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I 워킹페이퍼 NO.8] 경제 제재와 인도주의 위기의 심화: 이란의 코로나19 사례를 중심으로

2021.6.18 2021.06.30

한수진 (숙명여자대학교 글로벌거버넌스연구소 연구실장)

 

* 이 페이퍼는 지암워크숍 #4에서 발표되었습니다.

 

1. 서론

2020년 1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시작한 이래로 전 세계는 팬데믹과 같은 유례없는 위기 상황이 국가 간, 또는 국가 내에서의 불평등을 어떻게 더 심화시키는지를 생생히 목도하고 있다. 이러한 불평등의 확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매우 다양하겠지만, 한 가지 중요한 요인은 위기 상황에 대응하고 회복할 수 있는 개별 국가의 역량 차이이다. 단적인 예로, 미국은 전국민의 4분의 1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를 기록했으나,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한 대규모 재정 투입과 백신 접종을 통해 빠르게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반면 거대한 인구 규모와 열악한 공중 보건 시스템에 비해 비교적 코로나19의 확산에 잘 대처하고 있다고 평가받던 인도는 세계 백신 수출량의 60%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의 백신 외주 제조회사 ‘세럼 인스티튜트’를 보유한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작년 말부터 급증하는 코로나 환자 수를 감당하지 못한 채 나라 전체가 대규모 공중 보건 위기 상황에서 좀체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편, 신종 감염병과 같은 위기상황에 대응하는 국가의 역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또한 다양하다. 국가의 역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내적인 요인과 외적인 요인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다른 나라와의 관계 속에서 정치적 강제 상황에 놓여 있는 경우, 즉 경제 제재의 부과는 중요한 외적 요인이 될 수 있다. 경제 제재는 제재 대상 국가를 다른 나라와의 무역이나 금융 거래로부터 단절시킴으로써 경제적 비용을 발생시키고, 이를 통해 행동을 변화시키도록 이끌어내는 국제적인 강제 수단이다(Carter 1988). 경제 제재는 1990년대 이후 국제사회에서 가장 자주 활용되는 정책 수단이며, 경제 제재가 자주 활용되는 기저에는 제재가 무력 사용과는 달리 비용이 적고 직접적인 인명피해를 발생시키지 않으므로 전쟁에 비해 문명화된, 혹은 진보된 정책 수단이라고 여기는 인식이 있다(Drezner 1998).

그러나 제재는 타깃 국가의 대외 무역과 금융 거래를 제한함으로써 국내외 생산과 공급 체인 및 자금 조달에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 일반 국민들의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영향을 줄이기 위해 지난 30여 년간 국제 사회에서는 제재로 인한 인도주의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많은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왔고, 이를 통해 ‘스마트 제재’ 혹은 ‘표적 제재’라는 새로운 형태의 제재를 등장시켰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경제 제재로 인한 의도하지 않은 효과는 사라지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중심으로 경제 제재가 코로나19로 인한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에 어떠한 작용과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를 위해 먼저 정치적 강제 수단인 경제 제재에 인도주의적 고려가 포함된 배경을 검토한 후, 코로나19 확산 이전까지 미국의 대 이란 제재가 이란에 미친 경제적 사회적 영향을 살펴볼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가 이란의 코로나19 위기 상황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마지막으로 본 연구의 의미와 한계를 정리할 예정이다.

 

2. 경제 제재와 인도주의적 피해

경제 제재는 국제 관계 속에서 한 국가가 단독으로 또는 여러 국가들이 함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강제 수단이다. 제재를 가하는 측은 자신이 의도한 대로 제재 대상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 국제 무역이나 금융 시스템 내에서 제재 대상을 고립시키고, 이를 통해 제재 대상이 치러야 하는 경제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따라서 제재 대상은 제재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이 클수록 강한 압력을 느끼게 되고, 더 이상 비용을 감당할 수 없을 때 자신의 행동을 바꾸는 선택을 하게 된다. 이러한 논리에 따라 제재를 가하는 측은 제재 대상에게 더 강력한 압박을 가하기 위해 제재 대상이 취약하거나 민감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한편, 단계별로 제재의 강도를 조절하면서 제재 대상과의 협상에서 레버리지를 강화한다.

경제 제재는 강제 수단임에도 상대를 고립시키는 과정에 무력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전쟁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상징적 효과에 집중하는 외교적 조치와 비교하면 실질적인 피해를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더욱 적극적인 행위로 분류된다. 외교 관계 단절과 같은 외교 수단이 무형의 비용을 발생시키는 것과 달리 국제 제재는 상품이나 자본, 사람의 이동을 제한함으로써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경제적, 물리적 비용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 제재는 국제 관계 속에서 국가가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강제 조치 중 외교적 수단과 전쟁 사이의 스펙트럼 안에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특정 품목에 대한 수출이나 수입을 금지하는 경우, 제재 대상은 해당 품목을 다른 품목으로 대체하거나, 기존 시장이 아닌 다른 시장을 찾아 대응함으로써 제재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를 줄이고 제재의 효과가 상징적인 수준에 그치도록 제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유엔이 북한에 대해 적용한 수산물 수출 금지 제재의 경우, 북한은 정상적인 수출 루트가 아닌 바다 위에서 러시아나 중국 소속 선박에 곧바로 수산물을 넘기는 방식으로 제재를 회피해오고 있다. 그러나 1990년 이라크에 대한 유엔의 제재처럼 거의 모든 무역 거래를 단절하는 전면적인 제재를 가하는 경우에는 대상 국가에게 전쟁으로 인한 파괴에 못지않은 비용을 치르게 할 수 있다.

