민성에 관한 사상적 (혹은 철학적) 배경을 크게 두 가지로 대별할 것이다. 첫째는, ‘보편 이성’에 의한 ‘선험적 인식’에서 살피려는 세계 시민성의 이해이다. 다른 하나는 지구적 차원에서 문제 해결을 겨냥한 현실적 필요성(realistic option)과 연계된 세계시민성에 관한 논의이다 (이지훈 2014, 26-31). 본 연구에서는 전자의 논점의 맥락을 통해, 후자의 관점에서 글로벌 차원에서 논의를 전개할 나갈 것이다.

시민성은 본원적으로 ‘경계적 개념’(bounded concept)으로, 경계를 공식적으로 인정해 온 정치적 공동체의 구성원에게 부여된다. 다른 한편으로 시민성은 역동성, 불안정성을 가진 존재로써 ‘진화’하는 것이다 (Banks 2008). 시민성은 사회적 환경에 의해 변화하고, 오랜 시간 동안 진화해 온 ‘가변적인’ 성격을 띠며 대체로 ‘국민국가’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따라서 시민성은 국가 내의 개인들을 사회적 결속력 (social cohesion)으로 묶는 시민교육의 담론(discourses)과도 연계된다 (Mills and Waite, 2018: 131-135).

국가시민성은 한편으로, 국가의 시민이라는 자발성과 정치참여를 허용하는 매우 긍정적 면이 부각되는 측면이 강하다. 반면 다른 한편으로, 공민(公民)의 의미에서 국가의 지배 체제에 적극적으로 순응하도록 교화를 목적으로 사용되는 개념의 측면이 있다. (설규주, 2021: 27). 시민성은 ‘진보적’ (developmental) 개념으로 공민적(civic) 시민성, 권리와 의무와 연관되는 ‘정치적’ (political) 시민성을 넘어, 문화적 영역을 포함하는 ‘사회적’(social) 시민성으로 확장된다 (Marshall 1964, Banks 2008, 129).

서구에서 시민성의 영역화는 도시국가(city-state)에서 국민국가 (nation- state)로 이동하였다. 중세 시대에 들어 개인들은 시민 대신에 봉건적/종교적 질서에 종속되었다. 서구의 시민성의 개념은 르네상스 시대에 부활한 후, 프랑스 혁명과 19세기 근대 국민국가의 출현으로 시민성은 로컬(local) 단위에서 점차 국가적 단위로 재구성(re-scaled) 되었다 (조철기 2015, 619-620).

오늘날 세계화로 인해 그 어느 때 보다 여러 형태의 경계가 빠르게 해체되고 재편되고 있다. 노동, 상품, 정보, 자본이 국가를 횡단하며 국가 경계를 넘어 이동이 자유로워짐에 따라 다양한 공간을 연결하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형성되었다. 이로 인해 한 국가 이상의 권리와 정체성과 연계된 초국적 시민성이 구성되기도 한다 (변종헌 2006, 20; 조철기 2015, 620-621). 이러한 초국적 시민성은 국가적 범주를 넘어, 글로벌 영향력과 연계되어 훨씬 더 포괄적인 정체성(젠더, 성별, 인종, 민족성, 신념 등) 의 쟁점과 연결된다. 이런 이유로 시민성이 국민국가의 정체성을 넘어 지리적 공간(spatiality)의 국제적 이동의 메카니즘으로 인해 점차 국가를 횡단한다. 이런 결과로 국가 시민성에 도전하는 새로운 유형의 시민성의 개념화가 도출되었다 (Jackson 2010; Cresswll 2006, 2009).

이에 따라 점차 국민국가적 시민성의 범주를 넘어 해결해야 할 과제를 떠안게 되고, ‘탈국가적’(postnational) 시민성을 요구받게 된다. 탈국가적 시민성은 자국의 국경을 넘어서 시민성의 특징이 ‘같은 국민’이라는 의식보다 ‘같은 인간’이라는 의식에 기반을 두게 된다 (이용재 2013, 96-97; Sassen 2002). 곧 국가 경계를 횡단하는 ‘초국적 시민성’(transnational citizenship)의 성격을 출현시켰다. 이에 비해 유럽시민권의 쟁점은 근대 시민성 개념의 가장 극적인 일탈된 형태(deviation)라 할 수 있다. EU시민권이 근대 시민권과 현저한 다른 점은, 국적(nationality) 개념의 상실(missing)이다 (Wiener 1997, 529-531).

20세기 후반 서구 신자유주의의 ‘세계화’와 연계되어 시민성의 담론의 범위를 ‘글로벌’ 스케일로 확장시키게 되었다 (김갑철 2017, 125). 이에 따라 세계화에 따른 국민국가의 정치적 권한이 계속 침해받게 되었다. 국민국가가 시민성의 실제적 기반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시민성은 경제적/문화적 세계화로 다양한 스케일로 경계적/문화적 세계화의 도전을 받게 되었다. 이 결과로 국가 경계의 희석과 중첩으로 ‘다중적’(multiple) 시민성이 출현하게 된다 (Sassen 2002, 조철기 2020, 42-43).

지구화와 정보화 시대라는 네트워크 환경에서 국가는 종전과 같은 가장 효율적인 행위자의 위상이 약화되었다. 대신 국가 경계를 넘나드는 지식과 정보의 추구를 목표로 하는 초국적 네트워크의 ‘비국가 행위자’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하였다. 소위 디지털 경제 영역의 마이크로소프트 혹은 구글 등의 초국적 활동이 국가 영역을 넘어서는 영향력 행사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국가 행위자 뿐만 아니라 국제기구와 다국적기업, 및 글로벌 시민사회 등이 복합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글로벌 거버넌스의 출현이 불가피해 졌다 (김상배 2014, 294-298; 김상배 2018).

그렇다면 세계시민성 (세계시민주의의) 담론의 논리는 과연 무엇인가. 포페스쿠(Popescu)에 의하면, “국경은 공간의 분리와 접촉”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갖는다. 즉, 국가 경계는 상이한 국가적,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체계들을 분리시키는 동시에 상호 접촉하게 해 준다 (Popescu 2018, 29). 세계화의 흐름에 따라 국가 경계가 유지해 오던 정치적·경제적·문화적 질서가 동요되었다. 이런 상황은 우리에게 국경에 관한 관심를 더욱 고조시켰다. 따라서 우리는 글로벌 시대의 경계 공간(borders spaces)의 의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Popescu 2018, 100).

세계화의 흐름은 국민국가에 기반을 둔 전통적인 시민성에 관한 인식을 넘어 다차원적이고 초국적인 시민성을 요구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세계시민으로서 자질의 함양을 목표로 한 세계시민교육의 담론도 등장하게 되었다. 세계화의 가속으로 국가의 주권, 정체성 및 경계 등의 개념이 도전을 받게 되었고, 국가를 초월하는 초국적 혹은 무국적(non-state)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원요한·임은진 2021, 52-53). 이런 와중에 국가시민성의 범주를 넘어 지구촌 문제 해결을 위해 상호의존과 공동노력이 필요성이 요구되었다. 이에 따라 ‘지역적’(regional) 혹은 ‘국가적’ 경계를 초월하여 시민성 관념을 새롭게 정립의 필요성이 요구되었다.

세계시민성 내지 세계시민주의(cosmopolitanism)는 세계화의 역사 만큼 오래 전부터 인류의 이상으로 제시되었다. 고대 그리스로부터 헬레니즘 시대의 스토아학파(stoics)를 비롯하여 칸트(Immanuel Kant), 롤즈(John Rawls) 및 싱어(Peter Singer) 등이 세계시민주주의 논쟁에 관여하였다. 세계시민에 관한 구체적인 관념과 이상은 다양하지만, 세계시민주의는 대체로 당위적 혹은 규범적 진술에 머물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이에 관한 이념 정립의 이론적 성과나 개념의 합의는 미흡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지훈 2014, 5-6).

핵무기의 위협, 국제 테러리즘, 지구촌 생태계 위기, 국제적 재난, 및 최근의 팬데믹 위기 등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세계시민의 ‘이상’에 관한 희구는 불가피한 것이다. 하나의 세계 정부 구성과 이를 뒷받침하는 국제법 규범이 없는 한 현실적으로 세계 시민 개념은 실현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인류가 직면한 위기 상황을, 바람직한 세계시민의 협력과 실천을 통해 극복해야 할 책임이 하나의 과제로 떠안게 되었다 (변종헌 2006,13).

세계 시민의 개념에 관한 논쟁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세계시민주주의 담론은 우선 ‘급진적’ 세계시민주의와 ‘온건한’ 세계시민주의로 대별할 수 있다. 전자는 개별 국가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인류 공동의 과제가 존재하므로 세계정부 혹은 세계국가의 건설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반면 후자는 급진적 세계시민주의의 입장에서 ‘국가의 자율성과 지역의 특수성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세계시민주의로 지향할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김남준·박찬구, 2015: 5). 울리히 벡(Beck)의 입장은 후자의 경우에 해당한다. 히터(Heater)가 의 세계시민 네 가지 유형 중, 마지막 유형인 “세계정부와 상관없이 글로벌 의식과 글로벌 책임감을 가진 세계시민”의 유형이 다른 세 유형에 비해 현실적으로 실행가능성(feasibility)이 있어 보인다. 히터 역시 세계 시민성이 부단히 역사적인 의제(agenda)로 등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실현성에는 회의적이다. 히터는 세계시민(citizen of the world/cosmopolitan)의 개념은 역사적으로 “실천적 타당성과 도덕적 가치를 지니는 신념”으로 간주될 만큼 놀랄만한 생명력을 보인 이념임을 인정한다. 하지만 세계시민은 그 의미의 불명확성으로 인해 세계시민 교육은 험난한 과정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히터에게는 진정한 의미에서 세계시민권이란 것이 존재한 적이 없다(Heater 2007, 426).

현대에 이르러 너스바움(Nussbaum)은 For Love of Country (1996)에서 스토아학파의 세계시민주의로부터 칸트의 영구평화론 까지 이어져 온 세계시민주의 테제를 논하고 있다. 너스바움은 1990년대 후반 세계시민주의에 초점을 둔 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자민족중심주의, 애국주의가 ‘호전적 애국주의’(jingoism) 유발시킨다고 비판하였다. 너스바움은 세계시민교육과 관련하여 ‘국가 보다는 인간의 권리’를, ‘국가에 대한 소속감 보다는 보편적 이상’을 우선시함을 주장한다 (조나영 2018, 171). 한 마디로 ‘국가없는 보편적인 공동체의 보편적 도덕성의 기초’를 놓으려는 시도이다. 나아가 ‘세계시민주의 이상이 국가적 정체성 보다도’ 훨씬 더 현대 세계의 우리의 상황과 적합하다는 것이다 (Himmelfarb 1996, 74). 모든 형식의 국가주의와 자민족 중심주의에 반대하며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존중하는 것을 세계시민주의의 요체로 본다. 이에 비해 애국주의와 연관된 호전적 민족주의, 자민족 중심주의는 동력는 ‘사랑’보다 ‘적대적인’ 감정을 추동한다고 간주한다. (Bok 1996, 67; Pinsky 1996, 87; 조나영 2018, 173). 세계시민주의는 개념의 추상성과 현실 적용의 어려움이 있다. 정치적 관점에서는 세계 시민의 이상은 역사적으로 한번도 구현된 적이 없다. 세계시민의 결단은 가능할 지라도 현실적인 근거 마련은 어려운 것이다 (이지훈 2014, 6).

 

III. 세계시민성 vs 국가시민성: 비판적 논의와 고찰

 

오늘날 세계시민성의 이상은 세계시민주주의(cosmopolitanism)에서 상당 부분 연유된 것이다. 세계시민주의는 지구촌에 만연된 갈등과 대립의 불확실성과 불안의 취약성을 지적하는 하나의 도덕적 근거로 제시된다 (변종헌 2020, 223). 국가 및 ‘지역적’(regional) 경계와 정체성을 넘어서는 범주로써 ‘세계시민의 소양과 역량’을 추구하게 되었다 이것은 국가 역할의 ‘종언’(終焉)이라기 보다는 과거에 당연시 인식해 왔던 국가의 기능에 관한 ‘인식의 변화’를 의미한다.(김남준·박찬구 2015, 12-13; 변종헌 2020, 217-219).

세계시민성의 가치를 염원하기 이전에 주지해야 할 주안점은, 국가시민성과 세계시민성이 설령 상호 모순적 관계에 있다 하더라도 양쪽 중 어느 시민성도 완전히 포기할 수 있는 가치는 아니다. 여기서 세계시민주의의 실천성과 관련하여, 세계시민성이 불가피하게 배태할 수 밖에 없는 모순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김남준·박찬구 2015, 13).

첫째로, 세계시민주주의 이상에서 강조하는 ‘공동선’의 달성이 국가의 시민성 영역에서 조차 결코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세계시민주의 구현 이전 단계인 국가 범주에서 조차 ‘시민성’의 주요 가치의 실현이 어렵다는 점이다. 논리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국가 범위를 넘어서 공동선 실현의 목표가 과연 실현될 수 있는 것인가에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 추병완이 예시하듯이, 민주주의의 원칙과 관련하여, 국가 내의 ‘공동선’과 관련하여 민주주의는 공화주의 이념에 의해 빈번히 비판을 받고 있다. 민주주의가 ‘국민에 의한 통치’를 의미한다면, 공화주의는 “국민의 이해 관계에서의 통치 또는 정치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국민이 공유하는 공동선에 부합되는 통치”로 규정된다 (추병완 2020, 139; 채진원 2019). 대부분의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나타나는 시민의식의 쇠퇴, 정치적 무관심의 증대, 정치적 무관심 등의 상황에서 국가 단위에 조차 시민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추병완 2020, 190). 국가(혹은 민족)는 개인들이 충성을 바치는 주된 대상이자 집단적 결속의 근거가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세계시민성 내지 세계시민의식의 함양 – 혹은 교육-이 결코 쉽지 않은 난제라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로, 앞의 서술과 관련하여, 국가를 겨냥한 애국심이 보편적 세계시민성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개인의 이타심이 인류에 관한 보편적 이타심으로 확산이 가능한가” 라는 질문과 연관된다. 라인홀드 니이버(Reinhold Nibuhr)는 “개인의 이타심은 오히려 국가의 이기심으로 전환된다”고 주장한다 (Niebuhr 2006, 91). 개인의 이타적 정념(passion)이 민족주의( 혹은 국가주의)로 향하게 하기는 쉬워도 인류 전체를 겨냥한 보편적 열정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실제로 어렵다. 이것이 바로 니이버가 말하는 ‘애국심의 윤리적 역설’(ethical paradox of patriotism)이다. 니이버의 지적은 국가 기반의 사회구성원에게 세계시민의식을 고양시키는 것에 본원적 ‘한계’가 내재해 있음을 분명히 한다.

애국심에는 윤리적 역설(ethical paradox)이 내재되어 있다. 왜냐하면 애국심은 개인의 희생적인 이타심을 국가의 이기심으로 전환시켜 버리기 때문이다.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낮은 수준의 충성심이나 지역에 집착한 충성심과 비교할 때, 그것은 고차원적 형태의 이타주의(altruism)에 해당한다 (….중략….) 이타적 열정이 이처럼 용이하게 민족주의로 전환될 수 있지만, 국가의 범위를 넘어서 흘러가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국가 범위를 넘어서 인류 공동체에 헌신케 이끄는 일은 상당히 애매모호한 일이다 (Niebuhr 2006, 91).

이처럼 집단들 간 –혹은 국가들 간-에는 윤리적인 것 보다는 정치적인 것이 더 우선시된다. 그 이유는 이들 관계는 각 집단(혹은 국가)의 필요에 대해 ‘합리적이고 도덕적인 평가 기준에 따르기 보다는’ ‘힘의 비례’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전재성 2012, 175).

싱어(Singer) 역시 세계적 차원의 정치 공동체가 현존하지 않는 상황에서 국가가 필수적실체(entity)로 본다. 국가의 시민들이 대대적으로 이타주의자로 변신하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에 어렵다고 지적한다. 싱어는 각국의 지도자들이 자국민의 이익을 우선시해야 것을 주장한다 (Singer 2003, 26-27).

유사한 맥락에서 힘멜파브(Himmelfarb)은 ‘세계 시민’(world citizen)과 ‘세계 시민권’(world citizenship) 보다 국가 권위의 효용성을 더 중요시하고 있다. 막연한 세계시민주의적 질서에 비해, ‘국가 권위’가 훨씬더 강력하게 행정적·법적 질서를 수행하는데 더 효용성이 있다고 본다. 너스봄이 선호하는 복지국가의 사회정책들이 막연한 세계시민주의적 원리임에도 불구하고 그 성취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그 이유는 공공교육, 종교적 자유와 관용, 인종적·성적 차별 금지 같은 국가 목표는 국가 권위에 의해 실현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적’인 것(international)의 구성요소는 바로 ‘국가적’인 (national) “일차적” 구성 요소로 구성되는 것이다 (Himmelfarb 1996, 76). 같은 맥락에서, 매코넬(MaConnell)은 세계시민주의를 건설적이라기 보다는 ‘파괴적’이라고 비판한다. 맥코넬은 버크(Edmund Burke)의 말을 인용하여, 우리가 속한 사회의 작은 집단들을 사랑하는 것이 “공공애(public affections)의 제 1 원칙”임을 지적한다 (McConnell 1996, 79).

세 번째로, 세계시민주주의로 표방되는 이념과 제도가 ‘실천성’(praxis)에서 ‘파괴적’ 성향을 드러내거나, ‘허구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몇 가지 사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세계시민주의적 신조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피아(Appiah)는 세계시민주의의 주창자들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기본 시민성과 어긋나는 삶을 영위하는 지를 역사적 에피소드를 예로 들어 언급하고 있다.

토마스 칼라일은 중농주의 경제학자인 미라보(Marquis de Mirabeau, 1715-1789)에 관해서 “인류의 친구이지만, 그와 관계있던 거의 모든 사람들의 적”이라고 말했다. 미라보는 󰡔인간의 벗󰡕이라는 책을 집필할 때 너무 바빠서 자신의 아들이 투옥되는 것조차 알지 못했다. 에드먼드 버크(Edmund Burke)는 다섯 아들을 고아원으로 보냈던 장자크 루소를 두고 “자기 인류는 사랑했지만 자기 가족은 미워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Appiah 2008, 23).

애피아의 주된 논점은 “세계시민주의는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 일종의 문제제기로 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Appiah 2008, 22).

