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I 워킹페이퍼 No.16] 정당과 정치 이념이 정서적 양극화에 미치는 영향: 실험 설문 연구

권구선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비교정치 석사수료)   초록: 한국의 유권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정서적 양극화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증가하면서, 정서적 양극화에 대한 국내 연구가 늘어나고 있지만, 정서적 양극화를 초래하는 외부적 요인에 대한 연구는 아직 많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본 연구는 가상의 두 후보자 간의 이념적 양극화 정도와 두 후보자의 소속 정당 정보 제공 여부를 처치물로 하여 두 후보자에 대한 감정 온도의 차이를 측정하는 실험 설문을 통해서, 유권자 수준에서의 정서적 양극화를 초래하는 정당의 영향과 정치 엘리트 수준에서의 이념적 양극화의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당파적 지지자들에게 있어서 정당은 그 자체로 정서적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효과를 초래한 반면, 정치 엘리트 수준에서의 이념적 양극화는 정서적 양극화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오히려 당파적 지지자들은 자신들의 이념적 성향에 따라 상이한 수준의 정서적 양극화를 경험하였다.   I. 서론 최근 들어 한국 사회 곳곳에서 자신과 정치적 입장이 다른 사람들에게 혐오와 조롱의 표현을 쏟아내는 모습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유권자들에게서 나타나고 있는 당파적 양극화 현상에 대한 관심과⋯

[PDI 워킹페이퍼 No.13] 중국 회색지대 전략의 향후 전망과 정책적 함의

김태중 (고려대학교, 평화와 민주주의 연구소 선임연구원)   1. 서론 1. 연구의 필요성과 목적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급격한 경제성장과 탈냉전 이후 군 현대화 그리고 2010년 전후하여 중국이 보여준 단호한 대외정책은 주변국뿐만 아니라 미국의 우려를 초래하였다. 따라서 이런 상황을 바라보면서 국제정치 학계에서는 세력전이 이론, 안보딜레마, 중국 위협론을 언급하면서, 기존 미국 중심의 질서에 대한 중국의 도전을 예측하기도 하고, 앨리슨의 “투키디데스의 덫”1과 같이 중국의 부상에 대한 지배국 미국의 대응을 예측하면서 미·중 관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탈냉전 이후 미국 중심의 일극 체제에 대해서 불만을 가진 중국과 이란 그리고 러시아는 미국 중심의 질서에 편승하지도, 그렇다고 세력균형 이론의 주장과 같이 노골적으로 미국에 대한 견제정책을 추구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회색지대 전략’2을 통해서 미국과의 권력의 격차를 줄이고, 미국의 신뢰성을 약화하려고 하고 있다. 그중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은 경제적/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미국의 영향력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회색지대 전략’을 추구하였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시기 중국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대중국 정책 역시 관여에서 견제로 변화했다. 그리고 이런 미국의 정책 변화는 향후⋯

[PDI 워킹페이퍼 No.12] 정의의 관점에서 본 전쟁과 평화: 롤즈의 정의로운 전쟁과 시민성의 의무

인지훈 (고려대학교, 평화와 민주주의 연구소 연구원)   * 이 페이퍼는 지암워크숍 #5에서 발표되었습니다.   1. 서론 정의로운 전쟁에 대한 롤즈의 발상은 A Theory of Justice (1971; TJ)에서부터, “The Law of Peoples(1993)”, “Fifty Years after Hiroshima(1995)”를 거쳐, Law of Peoples (1999;LP)에 이르기까지 서서히 발전되었다. 비록 단계마다 중요한 차이를 보이지만 정의로운 전쟁에 대한 원칙이 국제정의의 필수적인 부분이라는 생각은 일관된 형태로 지속된다. 더 나아가 롤즈에게 국제정의는 정의론의 전체적 구조의 한 축으로 기능한다. 즉, 롤즈의 정의론은 적용 범위에 따라 사회제도들과 연합체에 적용되는 ‘특정 영역의(local) 정의’, ‘사회 기본구조(basic structure)의 정의’, ‘지구적(global) 정의’로 나뉜다.¹ 서로 다른 영역에는 각기 다른 고유한 원칙들이 적용될 수 있지만 이들이 상호 분리된 체 독립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가족, 직장, 학교, 교회와 같은 작은 규모의 결사체들(associations)의 일원인 동시에 특정한 경계를 지닌 사회의 ‘자유롭고 평등’하다고 간주되는 구성원이고, 그러한 사회의 대외적 표현인 ‘만민(people)’²에 속해 있다. 이 세 영역은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좋음’에 대한 근거를 제공하기도, 그 한계를 부여하기도 한다.³ 한 마디로, 세⋯