경제 제재는 국제 관계의 역사 속에서 오랜 기간 동안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어 왔는데, 오늘날 활용되고 있는 경제 제재는 한 편으로는 제재의 효과를 높이고 다른 한 편으로는 ‘의도하지 않은 효과’(unintended consequence)를 발생시키지 않도록 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경제 제재로 인한 의도하지 않은 효과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냉전 종식 후 1990년대에 단일 국가 – 주로 미국- 또는 유엔을 통한 제재의 사용이 급격히 증가하면서부터이다. 특히 1990년 쿠웨이트를 무력으로 침공한 데에 따른 일종의 징벌 차원에서 이라크에 내려진 미국과 유엔의 전면적인 제재 조치는 수년 간 이라크의 경제적, 사회적 기반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제재의 여파로 이라크의 국내 경제는 1인당 국내 총생산이 1989년 3,510달러에서 1996년 450달러로 90% 가까이 줄어들 정도로 침체되었다(UNICEF 1997). 이라크는 식량과 의약품 공급 부족, 심각한 전력 부족과 공공 서비스 체계 붕괴, 감염병 확산 등의 문제를 겪게 되었고, 이로 인해 많은 수의 이라크 민간인들이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Ali & Shah 2000; Crossette 1995).

이와 같은 대이라크 제재의 심각한 부작용은 국제 사회가 경제 제재로 인한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의 피해 규모와 실상을 밝히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경제 제재 자체에 대한 개혁과 대안적인 정책 개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도록 이끌었다. 스위스를 비롯한 몇몇 유럽 정부와 NGO, 학계, 그리고 유엔까지 기존의 경제 제재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제재 방식을 설계하는 데 참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논의의 핵심은 제재의 영향이 문제의 책임이 있는 정부의 지도자나 핵심 지도층에게 미치기 보다는 오히려 제재를 받은 국가의 경제와 사회 시스템을 약화시킴으로써 일반 국민들의 경제적, 사회적 곤란을 야기한다는 것이었다. 그 이전까지는 제재 대상이 된 국가의 일반 국민들의 정체성은 정부와 분리되지 않고,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공동의 책임을 갖는 주체로서 경제 제재로 인한 고통을 집단적으로 분담해야 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들 역시 다른 실패한 국가들의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억압적인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고통받고 보호받지 못한 피해자라는 인식이 대두되면서, 제재의 대상이 아니라 제재를 통해 구제해야 할 대상이 되었다.

따라서 제재의 대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 기법이 고안되기 시작했다(Drezner 2011; Shagabutdinova and Berejikian 2007). 우선, 제재를 부과할 때 의약품과 식량 등 인도주의적 물품을 제재 범위에서 제외하는 예외 조항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제재의 방식 역시도 잘못된 행위에 직간접적인 책임이 있는 개인들을 구체적으로 표적화함으로써 제재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식이 도입되었다. 제재 대상은 정치 지도자나 고위 관료, 그 가족들로 특정되었고, 제재가 적용되는 범위 역시 이들에게 비용 발생이 집중되도록 하는 산업 분야나 상품으로 한정되었다(Biersteker 2010; Howard 2016). 이 당시 도입된 새로운 제재 방식의 대표적인 사례는 북한 정권의 김정은이나 고위 간부들에게 적용되는 사치품 수입 금지 조치를 들 수 있다. 이외에도 여행 금지 조치를 통한 지도층과 그 가족들의 국외 이동권을 차단하는 것도 그에 포함된다.

특히 금융 제재는 개인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으로 떠올랐다. 금융 제재는 제재의 대상이 된 개인들이 해외에 보유한 자산의 이동을 금지하거나 해외 금융 거래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막음으로써 제재의 효과를 발생시킨다. 일반적으로 지배 엘리트들은 일반 국민에 비해 해외 자산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으므로 해외 자산 동결은 이들의 개인적인 이익과 직결되어 있다. 또한 전 세계 금융 거래가 각국 중앙은행 및 외환거래 기관을 통해 체계화되어 있고 또 전산화되어 있기 때문에 특정한 개인의 이름과 국적 등의 몇 가지 정보를 공유하면 서비스 이용 차단과 추적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금융 제재는 오늘날 무역 제재와 함께 경제 제재의 한 축을 이룰 정도로 자주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소위 ‘스마트 제재’(smart sanction)라고 불리는 오늘날의 제재 역시 과거 1990년대의 경제 제재가 일으켰던 의도하지 않은 효과를 여전히 발생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경제 제재가 발생시키는 인도주의적 피해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경제 부문의 국제적인 관계 단절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이다. 무역 제재로 인해 특정 산업 분야나 전체 무역이 중단되면, 우선 해당 분야에 종사하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어 실업률이 증가하고 그 여파는 관련된 전후방 산업으로 확산된다(Ahn and Ludem 2017). 더불어 물자 부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외환 유입 감소로 인한 대외 무역 위축 및 화폐 가치 하락 등으로 제재의 효과가 확산되면서 국가의 경제 상황을 전반적으로 악화시킨다(Bergeijk 1995; Neuenkirch and Neumeier 2015) 또한 해외 원조가 제재 범위에 포함된 경우는 원조에 의존해 생활을 영위할 수밖에 없는 취약 계층이 심각한 생계 곤란에 처하게 된다(Hansen and Borchgrevink 2006).