벅(Bok)이 들고 있는 한 예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에 관한 지적이다. 세계시민주의, 평등 및 동료에 관한 애정을 설파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깊은 성찰도, 그 실체는 허구적인 ‘내적 위선’(inner hypocracy)에 불과하였다. 벅은 아우렐리우스가 세계시민주의 이상을 설파한 기독교 종파를 억압하고 극심한 박해를 가했던 역사적 사실을 들어 반증하고 있다 (Bok, 39-40). 퍼트넘 (Putnam)은 세계시민주의의 한 폐해로 소비에트 공화국을 예로 들고 있다. 소위 세계시민주의- 한 예로 국제 공산주의 기치를 내세운 코멘테른(Comintern) -를 표방한 소비에트 공화국이 무려 5천만의 인명을 희생시킨 참상을 지적한다 (Putnam 1996, 92). 계몽사상의 이념으로 제시된 레닌주의적 공산주의나 마오쩌둥식의 공산주의도 마찬가지이다. 왈저(Walzer)는 20세기에 저질러졌던 위험천만한 범죄들이 비뚤어진 애국주의- 나찌즘의 반(反) 세계시민주주의 등 – 에 의해 저질러졌음을 인정한다. 반면에, 명백히 ‘왜곡된’ 세계시민주의자들에 의해 저질러 졌다. 왈저는 자국중심주의나 구체적인 충성의 대상을 간과하는 세계시민주의는 동일하게 ‘비도덕적’ 행위를 유발하게 됨을 강조한다 (Walzer 1996, 56-57). 인류애란 너무 ‘추상적인’ 것이기에 애정(affections)의 구심점을 촉발시키지 못한다. 결국은 세계시민주의는 ‘충성’(loyalty)의 대상에 따라 ‘회의주의’와 ‘냉소주의’를 낳고 있다 (McConnell 1996, 80-81).

여기서 세계시민주의 대 국가시민성에 관한 논의의 맥락에서 몇 가지‘절충적’시각에 주목하고자 한다. 우선 온건한 세계시민주의의 입장에 서있는 하버마스(Habermas), 벡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김석수 2011). 먼저 하버마스의 경우는 국가의 자율성의 중요성을 인정함에도 불구하고, 세계시민사회에 ‘더 비중을 두려는’ 성향을 보인다. 그러나 하버마스는 세계시장의 출현과 생태계의 위협 등으로 인해 더 이상 세계가 지탱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음을 지적한다. 하버마스는 국민국가의 철폐를 주장하지는 않지만, “세계시민법이 개개 정부를 구속할 정도로 제도화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권을 자발적으로 제한하는 세계시민사회를 제시하려 한 것이다 (Harbermas 2009, 104-106, 271-272, Harbermas 2000, 156-157).

하버마스와 대조적으로 벡은 국가와 세계시민사회의 조화를 꾀하면서 ‘국가의 자율성에 더 비중’을 주려는 입장을 취한다. 벡은 ‘국가와 시민성을 새롭게 조화’시킨 “세계시민적 국가”(Kosmopolitisher Staat)의 개념을 제시한다. 이것은 경제적 차원에서 국가를 수단화하려는 신자유주의적 국가(neoliberal state)를 반대하고 있다. 나아가 미국과 같은 강대국이 세계의 주요 가치, 즉 인권, 정의, 평화의 쟁점을 독점 지배하려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기도 한다. 벡은 세계시민사회와 ‘세계위험사회’의 연관선 상에서 자기 주장을 펼치고자 한다. 벡은 민족국가적 현실정치(Nationale Realpolitik)의 성격이 점차 ‘세계시민적 현실정치’(Kosmopolitische Realpolitik)의 성격으로 변모할 것을 제시한다. 세계시민적 현실정치는 한편으로 국가들 간에 초국가적 연대를 통해 민족국가의 역량을 강화시켜 ‘세계 경제의 권력’에 대항하려는 것이다 (장준호 2010, 344-345, 364-365). 하버마스와 달리 벡은 세계시민의 보편성에 기초한 도덕(moral) 보다는 ‘민족이나 개인의 특수성’에 기반을 둔 에토스(ethos)를 더 우선시한다 (김석수 2011, 157).

롤즈(Rawls) 역시 적극적인 세계시민사회를 모색하지는 않는다. 롤즈의 󰡔만민법󰡕은 일반적 세계시민주의와는 구별된다. 롤즈가 󰡔만민법󰡕에서 국제사회 모두 포괄하려는 국제사회의 협력의 법칙을 제시하려고 하지 않는다 (장동진·장휘 2003, 216). 단지 롤즈는 합당한 자유주의 사회의 국민들이 전쟁을 하지 않고 ‘공존하며 안정적으로 국제사회를 유지해 나가는’어떤 원칙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장동진·장휘 2003, 219). 롤즈의 관점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자유적’관점을 더 중시하며, “비자유적 만민들에게”질서정연한 만민들 사회의 올바른 관점을 제시- 혹은 적용-하려는 의도는 없어 보인다 (인지훈 2021, 189). 롤즈는 그의 󰡔만민법󰡕을 근거로 사회복지와 같은 세계시민주의적(cosmopolitan) 가치가 ‘정의가 부재(不在)한’전지구적 ‘분배’의 형식을 취하게 될 경우, 그러한 가치 배분은 유보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세계시민주의적 견해의 궁극적인 관심이 개인들의 복지이지, ‘사회들의 정의는 아니다.’세계시민주의적 입장이 개인들의 복지에 관심을 가지며, 그 결과 지구적으로 최저수준의 사람의 복지가 향상될 수 있는 지의 여부에 관심을 가진다 (Rawls 2017, 181).

칼 슈미트(Carl Schmidt)는 세계시민주의 속에 감추어진 강대국 중심의 국제질서의‘허구성’을 비판한다. 세계시민주의가 내세우는 인권의 보편성이나 지구적 정의(justice)란 강대국이 약소국을 간섭하고 공격하기 위한 전략적인 접근으로 이해한다. 그것은 세계시민사회에 민족적 공동체를 예속시키려는 시도로 보고 민족 공동체의 중요성을 재삼 강조하고 있다. 슈미트에게 “전인류를 말하는 자는 기만하는” 것이며, 세계국가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한 국가가 인류의 이름으로 자신의 정치적인 적과 싸우는 것은……인류의 전쟁이 아니라…특정한 한 국가가 그 전쟁 상대에 대하여 …….. 평화, 정의, 진보, 문명 등을 자기 자신을 위하여 주장하고, 이를 적으로부터 박탈하고, 그러한 개념들을 이용하는 것과 유사하다 (Schmidt 1992, 66).

IV.‘세계위험사회’와 ‘팬데믹’의 영향: ‘재난의 정치화’와 국가대응의 ‘다면성’(多面性)

 

벡의 위험사회(risk society) 개념은 주로 국내 사회를 집중적으로 분석해 왔던 개념이다. 이 개념은 테러의 네트워크, 생태적 갈등, 금융위기 및 쓰나미와 같은 국경을 넘어서는 국제적 위험 요소를 분석하는데 한계를 드러낸다. 이에 백은 ‘세계위험사회’(world risk society)를 제시하며 초국가간 관계에서 발생하는 위험- 예로 9/11사태, SARS, 조류 독감 등- 을 설명해 내려고 한다. 이러한 지적 시도로 작업으로 위험에 관한 ‘존재론’과 ‘인식론’간의 방법론적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잇점을 살리게 된 것이다. 이제 벡의 위험사회론은 국제정치적 시각의 분석과 연계를 갖는 계기를 갖게 되었다 (이왕휘 2008, 63-66).

벡은 글로벌 시대의 다양한 위기와 위험이 가져다 주는 도전에 대응하여, 민족국가 중심으로 설계되고 정당성을 갖게 된 기존의 세계질서가 재조정되어 할 것을 주장한다. 한마디로 ‘민족국가적 현실정치’(Nationale Realpolitik)가 아니라 ‘세계시민적 현실정치’(Kosmopolitishe Realpolitik)의 개념을 제시한다. 벡의 ‘세계시민적 현실정치’는 ‘고전적’세계시민주의의 지고(至高)한 이상과는 궤를 달리한다. 세계경제권력- 다국적기업과 국제적 투기 자본 등- 의 위험성에 관한 부단한 경고와 함께, 세계시민적 시각에 근거하여 지구시민사회의 의미를 민족국가의 시각과 결합하는‘절충적’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장준호 2010, 343-345).

벡은 세계시민주의가 국가의법적, 헌법적 질서’테두리 앞에 쉽게 허물어져 버릴 것이라 내다 보았다 (Beck 2011, 163). 세계시민적 현실정치는 벡이 일국 단위의 위험사회 개념을 지구적 차원의 세계위험사회로 확장하되, 너무 이상주의적이지 않는, 너무 낭만주의적이지 않는 비판적 재구성의 결과이다 (장준호 2010, 344). 벡의‘세계시민적 현실정치’의 절충적 인식은 다분히‘경험적·분석적’ 논거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 책의 논의에서 핵심을 이루는 것은 세계시민적 이상주의가 아닐 뿐더러 세계시민적 낭만주의는 더더욱 아니다 (……..) 정치행위와 정치학을 설명하지 못하는 세계시민적 개념과 세계관은 눈먼 소경에 불과하다는 것이 세계시민적 현실주의의 출발점이다 (……..) 세계시민적 관점없는 국민국가 정치는 소경과 같고, ‘국민국가 정치없는세계시민적 관점은 내용이 없다 (Beck 2011, 189, 193).

벡은 ‘맥도날드화 테제’와 같은 지구화가 다양한 지역적·국민적 특성을 동질화/획일화를 ‘정치의 종언’을 가져오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이런 맥락에서 벡은 정치행위의 활성화(재구성)에 기초한 ‘초국민국가’(transnational state)와 ‘하위정치’(Subpolitik) 개념을 제시한다. 초국민국가는 세계국가나 세계정부를 의미하지 않는다 (Beck 2010, 48). 벡에게 초국민국가란 지구화에 대한 ‘변증법적 반응’의 융합이다. 결과적으로 국민국가 수준을 넘어서서 지역(초국적) 주권과 정체성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나아가 (지역적) 협력국가인 동시에 개별국가(국민국가)이며, 협력국가를 토대로 한 개별국가(국민국가)를 의미한다. 즉 국민국가적 범주를 넘어서는 ‘초국민적인’ 사회관계들이 성립되는 가운데 점차 그 밀도를 더해 가는 것이다. 이러한 국가간 결합은 ‘탈국민적인’(postnational) 개별 국가에 대해 ‘새로운 활동 공간’을 열어주게 된다 (Beck 2011, 315-316). 벡은 국가와 시민사회를 새롭게 조화시키면서 국가의 자율성에 ‘주요한’ 비중을 두고자 하는 ‘세계시민적 국가’(Cosmopolitisher Staat)를 구성하고자 한 것이다 (이지훈 2014, 38).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국제질서의 논란의 한 변화의 초점은 ‘국가’에 집중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의 출현 이후에 주목되는 현상은 종전의 보편적인 탈경계화가 점차‘재영토화’ 및 ‘재경계화’의 (국가)경계의 소환으로 이어진다. 그것은 곧 “지구화의 정체(停滯, deglobalization), 국가의 귀환, 국경의 강화”의 흐름을 촉발하게 되었다 (남기정 2020). 코로나 19로 국가들은 국제정치 현안으로서 국민국가의 국경선의 문제에 더 집중하게 되었다.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 세계위험사회의 위협의 문제가 국민국가의 재경계화로 급선회하게 되었다 (남기정 2020, 38-39). 그 이전에 지구화에 따른 세계시민성의 이념은 자국중심주의의 이기성으로 회귀하기 시작하였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성공적인 지역주의의 한 전형인 EU 내 회원국 간에도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과 지원 문제로 갈등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화에 의해 국민국가 체계의 영역을 초월하여 형성되어 왔던 탈경계적 사회관계의 ‘재경계화’가 강화됨을 보여 준다 (Posescu 2018, 119-120). 이런 현상을 경계와 연관된 국가시민성의 입장에서 고찰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 19 팬데믹이 세계화의 산물인 만큼 모든 국가에 해당하는 ‘공통의 위협’앞에 국가간 협력의 촉진이 기대되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 있어 국가가 여전히 주요 행위자로 인식하고, 국가주의가 국제주의를 압도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Walt 2020). 이에 존스톤 역시 UN이나 WHO 등이 코로나 바이러스 해결에 예상외로 취약한 국제협력의 면모에 깊은 실망감을 나타내었다. 주지할 만 사실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이전의 국제제도의 장점을 드러내었던 예측성(predictability), 정보능력, 및 비용절감 등의 혜택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된 현실이다 (Johnston 2020). 국제정치 차원에서 코로나 19 사태에 직면한 미국의 트럼프 정부의 반응 역시 일국적 이익을 추구한 ‘현실주의적 국가주의’로 귀결되었다. 코로나 대응 방식을 둘러싸고 배타적 민족주의와 완전 주권론을 근간으로 강대국 간의 경쟁과 갈등이 ‘제로섬의 논리’로 부각되었다 (차태서 2021, 6-7). 특히 미국-중국 간에 코로나 팬데믹의 진원지에 관한 책임 논쟁으로 비화되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바이러스”로 지칭한 반면, 중국은 미군이 바이러스를 유포했을 가능성을 들어 코비드-19의 확산을 “트럼프 펜데믹”이라고 지칭하기도 하였다 (공민석 2020, 9-11). 이것은 일종의 미중간의 ‘신냉전’을 넘어 ‘세력전이’(power transfer)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구체적으로 코로나 19 팬데믹은 미국과 중국의 탈동조화(decoupling)과 함께 현실주의 국제정치의 국가간 권력 변화까지 초래할 것이다. 이번 팬데믹은 우리 세대가 겪었던 가장 큰 글로벌 위기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족적 고립’이냐, 아니면 ‘글로벌 연대’냐의 양자 택일의 갈림길에 들어서게 되었다 (Harari, 2020; 공민석 2020, 6).

비전통안보의 전지구적 컨테이젼(contagion)의 파장으로 과거의 위협(threat) 혹은 재앙과는 달리 전지구적으로 ‘평등한’- 동시적으로 동일하게 겪는-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코로나 19의 위협은 ‘과잉안보화’되어 그 자체로 세계정치에 막대한 충격을 주게 되었다. 나아가‘지정학의 임계점’을 넘어 전통안보의 잇슈를 능가하는 국제정치의 쟁점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코로나 19 사태는 고대로부터 근대에 이르는 감염병이 세계질서의 변환(transformation)과 문명사적 전환을 가져왔듯이, 21 세기 국제정치 질서에 “중대 국면”(critical juncture) 전환을 가져올 가능성이 비쳐졌다 (김상배 2020, 55, 62-64, 68). 어떤 의미에서 자유주의적 국제질서의 붕괴와 “성곽도시”(walled city)가 도래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공민석 2020, 6-7). 2020년 미국, 일본, 독일 등 주요 선진국들의 경제 성장은 후퇴하여, 세계 경제는 –3.4% 의 역성장을 기록하였다. 반면에 중국과 대만은 2% 로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이광수 2021, 39). 코로나 19 팬데믹 정세는 한마디로‘일방주의’, 폐쇄적 국가주의의 심화, 미중간 신냉전의 가속화 및 코로나로 인한 ‘신안보 위협’의 과제를 남기고 있다.

울리히 벡의 위험사회론은 무엇보다 코로나 19와 같은 재난과 위협에 관한 포괄적인 시사점과 통찰력을 제시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위험의 세계화”는 글로벌 시민성의 관점에서 보면 일차적 ‘위기’징후에 해당한다. 실제로 전염병에 방치된 빈곤국의 취약계층, 백신을 독점하는 선진국과 백신의 우선적 혜택을 받는 특정 계층의 존재가 쟁점으로 부각되었다. 결국 다양한 “재난의 불평등” 현상으로 이어지는 ‘재난의 정치화’로 나타나고 있다. 전염병 확산 금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는 ‘노동시장의 불평등’으로 이어졌다. 위험은 “보편적으로” 다가 오지만, 위험의 대응 방식에 있어 ‘계급적 차이’가 불가피 하게 나타나고 있다 (김언상·원도연 2020, 161-164, 171, 179).

감염병에 관한 국제적 재난은 시민성의 공동선 내지 윤리성에 관해 강대국간의 논란과 연계된다. 코로나 팬데믹의 확산에 관한 미중간의 책임전가성의 쟁점, 중국의 글로벌 보건 외교를 견제하기 위한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지적재산권 면제의 제시 등의 예가 있다. 코로나 관련 중국의 보건외교의 이론적 기반으로 ‘도덕적 현실주의’(Moral Realism)의 구호가 난무하기도 하였다 (서정경 2021). 재난관리 및 보도 프레이밍(framing)에 따라 재난에 관한 기존 서사(narratives)의 구조의 왜곡과 편견이 나타났다. 소위 팬데믹 상황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드는 국가 및 국제기구의 정치와 언론- 팬데믹 초기 WHO의 팬데믹 위협에 관한 미온한 반응 등- 이 대중을 더 큰 재앙에 몰아넣는 모양새가 되었다 (Mutter 2016, 216, 298).

팬데믹 위기가 중국의 비민주주의적 국가에 의해 조장되었다는 인식과 함께 중국의 언론 통제와 시진핑 독주에 따른 코로나 사태의 초기 대응 실패 등이 세계시민성의 ‘정의’의 쟁점과 연계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중 운명체론’언급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자국민 우선주의에 따라, 한국 여행객을 가장 먼저 격리시키는 예상치 않은 차별이 일어나게 되었다. 신종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한중관계, 한일관계의 불협화음으로 분출되면서, 동아시아 3개국간의 잠재적 불화가 상호 부정적, 악의적 이미지의 프레이밍으로 심화되었다 (진창수 2020).

코로나를 계기로 사람들의 단기적·장기적 초국적 이동에 대한 국경의 통제는 코로나 확산의 또 다른 파장을 낳았다. 팬데믹의 위험의 인식에 따라 사람의 이동 통제 및 입국제한 조치가 뒤따랐다. 그동안 지구화가 진행되었던 세계에서 입국금지 및 국경봉쇄의 조치가 보편적으로 재적용되었다. 방역과 국경관리에 국제적‘표준’(standard)에 따른 접근방법 보다는 개별 국가의 방침이 우위를 점하였다. 전염병 진화와 감염 경로에 의해 국가간 정책의 선택(option)이 자의적으로 시행되었다 (김상배 2020, 61). 이미 유입된 이주자들과 난민은 일국 차원의 의료와 방역 혜택에서 소외될 뿐만 아니라, 이주자와 주민들 간의 갈등이‘사회안보’(societal society)의 쟁점으로 비화되고 있다.

 

V.국가시민성의 변형(variants): 보편적 ‘공포’(fear)와 ‘슈미트(Carl Schmidt)적 국가’ 사고(思考)의 집단성(collectivity)

 

최근 팬데믹과 같은 ‘세계적 위험’에 관한 경험은 인간에게 새로운 충격이다. 울리히 벡은 ‘위험의 세계화’에 관한 무지(ignorance)로, 위험의 세계화가 증폭될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Beck 2006, 330). COVID 팬데믹은 벡의 ‘세계위험사회’의 상상을 훨씬 넘어서는 국가구성원 모두가 겪게되는 ‘평등한’ 공포를 유발하게 되었다. 팬데믹의 가공할 위협 속에서 국가 조차도 무기력한 무정부 상태- 마치 국가 부재 상태처럼- 에 노출될 개연성(plausibility)을 드러낸다. 생명정치(biopolitics) 철학자 아감벤(Giorgio Agamben)은 자연생명이 ‘정치화되는’(정치적 삶에 포함-배제되는) 과정에서 ‘예외상태’(state of exception)를 맞게 될 경우, 예외상태를 결정하는 주권자에게 자연생명이 맡겨지는 ‘벌거벗은’생명의 상황으로 이해한다 (강선형 2014, 136-137). 아감벤은 이탈리아의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국가 상황을 초법적 “예외상태”로 규정한다. 그것은 마치 ‘공권력의 붕괴’의 상태로 인식된다 (한광택 2020, 88-89).

