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I 워킹페이퍼 No.8] 북한의 인도주의 사태: 인재와 자연재해
문경연 (전북대학교 국제인문사회학부 부학장)
* 이 페이퍼는 지암워크숍 #4에서 발표되었습니다.
1. 서론
2013년 2월의 3차 북한 핵실험 이전에 채택된 대북제재가 정치적 수사 차원의 느슨한 제재였다면 이후 채택된 유엔 대북제재(결의 2094호, 2013년 3월 7일)는 대북제재의 역사에서 유례없이 강경한 제재로 북한의 경제 및 인도주의 상황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재였다. 이 논문은 이처럼 유례없이 강력한 제재가 과연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을 악화시켰는지, 대북제재와 인도주의 상황 악화 간에 상관관계가 있다면 제재가 어떻게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지를 분석하는 데 있다.
2013년 2월의 3차 북핵 실험과 2016년 1월의 4차 북핵 실험, 동년 9월의 5차 북핵 실험으로 채택된 유엔의 대북제재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강도 높은 제재였다. 3차 북핵 실험으로 채택된 유엔 결의 2094호는 금융거래를 제재에 포함시켰으며 이후 결의안들은 석탄 등 각종 광물 자원 및 에너지 자원의 거래 금지, 원유의 거래량 제한, 표적 대상의 구체적 명시와 신규 등록(자산 동결, 여행 금지, 해외계좌 신설금지), 해외 노동자의 송출 금지 및 24개월 이내 송환 등 북한 경제에 실질적인 타격이 될 만한 실제적인 내용을 담았다. 무엇보다도 2016년 9월은 유엔 결의 2321호는 북한의 전통적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까지 제재에 동참하면서 북한에 대한 생명선(lifeline)까지 차단되기에 이른다. 여기에 2017년 12월의 유엔 결의 2375호는 “북한의 민간인에게 불리한 인도주의적 결과를 가져오려는 의도는 없다”라고 명시하며 북핵 개발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 기관 그리고 제재의 품목을 한정하는 스마트제재를 취함으로써 일반적인 제재가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의도를 취하였다. 하지만 박지연․최현진(2020)의 연구 등 일련의 연구에서 스마트제재가 의도한 바와 같이 제재의 대상에만 타격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인도주의 참상을 수반한다는 점을 증명한 바 있듯이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 및 북한의 주요 경제 거래 품목을 차단함으로써 경제난을 초래하였고 이는 북한의 농업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식량난이라는 의도치 않은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본 연구는 문헌 연구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유엔의 대북제재와 현 북한의 인도적 상황 사이의 인과관계를 분석한다. 이를 위해 시계열 데이터를 활용, 괄목할만한 내용적 변화가 있었던 2013년부터 채택된 고강도 대북제재를 기점으로 북한 인도적 상황 변화를 분석한다. 2013년 유엔 결의 2094호는 금융거래를 포함하였으며, 2016년의 유엔 결의 2321호는 북한의 전통적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까지 동참하는 유례없는 제재였으며, 2017년의 유엔 결의 2356호는 금융제재의 대상과 내용을 구체적으로 명시할 뿐 아니라 전반적인 제재 결정사항의 내용이 매우 구체적으로 심화 되었으며 여행 금지 및 자산 동결에 대한 대상인 개인과 단체를 명시하고 실제적인 금융제재가 시행된 전환적인 결의안이다. 또한, 기존의 인도주의적 영역에 관한 면제조항이 삭제되고 군사적 부문과 인도적 부문 간의 경계가 모호한 영역에 대한 제한 사항이 발견되는 제재이기도 하다.
본 연구는 이처럼 과거와는 다른 부문별 제재 품목 선정과 이것의 강력한 이행 기제를 동반한 대북제재가 북한 당국뿐 아니라 전반적인 경제와 민생에 실제적인 타격을 입혔을 것으로 가정한다. 즉, 대북제재의 의도치 않은 효과를 식량 생산량의 저하, 제재로 인한 인도주의 활동의 제약, 북한의 우방국으로부터의 우호적 지원 감소를 초래했다고 보고 그 상관관계를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이 연구는 먼저 과연 2013년 말을 기점으로 강력해진 대북제재와 기존의 제재와는 다른 인도주의적 참상을 초래했는지에 대한 질문의 첫 번째 관문으로써 북한의 인도적 상황을 식량 생산량과 영양부족 인구 데이터를 살펴봄으로써 대북제재의 심화 기점인 2013년 시점을 전후로 북한 인도적 상황에 있어 변화가 있었는지를 확인한다. 이후 (인도주의적 참상이 확인된다는 것을 전제로) 본 연구는 이러한 인도주의 참상의 원인이 2013년 부터 취해진 강력한 대북제재에 있다고 보고 2013년 이후 유엔 대북제재가 과거의 정치적 수사에 지나지 않았던 대북제재와의 차이점을 분석한다. 끝으로, 본 논문의 마지막 파트는 앞서 확인된 인도주의 참상의 악화와 강화된 대북제재 간 상관관계를 분석하기 위해서 2013년의 강력한 대북제재가 어떠한 방식으로 북한 인도주의 상황을 악화시켰는지를 논리적 관계를 분석할 것이다.
대북제재의 내용과 효과성을 입증한 기존 연구는 많지 않으나 그 대표적인 연구로 나자닌과 로렌(Nazanin and Lauren, 2020)는 북한의 인도적 상황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유엔의 대북제재가 북한 주민들의 인도적 상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주장하였다. 이 둘은 대북제재가 북한의 식량 생산에 있어 에너지 공급 측면의 투입 요소를 제한함으로써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 악화에 이바지했다는 주장과 면제 체재의 한계, 제재 시스템의 실제적인 제약 요인들을 살펴봄으로써 제재가 인도주의 상황을 어떻게 악화시켰는지 분석하였다. 또한, 엘리스(Alice, 2019)는 UN의 제재가 보편적인 측면에서 어떻게 직간접적으로 인도적 활동을 제약하고 피해를 주는지를 지적하고 있다. 특히 그는 제재가 초래하는 인도주의적 영향을 정리하고 있으며 북한 내에서의 인도주의 활동에 제약을 준 사례들을 자세히 소개하며 1,000만 명 이상의 식량안보 위험 인구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현실을 우려하고 있다. 이석(2021)은 대북제재가 사실상 북-중 무역에 초점을 맞춰 단순한 상품교역뿐 아니라 북한의 해외노동이나 금융 등 북한당국으로 들어가는 모든 달러 채널에 제재가 겨냥돼 있고, 중국과 러시아의 제재 동참 그리고 대북제재로 인한 개성공단의 폐쇄는 북한 경제 악화의 실제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주장하였다. 결과적으로 제재로 인한 경제난은 북한 농업 투입요소의 감소를 초래해 식량 생산량의 감소, 식량가격의 상승, 소득의 감소 등의 결과를 낳았으며 이는 북한 주민들의 식량 접근성(food entitlement)을 감소시켜 인도주의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대북제재의 북한 인도적 효과에 대한 최근의 국내 연구로는 지혜론(2021)의 석사 논문이 있다. 해당 연구는 대북제재의 인도주의에 대한 직접적(인도주의 예산 감소, 민군겸용 물자 제재, 인도주의적 면제 메커니즘, 개발지원 중단) 요인과 간접적 요인에 초점을 맞춰 제재가 인도주의 활동의 제약을 초래하여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을 악화시키는 효과를 초래하였다고 주장한다.
