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 베버의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이해하는 숨은 열쇠: 1차 세계 대전과 헌법개혁 그리고 정치인의 책임 문제(2025)

초록: 베버는 1차 세계대전의 상황에서 자신의 독일 제국의 헌법개혁을 위한 제안들에서 출발하여 냉철한 학문적 이성의 시각을 가지고 검열의 위험에 굴하지 않고 공개 강연과 신문기고 등을 통해서 그리고 정치적 자문을 통해서 자신의 입장을 제시한다. 그는 당대의 가장 첨예한 정치적 이슈였던 헌법개혁과 의회민주화의 맥락에서 권력을 수단으로 행위하는정치인의 자질로서 책임성에 대한 사상을 전개한다. 이를 통해 그는 전시의 상황에서 만연되어 있던 전반적인 정치의 상실과 무기력을 극복하고 정치의 의미와 가치를 회복하고자한다. 중요한 점은, 베버의 직업으로서의 정치에 담긴, 정치인의 자질로서 책임성에 관한그의 문제의식이 전시의 상황에서 제기된 헌법개혁과 정치개혁의 맥락으로부터 나왔다는것을 아는 것이다. 그는 무엇보다 제국 헌법 9조 2문의 개정 내지는 폐지에 주목하는 바, 정치적인 책임의 무게가 의회에 부여되어야 강력한 의회주의에 기반을 두는 정치의 활성화가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당대 제1제국의 전시 상황에서의 권력구조 그리고 이와 관련한 헌법개혁과 정치개혁의 이슈를 둘러싼 독일 황제나 참사원의 대응에 대한 베버의 정치적 입장표명 특히 정치인의 책임 윤리 등에 관한 그의 문제의식은 오늘날의한국의 헌법과 정치의 문제를 이해하고 대안을 고민해 보는 성찰의 단서를 마련해 준다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 에 은폐된 ‘난간없는 사유’의 신화와 그 허구성 비판(2024)

  • 저자 :  최치원
  • 학술지명 : 한독사회과학논총
  • 발행처 : 한독사회과학회
  • 권호 : 34(4)
  • 게재년월 : 2024년

초록: 아렌트는 ‘난간없는 사유’라는 메타포를 통해 자신의 사유방식을 특징짓는다. 그러나 인간의 조건(1958)이 전형적으로 말해주지만 그녀는 결코 난간없는 사유를 한 것이 아니다. 그녀가 버린 것은 단지 근대라는 난간이지 고대와 중세라는 난간까지 모두 버려버린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그녀는 고대와 중세의 난간에 안주하고 있다. 고대의 전통과 권위를 줄기차게 강조하며 복원을 시도하는 아렌트에게 전통의 상실은 사실상 없는 것 혹은 빈말일 뿐이다. 자기가 내뱉은 말과 다른 행위를 하는 아렌트의 자기모순이 그녀의 사상에 내재된 특징이다. 그녀는 무엇보다 헤겔과 맑스가 주목했던 근대의 실천적 노동의 원칙과 사적 소유의 문제를 건드리지도 않고 오히려 고대의 난간을 붙들고 근대사회의 노동을 다루는 시대착오적인 사상을 전개한다. ‘노동’과 ‘제작’ 그리고 ‘행위’는 단지 현실에 대한 사유를 위한 발견적(heuristic) 수단으로서 이념형(베버)에 불과함에도 그녀는 이에 관해 침묵한다. 헤겔과 맑스의 사상을 거부하는 아렌트의 난간에는 계몽에 반대했던 독일 역사주의와 낭만주의의 유산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아렌트의 사상적 난간은 신학적·도덕적 선악의 논리와 심미적 미추의 논리라는 난간에 의해 강력하게 짜 맞추어져 있다. 그녀는 이러한 난간을 붙들고 노동, 제작 그리고 행위의 가치를 ‘활동적 삶의 위계’에 따라 서열화시키고 삶에 대한 복음을 전파한다. 그러나 그녀는 이러한 사상적 난간의 실체를, 다양한 문학적·시적인 상징과 미사여구 그리고 상상력을 통해서 알아보기 힘들게 채색하여 은폐하고 있다. 인간의 조건은 이점에서 문학적 상상의 산물이기도 하다. 상상 속에는 복음과 계시 그리고 예언의 요소를 간직되어 있다. 이것들이 아렌트 신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사유하는 자신에게서 ‘난간’이 떠나버렸다는 아렌트의 주장은, 인간의 조건을 놓고 본다면 메타포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자기모순적인 허구 아니면 독자를 현혹시키는 거짓말이다. 즉 그녀가 주장하듯이 난간이 실제로 사라져버렸거나 버려진 것은 결코 아니며, 오히려 그녀는 ‘난간’이 없었더라면 그녀가 원했던 사유를 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녀 자신의 사상 자체도 성립이 될 수 없었다는 자기모순을 보여준다. 이 모든 것이 그녀의 난간의 구조와 특성 그리고 그 지적 기원에서 드러나고 있다.