홉스의 ‘사회계약’ 논리에 관한 슈미트의 사고체계는, 홉스가 사회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자연상태 내의 “적대성”이 완전히 극복될 수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슈미트는 <홉스 국가론에서의 리바이어던 (1938): 정치적 상징의 의미와 좌절>에서 자연 상태에서는 “계약 체결도 불안정으로 바뀌”는 것으로 전제한다 (Schmidt 2000, 521). 슈미트가 보기엔, 공포로 인해 “적대성 속에서 모인 인간들”이 모여 단순히 “계약을 체결한다는 그 이유만으로”적대성을 극복할 수 없다. 슈미트의 자연 상태는 “벗어나야할 무질서”라기 보다는 “그 자체로 존립가능한 긍정적 상태”로 본다 (이진민 2005, 69).

슈미트의 공포에 대한 해석은 공포를 해소하기 위해 “덮어두기 보다는” 공포를 덮고 있는 장막을 걷어 내고 그 본질을 직시함으로써 정치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다 홉스는 공포를 ‘내화(內化)’하는 반면에, 슈미트는 공포의 ‘외화(外化)’에 초점을 맞춘다(이진민 2005, 58-59, 73). 슈미트는 홉스의 계약을 “무정부주의적”사회계약의 잠재성을 안고, 완벽한 국가계약에 이르기에는 불안정성의 여지가 있음을 지적한다. 슈미트는 주권적 결단- 결정주의- 의 불가결성을 주장하기 위해 (국가의) “예외상태”가 항상 존재할 가능성을 자기 논리로 깔고 있다(남기호 2015, 15-17).

개인들의 “반란적인 위험성”을 극복해야 하는 지성이 사회계약을 통해 온전히 발휘될 수 없다는 것이 슈미트의 생각이다……그(슈미트)에 따르면, “만인의 만인과의 동의”는 늑대 인간들의 이익들이 이합집산 하는 “무정부주의적 사회계약”만 가능하게 되며, 총체 국가의 정치적 통일을 이룰 수는 없다 (남기호 2015, 22).

이런 맥락에서 홉스는 자연상태를 <부정>하는 데 반해, 슈미트는 그 자연 상태를 변경할 수 없는(unabanderlich) 것, “적극적인 고유의 존재성”을 인식하고 <긍정> (Bejahung) 하고 있다 (좌종흔 1989, 27).

팬데믹 상황에서 국가의 한 단면을 이해하기 위해 칼 슈미트의 ‘정치적인 것’(the political)과 정치적 통일체(die Politishe Einheit)의 국가를 이해해야 한다 (Schmidt 1992). 슈미트는“항상 현존하는 ‘동지’의 ‘구별(집단화)”을 전제하고 있다 (성정엽 2020, 49-52). 홉스가 ‘개인’들이 대결하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를 가정하는 반면, 슈미트에게는, 국가 성립의 과정에서 ‘공적’(公敵, hostis)=‘집단’을 강조한다. 여기서 ‘적’이란 도덕적 혹은 윤리적으로 배제나 절멸의 대상을 의미하지 않는다 (Schmidt 1992, 36-37, 43). 적은 단순히 경쟁자라기 보다 “다른 것, 이질적인 것(der Fremde)이다. 정치는 이러한 이질적인 자를 구분하는 것이고 정치적 통일체는 현실적으로 적이 존재해야 한다. “적과 동지의 구별이 없어진다면”슈미트의 입장은 “정치도 국가도 존재하지 않게 된다” (성정엽 1998, 236-237).

홉스의 공포는 일대일의 동등한 <개인>을 엮어 내는 성향이 보이는 반면에, 슈미트의 공포는 그 주체가 <집단성>(collectivity)을 드러낸다 (이지민 2005, 71). 홉스와 슈미트의 국가기원론을 비교하면, 홉스가 < 자연상태→ 개인들간의 전쟁상태→ 사회계약→ 국가>로 이어지는 반면에, 슈미트의 사고는 <자연상태→ 개인들간의 전쟁상태→ 적과 동지의 구분집단들 간의 전쟁상태→ 사회계약→ 국가>로 전개된다 (이동수 2013, 75). 적과 동지를 구분하게 되는, 슈미트가 말하는 ‘집단적 성질=집단화’의 ‘사회행위’의 합리적 근거는 무엇인가. 그것은 개인의 ‘주관적 판단’이 아니라 “집단적으로”형성되는‘상호주관적’판단에 근거한다 (정재환 2020, 167; Hall 2009, 453-454). 이런 상황에서 슈미트에게, 국가는 정치적 분열을 막으려고 정치적 통일체’(die Politishe Einheit)로서의 국가 중심성(centrality)을 추구한다 (성정엽 2020, 62-63).

슈미트는 국가의 정치적 통일이 훼손되는 국내외적 위협상황- 전쟁, 내전, 혁명, 폭등 – 등에 의해 국가의 안전과 질서와 위협받는 비일상적 ‘비상시’를 “예외 상태”로 규정한다. 이에 대해 동지와 적에 관한 결단 혹은 결정을 내리는 ‘정치적 결단주의’(political decisionism)를 표방하게 된다 (Krupa 2001, 166-170; Hashagen et al., 2001, 154-155). 예외상태의 결정이란 불법을 규정한다는 의미와 전혀 다르다. 그것은 법규범의 작동이 불가능한 상태 속에서 ‘합법/불법의 범주를 넘어’ 실정법으로 포섭이 불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이형동 2013, 28-29). 슈미트에게 ‘주권’이란 지배나 구속의 독점이 아니라 ‘결정’의 독점이다 (윤민재 2018, 303-304).

국가시민성의 변화 추이와 관련하여 추아(Chua)는 슈미트적 집단화의 맥락에서 <정치적 부족 Political Tribes >의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추아는 국가 내의 ‘집단본능’으로 ‘소속본능’과 ‘배제본능’의 양면성을 가진 ‘부족 본능’을 설명하고 있다. 추아는 세계 대다수의 지역에서 가장 주요한 부족 정체성이 ‘국가’가 아니라, 인종, 민족, 지역, 분파 등에 기반을 둔 것으로 본다. 단순히 민주적 절차(선거)를 통해 이들 분파를 국가정체성으로 통합하여 과거의 인종, 종교, 분파, 부족적 분열을 극복하려는 시도는 ‘재앙’을 낳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Chua 2020, 8-14, 47-48). 특히 팬데믹 상황에서 세계위험사회의 도래는 지구적 차원 뿐만 아니라, 국가 단위체 간의 갈등의 결과로, 국가정체성이 전면에 나서면서 국가시민성의 공고화를 가져올 것이다. 반면에 세계적 위험이 국가단위 혹은 국제적 차원에서 통제 불능 상태까지 심화될 경우에, 국민국가 내에 분화된 집단 정체성의 발흥이 예상된다. 환언하면, 국가시민성의 결속(unity)이 깨어질 때, ‘집단본능적 시민성’으로 분화(分化)될 잠재성을 안게 된다. 팬데믹의 위협 상황의 경험은 국내적 혹은 국제적 차원에서 ‘외집단 배제 메커니즘’에 관한 정체성을 형성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세계화의 심화 과정에서 국가들 간에 집합적으로 서구-비서구의 문명적 배외성도 나타났고, 서구-비서구의 문명 간의 진화 내지 재편도 요구되었다 (이유철 2021, 244-248). 세계시민성과 연계되는 ‘국제사회’(international society)의 개념은 간주관성(inter-subjectivity)에 근거한 공통의 이익, 공통의 가치, 공통의 규범과 법을 문명의 공리(axim)로 내세워 왔다. 점차 이 관념은 ‘실천성’의 의미가 희석화될 것 같다. 한·중·일로 구성된 동아시아의 ‘지역적’국제사회(regional international society)의 이상 조차도 이들 국가 혹은 국민들 간에 수용되거나 체내화되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팬데믹과 같은 세계위험사회의 도래로 국가시민성의 반격이 예상된다. 국제적 차원의 팬데믹의 위협의 ‘예외상황’은 슈미터식 해석에 의하면 “홉스적 국가체계의 잔여적 적대성”- 홉스적 ‘자연상태’가 여전히“긍정”된-의 재소환으로 상정할 수 있다. 그 와중에 각자도생을 위해‘배제 본능’에 의한 집단간의 분화로- 추아의 ‘정치적 부족’과 유사한- 시민성의 내분 혹은 변환(transformation)이 예상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국가는 슈미터적 국가 체계에 따라 ‘결단주의’를 요구하게 된다. 한 예로 팬데믹 19 감염 차단과 관련하여, 중국 시민 혹은 타국의 시민에 가했던 중국의 국가 속성은 슈미트적 ‘결정주의’의 함의를 시사한다. 뿐만 아니라, 유럽의 프랑스는 ‘백신 비자’논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21년 6월 9일부터 외국 학생들의 프랑스 입국에 관한 대응은 각 국가의 코로나 및 백신 접종 현황에 따라 차등 적용되고 있다. 나아가 프랑스 의회가 2021년 7월 25일 식당 등 공용 시설 출입을 위해 백신 증명서 제시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도스탈(Dostal)의 경우도, 독일의 코로나 위기관리정책에 대해 국가의 개입과 공론장이 폐쇄되고 톱-다운(top-down) 방식의 행정명령적 정치로 대체되고 있다고 밝힌다 (Dostal 2021). 한국의 사례는 K-방역의 모델로 국제적으로 주목받기도 하였다. 하지만 새로운 팬데믹의 재현의 가능성 속에 중단기적 국가개입의 정도(intensity)에 따라, 기존에 누려 왔던 다원주의적 국가시민성에 상당 부분 훼손이 잠복되어 있다. 향후 이어질 국제적 재난과 관련하여, 국가 내부의 적 혹은 국가 외부의 적에 대응하는 슈미터적 국가의 ‘결단주의’가 요구될 수 있다. (국제) 재난의 정치화’가 제도화될 수록 주권자의 결단(주의)에 대해 집단본능적 시민성이 표출되는 ‘정치적 부족’이 출현할 수 있다. 국가시민성의 결속(unity)가 깨어지고 분화될 조짐을 보이며, 국가시민성의 ‘변형’(variants)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VI.요약 및 결론

 

코로나 19 사태가 전통적 안보에 비해 비전통적 안보 – 인간안보 (및 보건안보)-가 훨씬 더 치명적인 충격을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시민성은 국민국가’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경계적 개념’(bounded concept)으로 경계를 인정해 온 정치적 공동체의 구성원에게 부여된다. 시민성은 역동성, 불안정성을 지니나 동시에 진화하는(developmental) ‘가변성’을 띤다. 지리적 공간(spatiality)의 국제적 이동의 메카니즘은 국민국가에 기반한 국가 시민성에 도전하는 새로운 시민성 개념화를 도출케 하였다. 이로 인해 국민국가적 시민성의 범주를 넘어 해결해야 할 과제를 떠안게 되고, 점차 ‘탈국가적’(postnational) 시민성을 요구받게 된다.

세계시민성 내지 세계시민주의(cosmopolitanism)에 관한 염원은 고대 그리스로부터 헬레니즘 시대의 스토아학파(stoics)를 비롯하여 칸트(Immanuel Kant) 류의 세계시민주주의의 이상의 형태로 언급되어 왔다. 그럼에도 국가 기반의 사회구성원에게 세계시민의식을 고양시키는 것에는 본원적 ‘한계’가 내재되어 있다.

울리히 벡은 국가와 세계시민사회의 조화를 꾀하면서 국가의 자율성에 더 비중을 주려는 입장을 취하는 “세계시민적 국가”(Kosmopolitisher Staat)를 제안한다. 벡의‘세계위험사회’와 관련하여 ‘세계시민적 현실정치’(Kosmopolitische Realpolitik)의 개념은 ‘도덕’(moral) 보다는 민족이나 개인의 에토스(ethos)를 강조함으로써 현실적 실천성을 담지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의 출현 이후 종전의 보편적인 탈경계화가 점차‘재영토화’ 및 ‘재경계화’의 (국가) 경계의 소환에 주목할 것이 요구되어 왔다. 그 이유는 곧 “지구화의 정체(停滯), 국가의 귀환, 국경의 강화”의 성향의 촉발로 인한 것이다. 코로나 19의 위협은 ‘과잉안보화’(hyper-securitization)되어 세계‘지정학의 임계점’을 넘어 전통안보의 잇슈를 능가하는 국제정치의 쟁점으로 부상하였다. 울리히 벡의 위험사회론은 코로나19와 같은 재난과 위협에 관한 포괄적인 통찰력을 제시한 반면에, 국가시민성의 변화 조짐에 관한 설명에는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다.

팬데믹 상황에서 칼 슈미트의 ‘홉스’의 ‘자연상태’‘공포’ 및 ‘국가체계’에 관한 재인식은 국가시민성 형성에 새로운 안목을 제시한다. 역으로 팬데믹의 가공할 위협의 가속화는 국가 조차도 무기력한 무정부 상태- 국가 부재의 홉스의 ‘자연상태’처럼- 에 노출될 개연성(plausibility)을 안고 있다. 팬데믹의 ‘공포’상황의 경험은 국내적 혹은 국제적 차원에서‘외집단 배제 메커니즘’에 따른 집단 정체성을 형성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런 결과로 국민국가 내에 분화된 집단 정체성이 표출될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 환언하면, 국가시민성의 결속(unity)이 깨어질 때, ‘집단본능적 시민성’으로 분화(分化)될 잠재성을 남기고 있다.

국제적 차원의 팬데믹의 위협의 ‘예외상황’은 홉스 체계의 국가의 와해로 이어질 수 있다. 상황에 따라‘외집단 배제 메카니즘’에 의해 집단간의 분화로- 추아의 ‘정치적 부족’과 유사한- 시민성의‘변형(variants)’이 출현될 소지를 갖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국가에 따라 슈미트적 국가 체계의 맥락에서 ‘결단주의’가 요구될 수 있다. 하지만 미래적 팬데믹의 재현의 가능성 속에 중단기적으로는 국가개입의 정도(intensity)에 따라,다원주의적 국가시민성에 상당 부분 훼손될 수 있다. ‘(국제)재난의 정치화’가 재현(제도화)될 수록 집단본능적 시민성을 표출하는 국가시민성의 분화 내지 내분의 조짐이 심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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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I 워킹페이퍼 NO.9] 동북아 비전통안보협력의 이상과 현실 – 한중일 재난협력을 중심으로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이 페이퍼는 지암워크숍 #4에서 발표되었습니다.

 

1. 문제제기

동북아지역은 지리적 근접성, 사회문화적 동질성, 지정학적 연계성에도 불구하고, 지역협력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지역으로 여겨진다. 냉전 종식 이후에도 지속되는 남북한의 이념적 대립구도, 북한문제를 둘러싼 각 국의 이해관계, 미중을 중심으로 한 세력다툼, 지속되는 역사문제와 영토문제 등은 동북아지역협력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여겨지고 있으며, 그 결과 지난 수십년간 이어진 다양한 시도와 노력에도 동북아지역의 협력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다. 그러나 여전히 상존하는 군사안보의 위협, 경제협력을 통한 시너지효과 등을 고려할 때,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한 이 지역의 협력은 불가피하다. 더욱이 재난, 환경, 보건 등 국경을 초월하는 새로운 위협의 도래는 동북아 지역 국가간 협력의 필요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코로나19와 같은 전지구적 문제는 군사안보와 같은 전통안보와는 다른 형태의 비전통안보 문제이자, 인간의 삶은 위협하는 인간안보 문제로 국가간 연대와 협력, 상생과 공존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공통의 의제조차도 국가간 협력은 용이하징 않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우리는 협력을 위한 위기 극복보다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각박한 국제정치 현실과 전세계적 위기 앞의 글로벌 리더십의 약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패권경쟁의 심화, 반세계화 정서의 확산과 편협한 민족주의를 목도하였다. 팬데믹 위기를 벗어날 유일한 해결책인 백신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힘겨루기는 백신의 무기화 가능성을 높였고, 세계의 한 편에서는 백신관광을 독려하는 반면, 다른 한 편에서는 하루에도 수천명씩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코로나19라는 공통의 위협에 협력보다는 갈등이, 국가간 협력보다는 자국우선주의가 나타난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동북아지역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감염병 확산의 공포 앞에 각 국은 국경을 닫았고, 정보는 공유되지 않았으며, 협력을 위한 움직임은 미미하였다. 결국 초국경적 위협에 대한 협력조차 실질적인 이행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결국 “공동위협에 대한 공동대응”이라는 당위적 명제가 힘을 잃게 된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본 연구는 이러한 현상에 의문을 제기하며 비전통안보협력의 이상과 비전, 그리고 현실에서의 협력 이행이 어려운 이유를 알아보고자 한다.

 

2. 기존연구 분석 및 본 연구의 의의

 

국내 정치학분야에서 비전통안보 및 인간안보에 대한 연구는 2000년대 초반부터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구체적으로, 국제정치학자들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질서에 미치는 안보적 영향을 평가하고, 한국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연구(이근 2001; 현인택·김성한 2001; 이신화 2008), 새로운 글로벌 이슈의 등장에 따른 국제사회의 현실 분석 및 국제정세에 대한 전망을 담은 연구(이신화 2007), 안보개념의 변화를 중심으로 한 안보담론에 대한 연구(박인휘 2001; 전웅 2004; 폴 에반스 2006; 민병원 2012)등이 이루어졌다. 구체 협력사안을 중심으로 한 연구들도 이루어졌다. 특히,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조류독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를 겪으면서 보건안보에 대한 연구들(이상환 2012, 조성권 2016, 이상환·박광기 2016, 조한승 2018)과 최근 주목받는 식량안보, 인권, 환경, 미세먼지, 재난 등을 사례로 다룬 연구들(최병학·이재현 2006, 강성주 2019)도 이루어지고 있다.

전통안보에 비해 비전통안보에 대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이와 같은 연구들은 학문의 영역에서 비전통안보 연구에 대한 초석이자, 마중물의 역할을 하며, 비전통안보의 국제협력에 대한 논의를 증진시켰다. 보다 구체적으로, 비전통안보로 확장된 안보 개념에 대한 학술적 설명, 향후 국제사회에 미칠 변화와 우리의 대응방안, 구체 사례에 있어서 각 국의 대응현황에 대해 소개하면서 비전통안보협력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하였다. 그리고 비전통안보 분야에서의 협력에 대한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분야에서의 광범위한 지역협력을 이루기 쉽지 않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이에 본 연구는 비전통안보협력에 대한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비전통안보협력이 쉽지 않은 이유에 대해 고찰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이유를 ‘지역’이 갖는 특수성이 아닌, ‘분야’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보고자 한다. 대표적 사례로 재난분야에서의 협력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갈 것이다. 재난 분야는 국경을 초월하는 대표적인 비전통안보 분야로 꼽히는데, 예측이 불가하고, ‘가해국’과 ‘피해국’이 없으며, 주변국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고, 유사한 환경에서 공동대응의 필요성이 높은 분야이기 때문이다.

