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적 정의와 합당한 ‘만민(people)’들의 사회: 5.18 민주화운동 사례를 중심으로 (2021.06)

2021.06.30
  • 저자 : 인지훈
  • 학술지명 : 아세아연구
  • 발행처 :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원
  • 권호 : 64(2)
  • 게재년월 : 2021년 06월

초록 : 본 연구는 롤즈(Rawls)의 ‘만민(people)’ 개념에 대한 이론적, 실천적 구체화를 시도한다. 이론적 측면에서 만민은 문화와 제도의 두 가지 특징으로 구분되는 존재론적 토대와, 상호성의 원리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하는 도덕적 구조를 가진다. 이러한 점에서 지구적 정의에 대한 롤즈의 입장은 국제 관계를 바라보는 전통적 관점들과 전혀 다른 전제에서 출발한다. 실천적 측면에서 볼 때, 이상적(ideal) 개념에 속하는 만민이 현실화되는 양태의 하나로 5.18 민주화운동을 제시해 볼 수 있다. 동일한 기억을 지닌 역사적 공동체로서 ‘광주 공동체’가 만민의 존재론적 토대를 담아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당시 계엄당국은 만민의 개념적 범주에서 벗어난 ‘무법국가(outlaw state)’에 속하므로 국제사회로부터 관용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1980년 5월 카터 행정부의 주요 행위자들에 대한 정치적, 도덕적 책임 역시 정치적 정당성(legitimacy)의 측면에서 재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80년 광주’와 같은 국가폭력과 인권탄압의 중단을 위해서는 공직자들을 비롯한 모든 시민들에게 ‘시민성의 의무’가 요구되며, 그러한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롤즈가 구상한 ‘합당한 만민들의 사회’가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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