막스 베버의 시민사회의 정치와 1차 세계대전 : 헌법개혁의 문제, 그리고 황제 및 극우보수주의와 관료주의 비판(2025)

  • 저자 :  최치원
  • 학술지명 : 한독사회과학논총
  • 발행처 : 한독사회과학회
  • 권호 : 35(2)
  • 게재년월 : 2025년

초록: 1차 세계대전 시기에 베버는 독일 네이션의 결함과 대면하면서 헌법개혁과 정치개혁의 문제에 관해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표명한다. 그에게 이 문제의 해결은 의회민주화와 의회권력의 신장 그리고 의회정치의 활성화를 위해서 해결되어야만 하는 시대적 요청이었기 때문이다. 비록 그는 책임윤리의 정치인은 아니었지만, 어느 정치인들보다도 확고하게 이러한 시대적 요청을 자신의 삶의 대의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입장을 전개한다. 그는 자신의 사상을 담은 독일 제국의 헌법개혁을 위한 제안들을 발판으로 삼아 언론활동과 공개적인 대중강연을 통해서 그리고 책자의 발간을 통해서 자신의 사상을 알린다. 그는 독일 정치의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제국의회사 최고의 입법권력이 되지 못하는 역사적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 대안으로서 연방참사원을 의회민주화와 의회권력의 신장을 위한 교두보로 만들려는 시도를 한다. 그 핵심은, 제국의회의 의원을 일방적으로 모욕하며 하층계급으로 만드는 정치는 사라져야하며 의회정치인에게 책임의 길이 열려 있어야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헌법개혁과 정치개혁을 이념적·물질적으로 가로막고 있던 적대자들, 즉 황제와 같은 정치인 개인뿐만 아니라 황제의 권력을 구조적으로 지탱해 주었던 거대 자본과 연계된 (극우)보수주의세력들 그리고 보수주의적 관료지배라는 권력의 세 축을 공격한다. 이러한 그의 비판적 입장표명은, 당대의 정치적 현실에 대한 비판뿐만 아니라 미래의 시민교육 내지는 정치교육의 차원을 포함하는 특징을 갖는다. 학자로서 그가 가진 지적인 명료함은 정치적 현실에 대한 비판의 무기로 봉사한다. 정치의 상실로 특징지어지는 전시의 상황에서 학문의 세계에 안주하지 않고 정치를 구체적인 사회와 경제 그리고 역사의 관계로 포착하는 베버의 방식은, 그가 항상 그래왔듯이 그의 정치사상에 내재한 고유의 속성을 표현한다.

정부당파성에 따른 교육시장화 비교 분석 연구 : 유럽 및 북미 국가의 민간교육 투자와 사립학교 등록 비율을 중심으로(2023.12)

  • 저자 :  이호신
  • 학술지명 : 교육정치학연구
  • 발행처 : 한국교육정치학회
  • 권호 : 30(4)
  • 게재년월 : 2023년 12월

초록: 본 연구는 정부당파성(Government partisanship)에 따른 유럽 및 북미 국가의 민간교육 투자와 사립학교 등록 비율 변화를 통해 교육정책에 따른 교육시장화도 정치적인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분석하려 한다. 교육정책도 다른 정책들과 마찬가지로 단편적인 교육적 고려가 아닌 정치적 요인에 의해 근본적인 변화가 발생한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고소득층을 주요 지지기반으로 하는 우파정당은 교육시장을 활성화하고 교육 규제를 낮추어, 교육에 대한 사적투자 효과를 높이려 할 유인이 커진다. 이에 따라 교육시장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저소득층의 지지를 받는 좌파정당은 사적투자의 효과를 낮추고 특별한 중등교육 분리에 따른 세분화보다는 통합화와 교육 규제 강화를 통해 교육시장화를 낮아지게 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하려 할 것이다. 본 글에서는 정부당파성에 따른 교육시장화에 대해 살펴보고 교육정책 변화를 분석하였다. 교육시장화와 관련하여 사적교육비 지출 비율 및 사립학교 학생 등록 비율을 종속변수로 하고, 독립변수로는 좌파정당, 우파정당 내각구성비를 사용하였다. 이에 따른 패널 통계 분석을 통해 좌우파 정부당파성에 따라 달라지는 교육시장화 변화에 대한 유의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좌우파 집권정부의 정부당파성에 따라 자신들을 지지하는 계층의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교육정책 양상이 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막스 베버의 사상적 계보로서 시민사회의 정치: 역사주의를 넘어서 (2023.12)

