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강좌 시즌9] 2강 왜 아직도 세계는 57개의 내전과 분쟁을 겪고 있나?

2024.10.31

2024년 10월 24일 성북구 시민강좌에서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정재관 교수는 “왜 아직도 세계는 57개의 내전과 분쟁을 겪고 있나?”라는 주제로 심도 깊은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강연은 현대 사회에서 내전과 분쟁이 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지를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안을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었습니다. 강연의 주요 내용은 예멘 내전을 사례로 내전 발생 원인을 경제학적·정치학적 이론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이론에 기반한 현실적 함의를 통해 국제사회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강연은 예멘 내전의 사례를 들어 내전의 발생 원인을 설명하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예멘은 2011년 아랍의 봄이라는 정치적 변혁 속에서 반정부 시위와 내란을 겪었으며, 이로 인해 정치적 불안정이 가중되었습니다. 이후 2015년에는 다시 내전이 발생하며 수많은 민간인 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초래했습니다. 예멘 사례는 현대 사회에서 발생하는 내전이 경제적·정치적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예시로 다루어졌습니다. 이러한 내전은 단순한 정치적 충돌을 넘어 경제적·사회적 문제와 복합적으로 얽혀 있으며, 다양한 이론을 통해 분석될 수 있습니다.

정재관 교수는 내전의 발생 원인을 경제적 관점과 정치적 관점에서 나누어 설명했습니다. 경제적 관점에서 내전의 발생 원인은 경제적 불만 이론과 반란의 기대효용 이론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 불만 이론은 계층 간 경제적 격차와 상대적 박탈감이 내전의 주된 원인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즉, 사회의 특정 계층이 자신이 경제적으로 소외되었다고 느낄 때, 그 불만은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결국 내전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경제적 불만 이론은 상대적 박탈감을 중심으로 사회적 불평등이 내전과 같은 극단적 상황을 야기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경제적 관점에서 반란의 기대효용 이론이 소개되었습니다. 콜리에-호플러 모델로 대표되는 이 이론은 반란이 경제적 기대와 보상이 있을 때 더 큰 확률로 발생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특정 집단이 반란을 통해 정치적 권력을 잡거나 자원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이들은 내전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경제적 이득을 추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이론은 내전이 단순히 불만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내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보상과 기대가 충돌을 자극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정치적 관점에서는 정치적 불만 이론과 국가능력 이론이 다루어졌습니다. 정치적 불만 이론에 따르면, 특정 집단이 정치적으로 차별받거나 배제될 때 이들이 느끼는 불만과 분노가 내전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정치적 불만은 특정 집단이 사회적, 정치적 시스템에서 불공정하게 배제되거나 억압을 받을 때 더욱 심화되며, 이는 폭력적 충돌을 야기할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됩니다. 정치적 불만 이론은 다양한 국가에서 소수 민족이나 정치적 소외 계층이 내전의 주체가 되는 경우를 통해 설명할 수 있으며, 이는 정치적 차별과 억압이 내전의 도화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국가능력 이론은 피어론-레이튼 모델에 기반을 둔 것으로, 국가의 통치 능력이 약할수록 내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주장입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정부가 사회적 안정과 질서를 유지할 충분한 역량을 갖추지 못한 경우, 내부 갈등이 폭력적인 충돌로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국가가 내전을 억제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할 때, 특정 집단은 이를 기회로 삼아 자신의 이해관계를 관철하기 위해 무력 충돌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국가능력 이론은 내전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강력하고 안정적인 통치 구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특히 취약한 국가에서의 내전 예방과 통치 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시사합니다.

이러한 다양한 이론적 분석을 바탕으로 정 교수는 국제사회가 내전과 분쟁을 방지하고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 수행해야 할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국제사회는 각국의 경제적, 정치적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해 정치적,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며, 이를 통해 갈등을 예방하고 내전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경제적 지원은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며, 정치적 지원은 차별받는 집단이 국가 내에서 공정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내전을 예방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정 교수는 내전 방지와 평화 구축을 위해 국제사회가 지원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며 강연을 마무리했습니다. 내전과 분쟁으로 인한 피해는 단순히 국가적 차원에서 머무르지 않고 인접 국가나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국제사회의 협력과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마지막으로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참가자들과 함께 내전 예방과 국제사회의 역할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