본 연구는 기존의 연구를 바탕으로 제재가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방식에 대한 포괄적 검토를 한다. 즉, 이 연구는 첫째, 2013년 사이의 고강도 대북제재가 북한의 경제난을 악화시켰고, 이는 식량 생산을 위한 투입 요소의 감소를 가져와 결과적으로 북한의 식량 생산량에 감소가 있었고 이는 인도주의 상황의 악화를 초래하였음을 분석한다. 둘째, 대북제재는 국제기구 및 NGO, 공여국 원조 기관의 대북 인도주의 활동 과정의 제약을 초래한 결과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이 악화 된 과정을 고찰한다. 끝으로, 대북제재가 강화됨에 따라 북한의 전통적인 우방국이었던 중국과 러시아까지 북한에 대한 우호적 지원을 중단하게 되었고, 이는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한 요인이 되었음을 논증할 것이다.
본 연구는 크게 세 분야의 문헌 연구와 자료 조사가 진행한다. 첫 번째는 북한의 인도적 상황에 관련된 데이터 및 문헌으로, 주로 국책연구기관을 중심으로 북한의 인도적 상황에 관한 연구 보고서와 유엔의 자료를 참고한다. 북한의 식량 생산 규모와 같은 구체적인 데이터는 통계청의 북한통계 및 유엔 OCHA의 자료들을 활용하였고, 북한의 식량 수급과 관련하여 KDI 북한경제리뷰 및 산업연구원의 북한 식량 수급 및 경제 상황 관련 자료들을 살펴보았다. 또한, 식량 생산량 추정치(FAO, 농촌진흥청, 북한 농업성), 영양부족 인구수 자료가 있다. 제재의 인도적 효과를 뒷받침할 추가적인 지표들로 북-중 교역 규모, 대북 인도지원 규모 등을 살펴보았다. 아울러 각 지표의 증감률을 통해 전년 대비 추이와 변화의 정도를 주요 분석 도구로 활용하였다. 주지하였듯이 대북제재의 인도주의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가장 최근의 연구를 제외하고는 대북제재와 인도주의 간의 시계열적 인과관계를 밝힌 연구가 부재하였다는 점에서 이 연구가 의의를 가지며, 향후 더욱 명확하고 분명한 인과성을 밝히기 위한 많은 연구의 필요성을 제시하는 것 또한 본 연구의 의의라고 하겠다.
2. 대북제재를 기점으로 한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 분석
이 장에서는 본 연구의 가설인 2013년 말부터 강화된 대북제재가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전제가 성립하는가를 검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2013년 이후로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의 변화가 있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식량 생산량 상황
<표 1>은 FAO와 한국의 농촌진흥청 그리고 북한의 농업성이 발표한 식량 생산량과 증감률을 동시에 담고 있다. FAO와 농촌진흥청은 모두 북한의 주요 식량 작물의 생산량을 집계하고 있는데, 농촌진흥청의 산출 방법이 대외적으로 공개되어 있지 않으나 기상조건, 병충해 발생 및 비료 수급 상황, 국제기구 자료, 위성영상 분석, 그 밖의 정보를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 한다. FAO 역시 북한의 기상 상황을 위성으로 조사하나, 그 외 다양한 식량 생산 투입 요소를 분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직접 조사단을 파견하고 연도별 데이터를 추산 한다.
세 기관의 수치상의 차이와 관련하여 북한 농업성 추정치는 연도 별 식량 생산량의 변동폭이 너무 크며, 이러한 큰 변동폭은 제재의 영향, 자연재해의 영향, 중국 등 우방국으로부터 투입요소 지원에 고려 등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합리적인 추정상 큰 변동폭에 대한 설명이 쉽지 않다는 점과 북한 통계 역량의 저발전과 권위적 국가의 통계 조작 유혹 등을 고려할 때 농업성 자료는 본 연구의 논의에서 배제하고자 한다. 대신에 FAO와 한국 농진청의 추정치는 큰 차이를 보이 않는 가운데 그 차이가 FAO의 경우 북한의 경사지 면적을 농촌진흥청 보다 15만ha 더 넓게 추정한데서 기인한 것으로 본다는 점에서 북한 농업성의 추정치에 비해서 상대적인 신뢰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겠다.
식량생산량(백만 톤) | 증감률(%) | |||||
FAO | 농촌진흥청 | 농업성 | FAO | 농촌진흥청 | 농업성 | |
2012 | 520 | 468 | 540 | |||
2013 | 520 | 481 | 570 | 0.1 | 2.8 | 5.6 |
2014 | 522 | 480 | 570 | 0.5 | -0.1 | 0.0 |
2015 | 448 | 451 | 510 | -14.2 | -6 | -10.5 |
2016 | 497 | 482 | 590 | 10.9 | 6.9 | 15.7 |
2017 | 484 | 470 | 550 | -2.7 | -2.5 | -6.8 |
2018 | 420 | 456 | 500 | -13.1 | -3 | -9.1 |
2019 | 560 | 464 | 660 | 33.2 | 1.8 | 32.0 |
2020 | TBD | 440 | TBD | TBD | TBD | TBD |
자료: FAO STAT, KOISIS(통계청 북한통계, 농촌진흥청), 유엔 OCHA(농업성)
* 시계열 조회(Cereals, Total), 북한의 주요 식량 생산량 통계 시계열 조회, 전년 대비 증감률은 저자 작성
** FAO의 식량 생산량 통계는 FAO STAT이 제공하는 수치와 FAO/WFP CFSAM 보고서 및 FAO의 GIEWS 브리프 보고서가 있으며 측정 시기 및 방법에 따라 상이 한 수치가 발견되기도 한다. 본 연구에서는 연도별 흐름을 확인하기 위하여 FAO STAT의 자료를 활용 한다.