[PDI 워킹페이퍼 No.11] 미디어에 나타난 코로나 19와 글로벌 거버넌스

이규정 (고려대학교, 평화와 민주주의 연구소 선임연구원)   * 이 페이퍼는 지암워크숍 #5에서 발표되었습니다.   Ⅰ. 起 2019년 12월 중국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 환자가 발생하면서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세계사에 등장하게 되었다. 2021년 8월 초 현재 약 20억 명의 확진자를 양산했으며, 사망자 역시 약 424만 명에  이를 정도로 인류사 초유의 대확산을 거듭하고  있다.  국제정치  차원에서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두 가지 중대한 인식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첫째, 국제 협력보다 자국의 안보 확보를 위한 자조(self-help)의 한계를 보여주었다. 국제적 차원에서 협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글로벌 거버넌스의 구축을 위한 논의는 비전통 안보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었다. 그럼에도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일부 국가들의 개별 행 동은 환경 문제나 난민 문제 등 지구적 차원의 문제 해결에 한계를 보여 주었다. 코로나 19의 확산은 전통적 안보 논리와 수단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형태의 안보 위기를 초래하였다. 2002년 사스(SARS)와 2012년 메르스(MERS)의 유행으로 공중보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협력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다만 두 경우 모두 감염 확산이 조기 차단되면서 공중보건 분야의⋯

[PDI 워킹페이퍼 No.10] 세계시민성 대(對) 국가시민성 논의: ‘세계위험사회’와 국가시민성의 변용(variants)

김두진 (고려대학교, 평화와 민주주의 연구소 연구교수)   * 이 페이퍼는 지암워크숍 #5에서 발표되었습니다.   I.서론   오늘날 세계화로 인해 우리는 그 어느 때 보다 여러 형태의 경계가 빠르게 해체되고 재편되는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탈경계적 변화를 수반하는 세계화는 국경을 넘나드는 다양한 교차와 혼종(hybridity)을 수반하게 된다. 나아가 디지털 기술의 기반한 매체로 인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 넘는 지구적 차원의 인식의 공유가 가능케 되었다. 이런 가운데 ‘지구화’(globalization)에 따른 탈경계는 ‘글로컬리티’ (glocality, 지구지역성)를 수반하기도 한다 (이화인문과학원 2010, 10-11; 김수환 2010, 27-29). 근대 이후 시민의 정체성은 국가와의 관계를 근간으로 규정되어 왔다. 지리적·영토적 국경을 바탕으로 배타적인 주권을 행사하는 국가의 구성원으로서의 지위와 그리고 의무체계가 근대 시민성의 핵심이다 (변종헌 2006, 2). 세계화로 개별 국가의 경계를 넘어 어느 한 국가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출현하게 된다. 그 결과로 전지구적 상호 의존과 협력의 필요성에 따라 인류가 지구촌의 범주 내에서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영역의 확대가 나타난다. 지구 생태계, 인권, 전쟁, 빈곤 등의 쟁점을 해결하기 위해 특정 집단이나 지역, 개별⋯

[PDI 워킹페이퍼 No.9] 동북아 비전통안보협력의 이상과 현실 – 한중일 재난협력을 중심으로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이 페이퍼는 지암워크숍 #4에서 발표되었습니다.   1. 문제제기 동북아지역은 지리적 근접성, 사회문화적 동질성, 지정학적 연계성에도 불구하고, 지역협력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지역으로 여겨진다. 냉전 종식 이후에도 지속되는 남북한의 이념적 대립구도, 북한문제를 둘러싼 각 국의 이해관계, 미중을 중심으로 한 세력다툼, 지속되는 역사문제와 영토문제 등은 동북아지역협력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여겨지고 있으며, 그 결과 지난 수십년간 이어진 다양한 시도와 노력에도 동북아지역의 협력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다. 그러나 여전히 상존하는 군사안보의 위협, 경제협력을 통한 시너지효과 등을 고려할 때,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한 이 지역의 협력은 불가피하다. 더욱이 재난, 환경, 보건 등 국경을 초월하는 새로운 위협의 도래는 동북아 지역 국가간 협력의 필요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코로나19와 같은 전지구적 문제는 군사안보와 같은 전통안보와는 다른 형태의 비전통안보 문제이자, 인간의 삶은 위협하는 인간안보 문제로 국가간 연대와 협력, 상생과 공존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인류의 삶을 위협하는 공통의 의제조차도 국가간 협력은 용이하징 않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우리는 협력을 위한 위기 극복보다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각박한 국제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