둘째, 국가 재정 부족으로 인한 교육, 보건 등 사회 분야에 대한 정부 지원 축소와 억압적인 정부 운영 방식의 심화 등의 간접적인 영향이다. 일단 국가 경제 악화로 인한 수입 감소로 국가 재정이 부족해지면 정부는 인프라 구축 및 유지나 사회 보장 제도와 관련된 분야에 투입되던 예산을 가장 먼저 축소한다(Carneiro and Apolinário 2015). 그리고 제재 기간이 장기화될수록 정부의 재정 투입 축소로 인한 부담은 고스란히 일반 국민들에게 전가된다. 또한 제재의 대상이 된 정권의 지도층들은 제재로 인한 영향을 회피하기 위해 더 많은 부정부패를 저지르게 되고, 이는 다시 정부의 재정 부담을 늘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더불어 제재를 받는 국가들은 대체로 독재 국가인 경우가 많은데, 이들 정권은 제재의 영향으로 인한 일반 국민들의 불만을 줄이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전보다 억압과 통제 수위를 더 높이게 되고, 외부로부터의 정보를 차단하는 경향이 심화된다(Kim and Sharman 2014).

그런 가운데 최근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 속에서 경제 제재가 제재 대상국 국민들의 생명권을 더욱 제한하는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피해가 컸던 베네수엘라나 이란의 경우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제재를 일시적으로나마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현지에서뿐만 아니라 유엔, 국제 인권 단체, 학계 등에서 적극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3.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

국내 개발협력 NGO는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개인 후원자 숫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개별 NGO들의 재정 규모와 활동 범위 역시 비약적으로 확대되었다. 연간 수입 기준으로 보면 2008년과 2009년 사이의 1년 동안 어린이재단은 그 수입이 48.2%가 증가하였고 한국컴패션은 40.0%가 증가하였으며, 수입규모 상위 5개 개발협력 NGO들의 평균 수입 증가율은 31.1%를 보였다. 국내 개발협력 NGO의 총 숫자도 증가하여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舊 한국해외원조단체협의회) 회원 단체 기준으로 1999년 26개에서 2011년에는 86개로, 그리고 2021년 현재 140개의 회원 단체가 개발협력 분야에서 활동 중에 있다. 이와 함께 정부 차원의 개발협력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어 KOICA를 중심으로 민간 기관에 개발협력 사업을 위탁하여 수행하거나 개발협력 NGO 등에 정부보조금을 지원하여 왔다.

국내 개발협력 NGO들은 2010년대 중반부터 후원자들로부터 얻는 연간수입 측면에서 성장기를 지나 정체기에 접어들게 된 것을 볼 수 있다. 2013년까지 단체들의 연평균 수입 성장률이 10%를 상회하였던 것에 비해, 2016년부터는 한자리수 성장률을 기록하거나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임으로써 국내 개발협력 NGO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표1>과 <그림1>은 2008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 개발협력 NGO의 연 수입의 변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약 2015년까지 지속되어 온 가파른 성장세가 2016년을 지나며 전체적인 성장세가 다소 꺾이게 되었고, 이러한 흐름은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특히 국내 개발협력 NGO 중 가장 수입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월드비전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유니세프한국위원회와 한국컴패션 역시 각각 2017년과 2016년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표2>와 <그림2>에서는 5개 개발협력 NGO의 연 수입 성장률 추이를 보여주고 있는데, 2009년 30퍼센트를 상회하던 평균 성장률이 2020년에 이르러 마이너스 값을 나타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표1> 국내 개발협력 NGO 연 수입 내역, 2008-2020 (단위: 천원)

연도 한국월드비전 어린이재단 굿네이버스 유니세프한국위원회 한국컴패션 합계
2008 89,810,099 51,337,038 34,562,120 28,107,513 17,564,194 221,380,964
2009 119,285,206 99,026,590 40,285,380 33,203,997 29,288,705 321,089,878
2010 148,461,686 110,882,919 46,254,783 62,040,516 43,414,830 411,054,734
2011 166,716,336 115,230,356 59,766,363 72,899,797 47,398,066 462,010,918
2012 184,591,475 129,649,458 77,898,323 94,448,317 56,532,690 543,120,263
2013 194,139,875 142,341,725 101,675,581 109,120,937 70,280,342 617,558,460
2014 206,957,589 144,384,174 118,637,226 123,561,815 70,943,019 664,483,823
2015 220,045,891 160,640,425 135,753,247 140,783,519 72,769,188 729,992,270
2016 230,553,001 173,491,451 144,807,497 148,448,316 72,177,066 769,477,331
2017 234,643,422 187,166,612 157,956,081 145,037,516 68,555,395 793,359,026
2018 231,909,409 190,762,120 175,234,922 145,272,612 70,942,804 814,121,867
2019 226,749,857 209,153,106 180,077,189 137,112,232 70,786,592 823,878,976
2020 224,659,225 211,323,956 179,637,318 135,073,666 72,129,267 822,823,432

(출처: 국세청 홈택스 공익법인공시)

 

<그림1> 국내 개발협력 NGO 연 수입 추이, 2008-2020 (단위: 천원)

 