*** 금융제재가 언급된 2013년과 강력한 대북제재가 진행된 2016~2017년을 중심으로 북한의 식량 생산량을 분석하기 위하여 2012년부터 가장 최근의 데이터를 담았다.
북한의 식량 생산량을 중심으로 2013년과 이후로 식량 생산량의 감소세가 관측되었다. 다시 말해서 일시적 증가가 관측된 해가 있기는 하나 FAO와 농촌진흥청 추정치의 일반적인 경향은 2018년까지 지속적인 생산량 감소가 있었다는 점이다. FAO 추정치 기준 북한의 2014년 식량 생산량은 2만톤 증가가 있었으나, 농촌진흥청은 오히려 1만톤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였다. FAO는 2014년의 경우 18개월간 지속한 심각한 가뭄은 북한의 농업과 물 공급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였다. 2016년 북한 식량 생산량의 일시적 증가는 2015년에도 7만 1천톤에 그쳤던 중국으로부터의 비료지원이 2016년 15만 8천톤으로 증가한데서 기인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2017년 중국으로부터의 비료 지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이는 당해 연도에 북한 남서부 지역의 가뭄으로 인한 자연재해와 함께 북한의 식량 생산량 감소를 설명하는 한 요소가 될 것이다. 이러한 가뭄은 2018년에도 지속되어 북한 당국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2018년에는 중국이 다시 16만톤에 달하는 비료를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식량 생산량이 감소하였다. FAO의 2019년 긴급 평가 보고서도 북한이 2018년 심각한 가뭄과 홍수, 이상기온으로 농업생산량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2017년 대비 식량 생산량을 축소 추정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이러한 가운데 FAO는 2019년 식량 생산량을 560만톤으로 예년보다 약 140만톤 증가한 것으로 추정하였다. 140만톤에 달하는 증가폭은 사실상 기상적 요소나 혁신적 농업 생산기술 혹은 북한 내부의 거버넌스 요소로 설명하기 어려운 규모이다. 오히려 지오글램 크롭 모니터(Geoglam Crop Monitor)는 북한의 2018년 총 식량 생산량이 200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2019년 역시 봄의 폭우와 여름철 평년 대비 강수량이 42% 정도로(65% 감소) 최악의 가뭄을 겪으며 식량 생산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측하였는데, 이를 고려할 때 140만톤은 사실상 불가능한 수치라는 점에서 한국 농촌진흥청이 추정한 전년도 대비 8만톤 증가한 464만톤이 실제 생산량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결론적으로, 북한의 식량 생산량 추정치 산정에 있어 고려되어야 할 요소는 해당 연도의 자연조건 및 자연재해 유무, 생산량과 직결되는 비료 투입량, 농업 생산에 투입되는 연료 등 경제적 투입요소라고 할 수 있다. 자연조건과 자연재해 유무는 그것이 식량 생산량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객관적이고 명확하게 추정하는데 있어 한계가 있을 수 있으나 대략적인 영향에 대한 추정이 가능하다. 또한 북한의 식량 생산성 향상에 직결되는 북한 내부의 비료 생산이나 중국 등 우방국으로부터의 비료 지원 여부 역시 제한되지만 파악할 수 있는 요소이다. 특히 북한의 우방국인 중국이 2016년 11월에 채택된 유엔 결의 2321호에 동참함으로써 비료지원을 중단하거나 축소했다면 이것 역시 제재가 북한의 식량 생산량의 감소를 초래하여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연료 등 경제적 투입요소가 북한의 식량 생산량에 미치는 요소에 대한 분석이 과제로 남게 되는데, 이는 북한에 대한 제재가 북한의 경제상황을 위축시켜 북한의 농업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농업 투입요소의 감소를 초래함으로써 식량 생산량의 감소를 야기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게 한다.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
2015년 SDGs가 발표되고 현재까지 전 세계가 굶주리지 않는 세상을 목표로 전진하고 있는 와중에도 북한의 영양부족 인구는 지난 10년간 지속해서 증가하였다. 본 연구는 2013년 이후의 효과를 파악할 수 있는 현존하는 데이터들을 살펴보고 2013 이후 대북제재와의 연관성을 추정하고자 한다. 아울러 본 장에서는 어떤 투입에 대한 인도주의적 효과는 중 장기적으로 누적되어 나타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해당 지표의 분석 년도는 2010년부터 2019년까지로 범위를 확장한다. 대표적인 지표들로는 북한의 영양부족 인구 데이터가 있다.
북한 영양부족 인구의 변화는 북한 인도적 상황을 직접 나타내는 지표이다. <그림 1>의 왼쪽 축이 나타내는 영양부족 인구는 2011~2013년 이전에 변화를 보이지 않다가 2012년~2014년 이후부터 최근 2019년까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인구수 측면에서 2008년 990만 명에서 2013년 1,000만면 수준으로 완만하게 증가하다가 2013년 이후부터는 증가세가 뚜렷해지기 시작하며 2019년 들어 12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2013년 이후 8년간 200만명이 넘는 영양부족 인구 증가가 있었음을 의미한다. 이는 전체 인구 약 2,500만명 대비 46%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자료: FAO STAT
<추가 분석 예정>
3. 유엔의 대북제재 진행경과 분석
본 연구에서 대북제재의 내용과 흐름을 살펴보는 주요 목적은 2013년 이래로 진행된 고강도 대북제재의 특징과 세부적인 항목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이 시기의 북한 식량 생산의 투입 요소, 대북 인도적 지원 활동의 제약, 우방국으로부터 북한에 대한 지원에 대한 제재의 영향을 살펴볼 것이다.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 경과
안전보장이사회가 제재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해당 ‘국가의 평화적 전환을 지원하고, 비헌법적 변화 저지, 테러 억제, 인권 보호, 무기 등의 비확산’이다. 따라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제재를 ‘징벌’적 도구가 아닌 평화적 전환을 위한 수단이며 인도주의를 지원하기 위한 수단임을 강조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유엔헌장 제7장에 따라 국제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거나 회복하기 위해 조치할 수 있다고 명시하며, 이를 근거로 1966년부터 남아프리카, 구유고슬라비아 등 30개국을 대상으로 제재 조치(Sanctions Measurement)를 채택해왔다. 제재 조치는 그 목적에 따라 다른 형태로 진행되고 실행되어 왔는데, 포괄적 경제 및 무역 제재에서부터 무기 금지, 여행 금지, 금융 또는 상품 제한(자산 동결)과 같은 보다 표적화된(Targeted) 조치들에 이르기까지 그 내용은 매우 다양하다.