  • 저자 : 최치원
  • 학술지명 : 한독사회과학논총
  • 발행처 : 한독사회과학회
  • 권호 : 33(4)
  • 게재년월 : 2023년 12월

초록: ‘계급의식적인 부르주아’ 시민 베버의 시민사회의 정치는 역사주의의 위기 상황에서 이를 정치적·실천적으로 넘어서려는 시도의 산물이다. 그것은 가장 포괄적인 의미에서 역사주의 위기를 가져왔던 두 정신적 장본인들인 맑스와 니체가 시도했던 것과 같은 새로운 ‘히스토리(Historie)’를 제시해 준다. 베버의 시민사회의 정치는, 역사주의가 제공해 줄 수 없었던 맑스와 니체의 방법적 계기들을 내재화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베버는 ‘역사학파의 자식’이었지만 헤겔과 특히 맑스의 문제의식을 수용하여 자신의 시민사회의 정치를 재구성하고 이를 통해 전체 역사의 상들(Bilder)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하였으며, 새로운 시대적 요청에 맞추어 정치의 가치와 의미를 보존하려고 했다. 사회와 정치를 바라보는 베버의 고유한 사상적 ‘원천’은 시민사회의 정치에서 그 구체적인 내용을 갖춘다. 그의 시민사회의 정치는, 시민사회를 정치사회와 동일시한 자연권이론·사회계약론의 전통과도 무관하며, 종교적 심성의 나이브한 정치적 해석의 결과물로 이해되어서도 안 된다. ‘미국화된 낭만주의 버전’인 파슨스화된 베버를 통해 포착되는 도덕적인 윤리의 인간과 정신의 인간을 통해서 그리고 토크빌이나 밀식의 창의적 개인주의와 버바의 ‘참여적 시민문화’ 및 이것의 다른 표현인 푸트남의 ‘사회적 자본’과 접맥되어 포착되는 시민사회의 정치는 베버의 사상을 단순화시키고 천박하게 만들고 오도하는 것이다. 미국의 학문적·지적 풍토에서는 그러한 파슨스화된 베버의 낭만주의적 시민사회의 정치가 충분히 가능할 수 있지만, 이론적 그리고 실천적 냉철함을 가진 베버가 이런 나이브하고 허술한 시민사회의 정치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한 시민사회의 정치는 기껏해야 베버와는 관련이 없는 Zivilgesellschaft로서 시민사회의 정치로 귀결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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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현실적 기대로 인한 국가관계 악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한중관계 분석 (2023.08)

  • 저자 : 이은비, 백승준
  • 학술지명 : 국가전략
  • 발행처 : 세종연구소
  • 권호 : 29(3)
  • 게재년월 : 2023년 8월

초록: 본 논문은 2016년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이후 한중관계가 급격히 악화된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양국의 정책결정자들이 서로에 대해 품었던 비현실적 기대에 주목한다. 당시 한국정부는 중국이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중국정부는 한국이 미국과 안보협력을 확대하지 않기를 기대했다. 이 같은 기대는 2013년 이후 빠른 관계 발전을 가능케 했지만, 중국에게 북한은 미국과의 충돌을 방지하는 완충국가이며, 한국에게 미국은 핵억제를 제공하는 핵심 동맹국이라는 점에서 실현되기 어려웠다. 결국 북한의 핵실험으로 기대가 깨지면서 서로에게 배신감을 느낀 양국 정책결정자들은 보복행위를 차례로 취하였고, 한중관계는 급속히 악화되고 만다. 본 연구는 미중경쟁과 한중 간 대북기조 차이 등 외생변수에 집중했던 기존연구들과 달리 비현실적 기대가 배신감과 보복행위로 연결되는 내생적 과정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역동적인 한중관계의 변화를 보다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이와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본 연구는 국가들이 안보협력을 맺고자 할 때 과도한 낙관론을 경계하고 공동의 이익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정책적 함의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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