성장률 한국월드비전 어린이재단 굿네이버스 유니세프한국위원회 한국컴패션 합계
2009 24.7 48.2 14.2 15.3 40.0 31.1
2010 19.7 10.7 12.9 46.5 32.5 21.9
2011 10.9 3.8 22.6 14.9 8.4 11.0
2012 9.7 11.1 23.3 22.8 16.2 14.9
2013 4.9 8.9 23.4 13.4 19.6 12.1
2014 6.2 1.4 14.3 11.7 0.9 7.1
2015 5.9 10.1 12.6 12.2 2.5 9.0
2016 4.6 7.4 6.3 5.2 -0.8 5.1
2017 1.7 7.3 8.3 -2.4 -5.3 3.0
2018 -1.2 1.9 9.9 0.2 3.4 2.6
2019 -2.3 8.8 2.7 -6.0 -0.2 1.2
2020 -0.9 1.0 -0.2 -1.5 1.9 -0.1

<표2> 국내 개발협력 NGO의 연 수입 성장률, 2009-2020 (단위: %)

 

<그림2> 국내 개발협력 NGO의 연 수입 성장률, 2009-2020

<그림3>에서는 각 개발협력 NGO의 정규직 인력 숫자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개발협력 NGO들은 연 수입이 증가함에 따라 사업 규모를 확장하고 이에 따라 운영비용 역시 증가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정규직 직원 고용의 증가를 꼽을 수 있는데, 이와 관련된 급여 등 고정비용이 증가한 반면 사업 규모는 2010년대 중반부터 정체하게 되어 이에 따르는 인력 규모의 변화도 수반하게 되었다. 특히 한국월드비전은 2014년 404명에서 2015년에 867명으로 인력 규모가 증가하였고 2018년에는 1041명까지 증원하기에 이르렀으나, 2020년에 이르러 749명으로 다시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굿네이버스는 2014년 497명에서 2015년 601명으로 정규직 인원이 증가하였고, 2018년에는 692명까지 늘어났으나, 2020년 기준으로 정규직 인원이 641명으로 감소하였다.

 

<그림3> 국내 개발협력 NGO 직원 수 변화 (단위: 명)

이란은 북한과 더불어 국제 사회로부터 가장 오랜 기간, 높은 수준의 제재를 받아온 국가이다. 그동안 미국과 유럽연합, UN은 원조 중단, 무기 거래 중단, 무역 제재, 해외 자산 동결, 투자 금지, 금융 거래 금지 등 거의 모든 형태의 제재를 이란 국가 전체와 개인 및 기업, 금융 기관 등을 대상으로 부과해왔다. 본 장에서는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를 중심으로 제재가 부과된 배경과 제재로 인한 경제 사회적 영향에 대해 정리하고자 한다.

약 반세기 동안 미국의 대외 정책에서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 부과는 꾸준히 핵심적인 전략 중 하나였다. 이란에 대한 미국의 기본적인 전략은 이란의 불법 행위에 대해 이란이 치러야 하는 비용을 증가시킴으로써 이란 정부의 정책을 바꾸는 동시에 향후 문제가 되는 정책을 채택하지 않도록 단념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Takeyh and Maloney 2011). 이런 기조 하에 대체로 공화당 행정부에서는 강경한 대이란 제재 노선을 펼쳤고, 민주당 행정부는 ‘채찍과 당근’ 전략을 통해 제재의 수위 조절 전략을 활용해왔다.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는 1979년 이슬람 혁명 과정에서 주이란 미국 대사관에 60여 명의 미국인이 인질로 억류된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부과된 것이 시작이다. 미국은 이란 정부에 대해 일차적으로 원조 중단 조치를 내렸고, 추후 미국 내 이란 소유 자산 동결 및 해외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였다. 다음으로 강력한 경제 제재를 가져온 두 번째 사건은 1983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미 해병대를 공격한 사건이었다. 당시 미국은 이란이 헤즈볼라를 지원해 공격에 개입했다고 보고 원조 중단, 대출 및 금융 서비스 제공 중단을 포함한 경제 제재 조치를 부과했다. 다만 이때까지는 미국과 이란 양자 간의 직접적인 갈등이 제재 부과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그 뒤로 제재는 미국과 이란 간의 직접적인 충돌보다는 국제적인 마약 퇴치, 대 테러전쟁, 핵확산 방지 등 상대적으로 더 국제적인 이슈 안에서 이란의 행위를 규탄하거나 처벌하려는 목적이 강해졌다. 이와 더불어 제재의 방법 또한 다양해지고 강도가 높아졌다. 미국 수출입은행을 통해 제공하는 금융 서비스 지원 중단, 국제개발은행의 이란에 대한 대출 불허 등 기존에 시도되지 않았던 새로운 제재 방식이 적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1995년 이란의 대량살상무기 생산을 우려한 클린턴 대통령이 행정 명령을 통해 전면적인 제재 조치를 단행할 때에는 이란에 대한 모든 양자 간 무역과 투자가 금지되었다. 또한 1996년에는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제3국 기업들에게도 이란에 2천만 달러 이상을 투자할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법이 통과되었다. 그러다 2001년 9.11 테러를 기점으로 이란에 대한 미국 정부의 태도는 부시 행정부 하에서 더욱 강경해졌다. 2001년에 도입된 국제자금세탁방지 및 반테러금융법(International Money Laundering Abatement and Financial Anti-Terrorism Act)을 통해 불법 행위에 연루된 개인과 기업 등에 대해 해외 자산 동결 등의 조치를 부과하기 시작한 것이다(Torbat 2005).