북한의 경우, 2006년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핵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유엔안보리 결의 1718호가 채택되었고 2020년까지 부속 결의를 포함해 추가적인 제재 결의안이 통과되었다. 1718호는 대북제재와 관련된 전문가 패널인‘1718 대북제재위원회’ 설립을 명시함과 동시에 훗날에 있을 제재안의 기반을 제공하게 된다. 2006년 이후 지난 15년간 유엔이 실행한 강도 높은 대북제재 체제 아래에서 제재의 목적은 북한의 비핵화와 비무장화라는 문구가 결의안에 명시되어 있다.
<표 2>는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의 목록과 기본적인 내용을 정리한 것인데, 결의안의 만기 연장을 담은 후속적 성격의 결의안을 제외한 주요 결의안의 대다수는 주로 북핵 실험이 있은 직후에 강경한 비난과 함께 구체적인 제재 조항과 결정들이 담겨 있으며, 이러한 결정들이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에 있어 중요한 변곡점을 제공했을 것이라고 가정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핵실험 직후에 채택되었으며 제재의 강도 측면에서 획기적 변화가 있던 결의안인 2013년의 2094호 결의안부터 분석하고자 한다.
북한 도발 | UN 대북제재 | 주요 내용 | 특징 |
대포동 2호발사
(2006.7.5.) |
결의 1695호(2006.7.15.) | 미사일 및 관련 물자의 대북한 수출입 시 주의 요청 | – |
1차 핵실험
(2006.10.9.) |
결의 1718호(2006.10.14.) | 금수조치 및 화물검색, 제재대상에 대한 자산동결 및 여행통제 | – |
2차 핵실험
(2009.5.25) |
결의 1874호(2009.6.12.) | 금수조치 확대, 화물검색 구체화, 자산동결 및 여행통제 대상 확대 | – |
은하3호 발사
(2012.12.12.) |
결의 2087호(2013.1.22.) | 기존 제재 보완, 강화, 트리거 조항 신설 | – |
3차 핵실험
(2013.2.12.) |
결의 2094호(2013.3.7.) | 핵 및 탄도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의 금융거래 금지 | 금융거래 포함 |
4차 핵실험
(2016.1.6.) |
결의 2270호(2016.3.2.) | 북한 화물에 대한 검색을 의무화 및 북한의 석탄 수출을 차단 | 최초로 북한산 석탄 수출 차단 |
5차 핵실험
(2016.9.9.) |
결의 2321호(2016.11.30.) | 북한의 석탄 수출 상한제 도입, 북한의 수출 금지 광물(은, 동, 아연, 니켈) 추가 및 조형물 수출 금지 조치가 포함되어 약 8억불 이상의 북한 외화 수입을 감소시키는 효과 | 중국, 러시아 동참/Bulk cash 이전금지의무 재강조 |
IRBM
미사일발사 (2017.5.29.) |
결의 2356호(2017.6.2.) | 결의 2321호에 북한 기관 및 단체 4곳, 개인 14명을 ‘블랙리스트(제재 대상목록)에 추가 | 미국-중국 공동 추진/
대북 원유공급 금지는 제외 |
ICBM
미사일발사 (2017.7.4.) |
결의 2371호(2017.8.5.) | 북한의 석탄, 철, 철광석, 납, 납광석, 수산물 수출 전면 금지로 북한 수출액의 1/3 차단 및 신규 해외노동자 송출 중단 | 중국과 러시아 포함 만장 일치/
원유공급 금지는 제외 |
출처: UNSC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재구성
2012년 이전(유엔 결의안 2087호)의 저강도 제재
본격적인 제재의 시작이라 볼 수 있는 2006년 결의안 1718호는 현재까지도 대북제재의 바탕이 되는 결정과 내용 그리고 목적을 담고 있다. 2006년 10월 9일 1차 북핵 실험에 대한 대응으로 처음 제기된 해당 결의는 북한에 일련의 경제적, 상업적 제재 결정을 가하고 있으며, 무기와 사치품의 선박 및 항공의 수출입을 중단하고 해당 품목의 제조와 유통, 유치와 관련된 일체의 기술과 서비스 지원을 북한으로의 이전되지 않는 것을 주요 골자로 포괄하고 있다. 명확한 대상자와 기관을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무기 프로그램과 관련된 가족들에 대한 해외여행 금지령의 항목을 담고 있다.
이로부터 2년 뒤인 2009년 5월 25일 2차 핵실험 이후 발표된 유엔 결의안 1874호는 1718호의 내용에서 좀 더 구체화 된 양상을 보인다. 1718호가 대량살상무기(Weapons of Mass Destruction, WMD) 또는 관련 품목에 대한 화물 운송 검열을 명시하고는 있지만, 회원국에 이를 의무 조항으로 달지는 않았다. 반면 1874호는 육로, 해상로, 항공으로 드나드는 북한 화물을 자국의 법률에 따라 사찰하고 물품을 파괴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 결의안은 북한에 대한 인도적 목적을 제외한, 다른 이유로 북한에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거나 금융 대출 금지를 지시하고 있어 종전의 금융거래 ‘감시’ 보다는 강화된 금융제재 항목을 포함 하였다.
2013년(유엔 결의안 2094호) 이후 고강도 제재의 진행
이후 북한의 핵실험이 정체기에 진입하면서 2012년까지의 대북제재 결의안은 제재위원회의 권한 갱신과 제재안 만료 연장에 대한 부속적인 문서 형태를 가지고 있다가 2013년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면서 새로운 제재 결의안이 발표되게 된다. 2013년 1월에 먼저 발표된 유엔 결의안 2087호는 북한의 미사일과 관련된 단체와 개인을 명시하며 이들을 대상으로 표적 제재를 시행했다는 점에서 이전 결의안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으며 북한의 해외 금융 활동에 대한 감시를 강화 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 이후 3차 북핵 실험(2월)에 대한 대응으로 3월에 발표된 유엔 결의안 2094호는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강화된 제재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북한의 금융거래 동결, 은행 지점 개설 금지, 대량 현금 이체 제한 등 더욱 세부적이고 실제적인 금융 제재 조치가 시도되었다.
2016년 3월 2일 발표된 유엔 결의안 2270호는 지구상 그 어느 국가에도 시행된 적이 없는 가장 강력한 제재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 북한이 2016년 1월과 9월에 각각 4, 5차 핵실험을 진행한 것에 대하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강력한 어조로 비난하며 비확산조약(Treaty on the Non-Proliferation of Nuclear Weapons, NPT)에 대한 도전과 전 세계 평화와 안정에 대한 도전이라 규탄했다.
