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연대와 협력의 패러다임 구성 (2017.06)

2017.06.01
  • 저자 : 백미연
  • 학술지명 : 동북아역사논총
  • 발행처 : 동북아역사재단
  • 권호 : 56
  • 게재년월 : 2017년 06월
  • 국문 초록 : 이 글은 동북아 연대와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대안적인 연대 패러다임을 구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우선 지역 수준의 초국적 연대로서 유럽연합의 사례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연대 가치를 분석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러한 분석 결과, 기존 연대의 기초적 규범―정치적·경제적 상호 이익, 문화적 동질성―으로는 지속성 있는 연대 창출이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심의민주주의자들이 제안하는 제도적 민주주의의 심화라는 대안 담론 역시 두터운 연대의 동기를 제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이 밝혀졌다. 따라서 필자는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동북아 연대를 구성할 수 있는 대안적인 패러다임으로 초국적 정의 패러다임을 제안한다.
    초국적 정의 패러다임은, ⑴ 다차원·다수준의 지배와 종속을 겪는 ‘불리한 사람들의 관점’에 기초하여, 다양한 유형과 차원의 복합적인 지배와 종속을 부정의로 읽을 수 있고, ⑵ ‘불리한 사람들의 관점’을 채택하기 때문에, 다양한 수준―지방·국가·지역·지구 수준 등―의 수많은 각기 다른 정의의 요구의 주체와 책임의 주체로 구성된 ‘정의연대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다. 그 결과 정의의 논쟁에서 간과되어왔던 많은 주제들을 논제로 설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⑶ 그리고 초국적 정의 규범은 ‘사회적 지위 혹은 사회적 관계의 평등’을 목표하기 때문에, 다원주의 현실에서 보편적 타당성을 얻을 수 있는 규범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정의논쟁 과정 자체의 ‘민주화’, 즉 모든 사람들의 평등한 목소리와 영향력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연대의 강력한 동기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초국적 정의 패러다임에 기초한다면, 동북아 연대 혹은 동아시아 연대를 구성하는 것은 실현 가능해진다. 동북아 연대 혹은 공동체는 단일하고 정태적·고정적 공동체가 아니라, 다수의 유동적이고 끊임없이 변화하며 구성되는 정의공동체인 것이다. 이러한 동북아 연대공동체는 끊임없이 민주적으로 대화하고 정의의 책임을 지는 공동체로서 기능함으로써 협력과 평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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