 

3. 비전통안보의 개념과 발전

 

냉전의 종식과 세계화의 진전에 따른 시대적 변화는 안보의 개념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탈냉전 이후의 새로운 형태의 위협이 기존의 군사안보에 치중해 온 전통적인 안보 개념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며 변화에 대한 고찰과 새로운 설명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비전통안보에 대한 관심은 전통적인 안보 논리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실제로 어떠한 안보위협이 나타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이데올로기의 대립으로 양분되어 있던 세계는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 속에서 상호의존을 심화시켜 나갔고, 기존까지 외교 또는 군사 분야에 한정하여 쓰이던 안보의 개념은 경제, 환경, 자원 등 다양한 분야로 범위가 확장되어 갈등을 넘어 협력과 공존을 모색하는 복합적인 양상과 포괄적인 개념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그리고 기존까지 상위정치(high politics)로 다루어지며 우선시되던 군사안보영역의 ‘전통안보(traditional security)’에서 하위정치(low politics)로 간주되던 비군사적 영역의 ‘비전통안보(non-traditional security)’까지 논의의 범주가 확대되며(이신화 2008), 이를 합쳐‘포괄안보(conprehensive security)’의 개념까지 발전하였다. 이처럼 안보의 개념은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국가안보(national security)’에서 인간의 삶을 위협하는 요소로부터 인간의 복지와 안전을 위한 ‘인간안보(human security)’까지 확장되었고(전웅 2004), 이러한 가운데 환경, 기후변화, 자연재해, 보건 등 국경을 넘는 전지구적 과제가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안보 개념의 확장적 논의 속에서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안전의 문제들이 특정한 계기에 국가안보의 문제로까지 증폭되는 적극적 의미를 지닌 ‘신흥안보(emerging security)’의 개념도 나타나게 되었다(김상배 2016)

한편, 이와 같은 확대된 안보의 개념 속에서 각 국은 초국경적 위협 앞에 국가간 협력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역내 상호의존을 통한 공존과 공영의 방안을 모색한다. 원자력안전, 에너지안보, 환경, 재난, 사이버스페이스, 보건, 마약 등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다양한 위협에 대해 홀로 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세계화의 진전에 따라 국가와 국가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시공간의 제약이 사라짐에 따라 보다 많은 분야에서 상호연계성이 강화됨에 따라 한 국가에서 발생한 문제가 그 국가만의 문제가 아닌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다시 말해, 지금 당장 자국에서 일어나는 문제가 아니라 하더라도, 다양한 분야에서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고, 결과적으로 타국이 직면한 위기가 곧 자국의 문제로도 이어지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4. 재난분야의 국제협력

앞서 언급하였듯, 비전통안보 분야에서의 협력은 예상만큼 용이하지 않다. 여기에는 앞서 제시한 역사갈등, 영토분쟁 등으로 인한 신뢰부족, 국가간 상이한 정치체제와 사회문화, 역내 강대국들의 이권다툼 등이 영향을 미침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협력의 실현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볼 때, ‘지역’이 갖는 특수성이 아닌, ‘분야’가 갖는 특수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앞서 제시한 7개 분야의 경우, 과거 군사·무기를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안보위협이 아니라는 점에서 ‘비전통’안보로 일컬어지지만, 그 면면이 동일하지는 않다. 첫째, 원자력안전, 환경, 보건 등의 문제는 사실상 문제의 시작점이 있는 ‘가해국’과 ‘피해국’이 있는 사안이다. 예를 들어,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는 원자력의 안전한 이용과 처리에 대해 논의할 수도 있고, 혹은 환경적 측면에서 논의할 수도 있는데, 어느 쪽이든 문제의 시발점인 일본이 불편하지 않을 수 없는 주제이다. 또 다른 예로, 환경문제의 한 예로, 미세먼지에 대해 논의하고자 하면, 중국이 불편해할 수 있고, 이에 따라 활발한 논의를 이루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일 것이다. 이처럼 문제의 발원지가 있는 의제의 경우, 논의의 진전은 쉽지 않다. 둘째, 역내 이권경쟁이 치열해 질 수 있는 사안의 경우, 협력이 용이하지 않다. 대표적인 예가 에너지안보와 사이버스페이스에 대한 논의이다. 결국 자원에 대한 논의로 귀결되는 에너지 문제와 사이버 공격, 테러 등 사이버 상에서의 안보에 대한 논의도 협력의 실현가능성의 측면에서 본다면 깊은 수준의 협력까지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비전통안보의 개념도 좀 더 세분화될 필요가 있다.

한편, 재난, 구체적으로, 자연재해의 경우는, 협력의 필요성에 대한 인지는 낮지만, 협력이 앞서 제시된 분야 가운데서 시급성과 필요성, 중요성을 모두 요구하는 의제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1. 비전통안보 협력의제로서 재난

‘재난’이란,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과 국가에 피해를 주거나 줄 수 있는 것(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제3조 제1호)으로, 전통적 재난의 종류는 ①태풍, 홍수, 호우, 해일, 강풍, 가뭄, 지진, 황사, 대설 등 자연현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자연재난’, ②화재, 붕괴, 폭발, 붕괴, 교통사고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규모 이상의 피해를 입히는 ‘인적재난’, ③에너지, 통신, 교통, 금융, 의료, 수도 등 국가기반체계의 마비와 전염병 확산으로 인한 피해를 입히는‘사회적재난’으로 나눌 수 있다. 한편, 최근 발생하는 재난들은 기상이변, 지구온난화 등으로 인한 대형화, 지진, 해일 등 자연재해의 발생이 국가기반체계에 영향을 미치는 복잡화, 대형재난의 발생이 타국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초국가적 특성을 지닌다. 그리고 이와 같은 특성은 국제사회의 공동대응의 필요성을 높인다.

오윤경(2017)에 의하면, 재난 분야에서의 국제협력은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출발하였으며, 상호연계되는 다양한 목적을 지닌다. 국제협력의 목적은 크게 4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 구체적으로, 첫째는, 인도주의적 동기이다. 이는 재난 발생 시, 긴급구호 및 구호 물품을 제공하는 것으로, 1990년대 초반부터 관련 국제 지침이 마련되었다. 둘째, 정치외교적 동기로, 재난 분야의 정책, 제도 등을 소프트 파워의 수단으로 이전하면서 정치외교적 측면에서 국익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인데, ODA 사업 방식이 이에 해당한다. 셋째, 경제적 동기로, 시장메커니즘에 의한 인적·물적 교류 등 수출, 유상원조 등의 방식이 포함된다. 넷째, 상호의존적 동기이다. 재난안전관리의 공동대응, 정보공유 등을 위한 협력의 형태를 의미한다.

이와 같은 목적을 바탕으로, 재난 분야에서의 국제협력은 크게 2가지 형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유·무상의 자본, 교역, 기술, 인력, 사회문화 등을 대상으로 국가, 국가기관, 비정부시민단체(NGO)와 민간기업 등이 행하는 다양한 형태의 교류를 총체적으로 지칭하는 ‘국제협력’이며, 다른 하나는 개발도상국의 경제, 사회적 발전을 촉진하는 ‘국제개발협력’이다(권대한 외 2011). ‘국제개발협력’은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에 비해 보다 포괄적인 개념으로, 공여국이 수여국을 돕는 시혜적 관점보다 상호파트너십을 강조하는 관점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원조를 넘어서는 총체적인 협력방식의 필요성을 함의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국제개발협력’관계의 국가들은‘국제협력’보다는 덜 상호주의적이며, 덜 평등한 관계를 지닌다.

 

  1. 재난분야의 국제협력과 한국

재난분야의 국제협력에서 우리나라의 역할은 2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하나는 개발원조공여국으로서의 역할이며, 다른 하나는 재난안전관리체계의 발전을 위한 교류협력을 추진하는 역할이다(오윤경 2017,4). 한국의 국제협력 역사는 1990년대 원조수원국에서 순수원조공여국으로 지위전환기를 거쳐, 1995년 세계은행의 차관 졸업국이 되었고, 1996년 29번째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회원국으로 가입하며 공여국으로서 국제원조사회에 들어섰다. 또한, 2000년에는 개발원조위원회(DAC, 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수원국 리스트에서도 제외되었고, 2000년대 원조의 급격한 양적 확대가 이루어졌다. 2010년에는 OECD/DAC에 공식가입하였고, 이후 공여국으로서 국제개발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도 기준 한국의 ODA 지원국은 124개국이며, 증여등가액은 2,249백만불에 달한다. ODA 지원은 사회인프라 및 서비스 분야에 중점적으로 지원되어 왔으며, 2019년 기준 사회인프라 및 서비스에 36.6%, 경제인프라 및 서비스에 33.8%의 재원이 배분되어 두 분야가 전체 지원액의 70.4%를 차지하였다. 그 외 난민지원, 행정비용, 인도적지원, 생산부분 등에 지원하고 있다. 지원지역으로는 아시아 51.7%, 아프리카 26.2%, 아메리카 11%, 오세아니아 0.8%, 미배분 10.2%로 나뉜다. 이 중, 아시아 지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중점협력국으로 네팔, 라오스, 몽골, 미얀마, 방글라데시, 베트남,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파키스탄, 필리핀, 인도 등이 있으며, 일반협력국으로는 동티모르, 아프가니스탄, 중국, 태국 등이 있다.

한편, 교류협력은 주로 정보공유, 공동연구 및 의제개발 등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국제교류협력은 해외 주요국과의 MOU를 통한 교류협력, UNISDR 동북아사무소/글로벌연수원, UNESCAP/WMO태풍위원회 등과 이루어진다(오윤경 2017, 5). 구체적으로, 국가재난 및 안전관리의 총괄 연구기관인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국제업무로 △UNESCAP/WMO 태풍위원회, △ODA 사업 및 기술지원, △국제공동연구, △국제방제협력세미나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중, 국제공동연구는 한국·대만·일본의 국립방재연구원과 수행하고 있으며, 재난대응, 기술개발 등 다양한 국제세미나 등을 추진하고 있다.

 

  1. 한중일 재난협력의 현황과 과제

그렇다면 동북아지역, 그 중에서도 특히 지리적 인접성이 높은 중국, 일본과의 재난분야에서의 협력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한중일 3국은 재난 분야를 비롯한 비군사적 안보위협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재난 분야의 협력은 필수불가결하다. 한중일 3국은 태평양으로터 발생하는 태풍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지역이고, 더욱이 일본은 환태평양 지진대, 중국은 유라시아판 지진대에 위치하여 지진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으로, 역내 높은 인구 밀집도를 고려할 때 피해의 위험이 매우 크고(박계호 2012), 상호간의 직간접적 연관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중일3국협력사무국 자료에 의하면, 재난 분야와 관련하여, 한중일 간에는 장관급 2개, 국장급 1개, 실무자급 3개의 협의체가 운용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장관급 회의체로는 2008년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재난관리 협력 공동발표문」에 기초한 한일중 재난관리기관장회의(2009~), 한중일 지진협력청장회의(2004~) 등이 시행되었다. 국장급 회의체로는 한·중·일 재난관리기관장회의를 위한 고위실무자회의(2009~), 실무자급 회의체로는 한·일·중 재난구호 도상훈련(2013~), 한·일·중 재난관리전문가회의(2011~), 동아시아지진연구세미나(2011~) 등이 시행되고 있다(상세사항 개최현황은 아래 [표] 참조).

[표] 한중일 재난관리 협의체 현황 (2021.5.24. 기준)
구분 회의명 개최현황 참가국/기관
 

장관급회의

한·일·중 재난관리기관장회의 1차. 2009.10.31. 일본,고베 중국: 민정부

일본: 내각부

한국: 소방방재청

TCS

2차. 2011.10.28. 중국,북경
3차. 2013.10.30. 한국,서울
4차. 2015.10.27. 일본,동경
5차. 2017.09.07. 중국,탕샨
6차. 2019.12.05. 한국,서울
한·중·일 지진협력청장회의 1차. 2004.10.15. 일본,동경 중국: 지진국

일본: 기상청

한국: 기상청

2차. 2005.10.26. 한국,서울
3차. 2006.11.25. 중국,북경
4차. 2008.11.29. 일본,동경
5차. 2010.11.17. 한국,제주
6차. 2013.01.13. 중국,보아오
국장급회의 한·중·일 재난관리기관장회의를 위한 고위실무자회의 1차. 2009.06.02. 한국,서울 중국: 민정부

일본: 내각부

한국: 국민안전처

2차. 2011.08.31. 중국,북경
3차. 2013.08.27. 한국,서울
4차. 2015.08.04. 일본,동경
실무자회의 한·일·중 재난구호 도상훈련

(TTX, Table Top Exercise)

1차. 2013.03.14. 한국,서울 중국: 민정부

일본: 외무성, 내각부

한국: 외교부, 소방방재청, KOICA, 국립중앙의료원

JICA, UNISDR, TCS

2차. 2014.03.06. 일본,동경
3차. 2015.04.28. 중국,북경
4차. 2016.06.22. 한국,서울
한·일·중 재난관리전문가회의 1차. 2011.12.16. 일본,동경 중국: 민정부

일본: 내각부

한국: 소방방재청

UNESCAP, UNISDR

몽골, 인도네시아, 라오스, 필리핀, 독일, TCS

2차. 2014.03.28. 한국,제주
동아시아지진연구 세미나 1차. 2011.10.21. 중국,북경 중국: 지진국

일본: 기상청

한국: 기상청

2차. 2012.10.31. 한국,제주
3차. 2013.07.31. 중국,지린
출처: TCS https://tcs-asia.org/ko/cooperation/mechanism.php?topics=6 참조하여 필자 작성 (검색일: 2021.5.24.)

 

이와 같은 협력은 앞서 언급한 협력의 종류 가운데 정보공유, 공동연구 및 의제개발 등을 중심으로 하는 교류협력 범주에 들어가며, 상호의존적 성격을 지닌다. 다만, 이 중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시작된 협의체는 2004년도에 1회로 개최된 ‘한중일지진협력청장회의’인데, 이 자료에 근거한다면, 한중일 3국의 재난협력의 역사는 길지 않고, 협력분야도 지진 등으로 제한적임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위기 상황에 대한 체계적이고, 제도적인 대응체제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실제 위기 발생 시 협력은 제한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5. 결론을 대신하여

한국의 재난분야 국제협력은 다양한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국제개발협력 의미의 협력은 공여국으로서 많은 국가들에게 경제사회적 지원을 주며 함께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포괄적 의미의 국제협력은 주변국들과의 정보공유 등 국제세미나 및 공동연구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더욱이 한중일 간에는 장관급, 국장급, 실무자급 등 다양한 수준의 협력의 틀을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내 재난분야에 제도적인 협력의 틀이 마련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앞서 알아본 바와 같이, 2004년도부터 다양한 틀의 회의체가 운용되고 있지만, 실제 지진, 태풍, 홍수 등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의 구호, 물자지원 등이 잘 이루어질 수 있는지는 불투명하다. 우리나라의 해외긴급구호 등 대부분의 사업은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인접국인 일본, 중국과의 협조 체제는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개발협력과 교류협력의 비중 중, 교류협력의 비중이 월등히 높게 나타난다. 이러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협력의 개념과 방향에서 오는 한계이다. 즉, 국제협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국제개발협력은 상호발전으로의 관점변화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공여국에서 수여국의 시혜적 관점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러한 관점에서의 대부분의 협력은 주로 동남아 지역을 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강대국간의 세력 다툼이 첨예화되고 있는 동북아 지역, 혹은 한중일간 시혜적 관점이 높은 원조 형태의 국제개발협력은 이루어지기 어렵다.

둘째, 공통의 위협, 문제에 대한 접점 모색, 즉, 주제의 한계이다. 사안의 성격상, 문제가 발생한 후에야 알 수 있는 재난분야의 국제협력은 정보교류 및 기술개발, 상대국의 경험을 통한 교훈 및 훈련이 주를 이룬다. 그런데 동북아 국가들이 겪는 문제에 대해 공통분모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지진의 경우, 한국, 중국, 일본 3국 모두 갖고 있는 공통의 위협이지만, 각 국의 체감하는 위협의 정도는 매우 다르다. 다시 말해, 한국 또한 지진의 위험이 증가하고 있지만, 과거 큰 지진을 경험하여 수많은 사상자가 나오고, 지금도 지진의 공포 속에서 살고 있는 일본의 지진에 대한 위기인식과는 현저히 차이가 나타난다. 지진, 홍수, 태풍 등 한중일이 갖는 공통의 위협은 존재하지만, 각 국의 체감정도, 그리고 우선순위가 다르다. 결국 국가별로 위협을 느끼는 자연재해의 우선순위가 다른 상황에서 한정된 자원과 역량을 우선투자하여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쉽지 않다.

셋째, 비전통안보협력에 국가간 정치외교적 관계가 영향을 미치는 역스필오버(back spillover) 현상의 발생이다. 제한적인 정보공유와 기술협력은 상호신뢰에 기반한다. 즉, 국가간 관계, 정치외교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국가간 관계가 좋지 않을 경우에는 정치분야의 대립과 불신이 비정치적 분야로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참고로, 과거 유럽에서의 유럽철강석탄공동체(ECSC, European Coal and Steel Community)은 리더십의 강력한 의지가 발현된 산물이었다. 그러나 동북아 지역에서 이러한 상황에 대한 낙관적 기대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내 비전통안보분야의 협력에 대한 국제적 공조와 협력은 필수불가결하다. 더욱이 다양한 분야에서의 국가관계가 복잡화, 상호연계화 되어가는 상황 속에서 역내 협력은 더욱 긴요해진다. 그러나 비전통안보분야의 협력이 전통안보분야의 협력보다 용이할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는 금물이다. 비전통안보분야 또한 전통안보와는 다른 맥락에서 논의의 시작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고, 보이지 않는 국가간 이권다툼과 주도권 확보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비정치적 분야의 협력이 정치외교적 관계에 의한 영향을 받기 쉽고, 무엇보다도 북한의 핵도발 등 당장 눈앞에 실존적 위협이 발생하면 비전통안보협력에 대한 논의는 후순위로 놓이게 되는 한계에 놓여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안보협력과는 또 다른 맥락에서 국경을 초월하고,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비전통안보 위기에 대한 공동대응이 필수불가결하고, 협력은 확대해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 나가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다만, 비전통안보협력 또한 쉽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실질적인 공동대응을 위한 생각의 전환, 그리고 환경 조성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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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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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Korea. https://www.odakorea.go.kr

OECD Statistics. https://stats.oecd.org/

TCS. https://tcs-asia.org/ko/main/

UNDP. Human Development Report 1994
http://hdr.undp.org/sites/default/files/reports/255/hdr_1994_en_complete_nostats.pdf(검색일: 2021. 4. 5)

[PDI 워킹페이퍼 NO.8] 북한의 인도주의 사태: 인재와 자연재해

문경연 (전북대학교 국제인문사회학부 부학장)

 

* 이 페이퍼는 지암워크숍 #4에서 발표되었습니다.

 

1. 서론

2013년 2월의 3차 북한 핵실험 이전에 채택된 대북제재가 정치적 수사 차원의 느슨한 제재였다면 이후 채택된 유엔 대북제재(결의 2094호, 2013년 3월 7일)는 대북제재의 역사에서 유례없이 강경한 제재로 북한의 경제 및 인도주의 상황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재였다. 이 논문은 이처럼 유례없이 강력한 제재가 과연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을 악화시켰는지, 대북제재와 인도주의 상황 악화 간에 상관관계가 있다면 제재가 어떻게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지를 분석하는 데 있다.

