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강좌 시즌 10] 2강 경제적 충격과 포퓰리즘의 부상 : 미국의 사례를 중심으로

2025.10.31

2025년 10월 23일 (목), 성북구 평생학습관이 주최하고 고려대 평화와 민주주의 연구소 및 정치외교학과가 주관하는 2025 시민강좌 <아주 보통의 정치, 민주주의 헌정 질서와 시민>의 두번째 강의가 고려대학교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강의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김성은 교수님께서 맡아주셨습니다.

“경제적 충격과 포퓰리즘의 부상”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강의는 미국의 사례를 통해, 경제적 충격이 정체성의 상실감을 초래하여 큰 정치적 파장을 낳을 수 있음을 중점적으로 다뤘습니다. 미-중 산업 경쟁으로 인한 미국의 노동시장 변화에 대한 관찰을 통해,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경쟁 노출이 큰 지역에서는 제조업 고용이 감소되고 제조업 입금이 하락하면서 실업률이 상승하였고 이는 해당 지역에서 권위주의적인 가치관과 정치적 극단주의가 확산되는 것에 정적인 효과를 낸다는 점이 발견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한 지역에 지리적으로 집중된 산업은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그 지역을 대표하는 상징적 산업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러한 인식은 지역사회의 사회적 관계망과 고용 네트워크의 중첩을 통해 지역 정체성 형성의 기반이 될 수 있음을 밝혀냈습니다. 따라서, 특정 산업에 기반한 지역 정체성이 공유된 지역에서의 경제적 충격은 단순한 두려움을 넘어 지역 산업의 기반이 무너지는 일로 인식되어 공동체의 자부심에 큰 상처를 줄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웨스트 버지니아의 석탄산업이나 미시간의 자동차 제조업의 경우, 특정 산업이 그 지역을 잘 대표하며, 그 지역의 고유 산업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에 지역 정체성은 이러한 산업과 더 밀접하게 연결되고 강화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타지역에서는 관찰되지 않는 자신의 지역만의 드물고 차별화된 특징에 매력을 느끼고, 이는 자신의 지역에서 해당 산업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은 단순 고용 충격을 넘어 지역 위상의 상실로 인식되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동합니다.

이처럼 개인이 특정 집단과 자신을 더욱 강하게 동일시 할수록 우파 포퓰리스트들은 이런 경제적 손실에 대응하는 노스탤지어 정서를 정치적으로 활용하여, 전통 산업과 과거의 생활방식을 복원하겠다고 약속하는 정치적 전략을 사용합니다. 이러한 관찰은 동일한 규모의 일자리 감소라도, 지리적으로 산업이 집중된 지역에서 발생한 경우 지리적으로 산업이 분산된 지역에서의 일자리 감소에 비해 우파 정치 후보에 대한 지지증가와 더 강한 연관성을 띌 것이라는 가설로 이어지는데, 통계 분석 결과, 이러한 가설은 유효함이 확인되었습니다. 노동시장의 변화에 있어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지위가 낮아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포퓰리즘 지지가 높았으며, 특히 산업 허브의 경제적 충격이 큰 지역에서 트럼프에 대한 지지가 높게 나타나는 결과가 관측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해고를 포함한 경제적 충격은 항상 똑같은 정치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며, 지리적으로 산업이 집중된 산업중심지의 경우, 경제적 충격에 따른 정치적 효과가 훨씬 증폭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앞으로의 전략이 개인중심의 지원이 아닌 지역 중심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정책적 함의를 내포하며, 쇠퇴지역에서의 포퓰리즘 작동을 이해하는 폭을 넓혀 줌으로써 경제적 충격이 가져다주는 정치적 파급효과에 대해 이해하는 중요한 틀을 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