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 베버의 ‘네이션'(민족)과 정치: 보편과 특수의 문제 (2020.12)

2020.12.28
  • 저자 : 최치원
  • 학술지명 : 한독사회과학논총
  • 발행처 : 한독사회과학회
  • 권호 : 30(4)
  • 게재년월 : 2020년 12월

초록 :  베버의 삶과 사상을 형성시키고 특징을 부여해 준 두 가지 계기가 있다. 그 하나가 경제적 ·정치적인 전환점에 서있었던 그의 조국 독일의 특수한 상황과 관계되는 문제였다면, 다른 하나는 인간보편적인 실존에 관계된 문제였다. 전자는 정치인 베버의 입장표명으로, 후자는 학자 베버의 입장표명으로 구체화된다. 서로 대립하기도 하고 서로 호응하기도 하는 이러한 양면성은 그의 교수취임연설(1895)에서 최초로 각인되어 나타난다. 베버의 입장표명에는 맑스와 니체의 방법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학자 베버와 정치인 베버의 입장표명을 묶는 표상물이 네이션이며, 이로부터 학문의 최종 목표로서 ‘네이션의 정치교육’이 중요한 당면과제로서 설정된다. ‘정치교육’에서 학문과 정치는 서로 만나며, 그 핵심은 ‘윤리적인’ 것을 실현시키는 작업이 아니라 정치적인 것을 명료하게 해주고 정치 본연의 모습을 찾아주는 작업이다. ‘정치교육’은 일차적인 의미에서는 비스마르크의 부정적 유산을 극복하고 내적인 통일에 기여하기 위한 수단이 되고, 가장 광범위한 의미에서는 네이션의 모든 정파와 계급의 ‘정치적 성숙’(그리고 ‘정치적 판단능력’과 ‘정치적 의지’의 형성)에 기여하는 수단이 된다. 따라서 이 수단은 무력이 아닌 ‘자유’를 토대로 하며, 단지 이론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인간 자신의 실천을 필수적으로 전제하고 있다. 독일 ‘네이션’의 특수한 상황에서 출발한 베버의 사상은 이 점에서 인간보편적인 실존과 관련되는 보편적인 가치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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