2013년 2월의 3차 북핵 실험과 2016년 1월의 4차 북핵 실험, 동년 9월의 5차 북핵 실험으로 채택된 유엔의 대북제재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강도 높은 제재였다. 3차 북핵 실험으로 채택된 유엔 결의 2094호는 금융거래를 제재에 포함시켰으며 이후 결의안들은 석탄 등 각종 광물 자원 및 에너지 자원의 거래 금지, 원유의 거래량 제한, 표적 대상의 구체적 명시와 신규 등록(자산 동결, 여행 금지, 해외계좌 신설금지), 해외 노동자의 송출 금지 및 24개월 이내 송환 등 북한 경제에 실질적인 타격이 될 만한 실제적인 내용을 담았다. 무엇보다도 2016년 9월은 유엔 결의 2321호는 북한의 전통적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까지 제재에 동참하면서 북한에 대한 생명선(lifeline)까지 차단되기에 이른다. 여기에 2017년 12월의 유엔 결의 2375호는 “북한의 민간인에게 불리한 인도주의적 결과를 가져오려는 의도는 없다”라고 명시하며 북핵 개발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 기관 그리고 제재의 품목을 한정하는 스마트제재를 취함으로써 일반적인 제재가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의도를 취하였다. 하지만 박지연․최현진(2020)의 연구 등 일련의 연구에서 스마트제재가 의도한 바와 같이 제재의 대상에만 타격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인도주의 참상을 수반한다는 점을 증명한 바 있듯이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 및 북한의 주요 경제 거래 품목을 차단함으로써 경제난을 초래하였고 이는 북한의 농업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식량난이라는 의도치 않은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본 연구는 문헌 연구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유엔의 대북제재와 현 북한의 인도적 상황 사이의 인과관계를 분석한다. 이를 위해 시계열 데이터를 활용, 괄목할만한 내용적 변화가 있었던 2013년부터 채택된 고강도 대북제재를 기점으로 북한 인도적 상황 변화를 분석한다. 2013년 유엔 결의 2094호는 금융거래를 포함하였으며, 2016년의 유엔 결의 2321호는 북한의 전통적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까지 동참하는 유례없는 제재였으며, 2017년의 유엔 결의 2356호는 금융제재의 대상과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할 뿐 아니라 전반적인 제재 결정사항의 내용이 매우 구체적으로 심화 되었으며 여행 금지 및 자산 동결에 대한 대상인 개인과 단체를 명시하고 실제적인 금융제재가 시행된 전환적인 결의안이다. 또한, 기존의 인도주의적 영역에 관한 면제조항이 삭제되고 군사적 부문과 인도적 부문 간의 경계가 모호한 영역에 대한 제한 사항이 발견되는 제재이기도 하다.

본 연구는 이처럼 과거와는 다른 부문별 제재 품목 선정과 이것의 강력한 이행 기제를 동반한 대북제재가 북한 당국뿐 아니라 전반적인 경제와 민생에 실제적인 타격을 입혔을 것으로 가정한다. 즉, 대북제재의 의도치 않은 효과를 식량 생산량의 저하, 제재로 인한 인도주의 활동의 제약, 북한의 우방국으로부터의 우호적 지원 감소를 초래했다고 보고 그 상관관계를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이 연구는 먼저 과연 2013년 말을 기점으로 강력해진 대북제재와 기존의 제재와는 다른 인도주의적 참상을 초래했는지에 대한 질문의 첫 번째 관문으로써 북한의 인도적 상황을 식량 생산량과 영양부족 인구 데이터를 살펴봄으로써 대북제재의 심화 기점인 2013년 시점을 전후로 북한 인도적 상황에 있어 변화가 있었는지를 확인한다. 이후 (인도주의적 참상이 확인된다는 것을 전제로) 본 연구는 이러한 인도주의 참상의 원인이 2013년 부터 취해진 강력한 대북제재에 있다고 보고 2013년 이후 유엔 대북제재가 과거의 정치적 수사에 지나지 않았던 대북제재와의 차이점을 분석한다. 끝으로, 본 논문의 마지막 파트는 앞서 확인된 인도주의 참상의 악화와 강화된 대북제재 간 상관관계를 분석하기 위해서 2013년의 강력한 대북제재가 어떠한 방식으로 북한 인도주의 상황을 악화시켰는지를 논리적 관계를 분석할 것이다.

대북제재의 내용과 효과성을 입증한 기존 연구는 많지 않으나 그 대표적인 연구로 나자닌과 로렌(Nazanin and Lauren, 2020)는 북한의 인도적 상황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유엔의 대북제재가 북한 주민들의 인도적 상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주장하였다. 이 둘은 대북제재가 북한의 식량 생산에 있어 에너지 공급 측면의 투입 요소를 제한함으로써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 악화에 이바지했다는 주장과 면제 체재의 한계, 제재 시스템의 실제적인 제약 요인들을 살펴봄으로써 제재가 인도주의 상황을 어떻게 악화시켰는지 분석하였다. 또한, 엘리스(Alice, 2019)는 UN의 제재가 보편적인 측면에서 어떻게 직간접적으로 인도적 활동을 제약하고 피해를 주는지를 지적하고 있다. 특히 그는 제재가 초래하는 인도주의적 영향을 정리하고 있으며 북한 내에서의 인도주의 활동에 제약을 준 사례들을 자세히 소개하며 1,000만 명 이상의 식량안보 위험 인구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현실을 우려하고 있다. 이석(2021)은 대북제재가 사실상 북-중 무역에 초점을 맞춰 단순한 상품교역뿐 아니라 북한의 해외노동이나 금융 등 북한당국으로 들어가는 모든 달러 채널에 제재가 겨냥돼 있고, 중국과 러시아의 제재 동참 그리고 대북제재로 인한 개성공단의 폐쇄는 북한 경제 악화의 실제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주장하였다. 결과적으로 제재로 인한 경제난은 북한 농업 투입요소의 감소를 초래해 식량 생산량의 감소, 식량가격의 상승, 소득의 감소 등의 결과를 낳았으며 이는 북한 주민들의 식량 접근성(food entitlement)을 감소시켜 인도주의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대북제재의 북한 인도적 효과에 대한 최근의 국내 연구로는 지혜론(2021)의 석사 논문이 있다. 해당 연구는 대북제재의 인도주의에 대한 직접적(인도주의 예산 감소, 민군겸용 물자 제재, 인도주의적 면제 메커니즘, 개발지원 중단) 요인과 간접적 요인에 초점을 맞춰 제재가 인도주의 활동의 제약을 초래하여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을 악화시키는 효과를 초래하였다고 주장한다.

본 연구는 기존의 연구를 바탕으로 제재가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방식에 대한 포괄적 검토를 한다. 즉, 이 연구는 첫째, 2013년 사이의 고강도 대북제재가 북한의 경제난을 악화시켰고, 이는 식량 생산을 위한 투입 요소의 감소를 가져와 결과적으로 북한의 식량 생산량에 감소가 있었고 이는 인도주의 상황의 악화를 초래하였음을 분석한다. 둘째, 대북제재는 국제기구 및 NGO, 공여국 원조 기관의 대북 인도주의 활동 과정의 제약을 초래한 결과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이 악화 된 과정을 고찰한다. 끝으로, 대북제재가 강화됨에 따라 북한의 전통적인 우방국이었던 중국과 러시아까지 북한에 대한 우호적 지원을 중단하게 되었고, 이는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한 요인이 되었음을 논증할 것이다.

본 연구는 크게 세 분야의 문헌 연구와 자료 조사가 진행한다. 첫 번째는 북한의 인도적 상황에 관련된 데이터 및 문헌으로, 주로 국책연구기관을 중심으로 북한의 인도적 상황에 관한 연구 보고서와 유엔의 자료를 참고한다. 북한의 식량 생산 규모와 같은 구체적인 데이터는 통계청의 북한통계 및 유엔 OCHA의 자료들을 활용하였고, 북한의 식량 수급과 관련하여 KDI 북한경제리뷰 및 산업연구원의 북한 식량 수급 및 경제 상황 관련 자료들을 살펴보았다. 또한, 식량 생산량 추정치(FAO, 농촌진흥청, 북한 농업성), 영양부족 인구수 자료가 있다. 제재의 인도적 효과를 뒷받침할 추가적인 지표들로 북-중 교역 규모, 대북 인도지원 규모 등을 살펴보았다. 아울러 각 지표의 증감률을 통해 전년 대비 추이와 변화의 정도를 주요 분석 도구로 활용하였다. 주지하였듯이 대북제재의 인도주의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가장 최근의 연구를 제외하고는 대북제재와 인도주의 간의 시계열적 인과관계를 밝힌 연구가 부재하였다는 점에서 이 연구가 의의를 가지며, 향후 더욱 명확하고 분명한 인과성을 밝히기 위한 많은 연구의 필요성을 제시하는 것 또한 본 연구의 의의라고 하겠다.

 

2. 대북제재를 기점으로 한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 분석

이 장에서는 본 연구의 가설인 2013년 말부터 강화된 대북제재가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전제가 성립하는가를 검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2013년 이후로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의 변화가 있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식량 생산량 상황

 

<표 1>은 FAO와 한국의 농촌진흥청 그리고 북한의 농업성이 발표한 식량 생산량과 증감률을 동시에 담고 있다. FAO와 농촌진흥청은 모두 북한의 주요 식량 작물의 생산량을 집계하고 있는데, 농촌진흥청의 산출 방법이 대외적으로 공개되어 있지 않으나 기상조건, 병충해 발생 및 비료 수급 상황, 국제기구 자료, 위성영상 분석, 그 밖의 정보를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 한다. FAO 역시 북한의 기상 상황을 위성으로 조사하나, 그 외 다양한 식량 생산 투입 요소를 분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직접 조사단을 파견하고 연도별 데이터를 추산 한다.

세 기관의 수치상의 차이와 관련하여 북한 농업성 추정치는 연도 별 식량 생산량의 변동폭이 너무 크며, 이러한 큰 변동폭은 제재의 영향, 자연재해의 영향, 중국 등 우방국으로부터 투입요소 지원에 고려 등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합리적인 추정상 큰 변동폭에 대한 설명이 쉽지 않다는 점과 북한 통계 역량의 저발전과 권위적 국가의 통계 조작 유혹 등을 고려할 때 농업성 자료는 본 연구의 논의에서 배제하고자 한다. 대신에 FAO와 한국 농진청의 추정치는 큰 차이를 보이 않는 가운데 그 차이가 FAO의 경우 북한의 경사지 면적을 농촌진흥청 보다 15만ha 더 넓게 추정한데서 기인한 것으로 본다는 점에서 북한 농업성의 추정치에 비해서 상대적인 신뢰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겠다.

 

식량생산량(백만 톤) 증감률(%)
FAO 농촌진흥청 농업성 FAO 농촌진흥청 농업성
2012 520 468 540
2013 520 481 570 0.1 2.8 5.6
2014 522 480 570 0.5 -0.1 0.0
2015 448 451 510 -14.2 -6 -10.5
2016 497 482 590 10.9 6.9 15.7
2017 484 470 550 -2.7 -2.5 -6.8
2018 420 456 500 -13.1 -3 -9.1
2019 560 464 660 33.2 1.8 32.0
2020 TBD 440 TBD TBD TBD TBD

자료: FAO STAT, KOISIS(통계청 북한통계, 농촌진흥청), 유엔 OCHA(농업성)

* 시계열 조회(Cereals, Total), 북한의 주요 식량 생산량 통계 시계열 조회, 전년 대비 증감률은 저자 작성

** FAO의 식량 생산량 통계는 FAO STAT이 제공하는 수치와 FAO/WFP CFSAM 보고서 및 FAO의 GIEWS 브리프 보고서가 있으며 측정 시기 및 방법에 따라 상이 한 수치가 발견되기도 한다. 본 연구에서는 연도별 흐름을 확인하기 위하여 FAO STAT의 자료를 활용 한다.

*** 금융제재가 언급된 2013년과 강력한 대북제재가 진행된 2016~2017년을 중심으로 북한의 식량 생산량을 분석하기 위하여 2012년부터 가장 최근의 데이터를 담았다.

 

북한의 식량 생산량을 중심으로 2013년과 이후로 식량 생산량의 감소세가 관측되었다. 다시 말해서 일시적 증가가 관측된 해가 있기는 하나 FAO와 농촌진흥청 추정치의 일반적인 경향은 2018년까지 지속적인 생산량 감소가 있었다는 점이다. FAO 추정치 기준 북한의 2014년 식량 생산량은 2만톤 증가가 있었으나, 농촌진흥청은 오히려 1만톤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였다. FAO는 2014년의 경우 18개월간 지속한 심각한 가뭄은 북한의 농업과 물 공급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였다. 2016년 북한 식량 생산량의 일시적 증가는 2015년에도 7만 1천톤에 그쳤던 중국으로부터의 비료지원이 2016년 15만 8천톤으로 증가한데서 기인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2017년 중국으로부터의 비료 지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이는 당해 연도에 북한 남서부 지역의 가뭄으로 인한 자연재해와 함께 북한의 식량 생산량 감소를 설명하는 한 요소가 될 것이다. 이러한 가뭄은 2018년에도 지속되어 북한 당국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2018년에는 중국이 다시 16만톤에 달하는 비료를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식량 생산량이 감소하였다. FAO의 2019년 긴급 평가 보고서도 북한이 2018년 심각한 가뭄과 홍수, 이상기온으로 농업생산량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2017년 대비 식량 생산량을 축소 추정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이러한 가운데 FAO는 2019년 식량 생산량을 560만톤으로 예년보다 약 140만톤 증가한 것으로 추정하였다. 140만톤에 달하는 증가폭은 사실상 기상적 요소나 혁신적 농업 생산기술 혹은 북한 내부의 거버넌스 요소로 설명하기 어려운 규모이다. 오히려 지오글램 크롭 모니터(Geoglam Crop Monitor)는 북한의 2018년 총 식량 생산량이 200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2019년 역시 봄의 폭우와 여름철 평년 대비 강수량이 42% 정도로(65% 감소) 최악의 가뭄을 겪으며 식량 생산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측하였는데, 이를 고려할 때 140만톤은 사실상 불가능한 수치라는 점에서 한국 농촌진흥청이 추정한 전년도 대비 8만톤 증가한 464만톤이 실제 생산량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결론적으로, 북한의 식량 생산량 추정치 산정에 있어 고려되어야 할 요소는 해당 연도의 자연조건 및 자연재해 유무, 생산량과 직결되는 비료 투입량, 농업 생산에 투입되는 연료 등 경제적 투입요소라고 할 수 있다. 자연조건과 자연재해 유무는 그것이 식량 생산량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객관적이고 명확하게 추정하는데 있어 한계가 있을 수 있으나 대략적인 영향에 대한 추정이 가능하다. 또한 북한의 식량 생산성 향상에 직결되는 북한 내부의 비료 생산이나 중국 등 우방국으로부터의 비료 지원 여부 역시 제한되지만 파악할 수 있는 요소이다. 특히 북한의 우방국인 중국이 2016년 11월에 채택된 유엔 결의 2321호에 동참함으로써 비료지원을 중단하거나 축소했다면 이것 역시 제재가 북한의 식량 생산량의 감소를 초래하여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연료 등 경제적 투입요소가 북한의 식량 생산량에 미치는 요소에 대한 분석이 과제로 남게 되는데, 이는 북한에 대한 제재가 북한의 경제상황을 위축시켜 북한의 농업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농업 투입요소의 감소를 초래함으로써 식량 생산량의 감소를 야기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게 한다.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

 

2015년 SDGs가 발표되고 현재까지 전 세계가 굶주리지 않는 세상을 목표로 전진하고 있는 와중에도 북한의 영양부족 인구는 지난 10년간 지속해서 증가하였다. 본 연구는 2013년 이후의 효과를 파악할 수 있는 현존하는 데이터들을 살펴보고 2013 이후 대북제재와의 연관성을 추정하고자 한다. 아울러 본 장에서는 어떤 투입에 대한 인도주의적 효과는 중 장기적으로 누적되어 나타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해당 지표의 분석 년도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로 범위를 확장한다. 대표적인 지표들로는 북한의 영양부족 인구 데이터가 있다.

북한 영양부족 인구의 변화는 북한 인도적 상황을 직접 나타내는 지표이다. <그림 1>의 왼쪽 축이 나타내는 영양부족 인구는 2011~2013년 이전에 변화를 보이지 않다가 2012년~2014년 이후부터 최근 2019년까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인구수 측면에서 2008년 990만 명에서 2013년 1,000만면 수준으로 완만하게 증가하다가 2013년 이후부터는 증가세가 뚜렷해지기 시작하며 2019년 들어 12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2013년 이후 8년간 200만명이 넘는 영양부족 인구 증가가 있었음을 의미한다. 이는 전체 인구 약 2,500만명 대비 46%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자료: FAO STAT

 

<추가 분석 예정>

 

3. 유엔의 대북제재 진행경과 분석

 

본 연구에서 대북제재의 내용과 흐름을 살펴보는 주요 목적은 2013년 이래로 진행된 고강도 대북제재의 특징과 세부적인 항목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이 시기의 북한 식량 생산의 투입 요소, 대북 인도적 지원 활동의 제약, 우방국으로부터 북한에 대한 지원에 대한 제재의 영향을 살펴볼 것이다.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 경과

 

안전보장이사회가 제재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해당 ‘국가의 평화적 전환을 지원하고, 비헌법적 변화 저지, 테러 억제, 인권 보호, 무기 등의 비확산’이다. 따라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제재를 ‘징벌’적 도구가 아닌 평화적 전환을 위한 수단이며 인도주의를 지원하기 위한 수단임을 강조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유엔헌장 제7장에 따라 국제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거나 회복하기 위해 조치할 수 있다고 명시하며, 이를 근거로 1966년부터 남아프리카, 구유고슬라비아 등 30개국을 대상으로 제재 조치(Sanctions Measurement)를 채택해왔다. 제재 조치는 그 목적에 따라 다른 형태로 진행되고 실행되어 왔는데, 포괄적 경제 및 무역 제재에서부터 무기 금지, 여행 금지, 금융 또는 상품 제한(자산 동결)과 같은 보다 표적화된(Targeted) 조치들에 이르기까지 그 내용은 매우 다양하다.

북한의 경우, 2006년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유엔안보리 결의 1718호가 채택되었고 2020년까지 부속 결의를 포함해 추가적인 제재 결의안이 통과되었다. 1718호는 대북제재와 관련된 전문가 패널인‘1718 대북제재위원회’ 설립을 명시함과 동시에 훗날에 있을 제재안의 기반을 제공하게 된다. 2006년 이후 지난 15년간 유엔이 실행한 강도 높은 대북제재 체제 아래에서 제재의 목적은 북한의 비핵화와 비무장화라는 문구가 결의안에 명시되어 있다.

<표 2>는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의 목록과 기본적인 내용을 정리한 것인데, 결의안의 만기 연장을 담은 후속적 성격의 결의안을 제외한 주요 결의안의 대다수는 주로 북핵 실험이 있은 직후에 강경한 비난과 함께 구체적인 제재 조항과 결정들이 담겨 있으며, 이러한 결정들이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에 있어 중요한 변곡점을 제공했을 것이라고 가정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핵실험 직후에 채택되었으며 제재의 강도 측면에서 획기적 변화가 있던 결의안인 2013년의 2094호 결의안부터 분석하고자 한다.

 

북한 도발 UN 대북제재 주요 내용 특징
대포동 2호발사

(2006.7.5.)