대북 강경 어조 속에서 2016년 3월의 유엔안보리 결의안 2270호는 북한의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향으로 확대되었다. 역대 가장 강경한 대북제재로 일컫는 유엔 결의 2321호에 앞서 채택된 결의로 2013년 2094호에 비해서는 모든 종류의 화물 검열 및 각종 광물 자원 수출 제한 등이 포함되는 등 북한 경제에 실제적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내용으로 접근하면서 일종의 과도기적인 모습을 보인다. 2270호는 본격적으로 북한의 금융기관 및 개인에 대한 표적 제재 조치(Targeted Sanctions Measurement)가 시작되었고 무기 및 관련 물품의 수출입금지, 탄도미사일 및 기타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관련 금지, 석탄, 광물(철, 철광의 수출은 인도적 목적을 면제한 원칙으로 금지, 금, 바나듐, 티타늄, 희토류 등), 연료, 식품 및 농산물, 토양, 석재, 목재, 산업 기계, 운송차량, 해산물 등 광범위하게 구성되어 있다. 2270호의 이전 결의안과의 차이점은 모든 선박에 대한 검열 의무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과 구체적인 제재 대상의 광물 자원이 명시되었다는 점, 품목 대상 및 금융 제재 대상이 더욱 광범위해졌다는 점이다.
유엔 결의 2270호의 강력한 제재 조치에도 석탄 수출이 오히려 14% 상승하는 상황을 비판하며 채택된 2321호는 북한의 석탄 수출량과 금액의 상한선을 정하는 방식으로 실제적인 규제를 가하게 된다. 기존의‘민생 목적은 예외’라는 규정 때문에 허점이 되었던 북한의 석탄 수출 제재가 대폭 강화된 것이다. 이는 유엔헌장 제42조에 명시된 군사적 조치를 제외하고는 가장 강력하면서도 포괄적인 비군사적 제재를 부과한 것으로 유엔안보리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단호한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달리 말하면 민생 목적을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퇴색되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석탄 이외의 광물 거래 부문에서는 기존의 수출 금지 항목(석탄, 철, 철광석, 금, 바나듐, 티타늄, 희토류)에 니켈, 은, 아연, 동(구리)을 추가하며 더욱 범위가 넓어진 광물 거래 제한 조치가 시행되었다. 동 결의안은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에 사용되는 달러와 자재의 수출입을 모든 면에서 차단하는 고강도 제재로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신규 조항 또한 포함되었다.
2016년 2321 결의안에서 금융제재는 강력하고 즉각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목표로 설정되었다. 예컨대 북한 은행의 제3국 설립 금지 및 기존 지점의 90일 이내 폐쇄 조항은 대다수의 대외거래를 중단시킨 치명적인 조치였다. 여기에 이전 제재안에 지속적으로 포함되어 온 무기 관련 노동당 간부 및 단체에 대한 자산 동결이 유지되면서 자금의 이전 금지조항도 신설되게 된다. 화물 운송도 2013년의 경우, 운송에 대한 거부 권한이 부과되고 이후 무기 관련 화물 이송에 대한 전면금지조항이 좀 더 강화되어 북한에서 출발하고 북한으로 유입되는 모든 화물에 대한 검열이 의무화되게 된다.
2321호의 표적 제재는 개인에 대한 여행 및 자산 동결을 시행하면서 그 대상자의 이름과 소속, 활동 내역을 공개하고 있으며 자산 동결을 지시하는 은행 등의 기업도 목록을 공개하고 있다. 이러한 표적 제재조치는 북한에 실제적인 압박 혹은 스트레스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북한의 39호실이 관리하는 대성은행이 자산 동결 단체에 포함된 것도 북한 당국 차원에서는 큰 압박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유엔안보리는 이렇게 개인과 기관에 대한 자산 동결 조치가 이들 기관이 대부분 대외무역 거래로 얻는 수입을 핵개발 및 무기 개발에 활용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2321호의 석탄 수출 상한선 제도, 기타 광물 자원 수출입 제한 조치는 2016년 북한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을 포함해 북한의 전반적인 수출 규모 축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수출 금지품목들과 무역 제한으로 수입이 줄어든 품목들은 북한의 민생과도 긴밀히 연관되어 인도적 지원과 활동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비판 받았다.
일시 | 결의안 | 신규 조항 및 특징 |
2013.1.22 | 2087 | 금융 거래 감시 강화 |
2013.3.7 | 2094 | 자산 동결, 은행 지점 개설 금지, 대량 현금 이전 금지
의심스러운 화물 검역 권한 강화 사찰 거부, 금지된 물품 운송 의심 선박 및 항공 에 대한 항로 출입 거부 권한 |
2016.3.2 | 2270 | 표적 제재 본격화(개인 및 단체)
부문별 제재: 석탄, 광물, 연료, 식품 및 농산물, 토양, 석재, 목재, 산업 기계, 운송 차량 등 광범위하게 적용 무기 및 관련 물품의 수출입 금지 탄도미사일 및 기타 살상 무기 프로그램 금지 모든 선박에 대한 검열 의무화 7개 광물 수출입 금지 |
2016.11.30 | 2321 | 석탄 수출 상한(cab) 제도; 일정 규모 이상의 석탄 수출 금지
7개 광물 제한+4개 광물 자원 추가(동, 니켈, 은, 아연) 금융거래 금지; 90일 이내 북한 대표 사무소, 자회사, 은행 계좌 폐쇄 표적 제재: 11명의 개인과 10개의 단체를 추가 무기 개발에 소요되는 물품 및 달러를 차단하는 고강도 제재 |
2017.8.5 | 2371호 | 석탄 수출 상한 조항 삭제 및 석탄 수출의 전면 금지
외국인 노동자 송출 금지 |
2017.9.11 | 2375호 | 원류 거래 상한 조항(400만 배럴 이하)
해외 노동자 송환 조치(24개월 이내) |
출처: 유엔안보리결의안을 토대로 저자 재구성
그렇다면 앞서 2장에서 확인한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 악화와 2013년 이래로 강화된 대북제재 간 상관관계가 존재하는가에 대한 마지막 질문이 남는다. 다음 장에서는 이러한 상관관계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자 한다.
4. 대북제재와 북한 인도주의 상황 간 상관관계 분석
농업 투입요소 감소에 따른 식량 생산량 감소로 인한 인도주의 상황 악화
금융제재에 대한 ‘감시’를 명문화한 2013년부터 유엔의 대북제재는 무기 및 핵 억제뿐 아니라 무기와 핵 개발에 ‘소요될 것으로 예상 되는’ 경제적 제재에 좀 더 주목해 오고 있다. 특히 북한의 주요 수출 품목인 석탄의 수출규제와 추가적인 광물 자원의 수출 금지는 북한 경제에 타격을 입혔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실제로 북한의 대외무역 규모 중 특별히 수출의 규모를 볼 때 석탄을 중심으로 수출규제가 구체화 된 2016년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하락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울러 북한의 전체적인 무역 총액 감소에는 수입액의 감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출액보다는 등락 폭이 적다고 할지라도 금액면에서는 고점이었던 2015년 44억달러 수준이 2019년 29억달러 가량으로 감소했다.