특히 미국은 2006년부터 테러리스트 지원과 핵확산 방지를 이유로 이란을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완전히 고립시켰다(Arnold 2016). 이란 핵프로그램 관련자들의 해외 자산이 동결되었으며, 이란의 주요 은행들이 미국 달러로의 환전이나 해외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제재가 강화되었다. 그리고 2012년 이란과 거래한 미국인이나 제3국 소속 개인 및 기업에 제재를 적용할 수 있는 법(Iran Freedom and Counter-Proliferation Act of 2012)이 제정된 후에는 해외 기업과 은행들이 자발적으로 이란과 관련된 거래를 중단하고 있다. 실제 2014년 프랑스 은행 BNP 파리바는 이란 제재 위반으로 89억 달러의 벌금을 미국 정부에 내야만 했다(Raymond 2015). 영국이나 중국 등 다른 국가의 은행들도 이와 같은 제재 위반에 해당하여 벌금 납부 및 미국 내 금융 거래 제한 등의 조치를 받았다.

한편, 2011년과 2012년 미국은 유럽과 함께 에너지 부문에 대한 해외 기업의 투자 금지, 이란 중앙은행과의 거래 금지, 전 세계 이란 석유 관련 금융 거래 전면 금지, 석유 수출 금지 등 에너지 부문에 대한 제재를 전면적으로 강화하면서 이란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다. 그러던 2015년, 이란과 미국 및 유럽 간의 핵 협상(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 JCPOA)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이란이 제시한 조건이었던 경제 제재 완화가 일부 실현되었다. 그러나 2018년 트럼프 행정부가 JCPOA를 일방적으로 탈퇴한 이후 한층 더 강화된 제재가 부과되었고, 그 해 11월부터 미국이 이란에 대한 석유 수입을 금지하면서 이란의 경제는 다시 큰 타격을 입었다.

수십 년에 걸친 이러한 장기간의 경제 제재가 이란에 미친 주요 영향은 크게 세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먼저 미국의 이란 제재 초기 단계에서부터 지속되어 온 개발원조 분야에 제재가 미친 영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이란은 개발도상국으로서 각종 개발 원조 프로젝트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물론 1970년대에는 석유 가격 상승으로 해외 원조 자금의 필요성이 높지 않았지만, 1980년대 이라크와의 8년 간의 전쟁 이후 재건을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다(Torbat 2005). 이는 곧 이란 경제가 해외로부터의 원조 자금에 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고, 미국이 틀어쥘 수 있는 이란의 취약한 지점이기도 했다. 따라서 미국이 이란에 제공하는 인도주의적 원조를 중단하고, 미국이 의결권을 갖는 국제 금융 기관에서 이란에 대한 유상 원조에 반대하도록 하는 조치는 이란을 압박하기 위한 당연한 수순이자 방안이었다.

실제로 미국은 세계은행과 그 산하 기관인 IDB, ADB, IMF 를 통해 이란이 필요로 하는 원조 자금의 유입을 중단시켰다. 그와 동시에 미국은 동맹국들에게도 이란에 차관을 주지 않도록 압력을 넣었다. 1993년에는 경제 위기로 단기 부채를 상환할 수 없게 된 이란이 국제 채권단과 부채 상환 일정을 조정하기를 강력히 원했으나, 미국이 이를 가로막은 일도 있었다(Torbat 2005). 때문에 이란은 더 높은 이자로 다른 나라로부터 차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또한 이란은 일본으로부터 수력발전소 건설을 위해 4억 달러의 차관을 받을 계획이었으나, 이마저 미국의 압력으로 중단되었다. 1990년대 후반 석유 가격의 하락으로 이란이 또다시 부채 상환의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에도 그들은 세계은행으로부터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했다. 세계은행은 이례적으로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약 12억 달러를 지원한 것 외에는 현재까지도 이란에 대한 지원 사업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두번째로, 이란의 주요 산업인 석유와 가스 부문에 대한 영향이다. 석유와 가스 산업은 자본 집약적인 특성이 있으므로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해외로부터의 투자와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석유와 천연가스 정제 과정은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작업이므로 대부분의 석유 국가들은 자체적인 기술을 활용하기 보다는 다국적 석유기업의 투자를 유치하여 원유 가공과 판매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의 경우 제재로 인해 석유 시설 투자를 위한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는 것이 불가능했고, 정치적 리스크를 감수하고 이란에 투자할 기업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에 따라 이란이 고안한 우회적인 방법은 ‘바이백’ 계약을 도입해 외국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었다(신상윤 2016; Torbat 2005)[1]. 그러나 이는 여전히 해외 기업들의 흥미를 이끌어낼 정도의 매력적인 조건이 되지 못했다. 이란은2008년 프랑스 Total이 철수한 이후 2016년 중국의 공기업 두 곳과 사업 계약을 체결한 것 외에는 새로운 투자를 유치하지 못하고 있다.