결의 1695호(2006.7.15.) 미사일 및 관련 물자의 대북한 수출입 시 주의 요청
1차 핵실험

(2006.10.9.)

결의 1718호(2006.10.14.) 금수조치 및 화물검색, 제재대상에 대한 자산동결 및 여행통제
2차 핵실험

(2009.5.25)

결의 1874호(2009.6.12.) 금수조치 확대, 화물검색 구체화, 자산동결 및 여행통제 대상 확대
은하3호 발사

(2012.12.12.)

결의 2087호(2013.1.22.) 기존 제재 보완, 강화, 트리거 조항 신설
3차 핵실험

(2013.2.12.)

결의 2094호(2013.3.7.) 핵 및 탄도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의 금융거래 금지 금융거래 포함
4차 핵실험

(2016.1.6.)

결의 2270호(2016.3.2.) 북한 화물에 대한 검색을 의무화 및 북한의 석탄 수출을 차단 최초로 북한산 석탄 수출 차단
5차 핵실험

(2016.9.9.)

결의 2321호(2016.11.30.) 북한의 석탄 수출 상한제 도입, 북한의 수출 금지 광물(은, 동, 아연, 니켈) 추가 및 조형물 수출 금지 조치가 포함되어 약 8억불 이상의 북한 외화 수입을 감소시키는 효과 중국, 러시아 동참/Bulk cash 이전금지의무 재강조
IRBM

미사일발사

(2017.5.29.)

결의 2356호(2017.6.2.) 결의 2321호에 북한 기관 및 단체 4곳, 개인 14명을 ‘블랙리스트(제재 대상목록)에 추가 미국-중국 공동 추진/

대북 원유공급 금지는 제외

ICBM

미사일발사

(2017.7.4.)

결의 2371호(2017.8.5.) 북한의 석탄, 철, 철광석, 납, 납광석, 수산물 수출 전면 금지로 북한 수출액의 1/3 차단 및 신규 해외노동자 송출 중단 중국과 러시아 포함 만장 일치/

원유공급 금지는 제외

출처: UNSC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재구성

 

2012년 이전(유엔 결의안 2087)의 저강도 제재

 

본격적인 제재의 시작이라 볼 수 있는 2006년 결의안 1718호는 현재까지도 대북제재의 바탕이 되는 결정과 내용 그리고 목적을 담고 있다. 2006년 10월 9일 1차 북핵 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처음 제기된 해당 결의는 북한에 일련의 경제적, 상업적 제재 결정을 가하고 있으며, 무기와 사치품의 선박 및 항공의 수출입을 중단하고 해당 품목의 제조와 유통, 유치와 관련된 일체의 기술과 서비스 지원을 북한으로의 이전되지 않는 것을 주요 골자로 포괄하고 있다. 명확한 대상자와 기관을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무기 프로그램과 관련된 가족들에 대한 해외여행 금지령의 항목을 담고 있다.

이로부터 2년 뒤인 2009년 5월 25일 2차 핵실험 이후 발표된 유엔 결의안 1874호는 1718호의 내용에서 좀 더 구체화 된 양상을 보인다. 1718호가 대량살상무기(Weapons of Mass Destruction, WMD) 또는 관련 품목에 대한 화물 운송 검열을 명시하고는 있지만, 회원국에 이를 의무 조항으로 달지는 않았다. 반면 1874호는 육로, 해상로, 항공으로 드나드는 북한 화물을 자국의 법률에 따라 사찰하고 물품을 파괴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 결의안은 북한에 대한 인도적 목적을 제외한, 다른 이유로 북한에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거나 금융 대출 금지를 지시하고 있어 종전의 금융거래 ‘감시’ 보다는 강화된 금융제재 항목을 포함 하였다.

2013(유엔 결의안 2094) 이후 고강도 제재의 진행

 

이후 북한의 핵실험이 정체기에 진입하면서 2012년까지의 대북제재 결의안은 제재위원회의 권한 갱신과 제재안 만료 연장에 대한 부속적인 문서 형태를 가지고 있다가 2013년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면서 새로운 제재 결의안이 발표되게 된다. 2013년 1월에 먼저 발표된 유엔 결의안 2087호는 북한의 미사일과 관련된 단체와 개인을 명시하며 이들을 대상으로 표적 제재를 시행했다는 점에서 이전 결의안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으며 북한의 해외 금융 활동에 대한 감시를 강화 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 이후 3차 북핵 실험(2월)에 대한 대응으로 3월에 발표된 유엔 결의안 2094호는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강화된 제재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북한의 금융거래 동결, 은행 지점 개설 금지, 대량 현금 이체 제한 등 더욱 세부적이고 실제적인 금융 제재 조치가 시도되었다.

2016년 3월 2일 발표된 유엔 결의안 2270호는 지구상 그 어느 국가에도 시행된 적이 없는 가장 강력한 제재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 북한이 2016년 1월과 9월에 각각 4, 5차 핵실험을 진행한 것에 대하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강력한 어조로 비난하며 비확산조약(Treaty on the Non-Proliferation of Nuclear Weapons, NPT)에 대한 도전과 전 세계 평화와 안정에 대한 도전이라 규탄했다.

대북 강경 어조 속에서 2016년 3월의 유엔안보리 결의안 2270호는 북한의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향으로 확대되었다. 역대 가장 강경한 대북제재로 일컫는 유엔 결의 2321호에 앞서 채택된 결의로 2013년 2094호에 비해서는 모든 종류의 화물 검열 및 각종 광물 자원 수출 제한 등이 포함되는 등 북한 경제에 실제적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내용으로 접근하면서 일종의 과도기적인 모습을 보인다. 2270호는 본격적으로 북한의 금융기관 및 개인에 대한 표적 제재 조치(Targeted Sanctions Measurement)가 시작되었고 무기 및 관련 물품의 수출입금지, 탄도미사일 및 기타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관련 금지, 석탄, 광물(철, 철광의 수출은 인도적 목적을 면제한 원칙으로 금지, 금, 바나듐, 티타늄, 희토류 등), 연료, 식품 및 농산물, 토양, 석재, 목재, 산업 기계, 운송차량, 해산물 등 광범위하게 구성되어 있다. 2270호의 이전 결의안과의 차이점은 모든 선박에 대한 검열 의무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과 구체적인 제재 대상의 광물 자원이 명시되었다는 점, 품목 대상 및 금융 제재 대상이 더욱 광범위해졌다는 점이다.

유엔 결의 2270호의 강력한 제재 조치에도 석탄 수출이 오히려 14% 상승하는 상황을 비판하며 채택된 2321호는 북한의 석탄 수출량과 금액의 상한선을 정하는 방식으로 실제적인 규제를 가하게 된다. 기존의‘민생 목적은 예외’라는 규정 때문에 허점이 되었던 북한의 석탄 수출 제재가 대폭 강화된 것이다. 이는 유엔헌장 제42조에 명시된 군사적 조치를 제외하고는 가장 강력하면서도 포괄적인 비군사적 제재를 부과한 것으로 유엔안보리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단호한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달리 말하면 민생 목적을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퇴색되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석탄 이외의 광물 거래 부문에서는 기존의 수출 금지 항목(석탄, 철, 철광석, 금, 바나듐, 티타늄, 희토류)에 니켈, 은, 아연, 동(구리)을 추가하며 더욱 범위가 넓어진 광물 거래 제한 조치가 시행되었다. 동 결의안은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에 사용되는 달러와 자재의 수출입을 모든 면에서 차단하는 고강도 제재로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신규 조항 또한 포함되었다.

2016년 2321 결의안에서 금융제재는 강력하고 즉각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목표로 설정되었다. 예컨대 북한 은행의 제3국 설립 금지 및 기존 지점의 90일 이내 폐쇄 조항은 대다수의 대외거래를 중단시킨 치명적인 조치였다. 여기에 이전 제재안에 지속적으로 포함되어 온 무기 관련 노동당 간부 및 단체에 대한 자산 동결이 유지되면서 자금의 이전 금지조항도 신설되게 된다. 화물 운송도 2013년의 경우, 운송에 대한 거부 권한이 부과되고 이후 무기 관련 화물 이송에 대한 전면금지조항이 좀 더 강화되어 북한에서 출발하고 북한으로 유입되는 모든 화물에 대한 검열이 의무화되게 된다.

2321호의 표적 제재는 개인에 대한 여행 및 자산 동결을 시행하면서 그 대상자의 이름과 소속, 활동 내역을 공개하고 있으며 자산 동결을 지시하는 은행 등의 기업도 목록을 공개하고 있다. 이러한 표적 제재조치는 북한에 실제적인 압박 혹은 스트레스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북한의 39호실이 관리하는 대성은행이 자산 동결 단체에 포함된 것도 북한 당국 차원에서는 큰 압박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유엔안보리는 이렇게 개인과 기관에 대한 자산 동결 조치가 이들 기관이 대부분 대외무역 거래로 얻는 수입을 핵개발 및 무기 개발에 활용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2321호의 석탄 수출 상한선 제도, 기타 광물 자원 수출입 제한 조치는 2016년 북한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을 포함해 북한의 전반적인 수출 규모 축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수출 금지품목들과 무역 제한으로 수입이 줄어든 품목들은 북한의 민생과도 긴밀히 연관되어 인도적 지원과 활동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비판 받았다.

 

일시 결의안 신규 조항 및 특징
2013.1.22 2087 금융 거래 감시 강화
2013.3.7 2094 자산 동결, 은행 지점 개설 금지, 대량 현금 이전 금지

의심스러운 화물 검역 권한 강화

사찰 거부, 금지된 물품 운송 의심 선박 및 항공 에 대한 항로 출입 거부 권한

2016.3.2 2270 표적 제재 본격화(개인 및 단체)

부문별 제재: 석탄, 광물, 연료, 식품 및 농산물, 토양, 석재, 목재, 산업 기계, 운송 차량 등 광범위하게 적용

무기 및 관련 물품의 수출입 금지

탄도미사일 및 기타 살상 무기 프로그램 금지

모든 선박에 대한 검열 의무화

7개 광물 수출입 금지

2016.11.30 2321 석탄 수출 상한(cab) 제도; 일정 규모 이상의 석탄 수출 금지

7개 광물 제한+4개 광물 자원 추가(동, 니켈, 은, 아연)

금융거래 금지; 90일 이내 북한 대표 사무소, 자회사, 은행 계좌 폐쇄

표적 제재: 11명의 개인과 10개의 단체를 추가

무기 개발에 소요되는 물품 및 달러를 차단하는 고강도 제재

2017.8.5 2371호 석탄 수출 상한 조항 삭제 및 석탄 수출의 전면 금지

외국인 노동자 송출 금지

2017.9.11 2375호 원류 거래 상한 조항(400만 배럴 이하)

해외 노동자 송환 조치(24개월 이내)

출처: 유엔안보리결의안을 토대로 저자 재구성

그렇다면 앞서 2장에서 확인한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 악화와 2013년 이래로 강화된 대북제재 간 상관관계가 존재하는가에 대한 마지막 질문이 남는다. 다음 장에서는 이러한 상관관계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자 한다.

 

 

4. 대북제재와 북한 인도주의 상황 간 상관관계 분석

농업 투입요소 감소에 따른 식량 생산량 감소로 인한 인도주의 상황 악화

금융제재에 대한 ‘감시’를 명문화한 2013년부터 유엔의 대북제재는 무기 및 핵 억제뿐 아니라 무기와 핵 개발에 ‘소요될 것으로 예상 되는’ 경제적 제재에 좀 더 주목해 오고 있다. 특히 북한의 주요 수출 품목인 석탄의 수출규제와 추가적인 광물 자원의 수출 금지는 북한 경제에 타격을 입혔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실제로 북한의 대외무역 규모 중 특별히 수출의 규모를 볼 때 석탄을 중심으로 수출규제가 구체화 된 2016년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하락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울러 북한의 전체적인 무역 총액 감소에는 수입액의 감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출액보다는 등락 폭이 적다고 할지라도 금액면에서는 고점이었던 2015년 44억달러 수준이 2019년 29억달러 가량으로 감소했다.

KITA 무역통계에 따르면, 2016년 대북제재 이전 북한의 주요 수출 품목 중 1순위는 무연탄이었으며 철광석, 정제유, 아연 등은 불변의 주요 수풀 품목이었다. 주요 수출품의 수출 금지 조치를 통해 북한의 무기 개발을 위한 자금을 동결한다는 의도를 가진 제재의 여파로 상위권의 수출 품목과 이하 수산물과 몇몇 농수산물도 수출 규제에 포괄되게 된다. 제재의 결과로 석탄 및 광물 자원과 농수산물의 수출은 급격히 감소하고 2018년에 들어 주요 수출 품목은 시계, 가발 등 경공업 제품들이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가 수출 금액 감소에 주된 영향을 미쳤다. 또한 북한의 수입 활동은 특정 품목에 집중되지 않고 주민 생활과 산업 생산에 필요한 다양한 생필품 및 중간재를 거래하는 특징이 있는데, 이러한 수입 규모가 감소했다는 것은 주민의 민생에 부정적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출처: 통계청 북한통계(KOSIS)

* 각 주재국/관할국의 공식 통계기관으로부터 입수한 해당 국가별 對 북한 무역 통계자료와 전문 글로벌 무역통계 기업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북한의 연간 무역통계를 추산한 자료임; ** 남북한을 혼동한 것으로 추정되는 일부 국가의 통계 및 비공식 무역통계 등 신뢰도가 낮은 통계치는 제외; *** 남북한 교역액 제외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북한의 식량 생산량 저조의 원인을 분석하는 것은 인도주의적 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 기상과 기후 변수를 제외하면, 북한의 식량 생산을 좌우하는 다양한 변인 중에서 식량 생산부문 투입요소와 식량 생산량 간의 상관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즉, 식량 생산 투입요소(input)의 저조는 식량 생산량의 저조를 의미하기도 한다. 농업에 필요한 농기계와 이것들을 운영할 수 있는 전력 및 에너지, 비료와 유기화합물, 관개수로를 위한 각종 펌프와 농업 자재 등 다양한 투입요소의 결여가 식량 생산량에 반영되며 이러한 투입 요소는 다름 아닌 인도적 활동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는 부분들이다.

<그림 3>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식량 생산량 데이터는 크게 세 번의 변곡점을 지난다. 첫째, 2015년 전년 대비 식량 생산량이 급격히 하락한다. 둘째, 2016년 식량 생산량의 증가율은 일시적으로 상승한다. 셋째, 그러나 이듬해 2017년 다시 반등 효과를 동반한 급격한 하락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현상은 2018년 최악의 식량 생산량이라는 수치가 대변한다.

자료: <표 1>을 바탕으로 저자 재구성

 

2013년 대북제재의 영향은 2014년 이후 발생했을 가능성은 있으나 명확하지 않다. 반면 2016년과 2017년의 대북제재와는 시기상 분명한 연관성을 지닌다. 동시기를 중심으로 식량 생산량은 급격하게 감소한다는 점이다. 2016년부터 2017년 사이에 가해진 대북제재는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북한의 경제적 이윤 추구를 차단함으로써 무기 개발 등에 유입되는 자금을 막는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으나 이러한 제재의 실제적인 피해는 북한의 취약계층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석탄의 수출을 전면 차단하고 농업부문을 포함한 각종 물품의 교역을 중단시킨 2016년 2321호와 역대 가장 강력한 대북제재로 기록되는 2017년 12월의 유엔 결의 2375호는 분명히 “북한의 민간인에게 불리한 인도주의적 결과를 가져오려는 의도는 없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대북제재는 직, 간접적으로 농업생산에 분명한 영향을 미쳤다. 가장 명확한 것은 농업생산 특히 연료, 기계, 장비의 예비부품 등에 필요한 특정 품목의 수입에 대한 제한이다.

아울러 전체 농업 영토의 30%가 관개수로로 진행되는 북한의 농업 구조상 관개수로를 건설하고 유지할 수 있는 전기, 펌프 장비 및 각종 원자재의 부족은 식량 수확량을 줄이고 가뭄과 폭염과 같은 극심한 기상 충격에 취약한 농작물을 만들게 된다. 결국 식량 생산에 필요한 투입의 감소는 식량 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식량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기상적 변수에 대한 복원력, 저항력도 감소시켜 지속적인 식량 생산 저하의 악순환 고리를 만들게 된다.

대북제재가 주요 수출입 금지품목으로 지목하고 있는 에너지, 특히 2017년 2375호 이후 원유의 거래 위축이 북한의 농업부문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도 확인해 볼 수 있다. 대북제재가 가해지기 한참 이전인 1991년만 해도 북한의 석유 소비량은 380만톤에 달했다. 그런데 제재가 강화된 이후 2017년, 연간 평균 75만톤 규모로 원유 사용이 크게 감소했고, 2018년 농업용 연료에 대한 배급은 경유 40,520 톤, 휘발유 4,000톤이었으며, 이는 연평균 140만ha의 경작지 재배량을 고려할 때 턱없이 부족한 규모이다. 2018년의 최악의 식량 생산량에 대한 기상 악화 원인론이 지배적인 가운데, 원유 공급의 극단적인 축소가 추가적인 요인이 되었는지, 혹은 그 단독만으로도 충분히 농업생산을 크게 감소시킨 것인지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나 악화 일로의 북한 농업 환경에 에너지 공급의 결여가 미칠 악영향은 명백하다.

에너지 집약적 농산 구조가 지배적인 북한의 상황 상, 농업인구 투입량 및 인프라, 원자재 부족 등의 환경적 요인도 함께 작용하며, 공급의 메커니즘과 불균형 양상도 북한의 식량안보 상황에 직간접적 영향을 끼친다. 유엔의 대북제재와 제재 메커니즘은 이러한 인도적 수요의 직접적인 동인을 다루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된다. 유엔 대북제재는 금융거래와 각종 무기 관련 거래를 차단하는 것을 북한의 식량 생산 및 인도적 상황과는 관계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이러한 문제점은 2016년 대북제재결의안 2321호에 더욱 극명하게 반영된다. 2016년 2321호는 북한 주민들의 인도적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담은 데 반해 인도지원을 위한 면제조항은 삭제되었고 철, 석탄, 철광석 수출 전면금지 조치의 민생품목 예외조항도 삭제되게 된다. 또한 인도주의 지원과 관련된 민군겸용 품목이 포함되면서 대북 인도주의 활동은 더욱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더불어 북한의 전체 농업 면적 중 30%에 해당하는 지역이 관개수로로 농업하고 있는데, 호미와 같은 농기구 뿐 아니라 물 공급에 필요한 펌프와 파이프, 철강 등은 식수 공급 뿐 아니라 북한의 농업생산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는 인도지원 현장에서 유니세프와 FAO 등 실제 활동하는 기관들의 목소리를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2018년부터 대북제재의 완화 목소리가 제기되었다. 2018년 고위급 회담을 통해 이와 같은 요구가 반영되며 북한의 대북제재에 대한 ‘이행지원지침(Implementation Assistance Notice no. 7, IAN No. 7)’이 도입되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의 회원국 간의 협조를 통해 대북제재 면제 승인 기간이 단축되는 변화가 있었다. 대북제재의 인도주의적 침해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계속되자 추가적인 이행지원지침(2020)이 발표되었다. 물론 이러한 가이드라인이 여전히 까다로운 면제조건으로 실제 인도적 활동에 상당한 제약을 주고 있다는 증언과 비판이 존재한다. 그러나 2018년 이후 제재의 완화 흐름, 대 중국 교역의 증가 등의 효과가 나타나며 2019년 북한 식량 생산량에 있어서도 호전되는 모습이 나타나게 된다.