KITA 무역통계에 따르면, 2016년 대북제재 이전 북한의 주요 수출 품목 중 1순위는 무연탄이었으며 철광석, 정제유, 아연 등은 불변의 주요 수풀 품목이었다. 주요 수출품의 수출 금지 조치를 통해 북한의 무기 개발을 위한 자금을 동결한다는 의도를 가진 제재의 여파로 상위권의 수출 품목과 이하 수산물과 몇몇 농수산물도 수출 규제에 포괄되게 된다. 제재의 결과로 석탄 및 광물 자원과 농수산물의 수출은 급격히 감소하고 2018년에 들어 주요 수출 품목은 시계, 가발 등 경공업 제품들이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가 수출 금액 감소에 주된 영향을 미쳤다. 또한 북한의 수입 활동은 특정 품목에 집중되지 않고 주민 생활과 산업 생산에 필요한 다양한 생필품 및 중간재를 거래하는 특징이 있는데, 이러한 수입 규모가 감소했다는 것은 주민의 민생에 부정적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출처: 통계청 북한통계(KOSIS)
* 각 주재국/관할국의 공식 통계기관으로부터 입수한 해당 국가별 對 북한 무역 통계자료와 전문 글로벌 무역통계 기업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북한의 연간 무역통계를 추산한 자료임; ** 남북한을 혼동한 것으로 추정되는 일부 국가의 통계 및 비공식 무역통계 등 신뢰도가 낮은 통계치는 제외; *** 남북한 교역액 제외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북한의 식량 생산량 저조의 원인을 분석하는 것은 인도주의적 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 기상과 기후 변수를 제외하면, 북한의 식량 생산을 좌우하는 다양한 변인 중에서 식량 생산부문 투입요소와 식량 생산량 간의 상관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즉, 식량 생산 투입요소(input)의 저조는 식량 생산량의 저조를 의미하기도 한다. 농업에 필요한 농기계와 이것들을 운영할 수 있는 전력 및 에너지, 비료와 유기화합물, 관개수로를 위한 각종 펌프와 농업 자재 등 다양한 투입요소의 결여가 식량 생산량에 반영되며 이러한 투입 요소는 다름 아닌 인도적 활동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는 부분들이다.
<그림 3>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식량 생산량 데이터는 크게 세 번의 변곡점을 지난다. 첫째, 2015년 전년 대비 식량 생산량이 급격히 하락한다. 둘째, 2016년 식량 생산량의 증가율은 일시적으로 상승한다. 셋째, 그러나 이듬해 2017년 다시 반등 효과를 동반한 급격한 하락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현상은 2018년 최악의 식량 생산량이라는 수치가 대변한다.
자료: <표 1>을 바탕으로 저자 재구성
2013년 대북제재의 영향은 2014년 이후 발생했을 가능성은 있으나 명확하지 않다. 반면 2016년과 2017년의 대북제재와는 시기상 분명한 연관성을 지닌다. 동시기를 중심으로 식량 생산량은 급격하게 감소한다는 점이다. 2016년부터 2017년 사이에 가해진 대북제재는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북한의 경제적 이윤 추구를 차단함으로써 무기 개발 등에 유입되는 자금을 막는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으나 이러한 제재의 실제적인 피해는 북한의 취약계층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석탄의 수출을 전면 차단하고 농업부문을 포함한 각종 물품의 교역을 중단시킨 2016년 2321호와 역대 가장 강력한 대북제재로 기록되는 2017년 12월의 유엔 결의 2375호는 분명히 “북한의 민간인에게 불리한 인도주의적 결과를 가져오려는 의도는 없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대북제재는 직, 간접적으로 농업생산에 분명한 영향을 미쳤다. 가장 명확한 것은 농업생산 특히 연료, 기계, 장비의 예비부품 등에 필요한 특정 품목의 수입에 대한 제한이다.
아울러 전체 농업 영토의 30%가 관개수로로 진행되는 북한의 농업 구조상 관개수로를 건설하고 유지할 수 있는 전기, 펌프 장비 및 각종 원자재의 부족은 식량 수확량을 줄이고 가뭄과 폭염과 같은 극심한 기상 충격에 취약한 농작물을 만들게 된다. 결국 식량 생산에 필요한 투입의 감소는 식량 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식량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기상적 변수에 대한 복원력, 저항력도 감소시켜 지속적인 식량 생산 저하의 악순환 고리를 만들게 된다.
대북제재가 주요 수출입 금지품목으로 지목하고 있는 에너지, 특히 2017년 2375호 이후 원유의 거래 위축이 북한의 농업부문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도 확인해 볼 수 있다. 대북제재가 가해지기 한참 이전인 1991년만 해도 북한의 석유 소비량은 380만톤에 달했다. 그런데 제재가 강화된 이후 2017년, 연간 평균 75만톤 규모로 원유 사용이 크게 감소했고, 2018년 농업용 연료에 대한 배급은 경유 40,520 톤, 휘발유 4,000톤이었으며, 이는 연평균 140만ha의 경작지 재배량을 고려할 때 턱없이 부족한 규모이다. 2018년의 최악의 식량 생산량에 대한 기상 악화 원인론이 지배적인 가운데, 원유 공급의 극단적인 축소가 추가적인 요인이 되었는지, 혹은 그 단독만으로도 충분히 농업생산을 크게 감소시킨 것인지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나 악화 일로의 북한 농업 환경에 에너지 공급의 결여가 미칠 악영향은 명백하다.