세번째로, 석유와 가스를 제외한 다른 산업 분야에 미친 영향이다. 이란은 해외 금융 거래가 제한되면서 미국을 통하지 않고 무역 거래나 금융 거래를 하는 대안적인 방법을 강구해야 했다. 그리고 다른 국가들처럼 세계은행을 비롯한 개발은행에서 낮은 금리에 국가발전을 위한 투자금을 빌리는 대신, 높은 이자로 필요한 자금을 충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이란 입장에서는 천연자원 수입으로 비교적 국가 재정 상황이 나은 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이자로 인해 국가 재정에 고스란히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란과 교역하는 다른 나라들도 불편과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말이다. 실제 인도의 경우, 이란 석유를 수입한 후 합법적인 대금 결제 절차를 찾지 못해 수개월 간 지급이 지연되기도 했다(Takeyh and Maloney 2011). 이러한 불편과 비용은 해외 투자 유치에 부정적인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해외 투자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대이란 경제 제재는 적어도 2011년 전면적인 에너지 제재가 부과되기 전까지는 이란 정권에 위협이 될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 제재의 영향으로 이란의 경제는 몇 번의 고비와 어려움을 겪기는 했지만, 1990년 초 전면적인 경제 제재가 적용되었던 이라크의 경우와 비교할 때 국가의 경제 사회적 인프라가 완전히 무너질 정도의 영향은 받지 않았다. 실제로 이란은 2011년 전까지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활용해 매년 3~8%의 GDP 성장률을 기록했다(Takeyh and Maloney 2011). 세계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당시 이란 경제 성장의 대부분은 비석유 분야에서 창출되었다. 이란의 산업 구조는 서비스 산업이 절반을 차지하고, 그 외 석유 및 제조산업 41%, 농업 9%로 서비스업 비중이 선진 산업국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다. 또한 이란 국민들의 인적 자본의 질적 수준도 높은 편이다. 15세 이상 24세 미만 청소년의 문해율은 98%이고, 고등교육 진학률은 69%에 이른다(UNDP 2019). 이는 OECD 국가들의 평균 고등교육 진학률이 80%선인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높은 수준이라 하겠다. 그와 더불어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 복지 제도도 지역 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탄탄한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2011년의 전면적인 에너지 제재 이후 그해 말 기준으로 이란의 석유 수출량은 절반 가까이로 급전직하했다. 그 결과 이란의 인플레이션율은 42%까지 치솟았고, 실업률은 18%에 이르렀다. 그러다가 이란 경제가 급속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2015년 이른바 이란 핵 합의로 불리는 JCPOA 협정이 체결된 결과물로 대이란 경제 제재가 대폭 완화된 이후의 일이었다. 이는 기존의 경제 제재가 이란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절대적이었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2018년에 미국이 또다시 제재 조치를 대폭 강화하자, 이란의 경제는 예전보다 더 심각한 위기에 빠지게 되었다. 석유 수출은 거의 중단되었고, 화폐 가치는 전년도 대비1/3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경제 급락과 이란 정부의 재정 악화는 고스란히 이란 국민들의 고통으로 이어졌는데, 특히 보건 의료에 대한 접근성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본래 이란은 주변 국가들에 비해 안정적이고 탄탄한 보건 의료 체계를 갖추고 있는 편에 속한 나라였다(Doshmangir 2019). 그러나 전면적인 에너지 제재가 도입된 2011년 이후 의약품 수급 부족과 가격 폭등으로 인해 질병 치료에 대한 이란 국민들의 접근성은 크게 낮아졌다. 특히 2011년 이후 의약품 및 관련 상품의 가격 변동 추이는 일반적인 이란 국민들이 놓여 있던 보건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란의 소비자 물가 지수와 의약품 및 관련 상품의 가격 지수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것은 2012년 중반부터의 일이었다(Shahabia et al. 2015). 화폐 가치 하락으로 인한 수입 원료 가격 상승으로 의약품 생산 비용이 급증했고, 해외 금융 거래 금지 조치로 인해 의약품 원료에 대한 대금 지불은 갈수록 어려워졌다. 예를 들어, 식품 알레르기가 있는 유아들을 위해 특수 제작된 유동식 제품의 가격은 제재 강화 이후 14배나 폭등했다(Danaei et al. 2019). 2013년 8월 정권 교체 이후 전반적인 소비자 물가는 진정되기 시작했으나, 의약품 및 관련 상품의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란 내에서 소비되는 의약품의 97%가 국내에서 자체 생산되지만, 의약품의 원료는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반 상품에 비해 의약품 관련 품목의 가격 회복이 더디었던 것이다. 이로 인해 2015년 JCPOA 가 체결되기 전까지 만성질환을 포함한 비감염성 질병 환자 약 6백만 명이 제재로 인한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인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Shahabia et al. 2015).

<그림 1> 이란의 일반 소비자 물가와 보건 분야 소비자 물가 상승 추이 (2011-2015)

출처: Shahabia et al. 2015 및 이란중앙은행(Central Bank of the Islamic Republic of Iran) 소비자 물가 지수 고시(https://www.cbi.ir/category/1624.aspx)

[1] 바이백은 무역에서는 플랜트를 수출한 후 해당 플랜트에서 생산한 제품을 수입하는 방식을 뜻하고, 금융에서는 주로 기업의 자사주 매입을 뜻한다. 이란이 도입한 바이백이란, 해외 기업이 이란 석유 개발에 투자하여 탐사와 개발을 마치면, 이란 정부가 투자 설비와 자산을 수령하여 생산하고 운영하는 방식을 말한다. 투자 기업은 석유 생산분에 대해 사전에 합의된 수수료 수익을 지급받는 조건이었다. 초기에 해외 투자 기업들은 정치적 리스크에 비해 수익이 너무 낮아 참여를 꺼렸고, 이에 이란은 수수료 수익 배분율을 높여 적극적인 투자 유치에 나섰다.