 

 

대북제재로 인한 인도주의 지원 활동의 제약

 

본 연구는 서두에서 제재(Sanctions)가 인도주의와 민간의 활동을 제한할 의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의도치 않은 저해 요인이 된다는 비판을 받아왔음을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논쟁의 결과로 제재의 영향을 개인과 단체에 한정하는 표적 제재(Targeted Sanctions)가 등장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표적 제재의 효과에 대하여 박지연․최현진(2020)은 그 범위와 대상 국가의 정치제도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광범위한 제재가 가해지는 대상 국가의 리더는 일반적인 대중을 압박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은 표적 제재의 대상이 매우 광범위하고 그 수가 절대적으로 많은 북한에게 적용되며 결과적으로 일반적인 북한 주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구조가 형성되게 되었다.

엘리스는 크게 4가지의 UN 제재의 과정을 통해 보편적으로 제재가 미치는 영향 구조를 정리한 바 있다. <그림 4>이 정리하고 있는 것처럼, 제재위원회가 표적 제재의 대상을 정하는 과정이 광범위하여 인도지원 단체들과 관련된 조직이나 개인이 포괄될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으며 면제 조치는 오히려 인도적 활동의 관료주의적 절차와 비효율성, 제재 이행 과정에서 인도주의 활동 단체들이 겪게 될 실제적인 피해 등을 포괄하고 있다. 실제로 북한에서 <그림 4>의 메커니즘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북한 내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인도주의 단체들이 유엔의 대북제재로 인하여 금융 서비스가 거부당하고 인도적 활동에 필요한 상품의 수입이 어려우며 면제권을 받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등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2017년 표적제재에는 조선무역은행이 명단에 올라 있는데, 인도적 활동을 위한 금융거래는 예외로 하고 있지만, 북한 무역은행은 인도적 행위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은행 채널이며 제재가 결과적으로 이러한 유일한 통로를 차단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대북지원 규모 감소에 큰 비중을 차지했던 유엔 중앙긴급구호기금(Central Emergency Response Fund, UNCERF)의 지원 중단이 조선무역은행이라는 송금 경로가 차단되며 발생 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대북제재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인도지원의 예산이 감소했음을 지적되는데, 2018년 유엔 북한팀이 1억 1,100만 달러의 기금 조성을 호소했으나 실제 모금액은 1,720만 달러에 그쳐 목표치에 24.4%에 그쳤으며 실제 인도적 필요 금액 대비 모금액의 격차가 점차 벌어지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자료: Alice Debaarre, “Making Sanctions Smarter: Safeguarding Humanitarian Actions,”International Preace Institute, 2019, p. 4.

 

나자닌과 로렌(Naznnin and Lauren, 2020) 도 비슷한 분석을 제시하였다. 예컨대 미국 NGO들이 대북 인도지원 활동을 하고자 한다면, 미 재무부의 일반 허가를 받으면 되었던 것이 2017년 제재 이후에는 특면 면제 조치에 대한 허가 및 지원 식료품 등에 대한 엄격한 검열과 축소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인도주의 활동의 면제 허가 과정에서 시간적인 지연이 발생하는 문제는 인도주의 현장에서 매우 실질적인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농업 부문에 대한 플라스틱 지원 같은 저기술을 요하는 지원 사업에도 면제 승인의 기간이 오래 걸렸으며 유엔국가팀(UN Country Team)에서 2019년 1월, UN 전문가 패널에 북한 인도 사업의 승인 지연 사례를 22건이나 보고하기도 했다. 심지어 일부 활동은 9개월 이상 지연 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게다가 대북 의료 활동 지원과 같은 인도적 지원 활동은 모든 허가 절차를 밟는데 3년이 걸린 사례도 있다. <그림 5>는 국제사회의 전체 대북지원 규모와 추이를 보여주는데, 실제로 2016년 대북제재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지원이 큰 폭으로 감소하기도 하였다.

자료: UN OCHA, FTS 데이터 재구성

 

금융제재와 더불어 對북한 무역 거래의 제한과 복잡한 허가, 검열 절차는 북한 내부의 인도주의 행위자들의 상품 수입과 운송을 제약하게 된다. 지원 물품의 운송을 담당하고 있는 회사나 관련 국가들이 제재 준수 상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간적 지연이 발생하게 되면서 인도지원의 시인성은 급격히 저하되게 된다. 게다가 대부분의 인도지원 물품이 중국에서 구매되고 북-중 접경지를 통해 배송되는데, 유엔의 면제 허가만이 아니라 중국 당국 허가도 함께 받아야 하는 이중고가 발생한다. 2016년 대북제재 이후 강화된 검열로 인해 인도주의적 상품 검열 과정도 인도적 활동에 제약 요인이며 대북제재의 까다로운 장벽들은 인도적 행위자들에게 “과중한 절차, 항만 통관 지연, 높은 비용 및 평판에 대한 리스크”라는 부담을 지우며 점차 이들의 활동을 위축되게 만든다.

한편, 기근의 경제학(economics of famine)에서 식량과 기근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하여 활용하는 ‘권리(Entitlement)’는 어떤 개인이 사회적으로 주어진 자신의 모든 능력을 이용하여 지배(command)할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의 총체를 의미한다. 이석(2021)은 2017년 이후 북한 주민들의 식량에 대한 접근 권리가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2020~21년 들어 정점에 도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이러한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2017년 대북제재의 강화와 이로 인한 북·중교역의 감소를 들고 있다. 이석(2021)은 본 논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제재가 초래한 북·중 교역 뿐 아니라 인도지원의 감소, 인도주의 활동의 위축으로 인해 식량 생산량 감소, 식량 가격의 상승, (주민) 소득의 감소라는 결과가 초래되었고, 이는 결과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식량에 대한 접근권이 위축됨으로써 인도적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종합하면, 2013년 이후 강화된 대북제재는 인도주의 행위자들의 금융거래 차단, 지원 물품의 무역 거래 검열 강화, 제재 위반 시 지불하게 될 벌금 및 기소 등의 위험 부담을 초래함으로써 인도주의 활동을 위축시켰고, 이는 결과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인도주의 상황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북제재로 인한 북한 우방국으로부터 지원의 감소

 

앞서 대북제재가 북한의 식량 생산 요인을 제한하여 결과적으로 식량 생산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논의하였고, 2장에서는 인도주의 현장에서 어떻게 대북제재가 인도적 활동을 실제로 제한하는지를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이 장에서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버팀목이자 생명선(lifeline) 역할을 하였던 중국의 제재 참여가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의 악화 및 완화 측면에서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유엔 대북제재의 실효성에 대한 회의론에 반대하는 유엔안보리 제재 찬성론자들은 대북제재는 북핵을 조절할 수 있는 유일한 레버리지이며 제재의 효과는 중국과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제재에 참여하지 않아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 한다. 특히 중국은 북한의 전통적 우방국으로서 대북제재에 대한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고수해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림 6>는 중국이 북한과의 특수한 우방을 유지하며 대북제재에 대한 완화를 위해 꾸준히 고위급 회의를 통해 노력해 온 것은 사실이나, 북한에게는 영향력 있는 제재도 함께 병행해왔음을 확인시켜준다.

먼저, 북·중간 교역 규모는 대북제재가 강력하게 실시된 2016년 34억 달러 수준에서 2018년 25억 달러로 급격히 감소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북·중 교역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광물과 석탄(무연탄)의 거래가 제한된 것에서 비롯된 결과이다. 이러한 경제적 타격은 다시 북한 내 생산 가동에 필요한 자금을 제한하는 등 내수 경제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앞장에서 2017년 이후 인타이틀먼트의 축소현상에 대한 원인으로 대북제재로 인한 북·중 교역의 감소, 그 외의 식량 공급원의 감소를 언급한 바 있다. 이렇듯 중국의 대북제재 참여로 인한 북·중 교역 감소는, 북한의 대외무역 규모의 91%를 중국이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북한 경제와 민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음을 짐작할 수 있다.

자료: 통계청 북한통계

추가적으로, 중국은 북한과의 무역 거래 이외에도 대한 꾸준히 무상 지원을 진행해 오고 있었는데, 북한의 식량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비료 지원은 중국의 주요 대북 인도지원 품목 중 하나였다. 다수의 언론은 중국은 2015년 북한에 무상으로 7만1천톤, 2016년 15만 8천톤의 비료를 지원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런데 돌연 2017년 대북제재를 이유로 들어 비료 및 식량 지원을 진행하지 않았으며 2018년 다시 16만 2천톤의 비료를 무상 지원하기 시작한다.

 

2015 2016 2017 2018 2019
71,000 158,000 0 162,000 93,305

 

자료: 해관총서를 인용한 다수의 기사 자료 활용하여 저자 작성

북한의 비료 수요는 일반적으로 58만톤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비료 1톤당 소출 1톤의 증가분을 낫는다고 한다. 비료의 성분 별 구분을 차치하고, 합산하여 단순 계산할 때, 2016년 지원된 15만톤의 비료 지원은 쌀 15만톤의 증가분을 낳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계산은 2017년의 중국의 대북 비료지원 중단이 이듬해 쌀 생산량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론해 볼 수 있다. 실제로 2018년 북한의 쌀 생산량은 대북제재의 여파로 식량 생산 요소의 감소와 기상 이변으로 감소하였는데, 중국의 비료 지원의 영향도 함께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추론을 증명하는 듯, 2019년도의 식량 생산량은 비료 지원의 재개와 함께 증가하는 추이를 보인다. 앞서, 2019년의 식량 생산 증가분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는 현재로서는 중국의 비료 지원량 회복과 기상 환경 두 가지 측면이 유력하다.

결과적으로 중국의 대북제재 참여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적과 비판은 교역 규모 통계와는 차이를 보인다. 중국은 제재에서 제한하는 수출 품목에 대한 교역을 2016년 이후 중단해 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중국의 대북 비료 지원에 대한 북한 농업 생산의 의존도가 매우 심각하며 지원 규모의 편차가 바로 북한 내 식량 생산량의 편차로 이어지게 된다. 중국이 대북제재의 참여와 이로 인한 대북 비료 지원의 증감은 북한의 식량 생산량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 되는 것이다.

 

<중국이나 러시아로부터의 식량지원 추가 예정>

 

5. 결론

일반적으로 북한의 인도주의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식량 생산량 저하가 지적되며, 가장 큰 원인은 북한의 이상 기후와 자연재해로부터 기인한다고 본다. 이러한 북한의 자연재해는 분명히 북한의 식량 생산 저하의 직접적인 원인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인도주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식량 공급과 관련한 다양한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즉 식량 가용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와 식량 접근권(북한의 거버넌스적 측면)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에 고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본 연구는 대북제재가 식량 가용량의 제한을 가져왔고 이것이 북한 주민들의 인도주의 상황을 악화시켰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앞서 살펴본 식량 생산량 수치와 영양부족 인구 추세를 살펴봄으로써 2013년 이후 강화된 고강도 대북제재의 여파로 식량 생산량의 감소와 인도주의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북한 주민들의 영양부족 지표가 악화되었음을 확인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대북제재가 식량 가용량의 관점에서 어떻게 식량 부족 현상을 초래하였는지를 대북제재가 야기한 경제위축으로 인한 농업 투입요소 감소와 이로 인한 식량 생산량 감소, 인도주의 활동의 위축으로 인한 긴급 식량공급의 제한측면에서 고찰하였다. 아울러 국제사회로부터의 제재 가운데 북한이 취할 수 있는 대안적 대응전략(coping strategy)으로써 우방국가에 대한 의존 마저도 어렵게 한 고강도 제재의 효력을 고찰하였다.

<추가 예정>

 

참고문헌

 

이 석. 2021. “북한의 경제위기, 어디까지 진행될까?” 『KDI 북한경제리뷰』. 세종: K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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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C: https://www.un.org/securityCouncil/sanctions/information(최종검색일: 2021. 4. 5)

[PDI 워킹페이퍼 NO.7] 한국 개발협력 NGO의 불확실성과 대응

김준협 (한동대학교 국제어문학부 교수)

 

* 이 페이퍼는 지암워크숍 #4에서 발표되었습니다.

 

1. 서론

한국의 국제 개발협력 분야는 1990년대 초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의 전환을 이룬 이래 현재까지 개발협력 분야에서 양적 그리고 질적으로 급격한 성장을 이루어왔다. 이러한 성장은 한국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공적개발원조 분야 뿐 아니라 민간을 중심으로 하는 개발협력에 있어서도 커다란 진전을 보이고 있다. 이전까지 국내에서 사회복지 사업을 수행하던 민간 기관들이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해외 봉사, 국제 구호활동 등과 같은 분야로 활동 영역을 확대하면서 개발협력 NGO(Non-governmental Organizations)로의 전환을 이루었으며, 또한 신규 개발협력 NGO들이 다수 설립되면서 민간 차원에서 개발협력 사업을 수행하는 행위자들이 크게 증가하게 되었다. 국내 개발협력 NGO들의 이와 같은 움직임은 국내 뿐 아니라 국제 수준에서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국내 개발협력 NGO들의 급격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 년 동안 이들의 성장은 점차 정체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개발협력 NGO의 전체적인 숫자 및 재정 규모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이러한 증가의 추이 측면에서는 점차 감소세에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어떠한 요인에 의해 국내 개발협력 NGO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지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우선 국내에서 개발협력 활동을 하고 있는 NGO들 중 대표적인 기관들의 현황을 살펴보고, 어떤 원인에 의해 성장세가 둔화되었는지 확인한다. 특히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이 국내 개발협력 NGO의 성장세에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본다. 그리고 이와 같은 위기 상황에 대하여 국내 개발협력 NGO들이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 가능한 방안에 대하여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2. 한국의 개발협력과 NGO

한국의 개발협력은 정부 차원에서 1991년 한국국제협력단(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 KOICA)을 설립하고 원조를 받는 국가에서 주는 국가로의 전환을 달성하였고, 2009년에는 경제개발협력기구 개발원조위원회(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Development’s 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OECD/DAC)에 가입이 확정되며 선진 원조 공여국으로 위치를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민간 차원의 개발협력은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사회복지 기관들을 중심으로 국내 복지사업과 병행하여 국제 개발협력 사업을 시작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1999년에는 한국해외원조단체협의회(現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가 발족하여 26개의 개발협력 NGO를 회원으로 하며 개발협력 의제에 관하여 논의하고 협업하는 기구로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개발협력이라는 용어와 관련하여,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파트너십(partnership)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원조 공여자-수혜자와 같은 수직적이고 일방적인 관계가 아닌 상생의 관계로 정립하고자 노력 중이다. 지금까지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용어로는 개발원조(development assistance)가 있는데, 이는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를 포함하는 국가 대 국가 경제 지원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지원의 성격이 비구속적이고 수혜자의 경제적 회복이라는 측면에 초점을 둔 인도주의적 지원(humanitarian aid)이라는 용어 역시 흔히 사용되고 있으며, 경제적 측면을 고려한 경제원조(economic assistance), 국가 간 원조 측면을 부각시키는 해외원조(foreign aid) 등도 함께 널리 사용되는 용어이다. 본 논문에서는 개발협력(development cooperation)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자 한다. 이는 최근 국제사회에서 원조 공여자와 수혜자 간 ‘파트너십’을 구축한다는 측면에서 ‘협력’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으로, NGO의 경제 지원이나 원조에 있어서도 이러한 부분에 중점을 두고자 한다.

본 논문은 국내 개발협력 NGO의 현황과 현재 직면한 어려움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국내 개발협력 NGO의 현황을 검토하기 위해, 우선 본 연구의 기본 분석단위(unit of analysis)가 되는 개발협력 NGO를 정의할 필요가 있다. NGO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유엔 헌장 제71조에서 “경제사회이사회(Economic and Social Council, ECOSOC)는 NGO와 협의를 통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명시하면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United Nations 1945). 국내·국제 수준에서 NGO와 유사하거나 동일한 형태로 활동하는 다양한 단체들은 오래 전부터 존재하여 왔으나, 독립적으로 구분된 사회 행위자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에 접어든 이후이다. 특히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차원에서 인식을 하게 되면서 NGO는 국제사회의 행위자 중 하나로 주목받게 되었다 (Martens 2002).

본 연구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NGO 중에서 개발협력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NGO를 대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개발협력 NGO라고 한다면 우선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특정 유형의 재화 또는 용역을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단체를 일컫는다. 재화와 용역의 유형은 장·단기적으로 개발도상국 내 지역사회의 경제 발전을 위한 유·무형의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포함하며, 이는 제3의 단체를 거쳐 모금 활동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개발협력 NGO가 직접 개발도상국에 재화 및 용역을 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Murdie(2014, 44-48)는 개발협력 NGO를 “service INGO”로 명명하며 기관이 직접 개발협력 사업을 수행하며 자금을 개발도상국에 이전하거나 정부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재화와 용역을 제공하는 행위자로 정의하고 있다. Büthe et al.(2012, 583)의 연구에서는 “aid NGO”로 명명하였으며 개발협력 NGO를 긴급구호 활동, 상하수도 및 위생, 건강 및 의료서비스, 교육 등의 분야에 해당하는 재화 및 용역을 제공하는 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활동은 모두 개발도상국 내 원조 수혜자들의 사회복지 수준을 높이려는 시도와 관련이 있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개발협력 NGO는 정부에 등록되어 법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Salamon & Anheier 1992). NGO가 정부에 등록이 된다는 것은 해당 국가 내에서 공식적인 기관으로 인정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 소수의 NGO는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소규모의 기관인 경우가 있는데 조직의 안정성이 매우 낮거나 업무의 일관성이 없어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기관들은 정식 NGO로 등록이 되기 이전에 해산하거나 와해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대한민국 정부에 등록되어 법적인 기관으로 인정된 개발협력 NGO가 본 연구의 대상이 된다. 그 중에서 국내에서 오랜 기간 동안 개발협력 사업을 수행하고 2019년 기준 기부금 수입규모 상위 5개 개발협력 NGO인 한국월드비전, 어린이재단, 굿네이버스, 유니세프한국위원회, 한국컴패션을 대상으로 국내 개발협력 NGO의 현 상황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3. 한국 개발협력 NGO 현황

국내 개발협력 NGO는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개인 후원자 숫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개별 NGO들의 재정 규모와 활동 범위 역시 비약적으로 확대되었다. 연간 수입 기준으로 보면 2008년과 2009년 사이의 1년 동안 어린이재단은 그 수입이 48.2%가 증가하였고 한국컴패션은 40.0%가 증가하였으며, 수입규모 상위 5개 개발협력 NGO들의 평균 수입 증가율은 31.1%를 보였다. 국내 개발협력 NGO의 총 숫자도 증가하여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舊 한국해외원조단체협의회) 회원 단체 기준으로 1999년 26개에서 2011년에는 86개로, 그리고 2021년 현재 140개의 회원 단체가 개발협력 분야에서 활동 중에 있다. 이와 함께 정부 차원의 개발협력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어 KOICA를 중심으로 민간 기관에 개발협력 사업을 위탁하여 수행하거나 개발협력 NGO 등에 정부보조금을 지원하여 왔다.