에너지 집약적 농산 구조가 지배적인 북한의 상황 상, 농업인구 투입량 및 인프라, 원자재 부족 등의 환경적 요인도 함께 작용하며, 공급의 메커니즘과 불균형 양상도 북한의 식량안보 상황에 직간접적 영향을 끼친다. 유엔의 대북제재와 제재 메커니즘은 이러한 인도적 수요의 직접적인 동인을 다루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된다. 유엔 대북제재는 금융거래와 각종 무기 관련 거래를 차단하는 것을 북한의 식량 생산 및 인도적 상황과는 관계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이러한 문제점은 2016년 대북제재결의안 2321호에 더욱 극명하게 반영된다. 2016년 2321호는 북한 주민들의 인도적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담은 데 반해 인도지원을 위한 면제조항은 삭제되었고 철, 석탄, 철광석 수출 전면금지 조치의 민생품목 예외조항도 삭제되게 된다. 또한 인도주의 지원과 관련된 민군겸용 품목이 포함되면서 대북 인도주의 활동은 더욱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더불어 북한의 전체 농업 면적 중 30%에 해당하는 지역이 관개수로로 농업하고 있는데, 호미와 같은 농기구 뿐 아니라 물 공급에 필요한 펌프와 파이프, 철강 등은 식수 공급 뿐 아니라 북한의 농업생산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는 인도지원 현장에서 유니세프와 FAO 등 실제 활동하는 기관들의 목소리를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2018년부터 대북제재의 완화 목소리가 제기되었다. 2018년 고위급 회담을 통해 이와 같은 요구가 반영되며 북한의 대북제재에 대한 ‘이행지원지침(Implementation Assistance Notice no. 7, IAN No. 7)’이 도입되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의 회원국 간의 협조를 통해 대북제재 면제 승인 기간이 단축되는 변화가 있었다. 대북제재의 인도주의적 침해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계속되자 추가적인 이행지원지침(2020)이 발표되었다. 물론 이러한 가이드라인이 여전히 까다로운 면제조건으로 실제 인도적 활동에 상당한 제약을 주고 있다는 증언과 비판이 존재한다. 그러나 2018년 이후 제재의 완화 흐름, 대 중국 교역의 증가 등의 효과가 나타나며 2019년 북한 식량 생산량에 있어서도 호전되는 모습이 나타나게 된다.
대북제재로 인한 인도주의 지원 활동의 제약
본 연구는 서두에서 제재(Sanctions)가 인도주의와 민간의 활동을 제한할 의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의도치 않은 저해 요인이 된다는 비판을 받아왔음을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논쟁의 결과로 제재의 영향을 개인과 단체에 한정하는 표적 제재(Targeted Sanctions)가 등장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표적 제재의 효과에 대하여 박지연․최현진(2020)은 그 범위와 대상 국가의 정치제도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으며 광범위한 제재가 가해지는 대상 국가의 리더는 일반적인 대중을 압박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은 표적 제재의 대상이 매우 광범위하고 그 수가 절대적으로 많은 북한에게 적용되며 결과적으로 일반적인 북한 주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구조가 형성되게 되었다.
엘리스는 크게 4가지의 UN 제재의 과정을 통해 보편적으로 제재가 미치는 영향 구조를 정리한 바 있다. <그림 4>이 정리하고 있는 것처럼, 제재위원회가 표적 제재의 대상을 정하는 과정이 광범위하여 인도지원 단체들과 관련된 조직이나 개인이 포괄될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으며 면제 조치는 오히려 인도적 활동의 관료주의적 절차와 비효율성, 제재 이행 과정에서 인도주의 활동 단체들이 겪게 될 실제적인 피해 등을 포괄하고 있다. 실제로 북한에서 <그림 4>의 메커니즘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북한 내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인도주의 단체들이 유엔의 대북제재로 인하여 금융 서비스가 거부당하고 인도적 활동에 필요한 상품의 수입이 어려우며 면제권을 받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등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2017년 표적제재에는 조선무역은행이 명단에 올라 있는데, 인도적 활동을 위한 금융거래는 예외로 하고 있지만, 북한 무역은행은 인도적 행위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은행 채널이며 제재가 결과적으로 이러한 유일한 통로를 차단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대북지원 규모 감소에 큰 비중을 차지했던 유엔 중앙긴급구호기금(Central Emergency Response Fund, UNCERF)의 지원 중단이 조선무역은행이라는 송금 경로가 차단되며 발생 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대북제재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인도지원의 예산이 감소했음을 지적되는데, 2018년 유엔 북한팀이 1억 1,100만 달러의 기금 조성을 호소했으나 실제 모금액은 1,720만 달러에 그쳐 목표치에 24.4%에 그쳤으며 실제 인도적 필요 금액 대비 모금액의 격차가 점차 벌어지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자료: Alice Debaarre, “Making Sanctions Smarter: Safeguarding Humanitarian Actions,”International Preace Institute, 2019, p. 4.
나자닌과 로렌(Naznnin and Lauren, 2020) 도 비슷한 분석을 제시하였다. 예컨대 미국 NGO들이 대북 인도지원 활동을 하고자 한다면, 미 재무부의 일반 허가를 받으면 되었던 것이 2017년 제재 이후에는 특면 면제 조치에 대한 허가 및 지원 식료품 등에 대한 엄격한 검열과 축소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인도주의 활동의 면제 허가 과정에서 시간적인 지연이 발생하는 문제는 인도주의 현장에서 매우 실질적인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농업 부문에 대한 플라스틱 지원 같은 저기술을 요하는 지원 사업에도 면제 승인의 기간이 오래 걸렸으며 유엔국가팀(UN Country Team)에서 2019년 1월, UN 전문가 패널에 북한 인도 사업의 승인 지연 사례를 22건이나 보고하기도 했다. 심지어 일부 활동은 9개월 이상 지연 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게다가 대북 의료 활동 지원과 같은 인도적 지원 활동은 모든 허가 절차를 밟는데 3년이 걸린 사례도 있다. <그림 5>는 국제사회의 전체 대북지원 규모와 추이를 보여주는데, 실제로 2016년 대북제재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지원이 큰 폭으로 감소하기도 하였다.
자료: UN OCHA, FTS 데이터 재구성
금융제재와 더불어 對북한 무역 거래의 제한과 복잡한 허가, 검열 절차는 북한 내부의 인도주의 행위자들의 상품 수입과 운송을 제약하게 된다. 지원 물품의 운송을 담당하고 있는 회사나 관련 국가들이 제재 준수 상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간적 지연이 발생하게 되면서 인도지원의 시인성은 급격히 저하되게 된다. 게다가 대부분의 인도지원 물품이 중국에서 구매되고 북-중 접경지를 통해 배송되는데, 유엔의 면제 허가만이 아니라 중국 당국 허가도 함께 받아야 하는 이중고가 발생한다. 2016년 대북제재 이후 강화된 검열로 인해 인도주의적 상품 검열 과정도 인도적 활동에 제약 요인이며 대북제재의 까다로운 장벽들은 인도적 행위자들에게 “과중한 절차, 항만 통관 지연, 높은 비용 및 평판에 대한 리스크”라는 부담을 지우며 점차 이들의 활동을 위축되게 만든다.