4. 경제 제재가 이란의 코로나 19 대응에 미친 영향

이란은 2020년 1월 3일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보고된 이후, 2021년 5월 20일을 기준으로 누적 확진자 279만 명, 누적 사망자 7만7천 명이 발생하는 심각한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특히 2020년 가을의 1차 대유행에 이어 2021년 4월 하루 확진자 수가 3만 5천 명을 넘는 2차 대유행이 닥치면서 세계에서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심각한 10개 국가 중 하나로 분류된다. 물론 코로나19 위기로부터 빠져나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황은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들에게 예외는 아니지만, 이란의 경우 단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는 것뿐만 아니라 경제 제재로 가중된 어려움까지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본 연구에서는 미국의 경제 제재가 이란의 코로나 19 대응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관련 내용을 다룬 학술 논문과 언론 기사, 보고서, 이슈페이퍼 50건을 취합하여 내용 분석을 실시하였다. 자료의 취합은 온라인 검색 사이트인 ‘구글’과 ‘구글 스콜라’를 사용하였으며, 검색어는 ‘sanctions,’ ‘Covid 19,’ ‘Corona virus,’ ‘Iran’ 을 동시에 사용하였고, 검색된 내용을 관련 정도와 발행 시기에 따라 분류하였다. 이중 이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보고된 2020년 1월 3일 이후부터 2021년 5월 10일까지 발행된 자료 중 내용의 관련도가 높은 50건을 분석에 활용하였다.

 

  1. 제재가 코로나19 위기에 미친 직접적인 영향

이란은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검사 키트, 의약품, 산소호흡기 등 감염자 진단과 치료, 전파 방지에 관련된 필수 의약품과 개인 방역 물품의 극심한 부족을 경험했다. 2020년 3월 WHO는 이란에 전문가 파견과 물품 지원 등의 조치를 취했으나, 의료 현장의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었다. 물론 이러한 물품 부족은 이란뿐만 아니라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발생한 거의 모든 국가들이 당연한 수순으로 경험한 것이었다. 그러나 역량이 갖춰진 국가들은 정부의 위기 대응 능력을 발휘해 외국으로부터 물품을 긴급히 공수해오거나, 자체적인 생산 능력을 끌어올린다든지 조달 체계의 효율화를 통해 물품 부족의 어려움을 점차 해결해 나갈 수 있었다. 반면 이란의 경우에는 외국과의 무역이 제한되어 있고 해외 금융 거래가 차단되어 있는 탓에 자체적인 역량 발휘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Murphy et al. 2020).

물론 제재 조치는 기본적으로 인도주의적 목적이나 필수 의약품에 대한 예외를 두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 예외를 인정받는 물품은 극히 제한적이며, 특정한 백신이나 생물학적 ∙ 화학적 물품, 의료 앰뷸런스, 의료기기용 살균 소독기, 의약품 운반 차량 등에 대해서는 수입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HRW 2020). 이러한 비허가 품목에는 코로나19 방역과 치료에 필수적인 제염 장비나 인공호흡기 등이 포함된다. 만약 이러한 물품을 이란에 판매하려는 기업은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fice of Foreign Assets Control, OFAC)으로부터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의약품이나 의료기기에 대한 특별 허가 절차가 까다롭고, 승인을 받아내는 것도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몇 년 간 전임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OFAC의 특별 허가 승인 건수는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2016년 1/4분기에 신청 건수의 50%가 허가를 승인 받은 것에 비해 2019년 1/4분기에는 승인 비율이 신청 건수 대비10%에 불과했다(Cunningham 2020). 2019년 2/4분기 이후 보고서가 아직 공개되지 않아 최근의 정확한 수치는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이 추세가 2020년 이후 획기적으로 달라지지는 않았을 거라는 판단에 기초해 볼 때 미국의 강력한 경제 제재는 코로나19가 확산되던 기간 동안 이란의 의약품과 의료기기 수급 부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1].

설령 해외 기업들이 이란에 의약품이나 의료기기를 판매할 수 있는 승인을 받았다 하더라도 이란은 이러한 물품을 수입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이다. 이란은 정부 수입의 50% 가량을 차지하던 석유 관련 제품의 수출이 제재로 막혀 있어 상품을 구입할 외환이 부족한 상태이다. 또한 중앙은행을 비롯한 주요 은행의 해외 금융 거래가 불가능하므로 외국 기업에 대금을 지불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같은 이유로 이란 정부는 해외로부터 자금을 빌리거나 현금을 원조로 제공받는 것도 불가능하다. 더구나 해외 기업이나 은행들은 향후 미국으로부터 제재 위반에 따른 징벌적 조치를 우려해 이란과의 거래를 꺼리고 있다. 때문에 이란은 간단한 의약품을 수입하는 과정 자체가 매우 어렵고, 대금을 지불하는 데에도 최소한 몇 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상황이다(Karim 2020). 이러한 제약은 이란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데에 결정적인 장애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1. 제재가 코로나19 위기에 미친 간접적인 영향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란 정부는 제재로 인한 석유 생산량 감소와 판매 금지로 재정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이란은 정부 수입의 절반 가량을 석유 산업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석유 수출이 거의 불가능해지면서 재정 수입의 40~50% 가량을 손해보게 된 것이다. 또한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인해 수년간 이란 국민들의 구매력이 낮아진 것도 세수를 통한 정부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이에 따른 이란 정부의 재정 악화는 곧 보건의료와 사회보장 등에 대한 정부의 재정 투입 확대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진단이나 치료에 필요한 의약품 공급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감염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경제 생활이 제한되고, 그로 인해 경기가 침체하는 데 따른 사회적 안전망 확충과 경제적 지원은 지금과 같은 글로벌 팬데믹 상황에서 각국 정부가 필수적으로 담당해야 할 몫이다. 그런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전제되어야 방역 수칙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수용성을 높일 수 있으며, 위기 상황에서 최소한의 사회 시스템을 유지하고 향후 코로나19 위기로부터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역량을 미리 갖춰 놓을 수 있다.