국내 개발협력 NGO들은 2010년대 중반부터 후원자들로부터 얻는 연간수입 측면에서 성장기를 지나 정체기에 접어들게 된 것을 볼 수 있다. 2013년까지 단체들의 연평균 수입 성장률이 10%를 상회하였던 것에 비해, 2016년부터는 한자리수 성장률을 기록하거나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임으로써 국내 개발협력 NGO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표1>과 <그림1>은 2008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 개발협력 NGO의 연 수입의 변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약 2015년까지 지속되어 온 가파른 성장세가 2016년을 지나며 전체적인 성장세가 다소 꺾이게 되었고, 이러한 흐름은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특히 국내 개발협력 NGO 중 가장 수입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월드비전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유니세프한국위원회와 한국컴패션 역시 각각 2017년과 2016년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표2>와 <그림2>에서는 5개 개발협력 NGO의 연 수입 성장률 추이를 보여주고 있는데, 2009년 30퍼센트를 상회하던 평균 성장률이 2020년에 이르러 마이너스 값을 나타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표1> 국내 개발협력 NGO 연 수입 내역, 2008-2020 (단위: 천원)

연도 한국월드비전 어린이재단 굿네이버스 유니세프한국위원회 한국컴패션 합계
2008 89,810,099 51,337,038 34,562,120 28,107,513 17,564,194 221,380,964
2009 119,285,206 99,026,590 40,285,380 33,203,997 29,288,705 321,089,878
2010 148,461,686 110,882,919 46,254,783 62,040,516 43,414,830 411,054,734
2011 166,716,336 115,230,356 59,766,363 72,899,797 47,398,066 462,010,918
2012 184,591,475 129,649,458 77,898,323 94,448,317 56,532,690 543,120,263
2013 194,139,875 142,341,725 101,675,581 109,120,937 70,280,342 617,558,460
2014 206,957,589 144,384,174 118,637,226 123,561,815 70,943,019 664,483,823
2015 220,045,891 160,640,425 135,753,247 140,783,519 72,769,188 729,992,270
2016 230,553,001 173,491,451 144,807,497 148,448,316 72,177,066 769,477,331
2017 234,643,422 187,166,612 157,956,081 145,037,516 68,555,395 793,359,026
2018 231,909,409 190,762,120 175,234,922 145,272,612 70,942,804 814,121,867
2019 226,749,857 209,153,106 180,077,189 137,112,232 70,786,592 823,878,976
2020 224,659,225 211,323,956 179,637,318 135,073,666 72,129,267 822,823,432

(출처: 국세청 홈택스 공익법인공시)

 

<그림1> 국내 개발협력 NGO 연 수입 추이, 2008-2020 (단위: 천원)

 

성장률 한국월드비전 어린이재단 굿네이버스 유니세프한국위원회 한국컴패션 합계
2009 24.7 48.2 14.2 15.3 40.0 31.1
2010 19.7 10.7 12.9 46.5 32.5 21.9
2011 10.9 3.8 22.6 14.9 8.4 11.0
2012 9.7 11.1 23.3 22.8 16.2 14.9
2013 4.9 8.9 23.4 13.4 19.6 12.1
2014 6.2 1.4 14.3 11.7 0.9 7.1
2015 5.9 10.1 12.6 12.2 2.5 9.0
2016 4.6 7.4 6.3 5.2 -0.8 5.1
2017 1.7 7.3 8.3 -2.4 -5.3 3.0
2018 -1.2 1.9 9.9 0.2 3.4 2.6
2019 -2.3 8.8 2.7 -6.0 -0.2 1.2
2020 -0.9 1.0 -0.2 -1.5 1.9 -0.1

<표2> 국내 개발협력 NGO의 연 수입 성장률, 2009-2020 (단위: %)

 

<그림2> 국내 개발협력 NGO의 연 수입 성장률, 2009-2020

<그림3>에서는 각 개발협력 NGO의 정규직 인력 숫자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개발협력 NGO들은 연 수입이 증가함에 따라 사업 규모를 확장하고 이에 따라 운영비용 역시 증가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정규직 직원 고용의 증가를 꼽을 수 있는데, 이와 관련된 급여 등 고정비용이 증가한 반면 사업 규모는 2010년대 중반부터 정체하게 되어 이에 따르는 인력 규모의 변화도 수반하게 되었다. 특히 한국월드비전은 2014년 404명에서 2015년에 867명으로 인력 규모가 증가하였고 2018년에는 1041명까지 증원하기에 이르렀으나, 2020년에 이르러 749명으로 다시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굿네이버스는 2014년 497명에서 2015년 601명으로 정규직 인원이 증가하였고, 2018년에는 692명까지 늘어났으나, 2020년 기준으로 정규직 인원이 641명으로 감소하였다.

 

<그림3> 국내 개발협력 NGO 직원 수 변화 (단위: 명)

4. 불확실성의 증가

이처럼 국내 개발협력 분야에서 활동 중인 NGO들은 2010년 무렵까지 급격한 성장을 경험하였다가 최근 5년 사이에 성장세가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개발협력 분야에서 대표적인 NGO들 모두 연 수입 측면에서 정체되거나 쇠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정규직 직원 채용 인원에 있어서도 정체되거나 감소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어떤 이유로 인해 국내 개발협력 NGO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지에 대한 답을 얻고자 한다. 이는 개발협력 NGO의 개별 사안을 넘어서 국내에서 수행 중인 개발협력 사업 전반에 관한 향후 전망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상기 연구 질문에 대한 답으로는 아래와 같이 크게 두 가지 요인을 꼽을 수 있다.

 

(1) 시장 포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내 개발협력 NGO들의 협의체 기구인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는 1999년에 출범할 당시에는 총 26개의 회원 단체로 구성되었으나, 2021년 현재 140개의 회원 단체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회원 단체만을 파악한 것이어서 이에 가입하지 않은 수많은 개발협력 NGO들의 정확한 숫자는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본 연구의 대상이 되는 한국컴패션 역시 높은 연간 수입액을 보이고 있지만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에 소속되어 있지 않다. 약 2000년대 초반부터 10년여 기간 동안에 걸쳐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많은 관심과 재정적 후원이 이어져 급성장을 거두었으나, 그와 함께 개발협력 분야 내에 다수의 NGO가 설립되어 후원자로부터의 모금 경쟁 역시 심화되었다. <그림4>에는 국내 개발협력 NGO들의 설립연도를 각각 보여주고 있다. 사회복지 사업을 기반으로 하는 몇몇 NGO들이 1990년대 이전에 설립되었던 것에 비해, 200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개발협력 NGO의 설립 숫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국내 개발협력 관련 모금 분야에서 포화 상태를 야기하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

 

<그림4> 연도별 개발협력 NGO 설립 추이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회원단체 대상)

이렇게 국내 개발협력 NGO들이 경험하고 있는 시장 포화(market saturation) 현상은 예견된 것이라 할 수 있다. NGO의 전반적인 운영과 그에 대한 동기부여를 설명하는데 있어, 이윤 추구를 최우선의 가치로 추구하는 사기업의 운영 및 동기부여와 동일하다고 보는 이론적 접근이 있다(Cooley & Ron 2002; Bob 2005; 2010; Johnson & Prakash 2007; Murdie & Bhasin 2011). 이러한 관점에서는 최근 국내 개발협력 NGO 간 모금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과 그에 따라 NGO들의 연 수입 성장률이 정체되는 등 “시장 포화” 상태에 이르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수입규모 상위 5개 개발협력 NGO 중 2020년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곳이 3곳이며, 5개 기관의 전체 연 수입 성장률 역시 2019년 대비 -0.1%를 기록하여 처음으로 연 수입 성장률이 감소세에 접어들게 되었다.

개발협력 NGO는 일반 사기업과는 달리 집단행동(collective action)을 통해 개발협력 활동에 필요한 의제 설정(agenda setting)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협업을 통한 인도적 지원·긴급구호 활동 등을 수행하기도 한다. NGO의 활동과 운영의 동기부여 측면을 규범적 관점으로 설명하는 접근법에서는 NGO가 새로운 국제규범을 제정하거나 준수하는데 앞장서고 도덕적·윤리적 원리를 기반으로 국제사회의 정의를 실현하는 행위자로 인식되고 있다(Keck & Sikkink 1998; Risse et al. 1999; Clark 2001). 하지만 현재 국내 개발협력 NGO들이 직면하고 있는 재정 문제, 운영의 지속 가능성 문제에 대응하는 양상을 살펴보면 결국 각각의 개발협력 NGO의 생존이 가장 큰 현안이 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국내 개발협력 NGO들이 재정적으로 성장 동력을 얻기 힘들어졌다는 점이다. 향후 개발협력 NGO에 정기후원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잠재 후원자의 숫자는 점차 한계를 보이고 있는 반면, 국내 개발협력 NGO는 지속적으로 설립되는 추세에 있다. 즉, 개발협력 사업 분야는 점차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는데 개별 NGO에 후원을 할 만한 개인 후원자들은 이미 특정 기관에 후원을 하고 있어 더 이상 개발협력 분야 전체 수입 규모가 확대되기 힘든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2) 잠재 후원자들의 불신

 

많은 잠재 후원자들은 개발협력 NGO를 비롯한 자선 단체의 투명한 재정 운용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고 기관의 행정비용이 얼마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개발협력 NGO의 경우 모금으로 이루어진 기관 수입이 순수하게 개발협력 활동에 사용되지 않고 유용 또는 전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개발협력 NGO들은 공익법인 회계기준에 의거하여 회계감사를 받고 이를 공익법인 공시보고를 통하여 재정 투명성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몇몇 개발협력 NGO의 도덕적 해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건들 때문에 기존 후원자 및 잠재 후원자들의 신뢰도를 하락하게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사랑의 열매로 널리 알려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정부 주도의 이웃돕기 성금을 관리하던 것을 민간으로 이관하기 위해 1998년 설립되었다. 하지만 다른 민간 법인과는 달리 ‘사회복지공동모금법’이라는 개별 법률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관례에 따라 대통령 영부인이 명예회장 직을 맡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2010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직원들이 공금을 유용하고 장부를 조작하는 등의 비리가 밝혀지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건이 있었다(김나나 2010). 이는 개발협력 NGO의 성장과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았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모금과 후원에 대한 신뢰도를 하락시키는 사건이 되었다.

옥스팜(Oxfam)은 1942년 영국에서 시작한 개발협력 NGO로서 21개 지부가 연합체(confederation)을 구성하여 현재 전 세계 약 70여 개국에서 활동 중에 있으며, 한국에는 2014년에 옥스팜코리아를 설립하여 개발협력 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옥스팜은 개발협력 사업에서 특히 인권에 기반한 접근(human rights-based approach)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수행하는 선도적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옥스팜은 개발협력 사업 내에서 인권 측면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8년에 알려진 성 추문 사건으로 인하여 사업의 신뢰도에 큰 손상을 입게 되었다(BBC News 2018). 옥스팜은 2010년 아이티 지진 복구를 위한 사업 수행 중 위력에 의한 성 착취 사건이 드러나면서 옥스팜 영국지부에서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였다(Oxfam International 2018). 비록 국내 개발협력 NGO에서 발생한 사건은 아니었지만, 개발협력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가 낮아지는 도화선이 되었다.

국내 개발협력 NGO의 도덕적 해이 사례로는 2018년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서 자금을 방만하게 운용하는 실태가 알려진 바 있다.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에서는 유니세프한국위원회 내에 부당 채용이나 성희롱 등 인사문제가 제기되어 왔고, 사옥 매입을 위한 대출 과정에서 특정인에게 특혜를 제공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며, 사무총장이 해외 출장 시 항상 항공기 1등석을 고수하는 등의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였다(김지윤 2018). 이러한 문제들은 법적으로 유죄 처분을 받지는 않았지만 이로 인해 유니세프한국위원회의 신뢰도가 하락하였음은 연간 수입액의 변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의 연간 수입을 보면 2018년도에 약 1,452억 원을 보였는데 2019년에 이르러 약 1,371억 원으로 연 수입 성장률 -6.0%를 기록하였다. 2020년에는 연 수입 약 1,350억 원을 보이며 2019년에 비해 -1.5% 만큼의 감소세를 보이여 2년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냈다. 이는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 대한 개인 후원자들의 신뢰도가 하락함에 따라 기존 후원자들이 지속적으로 이탈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와 같이 개발협력 NGO에서 도덕적 해이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잠재 후원자들은 새롭게 후원을 망설이고 기존 후원자들은 후원을 중단하게 되어, 개발협력 NGO의 성장에 불확실성이 더욱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비록 많은 NGO들이 재정적으로 투명하게 운영이 되고 있을지라도 몇몇 개별 기관이나 소속 구성원들의 일탈로 인하여 개발협력 분야 전반에 악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이밖에도 국내에서 2020년 초부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가계 경제를 포함한 전반적인 경제 활동의 위축이 개발협력 NGO들의 불확실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가계 경제 측면에서 보면 2020년을 기점으로 해외 주요국에서부터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증가 추세에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2020년 3분기에 이르러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171.3%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게 되었다(정지수 2021). 코로나19로 인하여 가계 경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 역시 증가하였는데, 지난 1997년 IMF 구제금융,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하여 전반적인 가계 경제에 더욱 심각한 영향을 준다고 응답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김광수 2021).

기부 활동의 경우 개인의 경제 상황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개인과 가정의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높게 나타나는 경우 개인의 기부 금액도 함께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과 그에 따른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인하여 잠재 후원자들의 개발협력 NGO로의 후원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와 함께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의 자발적 기부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어 있지 않은 경향이 있다. 개인의 개발협력 NGO 등에 대한 후원 비중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법인의 비자발전 준조세 성격의 기부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높다는 점에서 기부문화가 완전히 확립되지 않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임동원 2019).

2020년 초부터 국내에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하였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활동 위축이 개발협력 NGO의 성장과 직면한 문제에 대한 영향을 평가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일 수 있다. 그리고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개선되면 그와 함께 개발협력 NGO 분야도 함께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2020년에 접어들면서 국내에서 활동 중인 개발협력 NGO들의 연 수입이 전반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게 되었다는 점에서, 개발협력 NGO의 향후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5. 한국 개발협력 NGO의 대응

이와 같이 여러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의 증가로 인하여 개발협력 NGO의 성장이 정체에 직면한 상황에서 개발협력 NGO들은 현재 이에 어떻게 대응을 하고 있으며, 또한 향후 이들이 채택할 수 있는 전략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대외적인 여건이라는 통제하기 어려운 요소들로 인해 어려움에 직면한 만큼 이에 따른 적절한 대응은 향후 개발협력 NGO의 장기적인 성장 및 생존에 직결되는 사안이라 할 수 있다.

국내 개발협력 NGO들이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우선 기관 별 특화된 사업을 발굴하여 선택과 집중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있다. 현재 국내 개발협력 NGO들은 기본적인 생활필수품 제공, 각종 복지서비스 제공, 교육 활동, 역량강화 등 인도주의적 지원을 포괄하는 분야에 활동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개발도상국 수혜자들의 생활수준의 향상을 위해 종합적인 접근을 한다는 장점이 있으나, 비용-편익 분석(cost-benefit analysis) 측면에서는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개발도상국 내에서 특정한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하기 위한 전문 상주 인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사업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필요한 인력의 양과 질 역시 함께 증가하게 되며, 이는 개발협력 NGO에게 고정 비용을 증가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회원 NGO만 140개에 이르는 현 시점에서 모든 개발협력 NGO가 다수의 사업을 실행하는 것은, 개발협력의 대상이 되는 지역 및 개발도상국에도 불필요한 자원이 중복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개발협력 NGO들이 취할 수 있는 다른 전략적 선택으로는 기타 수익 사업을 확장하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국내 사회복지 사업으로 시작하여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NGO의 경우 토지·건물과 같은 부동산 자산과 각종 금융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이용한 수입 확대를 통하여 현재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해볼 수 있다. 하지만 개인 또는 법인 기부금으로 얻는 수입 이외에 개발협력 NGO가 얻는 수입은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높지 않은 실정이다. 2020년 기준 한국월드비전의 수입 세부현황을 보면 사업수입 약 2,258억 원 중 보유한 자산을 통해 얻은 수입은 약 33억 원으로 전체 수입 중 1.5%에 불과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밖에 기념품을 제작하여 판매하는 것 역시 총수입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율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따라서 기타 사업의 확장을 통해 현재 불확실성을 타개하는 방안은 개발협력 NGO에게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개발협력 NGO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불확실성에 대해 보다 근본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개발협력 분야 전반에 걸친 인식의 전환을 모색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개발협력 NGO의 기본적인 사업 목적은 개발협력 사업이 수행되는 지역의 생활수준 향상이라 할 수 있다. 즉, 사업의 초점이 개발도상국 지역 내 경제 성장에 일차적으로 맞추어져 있는 것이다. 이렇게 성장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정의된 개발협력 NGO 사업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을 ‘지속가능성’, ‘상생’, ‘협력’과 같은 보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권리에 기반한 접근(rights-based approach, RBA)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개발협력이 경제 성장이나 발전 부분에 치중하여 국제사회의 인권 규범을 등한시하였다는 비판에 따라 인권과 개발을 연계하고자 하는 움직임이다. 개발협력 NGO 차원에서는 더 이상 성장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사업의 본질이 되는 사업 수혜자들의 권리 향상에 더욱 집중하고자 하는 것이다. 권리에 기반한 접근이라는 개념에 대한 세부적인 이해는 기관별, 국가별로 다를 수 있으나, 향후 개발협력 분야 전반에서 권리에 기반한 접근을 통하여 개발협력 사업을 추진하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구정우 & 김대욱 2013). 특히 현재 성장세가 정체되고 여러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는 국내 개발협력 NGO들에게는 권리에 기반한 접근의 채택 등을 통한 사업 패러다임의 전환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상황이다.

 

6. 결론

한국 개발협력 NGO는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후원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재정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경험하였으나,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 그 성장세가 둔화되어 2020년에 이르러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본문에서 언급한 5개의 국내 개발협력 NGO에게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닌, 국내 개발협력 NGO 전반에 대한 문제라 할 수 있다. 각 기관에 후원을 하고 있는 개인 및 단체 후원자의 숫자는 한정되어 있는 반면, 개발협력 NGO는 지속적으로 설립되고 있어 각 NGO들이 기대할 수 있는 모금액이 점차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더하여 몇몇 NGO들의 도덕적 일탈 사건이 발생하고, 코로나19의 확산세가 2020년과 2021년까지 지속되면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가계 경제 사정이 악화되면서 후원 증가에 대한 기대 역시 낮아지게 되었다.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하여 개발협력 NGO들은 개발협력 사업 방향에 관한 중장기적 목표를 설정하고 추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우선적으로 개발협력 NGO 의 사업 방향과 기관 내 인력 구성을 보다 세분화·전문화하여 다른 기관들과 차별성을 갖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이는 NGO의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방지한다는 측면에서도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 개발협력의 파트너 국가 또는 마을 단위의 커뮤니티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달성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개발협력 NGO부터 먼저 지속 가능한 운영이 담보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국내 개발협력 NGO들은 권리에 기반한 접근 전략을 채택함으로써 기존의 성장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개발협력 사업을 수행하는 형태로 인식의 전환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는 단지 국내 개발협력 NGO에만 국한되는 사안이 아닌, 향후 개발협력 분야 전반에 걸쳐 요구되는 사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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