한편, 기근의 경제학(economics of famine)에서 식량과 기근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하여 활용하는 ‘권리(Entitlement)’는 어떤 개인이 사회적으로 주어진 자신의 모든 능력을 이용하여 지배(command)할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의 총체를 의미한다. 이석(2021)은 2017년 이후 북한 주민들의 식량에 대한 접근 권리가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2020~21년 들어 정점에 도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이러한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2017년 대북제재의 강화와 이로 인한 북·중교역의 감소를 들고 있다. 이석(2021)은 본 논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제재가 초래한 북·중 교역 뿐 아니라 인도지원의 감소, 인도주의 활동의 위축으로 인해 식량 생산량 감소, 식량 가격의 상승, (주민) 소득의 감소라는 결과가 초래되었고, 이는 결과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식량에 대한 접근권이 위축됨으로써 인도적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종합하면, 2013년 이후 강화된 대북제재는 인도주의 행위자들의 금융거래 차단, 지원 물품의 무역 거래 검열 강화, 제재 위반 시 지불하게 될 벌금 및 기소 등의 위험 부담을 초래함으로써 인도주의 활동을 위축시켰고, 이는 결과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인도주의 상황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북제재로 인한 북한 우방국으로부터 지원의 감소
앞서 대북제재가 북한의 식량 생산 요인을 제한하여 결과적으로 식량 생산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논의하였고, 2장에서는 인도주의 현장에서 어떻게 대북제재가 인도적 활동을 실제로 제한하는지를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이 장에서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버팀목이자 생명선(lifeline) 역할을 하였던 중국의 제재 참여가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의 악화 및 완화 측면에서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유엔 대북제재의 실효성에 대한 회의론에 반대하는 유엔안보리 제재 찬성론자들은 대북제재는 북핵을 조절할 수 있는 유일한 레버리지이며 제재의 효과는 중국과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제재에 참여하지 않아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 한다. 특히 중국은 북한의 전통적 우방국으로서 대북제재에 대한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고수해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림 6>는 중국이 북한과의 특수한 우방을 유지하며 대북제재에 대한 완화를 위해 꾸준히 고위급 회의를 통해 노력해 온 것은 사실이나, 북한에게는 영향력 있는 제재도 함께 병행해왔음을 확인시켜준다.
먼저, 북·중간 교역 규모는 대북제재가 강력하게 실시된 2016년 34억 달러 수준에서 2018년 25억 달러로 급격히 감소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북·중 교역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광물과 석탄(무연탄)의 거래가 제한된 것에서 비롯된 결과이다. 이러한 경제적 타격은 다시 북한 내 생산 가동에 필요한 자금을 제한하는 등 내수 경제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앞장에서 2017년 이후 인타이틀먼트의 축소현상에 대한 원인으로 대북제재로 인한 북·중 교역의 감소, 그 외의 식량 공급원의 감소를 언급한 바 있다. 이렇듯 중국의 대북제재 참여로 인한 북·중 교역 감소는, 북한의 대외무역 규모의 91%를 중국이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북한 경제와 민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음을 짐작할 수 있다.
자료: 통계청 북한통계
추가적으로, 중국은 북한과의 무역 거래 이외에도 대한 꾸준히 무상 지원을 진행해 오고 있었는데, 북한의 식량 생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비료 지원은 중국의 주요 대북 인도지원 품목 중 하나였다. 다수의 언론은 중국은 2015년 북한에 무상으로 7만1천톤, 2016년 15만 8천톤의 비료를 지원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런데 돌연 2017년 대북제재를 이유로 들어 비료 및 식량 지원을 진행하지 않았으며 2018년 다시 16만 2천톤의 비료를 무상 지원하기 시작한다.
2015 | 2016 | 2017 | 2018 | 2019 |
71,000 | 158,000 | 0 | 162,000 | 93,305 |
자료: 해관총서를 인용한 다수의 기사 자료 활용하여 저자 작성
북한의 비료 수요는 일반적으로 58만톤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비료 1톤당 소출 1톤의 증가분을 낫는다고 한다. 비료의 성분 별 구분을 차치하고, 합산하여 단순 계산할 때, 2016년 지원된 15만톤의 비료 지원은 쌀 15만톤의 증가분을 낳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계산은 2017년의 중국의 대북 비료지원 중단이 이듬해 쌀 생산량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론해 볼 수 있다. 실제로 2018년 북한의 쌀 생산량은 대북제재의 여파로 식량 생산 요소의 감소와 기상 이변으로 감소하였는데, 중국의 비료 지원의 영향도 함께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추론을 증명하는 듯, 2019년도의 식량 생산량은 비료 지원의 재개와 함께 증가하는 추이를 보인다. 앞서, 2019년의 식량 생산 증가분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는 현재로서는 중국의 비료 지원량 회복과 기상 환경 두 가지 측면이 유력하다.
결과적으로 중국의 대북제재 참여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적과 비판은 교역 규모 통계와는 차이를 보인다. 중국은 제재에서 제한하는 수출 품목에 대한 교역을 2016년 이후 중단해 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중국의 대북 비료 지원에 대한 북한 농업 생산의 의존도가 매우 심각하며 지원 규모의 편차가 바로 북한 내 식량 생산량의 편차로 이어지게 된다. 중국이 대북제재의 참여와 이로 인한 대북 비료 지원의 증감은 북한의 식량 생산량을 결정짓는 주요 요인이 되는 것이다.
<중국이나 러시아로부터의 식량지원 추가 예정>
5. 결론
일반적으로 북한의 인도주의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식량 생산량 저하가 지적되며, 가장 큰 원인은 북한의 이상 기후와 자연재해로부터 기인한다고 본다. 이러한 북한의 자연재해는 분명히 북한의 식량 생산 저하의 직접적인 원인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인도주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식량 공급과 관련한 다양한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즉 식량 가용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와 식량 접근권(북한의 거버넌스적 측면)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에 고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본 연구는 대북제재가 식량 가용량의 제한을 가져왔고 이것이 북한 주민들의 인도주의 상황을 악화시켰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앞서 살펴본 식량 생산량 수치와 영양부족 인구 추세를 살펴봄으로써 2013년 이후 강화된 고강도 대북제재의 여파로 식량 생산량의 감소와 인도주의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북한 주민들의 영양부족 지표가 악화되었음을 확인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대북제재가 식량 가용량의 관점에서 어떻게 식량 부족 현상을 초래하였는지를 대북제재가 야기한 경제위축으로 인한 농업 투입요소 감소와 이로 인한 식량 생산량 감소, 인도주의 활동의 위축으로 인한 긴급 식량공급의 제한측면에서 고찰하였다. 아울러 국제사회로부터의 제재 가운데 북한이 취할 수 있는 대안적 대응전략(coping strategy)으로써 우방국가에 대한 의존 마저도 어렵게 한 고강도 제재의 효력을 고찰하였다.
<추가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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