그런데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이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급격한 경기 침체와 대규모 실업, 공동체 붕괴 등을 막기 위해 많은 공적 자금을 금융 지원이나 산업 분야에 쏟아 붓는 것과 달리, 이란 정부는 코로나로 피해를 입은 개인이나 기업들을 구제할 수 있는 지원금을 제공할 재정적 여력이 없는 상태이다(Coville 2020). 즉, 이란 국민들은 다른 국가의 국민들에 비해 코로나 위기로 인한 충격에 훨씬 더 취약할 수밖에 없으며, 그로인한 부정적인 경제적, 사회적 영향은 코로나19 위기가 수그러든 이후에도 장기간 이란 사회에서 지속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이란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강력한 봉쇄 조치나 거리두기 조치를 제대로 시행하지 못했던 것도 바로 그로 인한 국민들의 경제적 피해를 보상해줄 만한 역량이 자신들에게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Coville 2020; NBC News 2020).

그리고 그러한 느슨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결과로 이란의 코로나19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 펼쳐졌다. 무엇보다 이란 정부 입장에서 그런 악순환이 되풀이될수록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주지하다시피, 대규모 감염병의 확산을 통제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전문 의료진과 기초적인 의료 자원과 더불어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러나 감염병 확산을 제대로 막지 못하고, 그로 인한 국민들의 고통도 경감시켜주지 못하는 정부를 믿고 따를 국민들은 없다.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데에는 이란 정부로 하여금 필수 의료자원뿐만 아니라 위기 상황을 버틸 수 있도록 국민들을 지원할 수 있는 자원에 접근하지 못하게 가로막은 대이란 경제 제재가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HRW 2020).

5. 결론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가 이란의 코로나19 위기 상황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제재 조치는 이란과 다른 나라 간의 무역 제한과 해외 금융 거래 차단을 통해 코로나19 예방과 진단, 치료 전 과정에 있어서 직간접적인 방해 요소로 작용하고 있었다. 직접적으로는 부족한 의약품과 의료기기를 해외로부터 구입하거나 이를 위해 해외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 간접적으로는 2018년 강화된 제재 조치로 인해 악화된 이란 국내 경제 상황과 그로 인한 정부의 재정 취약성 증대에 따라 갑자기 닥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 경제적 위기에 대한 정부의 대응 역량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는 향후 세계가 코로나19 위기로부터 점차 벗어난다 하더라도 이란 사회는 다른 나라에 비해 더 오래도록 그 후유증에 시달려야 할 것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분석 범위에 포함된 자료 중 거의 대부분이 코로나 위기 상황 동안만이라도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일시적으로 완화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었다. 특히 2021년 4월부터 이란에서 본격화된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이 아직 진정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실제로 영국을 비롯한 몇몇 유럽 국가들은 이란의 상황을 주시하면서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바 있고, 이에 바이든 미 행정부도 제재의 경감 가능성을 시사하기는 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정책으로 가시화되지는 않고 있다.

경제 제재의 본질이 상대 국가에 경제적 타격을 가능한 크게 미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는 미국의 제재 강화가 성공한 정책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제재로 인해 가중된 이란의 코로나 19 위기의 심화는 경제 제재가 지난 수십년 간 인도주의적인 면모를 갖추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반 시민들의 고통을 담보로 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즉, 상대방에게 경제적 비용을 발생시킨다는 목표는 충족되었을지 모르나, 전 세계적인 감염병 확산을 차단하고 그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글로벌 차원의 노력에는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이로써 경제 제재로 인한 ‘의도하지 않은 효과’(unintended consequence)의 사례가 또 하나 더해졌고 말이다.

경제 제재 하에서 코로나19에 맞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란의 상황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이란의 상황이 경제 제재를 ‘인도주의적인 강제 수단’으로 분류하는 것이 합당한 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기 때문이다. 경제 제재는 일반적인 상황에서 대상이 된 국가의 무역과 해외 금융 거래를 제한함으로써 국가 전반적인 경제적, 사회적 개발의 후퇴를 가져오는 것뿐만 아니라, 위기 대응을 위한 국가의 역량도 함께 축소시킨다. 이에 따라, 이란의 사례에서 확인했듯이, 경제 제재는 코로나19 위기와 같이 인간의 생명을 즉각적으로 위협하는 위기 상황에서 무력 사용을 통한 인명 피해와 경제적 손실에 버금가는 부정적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도 다분하다.

본 연구는 여건상 분석에 활용한 데이터의 수가 50건으로 비교적 적기 때문에 향후 분석 대상 기간을 늘리고 데이터의 수를 보충하여 더욱 풍부한 근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관련된 실증 데이터의 부족으로 제재로 인한 영향을 정략적으로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한 한계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경제 제재가 어떠한 방식과 과정을 통해 제재 대상 국가의 국민들이 겪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심화시키는지에 대해서 비록 제한적이나마 확인할 수 있었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는 이란이 북한이나 베네수엘라 같은 다른 제재 대상 국가들과는 달리 해외 언론이나 학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비교적 열린 사회인 점과 이란 출신 이민자 지식인 커뮤니티의 노력으로 그 피해의 실상을 알리는 자료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간될 수 있었던 덕분이기도 하다.

전쟁을 일으키면서 민간인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모순적인 레토릭과 마찬가지로, 경제 제재를 가하면서 일반 국민들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것 역시 강제적 수단으로서 제재가 갖는 성질에 반하는 모순적인 접근일 수 있다. 그러나 경제 제재라는 제도적 장치가 현실에서 사용되는 한, 그것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 국제사회가 갖는 인도주의적 의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